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새끼가! 너 누구야!”허민재는 얼굴을 부여잡고 일어서면서 보디가드들한테 가만히 있으라고 손짓했다.희망호는 허민재의 구역이기 때문에 이 구역에서는 거들먹거릴 만했다.그런데 이런 구역에서 허민재를 건드린 사람은 바보이거나, 미치거나,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을 경우였다.그런데 바보가 어떻게 삼엄한 경비를 뚫고 이곳에 나타날 수가 있겠는가?그래서 본능적으로 상대가 도대체 어떤 신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물어본 것이다.“내가 누구냐고? 김예훈. 그런데 내가 너 때린 게 뭐 어때서? 도박패를 쥐고 있는 밀양 허씨 가문 둘째 도련님으로서, 희망호 대주주로서 패배를 인정하지 못해? 그것도 모자라 손님을 모함할 생각까지 하다니. 너 같은 사람을 때리지 않으면 나 자신한테 미안할까 봐서 그래.”김예훈은 비록 전체 과정을 몰랐지만 속임수라는 단어만 들어도 알수 있었다. 추하린 성격으로는 절대 이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었다.추문성의 도움 요청과 공진해의 판단을 봤을 때, 딱봐도 허민재의 꿍꿍이라는 것을 알수 있었다.“김예훈? 허도겸의 두 다리를 부러뜨리고, 오늘 허준서마저 짓밟은 김예훈?”허민재는 수상한 눈빛으로 김예훈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오늘의 목적이 김예훈이라 진작에 준비를 마친 상태였지만 그가 이 정도로 막무가내로 나올 줄 몰랐다.“너 이 자식. 내가 누군지 알아? 난 그 두 병신이랑 다르다고! 난 밀양 허씨 가문의 진정한 핵심 인물이자 도박왕 자리를 물려받을 자격 있는 허씨 가문 둘째 도련님인 허민재라고. 너희가 소문으로만 듣던 도박왕이 바로 우리 아버지라고! 그리고 난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인 김현민의 의형제이기도 한데 네가 감히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내 뺨을 때린 죄로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알아?”허민재는 여전히 차가운 눈빛으로 김예훈을 아래위로 훑어보고 있었다. 이 순간, 김예훈은 물론 그의 온 가족마저 죽여버리고 싶은 심정이다.뒤로 물러섰던 보디가드들은 하나같이 총알을 장전하고 김예훈을 포위하려고 했다.쨕!김예훈
“김예훈...”추하린이 본능적으로 김예훈을 말려보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추문성은 오히려 팔짱을 끼고 구경만 할 뿐이다.허민재가 얼굴을 문지르더니 한참 뒤 정신을 차리고 이를 갈면서 말했다.“김예훈. 감히 나한테 또 손찌검해? 죽고 싶어?”“왜. 내가 때리면 안 돼?”김예훈의 표정은 담담하기만 했다.“한 대 더 맞아볼래?”“이 자식이! 넌 오늘 죽었어! 하느님이 오셔도 널 구하지 못해!”허민재는 극도로 일그러진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죽기보다 못하다는 말이 어떤 건지 오늘 똑똑히 보여줄게.”이때, 허민재가 옆에 있던 와인병을 들자 김예훈은 피식 웃고 말았다.“진심이야? 허준서는 나한테 뺨을 맞고도 꼼짝 못 하고, 허도겸은 두 다리가 부러져서 침대에서 내려오지도 못하는데... 허씨 가문은 나한테 아무것도 아니야. 그런데 정말 나한테 손댈 수 있다고 생각해? 제정신이 아닌 거 아니야?”“김예훈. 너한테 좀 맞았다고 우리 밀양 허씨 가문이 만만해 보여?”허민재는 어이가 없어서 피식 웃었다.‘설마 내 구역에서도 잘나갈 줄 알았던 건 아니지? 감히 우리 밀양 허씨 가문을 건드려? 정말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김예훈과 허민재의 대화를 들은 도박꾼, 딜러, 직원들은 더욱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이렇게 된 이상 오늘 밤 무조건 큰일이 벌어질 거라고 생각했다.이들은 이 상황을 구경하는 대신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다.하지만 보디가드들이 막고 있어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했다.그래서 구경꾼들은 그저 두려움에 떨면서 구석에 몸을 숨길 뿐이다. 이 중에 김예훈이 쓸데없이 허씨 가문 둘째 도련님을 건드려서 일이 커졌다고 욕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김예훈은 분노가 폭발한 허민재를 무시한 채 추문성한테서 사건의 경과를 엿들었다.빚이 어디서 굴러온 건지도 모르겠다는 말에 김예훈은 상대방의 목표가 자신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허민재는 이 사건의 계획자가 아니더라도 조력자는 분명했다. 김예훈은 밀양 허씨 가문의 사람으로서 패배조차 인정하지 못하는
