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무슨 원수지간도 아니잖아? 게다가 난 너한테 관심도 없었어. 하지만 그깟 복수 한답시고 내 마지노선을 건드려? 내 와이프와 가족을 건드리면 절대로 안 된다는 거 몰라?”김예훈이 싸늘한 말투로 말했다.“나... 나 아니고... 홍만기야! 이 모든 게 홍만기가 꾸민 일이야! 김예훈, 우리가 처음 만난 것도 아니잖아. 잘 생각해 봐, 내가 전에 널 건드리기나 했어? 진짜 딱 한 번만 봐줘. 혹시 돈을 원해? 원하는 만큼 다 줄게!”손지강은 겁을 먹은 듯 재빨리 용서를 빌었다.“또 돈 주게? 좋아, 그럼 전에 말한 대로 현금 2조야. 당장 줄 수 있다면 풀어줄게.”김예훈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이 말을 듣는 순간 손지강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현금 2조라니? 그는 둘째 치고 손씨 가문마저 꿈도 못 꾸는 액수였다.“인간은 무릇 잘못을 했으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아니면 죽을 때까지 기억하지 못할 거니까.”김예훈은 무심한 표정으로 오정범을 향해 말했다.“소현이 어떻게 당했으면 10배로 더 갚아 주세요.”오정범이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그런데 과연 버틸 수 있을까요?”“괜찮아요. 팔다리가 부러진다고 죽는 건 아니잖아요.”김예훈이 대답했다.“네!”오정범은 두말없이 앞으로 걸어가서 손지강의 멀쩡한 나머지 다리를 발로 꾹 밟았다. 곧이어 처절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아... 안 돼! 살려줘! 제발 한 번만 봐줘!”이런 대우를 받은 적이 없는 손지강은 데굴데굴 구르며 끊임없이 애원했다.김예훈은 느긋하게 의자에 기대어 앉아 차를 음미하면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손지강의 비명이 점차 사라지더니 이내 원망으로 가득한 저주로 바뀌었다.“김예훈, 난 무려 손씨 가문의 세자라고! 우리 양아버지는 경기도 조직의 보스 홍인경이야. 나한테 이런 짓을 하고도 양아버지와 회장님이 가만있을 거로 생각해?”김예훈이 피식 웃었다.“당연히 날 찾아오겠지? 다만 널 구하는 게 아니라 나한테 용서를 빌려고 절하러 올 거야.”미소를 짓는 김예훈의 얼굴을
정소현은 창백한 얼굴로 힘없이 말했다.“엄마, 형부 탓하지 마세요. 이번에는 따지고 보면 형부가 학교에서 저 대신 화풀이하다가 터진 사건이에요. 아니면 형부도 손씨 가문을 건드리는 일은 없을 텐데...”지금 정소현의 머릿속은 조금 전 형부가 짠하고 나타났던 장면으로 가득 차 있었다.비록 항상 형부가 멋있다고 생각하긴 했으나 그녀에게 이제는 거의 영웅과 다름 없는 존재였다.반면, 정민아는 자신이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본 장면이 떠올랐다. 수백 명이 넘는 인파에 둘러싸인 김예훈이 과연 무사히 살아남아서 벗어났을까?송준이 김세자가 나서서 해결한다고 했지만, 정민아는 도무지 걱정이 그치질 않았다.“소현아, CY그룹에 다녀올 테니까 넌 쉬고 있어. 김세자한테 찾아가서 네 형부를 구해달라고 해야지.”정민아가 결연한 얼굴로 벌떡 일어섰다.이에 임은숙은 미치고 팔짝 뛸 뻔했다.“민아야, 너 제정신이야? 며칠 전에 김세자를 거절해놓고 이제 와서 네 남편을 구해달라고 부탁하러 간다고? 김세자가 대답하겠니?”“하지만...”“뭐가 하지만이야! 어쨌거나 오늘 둘 다 어디 돌아다닐 생각하지 마! 엄마랑 아빠가 고민 좀 해볼 테니까. 나중에 그 못난 놈을 묻어둘 무덤이나 찾아봐야지, 뭐.”