깡패 두목이 웃음을 터뜨렸다.“이년아, 네가 전화한 걸 모르는 줄 알아? 네 형부라는 놈이 우리 세자님을 건드리고 글쎄 잽싸게 도망갔잖아. 아니면 지금쯤 이미 죽었을지도 몰라! 그 자식을 불러들이려고 일부러 너한테 전화할 틈을 준 거야. 안 그러면 기회나 있을 것 같아?”말을 마친 깡패 두목이 정소현한테 다가가 그녀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위로 당겼다.“그래도 얼굴은 꽤 예쁘장하게 생겼네? 우리 애들도 나가 논지 오래되어서 엄청 굶주리고 있는데 말이야.”깡패 두목은 말을 이어가면서 일어서더니 천천히 벨트를 풀었다.정소현이 세 살배기 아이도 아니고 어찌 상대방이 뭘 원하는지 모를 수 있겠는가?“싫어! 싫다고!”고집으로 똘똘 뭉친 그녀의 얼굴은 한순간에 창백해졌고, 땅바닥이 더럽든 말든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미친 듯이 뒤로 물러났다.“하하하, 이 년아! 이제 좀 무서워졌니? 하지만 걱정하지 마. 우리도 나름 젠틀한 사람이거든. 너희들! 이 년을 깨끗이 씻겨!”깡패 두목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누군가 호스를 끌고 와서 정소현의 몸을 향해 물을 뿌리기 시작했다.안 그래도 옷을 적게 입은 정소현은 몸에 물이 닿는 순간 옷이 딱 달라붙게 되면서 그녀의 글래머한 몸매가 한층 더 돋보였다.깡패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게걸스러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고, 심지어 두목은 당장이라도 덮칠 기세였다.“예쁜아, 오빠가...”깡패 두목이 다가가려는 찰나 별장 외벽이 갑자기 와르르 무너지면서 요란한 소리가 나더니 토요타 프라도 한 대가 곧장 벽을 들이받았다.곧이어 뒷좌석에서 살기로 가득한 김예훈이 훌쩍 뛰어내렸고, 박인철과 오정범이 그의 뒤를 따랐다.김예훈을 본 순간 멘탈이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던 정소현은 힘없이 축 늘어지더니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형부, 왔어요?”“소현아!”눈앞의 광경에 김예훈은 분노가 차올라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성남시를 떠난 지 고작 며칠이라고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상상도 못 했다.“퍽!”김예훈이 발로 걷어차자 바지
박인철은 죄책감이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총사령관님, 최근 경기도 국방부 업무를 인계하면서 형수님을 제대로 지켜드리지 못했습니다. 이게 다 제...”김예훈은 손을 휘휘 젓더니 불쑥 끼어들었다.“요점만 얘기해.”박인철은 심호흡을 크게 했다.“사건은 이미 조사했고, 아마도 일류 가문인 손씨 가문 세자 손지강의 작품인 듯싶어요. 양아버지가 경기도 조직의 보스 홍인경으로 유명한데, 아까 그 양아치들은 홍인경의 부하거든요. 손지강은 이번에 총사령관님을 타깃으로 움직인 것 같아요. 형수님은 그나마 운이 좋은 편이고, 마침 CY그룹 임원들과 공사현장에서 업무 보던 차라 아직은 무사합니다. 대신 소현 양이 학교에서 납치당해 여기까지 끌려오게 되었죠. 학교 경비원이 말렸다고 하는데 한바탕 두들겨 맞았다고 하네요.”김예훈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 정민아마저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는 후회막급할지도 모른다.이를 본 박인철이 다시 말을 이어갔다.“그리고 10분 전에 손지강도 소문을 들었는지 이미 한 무리 사람을 이끌고 백운 별장 공사현장으로 향했죠. 방금 제 부하들을 보내긴 했어요.”