두둥!열몇 명의 보디가드들은 동시에 김예훈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꺅!”이런 상황을 보지 못한 적잖은 예쁘장한 여자들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하지만 김예훈이 나서기 전에 추문성이 먼저 나섰다.당도 부대에서 전역한 장병으로서 김예훈이 먼저 움직이게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그의 움직임은 마치 금방 칼집에서 꺼낸 당도처럼 눈부시고 빨랐다.눈깜짝할 사이에 보디가드들은 추문성한테 뺨 맞아 바닥에 널브러져 입과 코에서 피를 뿜어냈고, 한참 동안 일어서지도 못했다.보디가드를 때려눕힌 추문성은 기가 모아져 점입가경에 이르렀다. 동작이 하도 빠른 나머지 상대방은 손을 대는 족족 저 멀리 날아갔다.퍽!마지막 한 명은 추문성의 발에 걷어차여 도박판에 떨어진 채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이 모습을 보고있던 허민재는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 추문성의 실력이 이 정도로 대단한 줄 몰랐던 모양이다.‘분명 예전에는 날라리였는데 3년 사이에 이 정도의 실력자로 거듭났다고? 말도 안 돼.’“좋았어. 그런데 고칠 부분이 있긴 해. 아까는 동작이 너무 현란했어. 내가 몇 번 말했어. 살벌한 무술 세계에선 스피드가 생명이라고. 불필요한 동작을 포기하면 실력이 한층 더 나아질 거야.”김예훈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추문성에게 조언을 보냈다.전역해서도 이런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건 추문성이 전역했다고 무술을 연마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총사령관의 칭찬을 받는다는 건 더없는 영광이라 추문성은 기분이 좋았다.비록 아주 간단한 조언이었지만 이로써 부족한 점을 깨달을 수 있었다.부족한 점을 고치고 견지만 한다면 무신 급 실력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칭찬을 마친 김예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허민재를 쳐다보았다.“그래도 내가 말한 두 가지 선택 중에서 한가지 고르는 것이 나을 텐데? 세 번째 길은 아예 가지도 못할 것을.”허민재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눈가를 파르르 떨더니 아무 말 없이 김예훈을 쳐다보다 누군가에게 문자 한 통을 보냈다.“김예훈. 이만 가. 이곳은 허민
비록 열세에 처하긴 했지만 추문성은 전혀 두렵지 않았다. 그는 상대방의 공격을 막는 동시에 앞으로 덮치면서 손을 뻗었다.퍽!상대방은 어마어마한 손아귀 힘에 뒤로 십몇 미터 물러서면서 나무 바닥까지 박살냈다.김예훈은 그제야 상대방이 중년의 남성이라는 것을 확인했다.한국인의 생김새긴 했지만 입고있는 옷을 보면 리카 제국 사람처럼 보였다.“스크라. 그만해.”바로 이때, 입구에서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시크라 공격을 막을 정도면 이곳에서 난리 피울 만하지. 시크라는 리카 제국 말 부대에서 전역한 장병이라 실력이 강한데 말이야. 그런데 실력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허 도련님을 때리면 안 되지. 우리 리카 제국 임씨 가문의 파트너인데 말이야.”이때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치장한 한 무리의 사람들이 귀족 포스를 풍기면서 걸어들어왔다.제일 앞장선 사람은 파마머리에 점잖아 보이는 남자였다. 잘생긴 얼굴에 은은하게 미소까지 짓고 있으니 누가 봐도 꽃미남이었다. 스타일이나 포스를 보면 허민재보다도 한 레벨 위였다.리카 제국 임씨 가문이라는 말에 김예훈은 표정이 의미심장해졌다.세상이 좁다더니 성남에서 자신한테 쫓겨난 리카 제국 임씨 가문이 다시 이곳에 나타날 줄 몰랐다.그런데 곰곰히 생각해 보면 이상할 것도 없었다. 희망호 최대 주주가 리카 제국 사람이라고 들었는데 지금 보니 임씨 가문인 듯싶다.김예훈이 생각에 잠겨있을 때, 허민재는 이미 주동적으로 그 남자 앞으로 다가가는 중이었다.“임 도련님. 마침 잘 오셨어요. 이놈들이 제 구역에서 난동을 부리고 있었다고요. 속임수를 써서 저한테서 몇천억 원을 가져가려는 것도 모자라 사람을 때리기까지 했어요. 도저히 말릴 수가 없었어요. 도련님과 리카 제국 임씨 가문을 언급해도 끄떡없더라고요. 이건 밀양 허씨 가문은 물론 리카 제국 임씨 가문, 그리고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마저 우습게 생각하는 거라고요.”비록 아까 임씨 가문을 언급한 적도 없지만 일부러 성질을 건드리기 위해 김예훈에게 죄를 하나 더 뒤집
