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재는 오늘 저녁 이미 손쉽게 1,800억 원을 따낸 상태였다. 추문성이 빚진 4천억 원에 이번 판까지 이겨버리면 추하린을 쉽게 장악할 수 있었다.심지어 추양주마저 말이다.이때, 자신만만해 있던 허민재는 더 이상 표정 관리를 하지 않고 마지막 카드까지 공개하더니 피식 웃었다.“더블 K, 더블 A. 투 더블. 추하린 씨, 이제 오픈하시죠. 가지고 있는 카드가 스트레이트 플러쉬가 아니라면 제가 이기는 판이에요.’추하린은 입가에 미소를 짓더니 오른손으로 마지막 카드를 오픈했다.“10, J, Q, K, A. 스트레이트 플러쉬. 제가 이겼네요?”추하린은 담담한 표정으로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수표를 다시 거뒀다.스트레이트 플러쉬를 가지고 있으면 패배할 일이 없었다.아까까지만 해도 자신만만해하던 허민재는 표정이 확 변하고 말았다.“말도 안 돼.”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추문성은 이 광경을 보고 멈칫하고 말았다.“이번 판은 제가 이겼으므로 모든 칩과 허민재 씨의 4천억 원까지 하면 총 8천억 원을 따낸 거네요. 제 동생이 빚진 4천억 원을 빼면 4천억 원을 가져갈수 있네요? 칩들은 빚 갚는 데 쓰고 수표는 가져가도 괜찮죠?”추하린은 이대로 뒤돌아 이곳을 떠나려고 했다.제자리에 얼어붙어 있던 추문성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역시 누나는 달라. 일단 먼저 져주고 올인으로 전에 졌던 부분까지 다시 따낸 것도 모자라 내 빚까지 갚아주고도 4천억 원을 챙겨갈 수 있다니. 허민재 저 자식 화가 나서 미쳐버릴 것 같은데?’이 두 오누이가 떠나려고 하자 허민재는 갑자기 태세 전환하면서 추하린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속임수를 쓰다니.”“속임수?”추하린은 뒤돌아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허민재 씨. 패배를 인정하셔야죠. 저한테 속임수를 썼다고 말하는 건 이 자리에 계시는 사람들은 물론 자기 자신을 우습게 생각하는 거예요. 희망호 로건이 바로 공평 공정 아니에요? 이곳에서는 아무도 속임수를 쓸 수 없는 거잖아요. 제가 속임수를 썼다고 생각하시면 CCTV
“속임수를 썼다는 증거, 바로 여기 있어요.”허민재는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추하린의 가슴에서 스페이드 에이스 한장을 꺼냈다.뒤이어 추하린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또 그녀의 미니스커트 변두리에서 하트 에이스 한장을 꺼냈다.뒤이어 다이아몬드 에이스, 클로버 에이스...허민재는 추하린의 몸에서 카드를 한 장 또 한 장 꺼내어 바닥에 던졌다.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고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이게 뭐야.”“감히 희망호에서 속임수를 써?”“추하린 씨 정말 염치가 없는 사람이네.”“오래 살다 보니 밀양 허씨 가문 사람 앞에서 속임수를 쓰는 것도 보네.”“정말 공자 앞에서 문자쓰는 거나 다름없네.”이들은 추하린이 정말 속임수를 쓸 줄 모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추하린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가만히 있을 뿐이다. 허민재가 추하린도 모르게 그녀의 몸에서 카드를 빼내는 것을 보니 도박 기술로 다른 사람한테 죄를 뒤집어씌울 정도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추하린의 일그러진 표정을 보고 허민재는 손뼉을 치기 시작했다.“추하린 씨. 어때요? 지금은 인증도 물증도 다 있는데 이곳에 남아있을 거예요?”