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07화

유문석은 손을 뻗어 김예훈의 어깨를 두드리며 피식 웃었다.

“쓰레기야, 제대로 이해했니? 간단하게 말해서 너뿐만 아니라 정민아 그리고 정 씨 일가의 운명조차 우리의 손에 달려 있다는 뜻이야.”

“맞아! 김예훈, 고분고분 말이나 듣지? 우리가 원하는 건 뭐든지 해야 해! 아니면 지금 이 순간부터 너랑 정민아는 성남시에 얼씬거리지도 못할 거야.”

장소훈의 웃음소리는 거만하고 거침없었다.

왜냐하면 정말 오래간만에 재미있는 장난감을 손에 넣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라면 아무리 모욕을 당해도 가만히 참고 있거나 아예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할 테지만, 김예훈처럼 반항하는 장난감은 극히 드물었기에 다들 끓어오르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지금 협박하는 건가?”

김예훈은 웃음이 터질 뻔했다.

원래 이런 하찮은 인간들은 언제나 관심 밖이었고, 아무리 기회주의자라고 해도 굳이 언쟁을 벌일 생각이 없었다. 어쨌거나 비슷한 부류의 사람은 차고 넘쳤다.

그런데 문제는 이 사람들이 떼거리로 모여들어 그에게 협박을 마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예훈은 어이가 없었다.

바보는 많이 봤지만, 이 정도로 멍청한 사람들은 난생처음 본다.

“너를 협박하는 게 아니라 사회라는 곳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여주려고 조언을 해주는 거지. 우리 말 한마디면 정 씨 일가는 풍비박산 당할 것이며, 정민아는 빈털터리 신세에 나앉는다는 걸 알아야 해. 그리고 넌, 빌붙을 상대조차 잃게 된다고!”

이유정은 마치 다른 사람의 생사를 결정할 수 있는 여왕이라도 된 듯 단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다른 제안은 어때? 기생오라비 짓을 하는 건 불가능해.”

김예훈이 무심하게 말했다. 그는 이 사람들이 대체 무슨 수작을 더 부릴 수 있는지 두고 볼 작정이었다.

이유정은 천천히 다가가더니 김예훈을 한참 위아래로 훑어보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

“흥미롭군, 배짱은 있네? 기생오라비는 못 하겠다고? 그럼 이건 어때? 만약 우리를 즐겁게만 해준다면 정민아를 봐주는 건 일도 아니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이유정은 테이블에서 와인잔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