허민재는 정말 김예훈을 죽이고 추하린을 자기 여자로 만들려는 속셈이었다.그런데 추문성의 실력이 이 정도일 줄 몰랐는지 임현우를 불러올 수밖에 없었다.임현우는 허민재에게 답장하는 대신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꼬고선 시가에 불을 붙였다.그가 시가 연기를 뿜어내는 순간 상위자의 포스가 풍겼다.시가를 다 피워갈 때쯤, 그제야 김예훈과 추하린을 보면서 예의 갖춰 말했다.“자, 지금부터 나에 대한 자기소개를 하지. 난 임씨 가문 후계자인 임현우라고 해. 너희가 임씨 가문에 대해 잘 아는 것이 없을텐데 간단히 소개해 줄게. 임씨 가문은 리카 제국 10대 재벌가 중의 하나로서 어둠의 성에 있는 12개의 도박패 중에 무려 3개를 가지고 있지. 희망호는 바로 우리 임씨 가문의 구역이고. 우리 구역에서 속임수를 쓰고, 사람을 때린 건 리카 제국 법도에 어긋나는 일이야. 그것도 모자라 우리 임씨 가문의 존재를 무시하는 거라고! 우리가 최근 몇 년 동안 조용히 지내고 있었더니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나 봐. 허 도련님한테 두 가지 선택의 자유를 줬다면서? 그러면 나도 기회를 한 번 더 주지. 첫째, 이 바닥 규칙대로 2배로 배상하고, 손목을 자르면 없던 일로 해줄게. 둘째, 아무한테나 전화할 기회를 줄게. 누구를 불러오든 내가 무서워할 만한 존재라면 돈을 가지고 이곳을 벗어나도 좋아. 반대로 내가 보상을 해주지. 그런데 내가 말해주는데. 불러온 사람이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너희들과 함께 손목을 잘라야 할 거야.”임현우는 담담한 표정으로 시가 연기를 뿜어냈다. 내뱉는 말마다 위압감이 느껴져 농담처럼 느껴지지 않았다.그와 동행한 부하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무기를 꺼내 장전했다.무기마다 심상치 않았고 그중에 중무기도 있었다.이로써 이들의 신분을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자신의 실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선포하는 것과도 같았다.“과연 어떤 사람을 불러올지 지켜봐야겠어!”허민재는 든든하게 뒤를 지켜주는 임현우의 모습에 으쓱하기만 했다.허민재는 김예훈 일행의 퇴로를
“밀양 1인자의 따님이시군요. 그러길래 막무가내로 제 구역까지 침범하시죠.”임현우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그런데 아무리 추양주 씨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해도 오늘 저녁에 벌어진 일을 해결하지 못할 거예요. 다른 사람을 불러오시죠.”임현우의 눈에는 추양주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 봤자 그저 밀양 1인자일 뿐이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추양주를 무서워했겠지만 리카 제국 임씨 가문에는 존재감이 없었다.밀양 허씨 가문과 추씨 가문 중에서 어느 가문을 선택해야 할지 임현우는 잘 알고 있었다.리카 제국 임씨 가문은 늘 한국인을 무시했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에서는 절대 고개 숙일 일이 없었다.김예훈이 무슨 말을 하려고 할때 추하린이 먼저 나서서 참고 있던 화를 뿜어냈다.“임 도련님께서도 도리를 지키는 사람이잖아요. 오늘 누가 맞고 누가 틀렸는지는 일단 따지지 않을게요. 저희가 양보해 드릴 수는 있어요. 임씨 가문, 그리고 허씨 가문에 사과드리는 의미로 4천억 원은 두고 갈게요. 여기까지 하시죠. 어때요?”임현우가 추씨 가문을 거들떠보지도 않아서 불쾌했지만 분위기상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어떻게 처리할지는 제가 알아서 할게요.”임현우는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사람 불러올 기회를 드릴게요. 저희가 무서워할 만한 사람을 불러오지 않으면 저희 방식대로 처리할 거예요. 두 배로 배상하고, 손목을 알아서 자르고 꺼져야 할 거예요. 저는 인내심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서 그러는데 제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 주세요.”임현우의 손짓하나에 누군가 와인을 가져와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임현우는 와인이 담긴 와인잔을 흔들더니 웃으면서 말했다.“제가 이 이거 다 마실 때까지 배상도 하지 않고, 손목도 자르지 않으면 물고기 밥으로 바다에 던져버릴 거예요.”“물고기 밥은 무슨!”쨍그랑!김예훈은 갑자기 앞으로 나서서 와인병으로 임현우의 머리를 내리쳤다.유리 조각이 사방으로 날리고, 피가 뿜어져 나오는 순간 현장은 고요해지고 말았다.임현우의 모습은 처량하기 그지없었다.