김예훈의 얼굴이 다시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사실 그는 당도 부대라는 중요한 무기를 함부로 사용하고 싶지는 않았다.그러나 끊임없이 자신의 심기를 건드리는 사람이 있으니 별수 있겠는가!그가 입을 떼려는 찰나, 갑자기 밖에서 경적이 들리더니 차량이 줄지어 나타났다.이때 오정범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총사령관님, 성남시 경찰서 사람들이 찾아왔어요. 성남 경찰서 이인자인 임성휘가 책임자인가 봅니다.”김예훈은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밖엔 인철한테 맡겨요.”별장 밖.임성휘는 허리에 찬 권총에 손을 걸친 채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방금 그는 이곳에서 난동을 부리는 사람이 있으니 얼른 가서 처리하라는 손씨 가문의 연락을 받았다.사실 자신의 직급으로 고작 이런 사소한 일에 출동할 필요까지 없었다.하지만 그와 손씨 가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당도 부대 총사령관은 그야말로 국방부의 신화 같은 존재이자 살아있는 전설이다!대통령마저 그를 매우 중요시하여 서울에서 9대 국방부를 통솔하는 임시 총사령관으로 임명할 의향마저 내비쳤기에 앞으로 국방부 원로가 될 가능성이 컸다.그런데 임성휘가 어찌 그런 사람을 건드리겠냐는 말이다.“아닙니다! 저는 단지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만약 총사령관님께서 일보는 중인 걸 알았더라면 저를 두드려 패면서 협박한다고 해도 감히 방해하러 찾아오지 않았을 겁니다.”이때, 임성휘는 손씨 가문 사람들을 한 명씩 목 졸라 죽이고 싶은 충동마저 생겼다.하필이면 그 누구도 아닌 총사령관을 건드리다니! 목숨이 두 개도 아니고 말이야!임성휘를 따라 출동한 형사들은 하나같이 창백한 얼굴로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당도 부대 총사령관은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그는 열혈 단신으로 당도 부대를 이끌고 5대 강국에 맞서 싸워 세계에서 한국의 패권을 확립했다.이런 분이 일 보고 있는데, 고작 형사 나부랭이가 무슨 참견을 한단 말인가!이내 임성휘는 정신이 번쩍 들면서 재빨리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박인철 씨, 총사령관님께서 일 보신다고 하니 당장 팀원들 철수하고 밖에서 수비하도록 할게요.”박인철의 표정이 싸늘하긴 했지만, 별다른 말은 없었다.어쨌거나 비상상황인지라 이들에게 수비를 맡기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적어도 불필요한 소란에 휘말릴 일은 없을 테니까. 괜히 누군가 눈치 없이 절대 안정을 취하는 정소현을 방해하면 큰일이다.현장을 떠나고 나서야 임성휘는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꺼내 성남시 경찰서장 여운기한테 전화를 걸었다.여운기는 경기도 경찰청에서 발령받아 며칠 전에 이도운의 자리를 대체했다.“일은 잘 처리했나?”휴대폰 너머로 차분한 여운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운기도 신세 좀 지겠다는 손씨 가문의 연락을 받은 듯싶었다.임성휘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서장님, 이번에 큰일 났어요. 물론 사건이 터진 건 사실이지만 감히 우리가 건드
