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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1화

휴대폰을 쥐고 있는 여운기는 입안이 씁쓸한 느낌마저 들었고 한참이 지나서야 느릿느릿 말했다.

“밖에서 수비한다고 말한 이상 똑바로 해. 총사령관님께서 일 본다고 하시니 아무것도 못 본 척 모른 척해. 알았어? 손씨 가문에서 혹시라도 압박을 준다면 내가 대신 커버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 성휘야, 이건 결코 작은 일이 아니야. 우린 이미 소용돌이의 중심에 갇혀 있어서 자칫 잘못하면 시체만 남을지도 몰라. 절대 방심해서는 안 돼.”

“네!”

임성휘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순간 그는 손씨 가문과 선을 긋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대체 얼마나 잘났으면 감히 총사령관마저 건드린단 말이지? 게다가 성남 경찰서한테 무려 총사령관을 체포하는 임무를 떠넘기다니?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

그와 동시에 별장을 나선 김예훈은 백운 별장 공사장을 향해 빠르게 달려갔다.

불과 십여 분 만에 그는 공사현장에 도착했다.

공사장 입구에는 양아치들이 바글바글 모여 있었다. 전에 도적구자 부하들이 오긴 했지만, 그들조차 흠씬 두들겨 맞고 길거리에 내팽개쳐져 있었다.

양아치들 뒤로 벤츠 G클래스가 떡하니 보였는데, 차에 탄 남자의 얼굴이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그는 다름 아닌 손씨 가문의 세자 손지강이다.

손지강은 양아치들을 지나쳐 앞장서서 손뼉을 두 번 쳤다.

“정 대표, 아직도 숨어 있을 건가? 귀여운 여동생이 이미 내 손에 있다니까? 정 못 믿겠다면 직접 확인해보지?”

말을 마친 손지강은 휴대폰을 꺼내 휙 던졌다.

이때, 공사장 밖으로 한 무리 사람이 우르르 몰려나왔고, 정민아를 선두로 CY그룹 직원들이 뒤를 따랐다.

땅에 떨어진 휴대폰을 집어 들고 확인하는 순간 정민아는 온몸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부들부들 떨렸다.

정소현이 손에 각목을 든 사람한테 얻어맞는 장면이 나타났는데, 비록 비명이 들리지는 않았지만 동생이 얻어맞을 때마다 정민아는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고개를 들어 손지강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는 온통 증오뿐이며, 몸은 걷잡을 수 없이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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