임은숙은 말을 마친 뒤 문을 쾅 닫고 나가더니 밖에서 잠가버렸다.방안에 남은 정민아는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다시 기절했다.이에 정소현도 당황한 나머지 안절부절못했다.“언니, 형부가 김세자라고!”그러나 아예 정신을 잃은 정민아는 정소현의 말이 귀에 닿지 않았다....한편, 성남시 교외.홍씨 가문의 분위기는 사뭇 무거웠다.홍인경이 서 있는 거실은 사람들로 붐볐고 경비가 더없이 삼엄했다.이곳에는 경기도 조직의 보스 홍인경을 제외하고 손씨 가문 회장 손장건도 있었다.이 두 거물이야말로 경기도를 쥐락펴락하는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하지만 지금 두 사람의 눈빛에는 걱정이 가득했다.이때, 홍인경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일이 좀 번거롭게 되었네요. 만약 제 추측이 맞
교외 별장.김예훈은 흙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손지강을 싸늘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사지가 다 부러진 손지강은 이제 바닥을 엉금엉금 기어 다닐 수밖에 없었다.오정범은 김예훈의 명령을 칼같이 실행했다. 양아치들이 정소현을 몇 대 때렸으면 그는 정확하게 10배로 갚아 줬다.“총사령관님, 홍인경이 손지강한테 영상통화를 걸었네요.”이때, 박인철이 다가와 김예훈을 향해 휴대폰을 내밀었다.김예훈이 무심하게 말했다.“손지강이 아니라 나한테 건 거야. 받아.”영상이 연결되자 액정에 위엄이 넘치는 두 노인이 나타났다.한 명은 손씨 가문의 손장건이고, 다른 한 명은 이미 안면을 튼 적 있는 경기도 조직의 보스 홍인경이다.홍인경의 시선이 김예훈을 향했고, 동공이 약간 흔들리더니 이내 미소를 지었다.“역시나 내 추측대로 세자가 맞았군.”김예훈은 무표정하게 말했다.“홍인경, 날 알고 있다면 내가 두말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도 잘 알 텐데?”홍인경이 피식 웃었다.“세자, 우리가 남남도 아니고, 이번에 내 체면을 봐서라도 그 불효자 자식을 풀어주면 어떤가? 내가 그쪽한테 신세를 한번 졌다고 쳐.”“좋아.”김예훈이 무심하게 대답했다.홍인경의 미소가 떠오르기도 전에 김예훈은 쌀쌀맞게 말을 이어갔다.“그쪽 부하한테 돌아가서 말을 전하라고 했을 텐데, 우리 집에 찾아와 내 와이프 앞에서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사죄하면 없던 일로 해줄게.”“이...!”홍인경은 분노에 치를 떨었다. 경기도 조직의 보스로서 경기도 일인자인 하정민마저 그의 체면을 세워주기 마련인데, 고작 여인네 앞에서 무릎 꿇고 절하라니?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이때 침묵으로 일관하던 손장건이 싸늘하게 말했다.“김세자 맞나? 설마 김씨 가문을 무너뜨렸다고 경기도에서 제멋대로 설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건 아니겠지? 홍인경 씨의 체면을 봐서 마지막 기회를 줄게. 3시간 안에 우리 손자를 멀쩡한 모습으로 손씨 가문에 돌려보내. 아니면 후회해도 소용없을 테니까!”김예훈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