휴대폰을 쥐고 있는 여운기는 입안이 씁쓸한 느낌마저 들었고 한참이 지나서야 느릿느릿 말했다.“밖에서 수비한다고 말한 이상 똑바로 해. 총사령관님께서 일 본다고 하시니 아무것도 못 본 척 모른 척해. 알았어? 손씨 가문에서 혹시라도 압박을 준다면 내가 대신 커버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 성휘야, 이건 결코 작은 일이 아니야. 우린 이미 소용돌이의 중심에 갇혀 있어서 자칫 잘못하면 시체만 남을지도 몰라. 절대 방심해서는 안 돼.”“네!”임성휘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순간 그는 손씨 가문과 선을 긋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대체 얼마나 잘났으면 감히 총사령관마저 건드린단 말이지? 게다가 성남 경찰서한테 무려 총사령관을 체포하는 임무를 떠넘기다니?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그와 동시에 별장을 나선 김예훈은 백운 별장 공사장을 향해 빠르게 달려갔다.불과 십여 분 만에 그는 공사현장에 도착했다.공사장 입구에는 양아치들이 바글바글 모여 있었다. 전에 도적구자 부하들이 오긴 했지만, 그들조차 흠씬 두들겨 맞고 길거리에 내팽개쳐져 있었다.양아치들 뒤로 벤츠 G클래스가 떡하니 보였는데, 차에 탄 남자의 얼굴이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그는 다름 아닌 손씨 가문의 세자 손지강이다.손지강은 양아치들을 지나쳐 앞장서서 손뼉을 두 번 쳤다.“정 대표, 아직도 숨어 있을 건가? 귀여운 여동생이 이미 내 손에 있다니까? 정 못 믿겠다면 직접 확인해보지?”말을 마친 손지강은 휴대폰을 꺼내 휙 던졌다.이때, 공사장 밖으로 한 무리 사람이 우르르 몰려나왔고, 정민아를 선두로 CY그룹 직원들이 뒤를 따랐다.땅에 떨어진 휴대폰을 집어 들고 확인하는 순간 정민아는 온몸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부들부들 떨렸다.정소현이 손에 각목을 든 사람한테 얻어맞는 장면이 나타났는데, 비록 비명이 들리지는 않았지만 동생이 얻어맞을 때마다 정민아는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고개를 들어 손지강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는 온통 증오뿐이며, 몸은 걷잡을 수 없이 떨렸다.
이때, 어둠 속에서 그림자가 쓱 나타났고 이내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손지강, 나 찾는 거 아니야? 여기 있잖아.”말이 끝나기 무섭게 김예훈의 모습이 뒤에서 나타났다.손지강은 고개를 홱 돌렸고, 김예훈을 본 순간 얼굴에 비열한 미소가 떠올랐다.“이 쓰레기 같은 자식이 도망친 줄 알았더니 죽음을 자초할 줄은 몰랐네? 여기! 저놈을 끌고 가!”물론 정민아도 걸어오는 김예훈을 보자 넋을 잃었다.“김예훈, 얼른 도망쳐!”그녀가 보기에 김예훈은 절대로 양아치들의 상대가 아니었다.하지만 정민아의 조언이 무색하게 양아치들은 잽싸게 김예훈의 앞을 가로막고 손에 든 쇠파이프와 야구방망이로 있는 힘껏 내리쳤다.“안 돼!”눈앞의 광경에 정민아는 하늘이 빙빙 도는 느낌이 들었고, 그 자리에서 기절해버리고 말았다.이때, 야구방망이를 든 양아치 한 명이 제일 먼저 김예훈의 앞으로 다가가 내리치려고 했다.하지만 김예훈은 슬쩍 피하고 양아치의 손목을 덥석 붙잡더니 야구방망이를 빼앗아 그대로 휘둘렀다. 이내 양아치는 바닥에 풀썩 주저앉았다.김예훈은 싸늘하게 굳은 얼굴로 손지강이 있는 방향으로 다가갔다.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손지강은 깜짝 놀랐다. 데릴사위 주제에 이런 능력이 있을 줄이야?“다 덤벼! 저놈을 병신으로 만들어! 하나같이 물러터져서 쓰겠나?”손지강의 호통과 함께 부하들이 우르르 뛰어갔지만, 너나 할 것 없이 김예훈 앞에 쓰러져 곡소리만 해댔다.“퍽퍽퍽!”1분도 안 되어 이미 손지강 앞에 도착한 김예훈은 살의를 담은 눈빛으로 손지강을 무심히 바라봤다.“이, 이...!”손지강은 어리둥절했다. 어디 이런 장면을 상상이나 했겠는가? 사람을 적게 데려온 것도 아닌데 어쩌면 김예훈의 상대가 한 명도 없단 말이지?“뭐 하려고? 우리 양아버지가 누군지 알아? 무려 경기도 조직의 보스 홍인경이야! 내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건드려 봐, 양아버지께서 널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어디 한 번 해보시던가?”손지강이 협박하기 바쁜 와중에 김예훈은 그를 발로 걷어차더
