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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7화

“잘했어, 그 쓰레기는 나타났어?”

김만철이 싸늘하게 물었다.

쓰레기라는 단어를 언급하는 순간 그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지만, 주변 사람들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설령 김예훈을 상대한다고 해도 김만철은 김예훈의 정체를 공개할 생각이 없었다.

왜냐하면 어떤 신분을 공개하든지 간담이 서늘해지기 마련이니까.

“그 보잘것없는 놈 말입니까? 데릴사위 김예훈이요? 도련님의 예상대로 나타나긴 했으나 저한테 손을 대지는 않았죠. 오정범이 저를 순순히 풀어준 것도 김예훈이 시켰을 가능성이 커요. 도련님이 말씀하신 대로 어떤 거물의 꼭두각시일 수도 있어요.”

김만철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더니 오른쪽 검지로 휠체어 팔걸이를 톡톡 두드렸다. 이내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워낙 신중한 사람이라서 네 배후에 있는 세력이 손씨 가문이라는 걸 확신하지 않은 이상 섣불리 안 움직일 거야. 이렇게 된 김에 손씨 가문과 적으로 돌아서게 선물이나 주고 와.”

“네!”

부하들은 하나같이 정자세로 숙연한 표정을 지었다.

김만철은 역시나 실력이 녹슬지 않았다. 비록 반신불수가 되었지만, 여전히 전략에 능하고 승부에 강했다.

곧이어 누군가 김만철의 휠체어를 밀고 떠났다.

이때, 얼굴에 칼자국이 선명한 흰 슈트 차림의 남자가 다가와 우광식의 어깨를 툭툭 건드리며 말했다.

“광식아, 만철 도련님께서 우리 두 사람한테 부탁했으니 잘 좀 해보자.”

눈앞의 남자를 본 우광식이 흠칫 떨었다.

그는 비록 성남시 조직에 속한 인물은 아니지만, 무법 지대에서 꽤 이름을 날렸다. 다들 그를 범룡이라고 불렀다.

“형님의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

무법 지대 밖 길가에 렉서스 승용차 한 대가 나타났다.

차창 너머로 가장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의 모습이 언뜻 보였는데, 마치 눈앞의 황홀경이라도 감상하는 듯 감탄 어린 시선을 보냈다.

다만 척박한 불모의 땅에 절경이 가당키나 하겠냐는 말이다.

이내 누군가 휠체어를 밀고 다가왔다.

김만철은 어두운 표정으로 김만태를 바라보았다.

한참이 지나서야 김만철은 다른 사람들한테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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