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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0화

성남 고등학교.

정소현은 고개를 숙인 채 마치 도망치는 사람처럼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다만 입구에 다다르자 여학생 몇몇이 그녀를 막아섰다.

“정소현, 어딜 이렇게 바쁘게 가나? 혹시 돈 벌려고 어떤 아저씨랑 만나기로 한 건 아니지?”

“의외네? 평소에는 순둥이처럼 그 누구의 고백도 받아주지 않으면서 매춘부나 할 법한 짓거리로 돈을 벌었던 거야?”

“용돈이 부족하면 우리한테 얘기하지 그랬어. 우리가 도와줄 수도 있는데 왜 스스로 자기 인생을 망치는 건데?”

그들은 평소 정소현과 사이가 별로 좋지 않은 여학생들이다.

특히 노래방 사건 이후로 정소현의 마음속에 오로지 형부뿐인지라 같은 반 남학생은 눈에 차지도 않았고, 그동안 고백하러 온 소위 잘난 남학생을 거절한 적이 꽤 되었다.

바로 이런 이유로 다른 여학생들은 그녀를 질투하기 시작했다.

다들 기회만 생겼다면 정소현을 학교에서 쫓아내지 못해 안달이었다.

“내가 왜 돈이 부족해? 프리미엄 가든에 집도 있는데 돈이 없을 리가 있어? 물론 돈이랑 별개로 너희들이 상관할 바는 아니라고 보는데? 비켜!”

정소현은 여학생들과 시간 낭비할 마음이 전혀 없었다.

“정소현, 좋은 말 할 때 알아서 자퇴해라? 네가 성남시 출신이 아닌 시골에서 올라온 촌년이라는 걸 다 알고 있거든?”

“그 주제에 감히 프리미엄 가든에 집이 있다고 큰소리쳐? 낯 뜨거운 줄 알아!”

“얘들아, 어쩌면 진짜 프리미엄 가든에 살지도 모르잖아. 거기에 돈 많은 아저씨 한 명만 있으면 되는 거 아니야?”

여학생들은 까르르 웃으면서 비아냥거렸다. 이번이야말로 정소현을 쫓아낼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참, 최근에 왜 다들 네가 몸 팔러 다닌다고 쉬쉬거리는지 알아? 왜냐하면 내가 이걸 보여줬기 때문이지!”

이때 한 여학생이 휴대폰을 꺼내 동영상을 보여줬다.

거리가 멀어도 정소현은 롤스로이스의 조수석에 앉아 있는 자신의 모습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다만 운전석에 있는 남자의 얼굴은 확인이 불가했다. 이내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는데, 아마도 지난번에 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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