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69화

“세자, 이건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

오정범이 일어서며 말했다.

김예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조직 일까지 개입하기에는 마땅치 않은지라 오정범한테 맡기는 게 가장 좋았다.

게다가 예리한 통찰력을 지닌 덕분에 그는 이상한 낌새를 단번에 눈치챘다. 마치 누군가 그와 손씨 가문이 피 터지게 싸우는 걸 기대하는 것 같았다.

오정범이 떠난 뒤 김예훈은 송준을 불렀다.

현재 성남시에서 송준의 지위는 전화 한 통으로 우광식의 집 주소를 알아낼 정도였다.

송준은 직접 운전해서 김예훈을 우광식의 집까지 모셔다드렸다.

우광식은 마침 집에 있었고, 늘씬한 미녀 비서가 옆에서 한창 그의 상처를 치료해줬다.

“대표님, 대체 어떤 사람이 이렇게 인정사정없이 때린 거예요? 저한테 얘기해주면 뺨이라도 한 대 갈겨버릴게요.”

비서가 간드러진 목소리로 말했다.

우광식이 호탕하게 웃으면서 오른손으로 비서를 덥석 끌어안았다.

“이 바보야! 네가 뭘 알아? 와신상담이라고 들어봤어? 비록 지금은 얻어터진 것 같지만, 나중에 이 사건이 종료되고 나한테 떨어지는 콩고물은 상상을 뛰어넘을지 몰라.”

“상상을 뛰어넘어요?”

그녀는 우광식을 마사지해주면서 애교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대표님은 이미 성남시 원자재 시장을 주름잡고 있지 않나요? 대체 얼마나 좋은 일이길래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라고 하는 거예요?”

우광식은 평소에 나름 냉정한 편인 지라 득의양양한 목소리로 분석했다.

“손씨 가문이 망하는 순간 부동산 사업이 몽땅 내 손으로 넘어오게 될 텐데, 이게 상상을 뛰어넘는 좋은 일이 아니면 뭐야?”

여비서는 나름 반항하는 척이라도 하려고 했으나 그의 말을 듣자 온몸에 힘이 탁 풀렸다.

“대표님, 나중에 저 잊으시면 안 됩니다?”

“당연하지. 그때 가서 별장 두 채 선물해줄 테니까 하나는 살고 하나는 구경만 해. 난 너만 행복하면 되거든.”

우광식은 이 순간 진심으로 기뻤다. 오늘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모든 게 김만철의 계획대로 흘러간다면 신분 상승하는 날도 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때, 갑자기 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