한편, 홍인경과 손장건은 여러 가지 준비를 위해 박차를 가했다.홍인경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만기야, 우리 파벌에 속하는 모든 조직의 세력을 불러 모아. 똑똑히 들어, 모든 사람이야. 한 명도 빠져서는 안 돼.”“네!”홍만기가 잽싸게 뛰쳐나갔다.비록 홍인경이 손을 씻었다고 하지만, 그의 제자는 결코 한둘이 아니었다. 심지어 경기도 조직의 절반 이상이 홍인경의 제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이번에 모든 부하를 불러모은 이상 당연히 한바탕 일을 벌이려고 하지 않겠는가!그리고 손장건도 손씨 가문의 존재를 여감 없이 드러냈는데 경호원부터 호위병, 심지어 조직의 힘마저 동원하기 시작했다.이번에 김세자를 무너뜨릴 수만 있다면 그들은 CY그룹의 자산을 꿀꺽 삼키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할 가능성이 컸다.따라서 손씨 가문에게 이번 공격은 손지강을 구출하는 것도 있지만, 더욱이 우뚝 솟아오를 존재가 될 찬스이기도 했다.물론 손장건은 다른 3대 일류 가문에게 연락하지 않았다.어쨌거나 결코 작은 일이 아닌지라 나머지 세 가문이 합류할지는 미지수였다. 특히 임씨 가문이 만약 그동안 온갖 무시와 냉대를 받던 외손자 사위가 바로 전설 속의 김세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결정적인 순간에 배신이라도 하면 말짱 도무룩이다!그리고 나씨 가문과 윤 씨 가문이 정녕 이 타이밍에서 김세자와 맞서 싸울지 알 수 없었다.따라서 손장건은 아예 연락 자체를 안 했다. 또한, 홍인경과 손을 잡는다면 목숨까지 내거는 이상 김세자를 처리할 거로 확신했다.얼추 준비를 마치고 나서야 홍인경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손장건 씨, 부하한테 성남 경찰서 형사를 찾아가서 철수하라고 하세요. 오늘 저녁 일에 굳이 개입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안심하세요. 저도 경찰은 개입시킬 생각은 없었습니다.”손장건이 냉소를 지었다.그는 오늘 밤 조직의 방식대로 이 사건을 해결하려고 했다....시간은 1분 1초 흘렀다.성남 경찰서에 있는 여운기는 안절부절못했다.방금 손씨 가문에서 성남 경찰서는
세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홍인경과 손씨 가문의 사람들은 호수가 별장의 반경 10리 이내로 모두 모여들어 이 곳을 꽉꽉 막았다.명령 소리에 맞춰 싸움꾼과 날라리들은 모두 장비를 들고 호수가 별장으로 몰려들었다.사람의 무리를 뚫고 홍인경과 손장건이 걸음을 맞춰 다가오고 있었다.한 사람은 경기도의 왕이고 다른 한 사람은 손씨 가문의 회장님이다.두 사람이 같이 발을 맞추어 걸어온다는 것은 분명 경기도의 땅과 하늘이 뒤바뀌고 낮과 밤이 뒤바뀔 것을 암시하고 있다.그들의 속도는 엄청나게 빨라 2~3분 남짓한 시간에 바로 호수가 별장에 이르렀다.경찰서 사람들도 이쪽의 움직임을 느꼈으나 임성휘는 여운기에게 보고를 올린 것 외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별장의 대문이 갑자기 열렸다. 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을 하고 걸어 나오고 있었고 오정범이 옆을 따르고 있었다.“가주! 대부님!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손지강은 상황을 알아채고 바로 소리를 질렀다. 그는 마치 목숨을 구해줄 생명줄이라도 잡은 듯했다. 비록 손발이 모두 다 나갔지만 여전히 바닥을 기어다닐 수 있었다.“시끄러워!”오정범은 발로 손지강의 얼굴을 향해 차버렸고 손지강은 그 자리에서 몇 번 뒹굴더니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사람 무리속에서 이 모습을 본 손장건은 눈살을 찌푸리고 표정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그는 손지강 쪽을 보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시선이 김예훈에게로 떨어졌다. 