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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7화

김만태가 미소를 지었다.

“형님, 이왕 온 김에 며칠 푹 쉬는 게 어때요? 어떤 일은 급하다고 해서 해결되는 건 아니잖아요.”

이장우는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만태야, 너도 내가 여기 온 목적을 알고 있잖아. 만약 실패하면 우리 둘 다 곤란하게 될 거야.”

“당연하죠.”

김만태가 웃으면서 말했다.

“그렇다면 오늘 하씨 가문에 청첩장을 보내도록 할게요.”

“그래.”

“제가 만반의 준비를 마칠 테니 나중에 직접 나서기만 하면 돼요.”

김만태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었다.

이장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채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그가 진주의 거물급 인사인 건 사실이지만, 이번 임무를 망치는 순간 좋은 결말은 없으리라는 것쯤은 잘 알고 있다.

...

성남 그린베이는 하씨 가문이 머무는 곳이다.

하씨 가문은 성남시 토박이가 아니라 서울에서 온 사람들이다.

나중에 하정민이 경기도 일인자로 거듭난 뒤 가족들이 속속 서울에서 이주하기 시작했다.

다만 하정민은 늘 겸손한 편이라 경기도에서 하씨 가문 또한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내내 한산하기만 했던 하씨 가문 정원에 친척들이 한데 모여 있었는데 하나같이 안색이 어두웠다.

하정민은 눈에 띄게 화려한 청첩장을 들고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번 달만 해도 벌써 5번째야. 오늘은 진주 이씨 가문 이장우네.”

이 말을 듣는 순간 하씨 가문 사람들이 숨을 헉하고 들이켰다.

하정민의 큰아들이자 하은혜의 큰아버지인 하준서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지, 그동안 청첩장을 보냈던 네 사람은 급이 안 돼서 자격 미달이라는 이유로 거절할 명분은 있었지만, 이장우는 이세자로 알려진 사람이지 않습니까? 무려 진주 이씨 가문의 차세대 후계자라고요. 만약 이런 분마저 거절했다가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가문이 점점 많아질까 봐 두렵네요.”

하정민은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

“그렇다면 젊은이들끼리 한번 만나보라고 해. 나중에 인연이 이어질지는 본인들의 몫이잖아.”

지난 며칠 동안 경기도 하씨 가문은 청첩장을 여러 장이나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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