김예훈은 앞으로 다가가 정민아를 품에 끌어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걱정하지 마. 이제 괜찮아. 1시간 전에 가서 이미 소현을 구해냈어. 아무 일도 없으니까 안심해도 돼. 지금 쿨쿨 자고 있을걸?”“진짜?”정민아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고작 데릴남편 주제에 어떻게 이런 재주가 있냐는 말이다.김예훈은 아무리 설명해봤자 정민아가 믿지 않을 걸 알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김세자도 알고 있거든. 김세자가 사람을 보내서 소현을 구해줬어.”이 말을 들은 정민아는 그제야 철석같이 믿었다. 이내 악바리 같던 그녀도 드디어 펑펑 울기 시작했다.사실 그녀에게 오늘 일어난 일은 악몽과 다름없었다.갑자기 사람이 나타나 공사장 입구에서 그녀를 막아서지 않겠는가, 그나마 CY그룹 직원이 있어서 다행이지 아니면 그녀가 지금 어떻게 될지는 가히 예측할 수 없었다.“내가 성남시를 떠나지 말았어야 했는데, 이게 다 내 탓이야.”김예훈은 죄책감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알면 됐어. 김예훈, 왜 뜬금없이 손지강을 건드린 거야? 지금 무슨 상황인지 몰라? 회사가 좀 잘나간다고 해도 손지강은 무려 손씨 가문의 세자라고! 손씨 가문은 성남시 일류 가문이라 함부로 대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야. 게다가 넌 그 사람의 다리까지 부러뜨렸으니, 아마...”정민아는 한참 울다가 평정심을 되찾았지만,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아니야, 김예훈, 지금 당장 집으로 가서 소현을 데리고 떠나자. 더는 성남시에서 못 살아!”김예훈은 잠시 침묵하더니 한숨을 내쉬면서 착잡한 얼굴로 말했다.“민아야, 다른데 안 가도 돼. 날 믿어, 내가 돌아왔으니 널 지켜줄 거야.”정민아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내 말 한 번만 들어주면 안 돼? 손지강의 양아버지는 홍인경이야. 무려 경기도 조직을 통솔하는 보스라고! 그런 사람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우린 도망갈 길도 없어.”김예훈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신분으로 제아무리 홍인경이라고 해도 무릎 꿇을 신세밖에 더 있지 않겠는가!하지만 문제는
김예훈이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김예훈 안 돼. 딱 봐도 좋은 사람들이 아닌데...”정민아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김예훈이 아무리 싸움을 잘해도 이렇게 많은 적수를 상대로 남는다는 건 결국 죽음을 자초하는 짓이라고 생각했다.“먼저 가서 소현을 찾아. 소현은 아직 네가 필요해. 그리고 어머님 아버님도 어디 계신지 모르니까 얼른 연락해 봐.”김예훈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곧이어 그는 CY그룹 임원들을 흘긋 쳐다보았다.사실 그들은 이미 김예훈을 알아봤다. 어쨌거나 지난번 인수합병 행사에서 김예훈이 모습을 드러낸 적이 있지 않은가!하지만 김예훈의 신분이 극비라는 건 다들 잘 알고 있다.