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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8화

하준서는 하은혜를 보자 미소가 저절로 나왔다.

“은혜야, 마침 잘 왔어. 방금 네 얘기하고 있었거든. 이제는 어엿한 숙녀로 자랐구나. 이번 달만 해도 벌써 다섯 번째로 우리 집안과 혼담이 오고 갔단다.”

말을 마친 하준서가 사진 몇 장을 꺼내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자, 봐봐. 이분은 이씨 가문의 세자 이장우, 이분은 손씨 가문의 세자 손지강, 이분은 나씨 가문의 세자 나현종, 이분은 윤 씨 가문의 세자 윤지성, 그리고 이분은 임씨 가문의 세자 임영운이야. 다들 하나같이 유능한 청년이라 누구를 선택하든 우리 가문한테 분명 좋은 점이 있을 거야.”

하지만 하은혜는 사진들을 쳐다보지도 않고 곧장 하정민 앞으로 다가가 나지막이 말했다.

“제가 결혼하지 않을 거라는 걸 할아버지도 아시잖아요.”

하정민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할아버지가 어찌 네 마음을 모를 수 있겠느냐? 다만 혼담이 오고 간 집안이 한두 개가 아니라서 이 할아버지도 차마 다 거절하기가 힘들구나. 내가 아무리 경기도 일인자라고 해도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명문가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가는 앞으로 난처한 상황에 빠질 게 뻔하단다. 그래서 이번에는 절대로 거절하면 안 돼. 여기서 한 명을 고르든지 아예 다른 남자를 집으로 데려오든지 해.”

하은혜는 하정민을 뚫어지라 쳐다보며 새빨간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알겠어요. 절대로 실망하게 하지 않을게요.”

“보름 뒤에 이분들을 집으로 초대할 테니까 그전까지 남자친구를 데려온다면 인정해줄게.”

하정민이 말했다.

“안 됩니다! 어르신, 절대 안 됩니다!”

하씨 가문 사람들이 벌떡 일어나며 외쳤다.

“나씨 가문을 포함한 일류 가문의 눈 밖에 나는 건 그렇다 쳐도 진주 이씨 가문의 심기만큼은 절대로 건드릴 수는 없습니다.”

“본가인 서울 하씨 가문마저 진주 이씨 가문의 상대가 안 될지도 몰라요.”

“워낙 실력이 막강한 집안인 지라 자칫 잘못 건드렸다가는 우리 경기도 하씨 가문이 풍비박산할 수도 있어요.”

“하은혜, 너한테 선택의 여지는 없어. 아니면 그냥 이세자와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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