추하린이 냉랭하게 말했다.“허민재 씨, 미친 거 아니에요? 허씨 가문 도박 기술이면 저한테 죄를 뒤집어씌워도 된다고 생각해요? 제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잊었어요? 제가 속임수를 썼다고 의심되면 같이 CCTV를 확인해 보든가요. 정말 제가 한 짓이라고 밝혀지면 손목을 잘라도 좋아요. 그런데 제가 한 짓이 아니라면 당신이 저를 모함한 대가로 두 손목은 물론 눈알도 파버려야 할 거예요. 확인해 보시겠어요?”추하린이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직원을 보면서 말했다.“밀양 경찰서 서열 2위의 명의로 명령합니다. CCTV를...”직원이 움직이려고 하자 허민재가 손뼉을 치면서 웃는 것이다.“제가 보기엔 추하린 씨가 미친 것 같은데요? 밀양 경찰서 서열 2위면서 이곳이 공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어요? 그깟 권력은 이곳에서 소용도 없다고요. 이곳에서는 제가 바로 법도인
허민재는 여전히 시가 연기를 뿜어내면서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추하린을 쳐다보았다.“추하린 씨, 어떻게 잘 생각해 보셨어요? 어렵다면 제가 대신 결정을 내려드릴까요?”추하린이 피식 웃었다.“허민재 씨, 돌았어요? 아니면 취했어요? 당신이 속임수를 썼다고 하면 쓴 거예요? 마음대로 처벌을 내릴 정도로 정말 희망호가 당신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맨날 밀양 허씨 가문이 왕이라고 하더니 정말 허씨 가문의 왕이라도 된 줄 아나 봐. 저랑 하룻밤 보내자고요? 자기 외모부터 체크해 보세요.”허민재가 박장대소를 지었다.“추하린 씨가 잘 모르는 것 같은데 희망호가 저희 허씨 가문의 소유는 아니더라도 30%의 지분은 가지고 있어요. 밀양에서 제 말이 안 먹혀도 희망호에서는 제가 하는 말이 바로 법도라고요. 눈치가 있으면 돈 내려놓고 저랑 하룻밤 자든가. 아니면 동생 팔다리를 끊어버리고 당신이 나한테 치욕을 당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할 거예요. 엄청 재미있을 것 같은데.”이때 허민재의 손짓하나에 뒤에 서 있던 몇몇 보디가드들이 앞으로 덮치려고 했다.일부는 추문성이 꼼짝 못 하게 잡으려고 했고 일부는 추하린을 생포하려고 그쪽으로 다가갔다.“꺼져!”하지만 다가가기도 전에 추문성이 폭발적인 힘을 쓰는 바람에 두 보디가드가 저 멀리 날아가고 말았다.그중 한 명은 바닥에 떨어져 처참한 모습으로 피를 뿜어내고 있었다.“어머. 사람들이 네가 당도 부대를 잠깐 다녀와서 장병급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하길래 믿지 않았는데 오늘 이렇게 보여주네? 시간 있으면 나도 한번 다녀와야겠어.”허민재는 추문성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흥미진진하게 쳐다볼 뿐이다.“아쉽게도 이곳은 내 구역이라 장병급은 물론 무신급 실력자가 와도 아무런 소용이 없어. 너희 둘은 이곳을 벗어나지 못해!”허민재의 손짓하나에 VIP실 밖에서 수십 명의 살기가 느껴지는 외국 보디가드들이 걸어들어왔다.하나같이 언제든지 사격할 것처럼 총을 장전하고 있었다.현장에 있던 도박꾼들과 딜러, 직원들은 소리도 내지 못하고 구석