이내 김예훈이 눈짓하자 임원들은 감히 찍소리도 못하고 여전히 눈물을 흘리는 정민아를 끌고 밖으로 뛰어갔다.홍만기는 팔짱을 낀 채 약속대로 정민아 일행을 순순히 보내줬다.다만 양아치들이 점점 더 많이 모여들었고, 결국 김예훈은 수백 명의 사람한테 둘러싸이는 꼴이 되었다.홍인경은 역시 경기도 조직의 보스다웠다. 고작 부하일 뿐인데 이토록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니!하지만 김예훈은 무심한 눈빛으로 바라보기만 했을 뿐, 표정 변화조차 전혀 없었다.10분 뒤, 임원들은 정민아를 데리고 공사장을 벗어났다.이미 기운이 쭉 빠진 정민아는 창백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우리 남편... 괜찮겠죠?”한 임원이 착잡한 표정으로 대답했다.“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 감히 CY그룹이 관리하는 구역에서 소란을 피운다는 건 결국 김세자한테 도전장을 내미는 거예요.”“세자께서 절대로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남편분은 꼭 무사할 거예요.”임원들이 잇달아 위로를 건넸지만, 더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비록 그녀의 남편이 김세자라는 걸 알고 있지만 다들 차마 입 밖에 꺼낼 수는 없었다.어찌 됐든 이는 CY그룹 내부에서도 극비에 속하는 기밀이기 때문이다.또 다른 임원이 말을 이어갔다.“대표님, 여동생분이 이제 괜찮다고 하지 않았어요? 우선 그녀를 찾는 게 급선
김예훈이 웃으면서 말했다.“내가 언제 놔준다고 했었나?”이에 홍만기의 눈빛이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그는 김예훈을 한참 쳐다보더니 그제야 서늘한 말투로 말했다.“감히 날 농락해?”“형님! 그냥 두들겨 패면 그만이잖아요. 저 자식은 도련님을 건드릴 엄두조차 내지 못할걸요? 아니면 죽는 것보다 더 비참한 결말을 맞이할 테니까.”이때, 홍만기 옆에 서 있던 부하가 김예훈을 가리키며 말했다.“훗!”김예훈이 코웃음을 쳤다. 이내 눈을 가늘게 뜨고 홍만기를 바라보며 무심하게 말했다.“어디 한번 해 봐? 내가 손지강을 못 건드릴 것 같아?”홍만기는 무의식적으로 물었다.“어쭈? 우리 도련님의 목숨이라도 끊게?”김예훈은 한숨을 내쉬었다.“물론 마음은 굴뚝 같지만 그렇게 무식한 사람은 아니라서 어떤 일은 별로 하고 싶지 않거든? 그래서 말인데, 좋은 말 할 때 들어. 네 부하를 데리고 당장 꺼져. 그리고 돌아가서 홍인경한테 우리 집 앞에서 무릎 꿇고 절한다면 용서해주겠다고 전해. 아니면 그때 가서 내가 인정사정없다고 해도 늦었으니까!”김예훈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지만, 홍만기의 안색은 갑자기 돌변하더니 김예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자식, 배짱이 꽤 두둑한데? 하지만 우리가 모시는 어르신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지? 무려 경기도 조직의 보스라고! 어르신께서 발만 까닥해도 경기도 전체가 뒤흔들리는데, 그런 분한테 사과하러 찾아오라고? 눈에 뵈는 게 없구나? 비록 난 살인을 저지르는 악취미까지는 없지만, 네 놈이 망언을 서슴지 않은 이상 어쩔 수 없이 죽여야 할 것 같군.”김예훈은 어깨를 으쓱했다. 고작 이런 망나니들은 굳이 그가 직접 나설 필요조차 없었다.이때, 홍만기 일당 뒤로 오정범이 검은색 슈트 차림의 사람들을 이끌고 걸어왔다.이를 본 오정범이 냉소를 지었다.“장난하나, 요즘은 개나 소나 우리 총사령관님을 협박해?”홍만기는 무언가를 눈치챘는지 휙 돌아보더니 멀리서 걸어오는 오정범을 바라보며 비릿하게 웃었다.“오호라, 성남시 조직에서 떠오르는 신예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