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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정지용 이 또라이가 하은혜에게 달려가 프로포즈 했다가 YE 투자 회사 앞에서 쫓겨난 것도 모자라 이 때문에 투자금이 파토 났다는 사실이 몇 시간도 안 되는 사이에 남해시에 쫙 퍼졌다.

정씨 별장에 가족들이 다 모였다. 어르신은 잔뜩 인상을 쓰면서 테이블 중앙에 앉아 있다. 분위기가 썰렁했다.

정지용은 두 팔을 출 늘어뜨린 채 두려움과 부끄러움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 옆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흉한 표정으로 정지용을 놓고 한마디씩 했다.

“정지용, 너 바보니?”

“하은혜가 너에게 애정이 깊어? 그런데 아무도 아니잖아!”

“역시 너를 믿는 게 아니었어. 역시!”

“오늘 저녁 어찌 되었든 우리에게 설명해. 우리 정씨 사업뿐만 아니라 우리 가문의 신용도 너 때문에 다 망가졌어!”

말할수록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와 눈에 쌍불을 켜고 잡아먹을 듯이 이글거렸다.

“조급해 마요. 이 일은 반드시 해결될 거니까. 두 사람 사이에 말다툼이 있었거나 토라지거나 그랬을 수도 있잖아요. 지용을 믿어줘요.”

초조하게 앉아 있던 정민택이 입을 열었다.

어떻게 조급하지 않을 수가 있지? 어제 저녁만 해도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말하더니. 몇 시간만에 일이 이 지경이 됐다는 건 자칫하다 가문이 정지용 때문에 망할 수도 있다는 걸 의미한다.

그러니 평소에 존경을 받던 정민택도 모든 이익 앞에서는 아무도 아니었다.

그때 어르신이 실망한 눈길로 정지용을 봤다.

“지용, 나는 네가 우리 가문을 이끌어 줄 사람이라 믿었는데 너무 실망했다. 이 일을 어떻게 수습할 거냐? 말해 봐.”

정지용은 울상을 하며 말했다. “할아버지, 진짜 태도가 그렇게 빨리 바뀔지 생각도 못했어요. 너무 잔인해요. 하지만 걱정 마세요. 제가 꼭 해결할 게요.”

말을 하다 감정에 북받친 정지용이 당장 울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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