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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1화

정민아의 말에 범룡 뒤에 있던 부하들이 폭소를 터트렸고, 하나같이 낄낄거리며 비아냥거렸다.

“정민아, 네가 진짜 뭐라도 되는 줄 알아? 감히 우리 형님을 협박해?”

“요즘 세상에도 이렇게 건방진 사람이 있다니? 하늘 높은 줄 모르는군.”

“우리 형님이 어떤 분인지 모르지? 아니면 지금쯤 무릎 꿇고 손발이 닳도록 빌었을 거야.”

“형님, 저년을 너무 봐주시는 거 아닙니까? 제가 보기에 사지로 몰아넣고 반쯤 죽여줘야 정신을 차릴 것 같은데요?”

양아치들은 마치 이런 짓이 일상인 듯 악랄하기 그지없었다.

범룡은 손을 휙휙 젓더니, 정민아에게 다가가 오른손으로 그녀의 턱을 치켜들고 씩 웃었다.

“이 봐, 내가 이 바닥에서 꽤 오래 굴러다녔거든. 그런데 협박을 마다하지 않은 사람은 당신이 처음이야. 사는 게 지겹나?”

“며칠 전 김세자가 프러포즈했다는 거 알고 있지?”

정민아는 어쩔 수 없이 김세자를 끄집어냈다.

“설마 본인이 김세자의 프러포즈 상대였다고 하려는 거야?”

범룡이 웃는 둥 마는 둥 했다.

“맞아! 이미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어서 날 풀어주지 않고 뭐 해?!”

“하하하!”

범룡은 포복절도했다. 이내 정민아의 머리카락을 잡아채더니 그대로 뺨을 내리쳤다.

“썩을 년이 감히 김세자를 들먹이면서 나를 협박해? 내가 진짜 겁먹을 줄 알았어? 김세자가 너한테 프러포즈한 건 사실이지만 이미 거절하지 않았어? 그런 분이 자기 프러포즈를 거절한 여자를 위해 직접 나설 거로 생각해? 얼굴만 반반했지, 머리는 왜 텅텅 비었어? 잽싸게 무릎 꿇고 애원하면 내가 마음이 약해져 널 풀어줄지도 모르잖아. 이 와중에 협박이라니? 죽고 싶어 환장했어?”

정민아는 절망에 빠졌다. 범룡이 이런 일까지 알고 있을 줄이야!

물론 조직에 몸담은 사람이니 법이 안중에도 없었다.

그런 사람들의 손에 넘어갔으니 어쩌면 죽음보다 더 끔찍한 결말을 맞이할지 모른다.

이때, 범룡의 휴대폰이 울렸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휴대폰을 꺼내 흘긋 바라보았고, 발신자를 확인하는 순간 금세 태도가 공손하게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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