“이런 제기랄!”한 무리의 보디가드들이 김예훈을 덮치려고 했다.이들은 총을 장전한 채 김예훈의 머리를 겨냥하고 있었다.이때 추문성이 본능적으로 김예훈의 앞을 가로막아 섰다.하지만 김예훈은 눈 한 번 깜짝하지 않고 손에 쥐고 있던 깨진 와인병을 임현우의 목에 갖다 댔다.날카로운 유리에 목이 찔린 임현우는 피를 흘리고 있었다.“이런 젠장! 감히 임 도련님을 인질로 삼아? 죽고 싶어?”“임 도련님을 그만 놔줘. 안 그러면 죽여버릴 거야.”“계속 안 놔주면 총으로 쏴버릴 거야.”허민재는 깜짝 놀란 것도 잠시, 총을 하나 빼앗아 장전하고서 시크라와 함께 김예훈을 겨냥했다.지금 당장 김예훈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고 싶었다.김예훈의 행동은 그야말로 이들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상대방에게 으름장을 놓으면 생명의 위협을 받지 않을 줄 알았지만 임현우를 인질로 삼을 줄 몰랐다.‘손가락을 잘못 놀려서 임 도련님을 저세상으로 보내버리면 어떡하지?’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임현우의 목에 대고 있던 와인병을 툭툭 건드리더니 말했다.“임 도련님, 그래도 사람을 불러올까요?”추하린은 눈을 파르르 떨었다.김예훈의 살기를 느끼고 그만하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그래도 냉정해지기로 했다.입을 여는 순간 김예훈의 신분이 들통날지도 몰랐기 때문이다.이 상황을 믿기 어려워하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추하린은 골치가 아프기만 했다. 이때, 임현우는 차가운 표정으로 얼굴에 묻어있는 피를 닦아내더니 아무렇지않게 와인을 마셨다.피를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지만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었다. 그는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허민재 등에게 흥분하지 말라고 손짓하고서는 김예훈을 쳐다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김예훈이라고 했지? 정말 날 죽이려고?”김예훈은 피식 웃고 말았다.“제가 죽일 수 있을지 말지 한번 지켜보시든가요.”“날 죽이겠다고? 이러면 너한테 좋은 점이 뭐가 있는데.”임현우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한마디 한마디 내뱉었다.“나를 죽여봤자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이곳을 벗어나지
임현우는 김예훈이 무슨 신분을 가지고 있든 자기를 죽이기만 한다면 열 배, 백배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생각했다.임현우는 김예훈이 미친 것이 아니라 기껏 해 살려고 발버둥 치는 줄 알고 그가 절대 막무가내로 움직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김예훈이 피식 웃더니 말했다.“임 도련님, 정말 다시 보게 되네요. 일반적인 세자님이나 도련님은 이런 상황에서 진작에 기절했을 건데 도련님은 역시나 임씨 가문의 후계자시네요. 제가 좋은 마음에 한마디 해드리는데, 저를 절대 자극하지 마세요. 아니면 나중에 후회할 겨를도 없을 거예요...”김예훈이 담담한 표정으로 임현우의 목에 와인병을 더욱 깊게 갖다 대자 피가 더 많이 흘러나왔다.임현우는 못본 척 담담하게 말했다.“김예훈, 네가 우리 리카 제국 임씨 가문에 대해 잘 모를 수 있어서 한마디 충고해주는데, 우리한테는 체면이 목숨보다도 더 중요해. 날 죽여도 되지만 우리 임씨 가문의 체면은 짓밟지 말았어야 해. 내가 죽어도 우리 임씨 가문은 두번째, 세 번째 후계자를 다시 찾아내면 돼. 그런데 너희 가족들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 그러니까 죽이고 싶으면 빨리 죽여. 서로의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임 도련님은 정말 죽는 게 두렵지 않으신 분이네요. 참 대단하시네요.”이 순간, 김예훈이 조금만 힘쓴다면 임현우의 기도가 뚫려 목숨을 잃을지도 몰랐다.하지만 임현우는 여전히 아무렇지 않은 듯한 표정이었다.막무가내인 임현우가 똑같이 막무가내인 김예훈을 만났을 때, 누가 더 독한 마음을 품고 있는지의 싸움이었다.이 광경에 허민재 등은 등골이 오싹해졌고, 보디가드들은 함부로 움직이지도 못했다.임현우는 죽는 것이 두렵지 않았지만 이 사람들은 달랐다.임현우가 죽어버리면 똑같이 따라서 죽어야 했기 때문이다.“우리는 원래 이런 스타일이야.”임현우는 여전히 아무렇지 않은 듯했다.“은혜를 입었으면 갚고, 원한이 있으면 되돌려주는 거지. 우리의 체면을 세워주면 10배로 갚고, 우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