그는 이를 갈며 말했다.“김예훈, 김세자!”홍인경은 평소 눈빛이 차가웠지만 손지강을 바라볼 때는 총애의 눈빛으로 가득 찼다.그는 평생 아들 없이 살다가 늙어서야 양아들을 두게 되어 줄곧 후계인으로 양성해 왔다. 그러나 김예훈이 이토록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다니...홍인경은 살인의 충동을 억누르고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김세자, 사람이 한 발짝 물러설 줄도 알아야 하네. 무슨 일이든 극단적으로 끝을 보려고 하지 마. 지금 보니 나랑 끝장을 내보려고 하는구나!”김세자는 경기도 일인자로 불리고 있다.홍인경과 손
홍인경의 명을 듣고 최고의 싸움꾼 홍만기는 일급 싸움꾼들을 데리고 앞장섰다.“세자!”그 모습을 본 오정범은 입을 열더니 무의식적으로 김예훈의 앞을 막아섰다.홍인경과 손장건은 차갑게 웃었다.‘고작 오정범 한 명으로 무슨 수로 막는다고?’그러나 모든 사람이 놀랄만한 일이 벌어졌다.홍만기 등 사람들이 김예훈의 앞에 다가가는 순간 그림자 하나가 스쳐 지나가면서 손에서 칼을 뽑더니 내리 베었다. 간단하기 그지없는 동작이지만 홍만기 등 싸움꾼들은 피를 토하고 날아가 버렸다.“뭐?!”이 모습을 보더니 모든 사람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럴 수가? 영화 찍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한 사람이 나타나자마자 여러 일급 싸움꾼을 바로 날려버리지?'홍인경도 정신을 못 차리고 몸을 으스스 떨더니 낯빛이 창백해져 입을 열었다.“너... 너 박인철이지! 당도 부대 수령! 경기도 전쟁의 신! 박인철! 너... 네가 어떻게 여기에?”박인철은 차가운 눈빛으로 홍인경을 바라보며 말했다.“오? 홍인경 씨가 저를 아십니까?”“지난번 이일매 생신연 이후,숨어 지낼 줄 알았는데 또 기어나와 죽을 짓을 찾아 하는구나.”홍인경은 무언가를 떠오른 듯 온몸을 부르르 떨면서 오른손으로 박인철을 가리켰지만 말문이 막혀 아무 말도 못했다.손장건은 낯빛이 어둡지만 훈계의 목소리로 말했다.“박인철 씨! 당신 국방부 사람인데 여기에 나타나면 되나? 국가의 힘을 사적으로 사용해도 되는가? 자네도 알다시피 손씨 가문은 경기도 국방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네! 오늘 일은 끼어들지 않는 것이 좋겠아. 아니면 당신 감투 조심해야 할 거야.”박인철은 픽 웃으며 말했다.“손씨 가문 주제에 날 협박을 해?”“수령, 아무래도 저희 당도 부대가 손을 안 쓴 지 꽤 되었나 봐요. 아무개들이 다 덤비기 시작했네요.”이때 사면팔방에서 당도 부대의 옷을 입고 허리띠에 당도를 찬 병사들이 걸어오고 있었다.그들은 모두 깔끔한 옷차림에 비장한 표정으로 걸어오고 있었다.그들이 나타나는 곳마다 싸움꾼과 날라리들은
이때 박인철은 김예훈의 앞으로 다가갔다. 조심스럽게 옷치레를 단정히 하고 경건한 표정으로 경례를 올렸다.“당도 부대 수령 박인철, 인사 올립니다!”“인사 올립니다!”“인사 올립니다!”별장 주위의 당도 부대 병사들은 모두 결의에 찬 눈빛을 하고 큰소리로 경례를 올렸다.그 소리는 사방으로 울려 퍼졌고 반경 수십 리를 진동시켰다. 그 소리에 손장건 등 사람들의 마음은 뒤숭숭해지고 몸이 후들후들해졌다.수많은 사람이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는 와중에 김예훈은 서서히 앞으로 다가왔다.그가 매 한 발짝을 내디딜 때마다 모든 사람의 마음은 쿵 하고 내려앉게 되고 저도 모르게 무릎을 꿇고 싶은 정도였다.