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이 눈을 번뜩이더니 웃으면서 말했다.“민아, 할아버지한테 화 난 거 알아. 전에는 너를 진심으로 믿어주지 않았어. 지금 이 자리에서 사과할게. 정민택, 지용도 민아한테 사과해!”정민택과 정지용이 서로 쳐다보더니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줄곧 강세를 부리던 사람들이 다들 보는 앞에서 정민아에게 사과를 하라니 절대 할 수 없었다.하지만 이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다. 정지용은 심호흡을 하더니 천천히 정민아를 향해 몸을 살짝 숙였다. “민아 누나, 내가 잘못했어요. 제발 용서해주세요.”고개를 숙인 정지용의 얼굴에 음흉한 기색이 스쳐갔다. 잘 감춘 덕에 누구도 그 눈빛을 보지 못했다.정민택도 빙그레 웃으며 입을 열었다. “민아, 지용이 사과했으니 큰아버지도 사과하마. 앞으로 더는 일을 만들지 않을게. 그러니 큰아버지 체면을 봐서라도 다시 한번 YE 투자 회사에 갈 수 있겠니?”“체면? 당신 부자에게도 체면이 있었어요? 일이 생기면 정민아고 일이 없으면 옆으로 툭 차버리고 대체 자기가 뭐라고 된 줄 알아? 하고 싶은 대로 막 부려먹어?”그때 임은숙이 벌떡 일어서더니 큰소리로 말했다. 원래 기 센 임은숙은 딸이 가져온 투자금이 뺏겼을 때 화를 참느라 힘들었다. 그런데 또 정민아를 찾으니 자연스럽게 폭발했다.“제수씨, 다 정씨 가문을 위해서야. 그까짓 일로 정씨 가문이 파산하면 좋겠어?”정민택이 싸늘하게 내뱉었다.파산이라는 말에 임은숙은 생각만해도 싫은 듯 몸을 부르르 떨었다. 지금까지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살았는데 어떻게 돈 없이 구질구질하게 살 수 있지? 진짜 그렇게 되면 차라리 죽는 게 더 나을 것이다.임은숙이 갑자기 태도를 바뀌었다.“민아, 아니면 네가 마지못해 승낙하면 안 되겠어?”“엄마, 내가 승낙하지 않는 게 아니라 할 수 없으니까 그래.”정민아는 급한 나머지 발을 동동 굴렀다. 원래 귀찮은 일인데 만약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또 자기 탓이 되어버린다. 정지용은 그렇게 좋은 마음으로 시킨 게 아니다. 틀림없이 책임을 전가할 사람을
”대표님, 사모님께서 또 회사에 오셨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송문영은 지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만약 정지용이 왔다면 욕을 하고 쫓아내면 그만인데 정민아의 신분이 특별해서 무례하게 대하지 못한다.“어? 민아가 또 왔다고?”김예훈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어르신도 여우처럼 영리해 분명 이 방법을 생각해냈을 것이다. 투자금이 없다면 강씨 가문은 진짜 망하게 되니까.김예훈은 정민아 얼굴이 떠오르면서 또 마음이 약해졌다.“이번에도 550억 줘.”“네?” 송문영이 놀랐다.“계약서는 저번과 똑같게 작성하고. 만약 또 행패를 부리면 그 자산을 바로 손에 넣어.”김예훈은 그 말만 했다.송문영은 이제야 알았다. ‘역시 대표님야. 한 손에 사탕 들고 다른 손엔 몽둥이를 들면서 정씨 가문을 갖고 놀고 있어.’“대표님, 그럼 계약서 작성하러 가보겠습니다.”송문영이 조심스럽게 말하자 김예훈이 담담하게 한마디 붙였다.“아직도 내가 가르쳐야 돼? 잠시 거절하는 척 하다가 미룬 뒤 마지막 날에 계약서를 어쩔 수 없이 하는 척 하라고. 나가봐.”“네, 한수 배웠습니다.”송문영이 인사를 하고 재빨리 사무실에서 나갔다. 정민아를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할 수 없었다.“정민아 씨 오셨네요. 이번엔 무슨 일로?”송문영은 활짝 웃으며 회의실로 들어갔다.생각보다 빨리 나타난 송문영을 보고 정민아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송 부장님, 투자금 말인데요. 전에 제가 정씨 사업부에 대한 계약 건에 대해 말씀드렸죠? 그게…”송문영이 바로 말을 잘랐다. “정민아 씨, 도와주기 싫다는 게 아니라 당신 가문에서 어떤 짓을 했는지는 나보다 더 잘 알 거예요. 우리 회사 프런트 직원에 이어 감히 하 비서까지 희롱을 하다니 무슨 말로 형용해야 되는지 모르겠네요. 그냥 생각이라는 게 없는 거 같아요.”정민아가 탄식했다. “송 부장님, 그냥 재벌 도련님들 코스프레 한다고 생각하고 무시하세요.”송문영이 담담하게 말했다. “무시? 솔직히 나도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온 사람이에요. 감히
