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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8화

김예훈의 모습을 본 장소훈이 버럭 화를 냈다.

“쓰레기야, 내 말 안 들려? 아니면 사람 말뜻을 이해 못 할 정도로 멍청한 거야?”

“주임님, 됐어요. 신발 닦게 하는 게 무슨 대수라고, 차라리 무릎을 꿇고 개 흉내 내는 건 어때요?”

이유정은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아름다운 겉모습과 달리 입만 열면 살벌한 말뿐이라니!

“김예훈, 유 팀장의 체면을 생각해서 네가 무릎 꿇고 개 짖는 소리를 얼추 비슷하게 흉내 낸다면, 앞으로 정민아와 정씨 일가를 절대 건드리지 않겠다고 약속할게, 어때?”

이유정의 말에 다들 눈이 반짝 빛났다. 김예훈에게 신발 닦게 하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지 않냐는 말이다.

다들 잇달아 휴대폰을 꺼내더니 촬영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얼른 무릎 꿇어!”

“아랫사람이라면 우리 앞에서 개 흉내 내는 것도 당연할 일이지.”

“우리한테 잘 보이려고 애쓰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다만 우리가 눈에 안 차서 그렇지.”

“김예훈, 영광인 줄 알아!”

김예훈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이 정도로 밥맛이라니,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역시나 김병욱 무리가 키워낸 앞잡이답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김예훈의 표정은 이유정을 비롯한 사람의 눈에 고민하고 망설이는 모습으로 비쳤다.

스스로 임원이라고 자처하는 인간들이 박장대소했다.

“꿇어! 정민아가 고생하는 꼴 보고 싶어? 일생에 한 번뿐인 기회잖아. 개 짖는 소리만 흉내 낸다면 앞으로 잘 나가는 우리가 너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게. 김예훈, 현실을 직시하는 게 좋을 거야! 만약 유 팀장이 널 부르지 않았더라면 우리 앞에서 개 흉내 내는 자격도 없었을 테니까.”

이유정은 와인병을 집어 들고 김예훈 앞에서 세게 내리치며 버럭댔다.

“얼른 꿇으라고! 사람 말 못 알아듣겠어?”

이유정은 매우 들뜬 상태였다. 과연 그녀에게 이보다 더 즐거운 상황이 있을까?

김예훈이 반항할수록 무참히 발로 짓밟는 순간 짜릿한 느낌은 더 강해지기 마련이다.

어쨌거나 임원이라 자칭하는 이들은 스스로 우월한 사람이라고 여겼을 뿐,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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