“저희 허씨 가문에서 당연히 법도를 지켜야죠. 비즈니스를 하려면 민중의 믿음이 필요한데. 그리고 저희 허씨 가문은 도박패는 물론 스카이 팰리스를 꼭 지킬 겁니다. 그러려면 더욱더 공평 공정해야죠. 저희 구역에서 속임수를 썼는데 가만히 내버려 둬서야 되겠어요?”허민재가 테이블을 퍽 치더니 냉랭하게 말했다.“제가 이곳을 통제하지 않았다면, 공평 공정하게 일을 처리하지 않았다면 이곳을 찾는 사람이 있었겠어요? 그리고 저희 허씨 가문의 돈은 속임수나 쓰는 사람한테 줄 순 없어요. 제가 말한 대로 하든지, 아니면 저희 보디가드분들이 처리하고 싶은 대로 처리하게 하든지 잘 선택해 보세요. 당신 장병급 동생이 대단한지, 아니면 보디가드분들 손에 쥐고 있는 총이 대단한지 한번 지켜보자고요.”허민재는 칩을 만지작거리면서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허민재 씨, 당신은 정말 눈에 뵈는 것이 없네요.”추하린은 표정이 차갑기만 했다.“정말 당신 뜻대로 될 줄 알아요? 함부로 하면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할지 생각해 보셨어요?”허민재는 당연하다는 식으로 말했다.“그럼요. 저는 물론 저희 허씨 가문 뜻대로 될 순 없다는 거 당연히 알죠. 그런데 추씨 가문에도 든든히 뒤를 봐주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뭐 달라질 거 있어요? 제 뒤에는 진주· 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김현민 수장님도 계신다는 거 알 텐데요? 김 수장님이 뒤를 봐주는 이상 진주와 밀양에서 저를 건드릴 사람이 있을까요? 제 말이 바로 법도라고 해도 반대할 사람이 없을텐데.”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한 허민재의 말에 추하린과 추문성의 심장은 철렁 내려앉고 말았다.‘큰일이네. 우리가 상대할 사람은 허민재가 아니라 진주· 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김현민이었어.’“나는 반대인데?”바로 이때, 입구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오면서 아까 총을 들고 있던 열몇 명의 보디가드들이 전부 다 저 멀리 날아가고 말았다.쨕!반응할 새도 없이 김예훈은 이미 허민재의 앞에 나타나 그의 뺨을 때려 바닥에 눕혔다.“주제 파악도 못 하면서 자
“이 새끼가! 너 누구야!”허민재는 얼굴을 부여잡고 일어서면서 보디가드들한테 가만히 있으라고 손짓했다.희망호는 허민재의 구역이기 때문에 이 구역에서는 거들먹거릴 만했다.그런데 이런 구역에서 허민재를 건드린 사람은 바보이거나, 미치거나,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을 경우였다.그런데 바보가 어떻게 삼엄한 경비를 뚫고 이곳에 나타날 수가 있겠는가?그래서 본능적으로 상대가 도대체 어떤 신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물어본 것이다.“내가 누구냐고? 김예훈. 그런데 내가 너 때린 게 뭐 어때서? 도박패를 쥐고 있는 밀양 허씨 가문 둘째 도련님으로서, 희망호 대주주로서 패배를 인정하지 못해? 그것도 모자라 손님을 모함할 생각까지 하다니. 너 같은 사람을 때리지 않으면 나 자신한테 미안할까 봐서 그래.”김예훈은 비록 전체 과정을 몰랐지만 속임수라는 단어만 들어도 알수 있었다. 추하린 성격으로는 절대 이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었다.추문성의 도움 요청과 공진해의 판단을 봤을 때, 딱봐도 허민재의 꿍꿍이라는 것을 알수 있었다.“김예훈? 허도겸의 두 다리를 부러뜨리고, 오늘 허준서마저 짓밟은 김예훈?”허민재는 수상한 눈빛으로 김예훈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오늘의 목적이 김예훈이라 진작에 준비를 마친 상태였지만 그가 이 정도로 막무가내로 나올 줄 몰랐다.“너 이 자식. 내가 누군지 알아? 난 그 두 병신이랑 다르다고! 난 밀양 허씨 가문의 진정한 핵심 인물이자 도박왕 자리를 물려받을 자격 있는 허씨 가문 둘째 도련님인 허민재라고. 너희가 소문으로만 듣던 도박왕이 바로 우리 아버지라고! 그리고 난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인 김현민의 의형제이기도 한데 네가 감히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내 뺨을 때린 죄로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알아?”허민재는 여전히 차가운 눈빛으로 김예훈을 아래위로 훑어보고 있었다. 이 순간, 김예훈은 물론 그의 온 가족마저 죽여버리고 싶은 심정이다.뒤로 물러섰던 보디가드들은 하나같이 총알을 장전하고 김예훈을 포위하려고 했다.쨕!김예훈
