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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8화

다음날 정민아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이른 아침부터 백운 별장 공사 현장으로 찾아갔다.

다만 텅 빈 공사장에 인기척은커녕 직원조차 코빼기도 보이지 않자 정민아는 마음이 씁쓸하기만 했다.

어제 김예훈이 다음날 눈을 뜨게 되면 모든 게 술술 풀릴 거라고 했을 때 그녀는 약간의 기대를 품고 있었으나 오늘도 별반 다를 바 없었다.

이에 정민아는 쓴웃음이 지었다.

대체 무슨 헛된 망상에 빠졌단 말인지? 만약 김예훈이 정말 능력이 있다면 절대로 데릴사위에 만족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민아는 가끔 이해가 안 갔다. 정 씨 일가에서 갖은 비난과 모욕을 당하면서도 어떻게 얼굴색 하나 안 변하고 꿋꿋이 감수할 수 있는 거지?

정민아가 연신 감탄하는 와중에 봉고차 한 대가 조용히 길가에 멈춰 섰고, 차 안에서 누군가 망원경으로 열심히 두리번거렸다.

“형님, 저 여자가 정민아입니다.”

“가서 데려와. 아직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이라 다행이야. 이따가 사람이 많아지면 골치 아프게 되니까.”

범룡이 입에 담배를 문 채 사악한 표정으로 말했다.

잠시 후 공사장 입구에 멈춰선 밴을 보자 정민아는 호기심에 뒤를 돌아보았다. 설마 시공업체인가?

하지만 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발견한 순간 뭔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했다.

하나같이 건들거리며 걸어오는 남자들은 언뜻 보기에도 좋은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고, 도적구자가 보낸 부하들도 아니었다.

왜냐하면 도적구자의 부하들은 그녀를 똑바로 바라볼 엄두도 내지 못하는데, 어찌 휘파람까지 불면서 걸어올 수 있겠냐는 말이다.

사방을 둘러본 정민아는 속으로 괜히 혼자 왔다는 생각에 후회막급이었다.

이때, 애써 침착함을 유지한 채 근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누구시죠? 여기가 공사장인 거 몰라요? 함부로 침입하면 경비원 부를 거예요.”

“이쁜이, 오빠들이 대신 확인해봤는데 경비원은 없거든? 아직 출근 시간도 안 됐잖아. 하지만 걱정하지 마. 오빠들이 지켜줄 테니까.”

선두에 선 양아치 같은 사람이 정민아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비열한 표정을 지었다.

“당신들 누구야! 설마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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