김예훈은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놀라서 숨이 넘어갈 지경인 손장건을 보고 가볍게 말을 건넸다.“당신이 날 죽이려고?”“너... 너 도대체 누구야?”손장건은 거대한 공포감에 휩싸이고 있었다. 손씨 가문의 가주지만 이 순간만큼은 다리가 후들거리더니 순식간에 팍하고 무릎을 꿇어버렸다.손장건은 있는 힘껏 스스로를 일으키려고 했으나 무엇 때문인지 김예훈의 기세 앞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는 오기로 고개를 쳐드는 것마저도 젖 먹던 힘까지 다 쓴 느낌이었다.김예훈은 손장건의 앞까지 다가와 몸을 낮춰 웅크려 앉더니 그의 뺨을 툭툭 치면서 가볍게 말했다.“나한테 묻는 거야? 나는 확실히 그다지 대단한 사람이 아니야. 나는 김씨 가문의 세자일 뿐이니까. 하지만 당신들은 4대 일류 가문으로 이일매랑 손잡고 날 성남시에서 내쫓아 죽이려고 했지. 나는 운이 참 좋은 사람이야. 그냥 들어간 국방부에서 당도 부대의 총사령관까지 맡았으니까 말이야. 그래도 무서워하지 마. 나는 이미 전역했고 손씨 가문에 비하면 그냥 작은 인물일 뿐이니까. 나와 다르게 손씨 가문은 얼마나 대단해? 세자는 내 가족을 잡아가고 내 아내를 괴롭혔고, 가주는 심지어 수천 명을 데리고 와 나를 죽이려고 하니... 참 무서워 죽겠네.”김예훈은 방긋 웃으면서 말하다가 나중에는 눈빛속에 차가움만 가득
“걔는 죽어도 싸요! 죽어도 싼 놈이에요!”손장건은 말을 하며 손지강 옆까지 기어와 뺨을 두 대 때렸다.그러고는 연신 절을 올리며 빌었다.“총사령관님, 총사령관님, 얘는 죽어도 싸요! 그냥 죽여주세요! 손씨 가문에서는 절대 이걸로 문제 삼지 않을 겁니다... 아닙니다. 저희 손씨 가문에서는 문제 삼을 자격조차 없습니다. 지금부터 저희 손씨 가문은 총사령관님의 개로 살겠습니다. 총사령관님께서 짖으라면 짖고 물라면 물겠습니다.”김예훈은 웃는 듯 마는 듯하며 손장건을 바라보고 말했다.“당신이 그럴 자격이 있어?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입에서 내 개가 된다는 말이 나오지?”손장건은 불쌍하게 웃었다. 그의 얼굴에는 비참함이 역력했다.그는 김예훈이 없는 말은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손씨 가문은 확실히 그럴 자격이 없다.권력이라 하면 총사령관의 권력이 어마어마했고 재력이라 하면 김세자는 어지간한 부자가 아니다.이런 사람 앞에서 손씨 가문은 무슨 자격이 있겠는가?그전까지 손장건은 진주 이씨 가문만 있다면 김세자라도 한번 건드려 볼 만하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이제야 깨달았다. 진주 이씨 가문이면 어때?총사령관 앞에서 그들은 아무것도 아니지.진주 이씨 가문을 떠올리니 손장건은 갑자기 연신 절을 하기 시작하며 말했다.“총사령관님, 제가 중요한 보고를 올릴 일이 있습니다. 제가 말하면 목숨 하나만 살려주십시오.”“말해봐.”김예훈은 가볍게 입을 열었다.손장건은 흥정할 겨를도 없이 바로 입을 열었다.“진주 이씨 가문의 이장우가 성남시를 방문해 정식으로 하씨 가문에 청혼했습니다. 총사령관님의 비서 하은혜한테 청혼했습니다. 그를 도와주기 위해 윤씨 가문, 나씨 가문, 임씨 가문 그리고 저희 손씨 가문까지 모두 순차적으로 청혼을 하기로 했습니다. 저희 네 가문은 하은혜로부터 시작해 CY그룹을 내부에서부터 와해시킬 작전이었습니다. 그리고 김씨 가문의 김만태가 아직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성남을 지키고 있겠다고 했습니다.”손장건은 목숨을 건지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