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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4화

“참, 그동안의 정을 봐서라도 구경 좀 하게 사진은 보내줄게요.”

김예훈이 싸늘하게 말했다.

“너희들이 가서 하인 짓이나 하는 사진은 아니고?”

정가을은 눈꼬리가 파르르 떨리더니 한참이 지나서야 쌀쌀맞게 말했다.

“빈털터리가 된 놈이 지껄인 말에 흔들릴 거로 생각해요?”

이들과 더는 엮이고 싶지 않은 김예훈은 계약서 사본을 들고 미련 없이 뒤돌아서 정민아를 향해 말했다.

“여보, 가자.”

그리고 멀리 떨어지고 나서야 임은숙은 김예훈의 멱살을 잡고 큰 소리로 말했다.

“김예훈! 네가 뭔데 우리를 대신해서 계약을 체결하는 거야? 우리도 너처럼 거지 신세가 되어야지 마음이 후련해?!”

김예훈이 위로를 건넸다.

“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민아가 있는 한 평생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을 거예요.”

정군은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김예훈, 언제까지 그렇게 순진하게 살 거야? 정 씨 일가라는 든든한 버팀목 덕분에 민아가 성공을 이룬 건 사실이야, 인정할 건 인정해야지 않겠어? 이제 정 씨 일가를 떠나 대표 자리까지 물러난다면 대체 누굴 의지하겠어?”

김예훈이 웃으며 말했다.

“아버님, 그건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죠. 어떻게 보면 정 씨 일가를 떠난 게 저희한테 더 좋은 일일 지도 몰라요. 혹시 잊으셨나요? 예전에 외삼촌 일가도 민아한테 스스로 창업하라고 제안한 적이 있었잖아요.”

김예훈의 말을 들은 정군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사실 당시 외삼촌 일가를 만족시키기 위한 또 다른 조건이 김예훈을 쫓아내는 것이었는데, 정작 본인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으니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다만, 다들 비슷한 처지에 전락한 이상 정군도 굳이 끄집어내고 싶지 않았다. 결국은 오십보백보이니까!

“어머님, 아버님, 제가 보기에 CY그룹에서 직접 민아를 대표직에 임명했으니 정 씨 일가가 끌어내리고 싶어도 소용이 없을 거예요. 저희도 오늘 인수합병 행사장에 갈까요? 어쩌면 우연히 김세자를 마주쳐서 민아의 대표 자리를 사수할 가능성도 있잖아요.”

정군은 어이가 없었다.

“김세자랑 마주치기는 무슨!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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