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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0화

물론 우광식은 계획대로 정민아가 이미 범룡의 손에 넘어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다만 그는 모른 척 머리를 부여잡고 냉소를 지었다.

“이 쓰레기 같은 놈아! 와이프가 몰래 바람피우다가 걸렸는지 내가 어떻게 알아? 게다가 납치당했으면 납치범을 찾아야지, 왜 나한테 찾아와서 따지는 건데?”

이때, 늘씬한 여비서도 다가와서 앙칼진 모습으로 김예훈을 노려보았다.

“당신 누구야? 감히 우리 대표님한테 손을 대다니, 대표님의 전화 한 통이면 형사들이 찾아와서 널 붙잡아 갈지도 모른다고!”

“오늘 기분이 엿 같으니까 쓸데없는 소리 하고 싶지 않아. 마지막으로 묻는다. 네가 사람을 보내 우리 와이프를 납치한 거야?”

김예훈의 얼굴이 싸늘해졌다.

“김예훈, 단정 짓기 전에 증거부터 내놔. 성실하게 사업만 하는 사람이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겠어? 똑똑히 들어, 다시 한번 날 모독한다면 명예훼손으로 널 고소할 거야!”

우광식은 김예훈을 손가락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 하지만 그래도 찔리는 구석이 있으니 김예훈이 때렸다고 야단쳐야 하겠다는 사실은 까맣게 잊어버렸다.

“그래? 일단 두고 봐. 다만 너랑 관련된 사건이라는 게 나중에라도 밝혀지면 그땐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그리고 내 와이프한테 손을 댄 것도 아직 기억하고 있으니까 이 일을 먼저 해결하고 나서 결판낼 거야.”

말을 마친 김예훈이 자리를 떠났다.

김예훈이 떠나자 그제야 두려움이 몰려온 우광식이 문을 닫았다.

“대표님, 저 사람은 누구예요? 대체 왜 저런대요? 맥주병으로 내리치는 경우가 어디 있어요?”

여비서는 겁에 질린 얼굴로 말했다.

“그냥 사이코야, 신경 쓰지 마. 나중에 더 높은 자리에 오르면 쫄딱 망하게 만들어 버릴 테니까.”

우광식이 이를 갈며 말했다.

하지만 그는 바보가 아닌지라 섣부른 판단은 큰일을 망치게 된다는 도리쯤은 알고 있다.

괜히 지금 쓸데없는 소리를 했다가 김만철의 계획이라도 망친다면 그는 처참한 결말을 맞이할 것이다.

물론 우광식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데릴사위 김예훈은 기껏해야 어떤 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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