“김예훈...”추하린이 본능적으로 김예훈을 말려보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추문성은 오히려 팔짱을 끼고 구경만 할 뿐이다.허민재가 얼굴을 문지르더니 한참 뒤 정신을 차리고 이를 갈면서 말했다.“김예훈. 감히 나한테 또 손찌검해? 죽고 싶어?”“왜. 내가 때리면 안 돼?”김예훈의 표정은 담담하기만 했다.“한 대 더 맞아볼래?”“이 자식이! 넌 오늘 죽었어! 하느님이 오셔도 널 구하지 못해!”허민재는 극도로 일그러진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죽기보다 못하다는 말이 어떤 건지 오늘 똑똑히 보여줄게.”이때, 허민재가 옆에 있던 와인병을 들자 김예훈은 피식 웃고 말았다.“진심이야? 허준서는 나한테 뺨을 맞고도 꼼짝 못 하고, 허도겸은 두 다리가 부러져서 침대에서 내려오지도 못하는데... 허씨 가문은 나한테 아무것도 아니야. 그런데 정말 나한테 손댈 수 있다고 생각해? 제정신이 아닌 거 아니야?”“김예훈. 너한테 좀 맞았다고 우리 밀양 허씨 가문이 만만해 보여?”허민재는 어이가 없어서 피식 웃었다.‘설마 내 구역에서도 잘나갈 줄 알았던 건 아니지? 감히 우리 밀양 허씨 가문을 건드려? 정말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김예훈과 허민재의 대화를 들은 도박꾼, 딜러, 직원들은 더욱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이렇게 된 이상 오늘 밤 무조건 큰일이 벌어질 거라고 생각했다.이들은 이 상황을 구경하는 대신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다.하지만 보디가드들이 막고 있어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했다.그래서 구경꾼들은 그저 두려움에 떨면서 구석에 몸을 숨길 뿐이다. 이 중에 김예훈이 쓸데없이 허씨 가문 둘째 도련님을 건드려서 일이 커졌다고 욕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김예훈은 분노가 폭발한 허민재를 무시한 채 추문성한테서 사건의 경과를 엿들었다.빚이 어디서 굴러온 건지도 모르겠다는 말에 김예훈은 상대방의 목표가 자신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허민재는 이 사건의 계획자가 아니더라도 조력자는 분명했다. 김예훈은 밀양 허씨 가문의 사람으로서 패배조차 인정하지 못하는
두둥!열몇 명의 보디가드들은 동시에 김예훈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꺅!”이런 상황을 보지 못한 적잖은 예쁘장한 여자들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하지만 김예훈이 나서기 전에 추문성이 먼저 나섰다.당도 부대에서 전역한 장병으로서 김예훈이 먼저 움직이게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그의 움직임은 마치 금방 칼집에서 꺼낸 당도처럼 눈부시고 빨랐다.눈깜짝할 사이에 보디가드들은 추문성한테 뺨 맞아 바닥에 널브러져 입과 코에서 피를 뿜어냈고, 한참 동안 일어서지도 못했다.보디가드를 때려눕힌 추문성은 기가 모아져 점입가경에 이르렀다. 동작이 하도 빠른 나머지 상대방은 손을 대는 족족 저 멀리 날아갔다.퍽!마지막 한 명은 추문성의 발에 걷어차여 도박판에 떨어진 채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이 모습을 보고있던 허민재는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 추문성의 실력이 이 정도로 대단한 줄 몰랐던 모양이다.