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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9화

임은숙도 정신을 차리고 재빨리 말했다.

“민아야, 내가 몇 번을 얘기했니? 아무리 돈이 있어도 이렇게 함부로 쓰는 건 아니잖아. 그리고 대체 어디서 생긴 돈인지 제대로 확인해봐야지 않겠어? 만약 또 빌린 돈이라면 김예훈한테 본인이 갚을 예정이며 우리랑 상관없다는 내용으로 서명하도록 해.”

임은숙의 말을 듣자 장미순 가족은 표정이 다시 밝아졌다.

돈을 빌려서 허세를 부려? 나중에 어떻게 갚을지 두고 볼 테야!

정민아는 의혹이 가득 담긴 얼굴로 김예훈을 바라보았다.

비록 김예훈의 돈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 수 없지만, 그가 돈을 빌렸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어쨌거나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은 이상 무려 몇십억을 섣불리 빌려주는 집이 어디 있냐는 말이다.

더 중요한 건 돈을 빌리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데, 김예훈은 방금 전화할 틈조차 없었다.

일단 마음속으로 스멀스멀 번지는 의구심을 지우고 정민아는 느릿느릿 말했다.

“엄마, 미순 이모, 오늘 누구한테 본때를 보여주려는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방금 포기하지 않고 기어코 매장까지 돌아와 소란 피운 사람을 다들 직접 목격했을 텐데, 쟤가 저한테 함부로 대하는 건 당연하고, 저는 한 게 아무것도 없지만 남을 괴롭히는 처지가 되었단 말인가요?”

이아영의 지나친 행동에 정민아는 진심으로 화가 났다.

순간 눈이 마주친 장미순과 임은숙은 너나 할 것 없이 허탈한 기분이 들었다.

오늘에 있었던 모든 일은 정민아가 김예훈을 싫어하거나 김예훈의 체면을 잃게 하는 계기는커녕 오히려 스스로 망신당하는 꼴이 되었다.

이때, 김예훈이 입을 열었다.

“이아영, 네가 했던 말을 잊은 건 아니지?”

김예훈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모든 사람이 그를 째려보았다.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방금 이아영은 김예훈이 모든 제품을 결제하는 순간 무릎이라도 꿇고 절을 하겠다고 자기 입으로 말했다.

그런데 문제는 김예훈 따위 전혀 안중에도 없는 이아영이 어찌 진짜 무릎 꿇고 절을 할 수 있겠냐는 말이다.

이아영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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