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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3화

“본인이 정 씨 일가를 떠나겠다고 했으니 말한 대로 해야죠. 여기! 계약서 가져다주세요!”

정지용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누군가 미리 준비한 계약서를 가져왔다.

계약서 내용은 매우 간단했다. 정민아 가족은 이제부터 빈털터리 신세로 정 씨 일가를 떠난다는 것이다.

즉, 오늘부터 정 씨 일가 지분과 자산의 49%를 차지하는 정가 그룹은 정민아와 아무런 관련이 없게 된다.

게다가 정민아는 대표직에서 자진 사퇴해야 한다.

계약서 내용을 보자 정민아의 얼굴은 종잇장처럼 창백해졌다.

정군은 몸이 후들후들 떨렸고, 임은숙은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저도 모르게 욕설을 퍼부었다.

“정지용, 정가을! 이 양심도 없는 것들아! 일부러 우리를 골탕 먹이려고 작정했네!”

정지용이 싸늘하게 말했다.

“그런데요? 오늘 딱 두 가지 선택권을 줄게요. 계약서를 체결할 거예요? 아니면 이 옷 입고 행사장에서 하인 노릇을 할 거예요?”

정가을은 미소를 지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묵인한 것과 다름없었다.

이때, 정동철이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자, 서둘러! 시간도 얼마 없는데 괜히 경사스러운 날에 내 기분 망치지 말고.”

이를 들은 정군과 임은숙은 처연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정 씨 일가를 떠나면 앞으로 어찌 부귀영화를 누린단 말인가?

비록 아직 임씨 가문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다고 하지만, 정 씨 일가를 떠나는 순간 빈털터리와 마찬가지인데 임씨 가문에서 과연 그들을 받아줄까?

물론 절대 불가능했다.

사실 임은숙은 속으로 뻔했다. 만약 정민아가 대표 자리에 오르지 않았더라면 임옥희의 인정조차 받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정민아가 곧 대표 자리에서 물러날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임씨 가문에게 희망을 품고 있다는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순간, 임은숙의 시선이 행거로 향하자 저도 모르게 마음이 흔들렸다.

아무리 굴욕을 당하더라도 거지가 되는 것보다 낫겠지!

이때 침묵으로 일관하던 김예훈이 갑자기 입을 뗐다.

“혹시 계약서에 사인만 하면 앞으로 정 씨 일가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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