‘분명 예전에는 날라리였는데 3년 사이에 이 정도의 실력자로 거듭났다고? 말도 안 돼.’“좋았어. 그런데 고칠 부분이 있긴 해. 아까는 동작이 너무 현란했어. 내가 몇 번 말했어. 살벌한 무술 세계에선 스피드가 생명이라고. 불필요한 동작을 포기하면 실력이 한층 더 나아질 거야.”김예훈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추문성에게 조언을 보냈다.전역해서도 이런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건 추문성이 전역했다고 무술을 연마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총사령관의 칭찬을 받는다는 건 더없는 영광이라 추문성은 기분이 좋았다.비록 아주 간단한 조언이었지만 이로써 부족한 점을 깨달을 수 있었다.부족한 점을 고치고 견지만 한다면 무신 급 실력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칭찬을 마친 김예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허민재를 쳐다보았다.“그래도 내가 말한 두 가지 선택 중에서 한가지 고르는 것이 나을 텐데? 세 번째 길은 아예 가지도 못할 것을.”허민재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눈가를 파르르 떨더니 아무 말 없이 김예훈을 쳐다보다 누군가에게 문자 한 통을 보냈다.“김예훈. 이만 가. 이곳은 허민
비록 열세에 처하긴 했지만 추문성은 전혀 두렵지 않았다. 그는 상대방의 공격을 막는 동시에 앞으로 덮치면서 손을 뻗었다.퍽!상대방은 어마어마한 손아귀 힘에 뒤로 십몇 미터 물러서면서 나무 바닥까지 박살냈다.김예훈은 그제야 상대방이 중년의 남성이라는 것을 확인했다.한국인의 생김새긴 했지만 입고있는 옷을 보면 리카 제국 사람처럼 보였다.“스크라. 그만해.”바로 이때, 입구에서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시크라 공격을 막을 정도면 이곳에서 난리 피울 만하지. 시크라는 리카 제국 말 부대에서 전역한 장병이라 실력이 강한데 말이야. 그런데 실력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허 도련님을 때리면 안 되지. 우리 리카 제국 임씨 가문의 파트너인데 말이야.”이때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치장한 한 무리의 사람들이 귀족 포스를 풍기면서 걸어들어왔다.제일 앞장선 사람은 파마머리에 점잖아 보이는 남자였다. 잘생긴 얼굴에 은은하게 미소까지 짓고 있으니 누가 봐도 꽃미남이었다. 스타일이나 포스를 보면 허민재보다도 한 레벨 위였다.리카 제국 임씨 가문이라는 말에 김예훈은 표정이 의미심장해졌다.세상이 좁다더니 성남에서 자신한테 쫓겨난 리카 제국 임씨 가문이 다시 이곳에 나타날 줄 몰랐다.그런데 곰곰히 생각해 보면 이상할 것도 없었다. 희망호 최대 주주가 리카 제국 사람이라고 들었는데 지금 보니 임씨 가문인 듯싶다.김예훈이 생각에 잠겨있을 때, 허민재는 이미 주동적으로 그 남자 앞으로 다가가는 중이었다.“임 도련님. 마침 잘 오셨어요. 이놈들이 제 구역에서 난동을 부리고 있었다고요. 속임수를 써서 저한테서 몇천억 원을 가져가려는 것도 모자라 사람을 때리기까지 했어요. 도저히 말릴 수가 없었어요. 도련님과 리카 제국 임씨 가문을 언급해도 끄떡없더라고요. 이건 밀양 허씨 가문은 물론 리카 제국 임씨 가문, 그리고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마저 우습게 생각하는 거라고요.”비록 아까 임씨 가문을 언급한 적도 없지만 일부러 성질을 건드리기 위해 김예훈에게 죄를 하나 더 뒤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