대표 사무실에서 김예훈은 뒷짐을 지고 창밖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송문영 일 처리 잘 하네. 시기가 되면 총지배인 자리에 앉혀야겠네.”김예훈 뒤에 서 있던 하은혜가 어깨에 드린 머릿결을 쓸어 넘겼다. 오늘은 묶지 않고 긴 머리를 드리웠다.“알겠습니다. 송 부장 대신해 미리 감사하다는 말 드려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 “송문영에게 전달해. 연기할 때 리얼하게 하라고. 내 아내라고 해서 봐주거나 예의를 차릴 필요 없어. 부부 사이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니까.”말을 하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정민아에게 진심이었지만…하은혜가 앞에 한 말을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화들짝 놀라며 물었다.“대표님, 혹시…이혼해요?”“내가 이혼하면 이상하나?”김예훈이 창 밖을 보면서 탄식했다.“인정해. 나 3년 동안 진짜 진심으로 좋아했어. 하지만 민아는…”더는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정민아가 자신에게 어느 정도 호감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민아는 자신을 사랑하는 게 아니라 가족애 같은 혹은 강아지를 오래 키우면 정드는 그런 의미일 것이다. 정말로 그걸 확실히 알게 되는 날이 온다면 이런 결심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김예훈이 탄식하며 씁쓸해하는 모습을 본 하은혜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대표님, 사람을 불러서 거실 가구를 들였어요. 욕실은 아직 며칠 걸려야 인테리어를 완성할 수 있다네요. 오늘 저녁 잠시 우리 집에 와서 묵으시겠어요?”“그러지.”김예훈이 휴대폰을 꺼내서 한 번 보았다. 지금은 휴대폰 2 대를 갖고 있다. 신형 휴드폰은 사업용으로 사용하고 폴더폰은 정민아가 사준 유일한 선물이다. 그 안엔 정민아 번호만 저장했다. 그러나 오래기다려도 정민아는 전화를 주거나 문자도 보내지 않았다.“시간 되면 은행 좀 데려다 줘. 블랙카드 이용한도를 올려야겠어. 또 한도 초과하면 곤란하니까.”김예훈은 문득 다른 일이 생각났다. 어제 휴드폰을 사면서 진짜 창피해 죽는 줄 알았다. 그러니 은행에 가서 한도를 더 늘리려 했다.곧 하은혜가
블랙카드!이건 전설의 블랙카드다! 이 카드는 현재 남해시에 5장밖에 없다. 이 카드를 소유한 사람의 신분은 상상을 초월하는데.이주아가 겨우 냉정을 되찾았다. 블랙카드를 소유한 고객은 몇 사람밖에 안되니 본사에 모두 개인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텐데. ‘왜 이 고객은 전문 직원을 찾지 않고 한도 변경을 하기 위해 직접 찾아온 거지?’갑자기 이주아의 머리속에 무시무시한 생각이 스쳐지났다. ‘이 자식 블랙카드는 가짜이거나 훔친 거다!’퍼런 대낮에 사람이 어떻게 그런 양심 없는 짓을 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런 생각에 이주아가 과감히 경보 버튼을 눌렀다. 이내 경보음이 크게 울리며 총을 든 몇몇경비원이 비상입구에서 들어왔다.그 장면을 본 김예훈이 어리둥절했다.‘이건 또 무슨 상황이야? 설마 이 은행에서는 돈을 꺼내도 안 돼? 돈을 꺼내면 총으로 쏘는 건가?’김예훈의 표정을 본 이주아는 드디어 진실이 들어난 것에 희열을 느꼈다. 그리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 김예훈을 내려다봤다.“느낌이 왔어! 너 도둑이지? 어디서 이 카드를 훔쳐왔는지 모르겠지만, 남해시에 이 카드가 5장밖에 없거든? 다 내노라 하는 큰 인물들이지 너 같은 거지는 아니야!”이주아는 득의양양했다. 지금까지 살면서 도둑을 잡는 날도 오다니. 블랙카드를 주인에서 돌려줄 때면 무조건 호감을 살 것이다. 그러면 내 인생이 꽃밭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그 생각에 이주아는 저도 모르게 흥분했다. 자신이 이렇게 운이 좋다니 꿈에도 생각 못한 일이었다.그때 업무를 보던 고객들이 모두 뒤로 물러나면서 김예훈을 경계하듯이 보고 있었다.온 몸에 반짝이는 보석을 걸친 여자 한 명이 소리질렀다. “이 은행 뭐야? 남해시에서 가장 안전한 은행이라고 자부하지 않았어? 이런 곳에 왜 도둑이 와?”“맞아. 만약 손해라도 나면 어떻게 보상하려고? 그 책임을 질 수 있어?”“어서 파출소에 보내!!”주변 사람들은 손가락질하며 김예훈을 나쁜 도둑으로 몰았다. 어쨌든 도둑이라는 것은 모두가 싫
이주아는 말을 하면서 속으로 웃었다. 하은혜가 자신보다 더 예뻐서 조금은 질투했다. 성격이 삐뚤어져 인정하는 걸 싫어하니 어쨌든 상당히 불쾌했다.이 도둑놈도 대단했다. 블랙카드로 자신이 대표라고 사기를 치고 다니다니 진짜 뻔뻔하기 짝이 없다.하은혜는 이주아를 보면서 진지하게 말했다.“이봐요. 말을 가려서 하세요. 우리 회사 대표님한테 예의를 갖추지 않으면 우리도 다른 은행으로 갈아탈 거예요. 비록 상업은행이 잘 나간다고 하지만 남해시에 다른 은행도 많으니까요.”대표님은 200억도 눈 깜짝하지 않고 투자하는 사람인데 도둑이라고? 진짜 웃기고 자빠질 노릇이다.이주아가 하은혜를 위아래로 훑더니 비웃었다.“도둑이 아니라고? 그럼 이 블랙카드가 뭔지는 알아요? 우리 은행에서 유동자금 2000억 재테크 상품 2조 안 되면 이 블랙카드를 가질 자격도 없어! 거지 꼴을 해 갖고는 어디가 돈 있어 보이지? 블랙카드를 훔친 게 아니라면 어떻게 생겨났는데?”하은혜가 눈살을 찌푸렸다.“무례하게 굴지 말고 우리 대표님 카드 맞는지 아닌지는 비밀번호 확인하면 되잖아요.”그 말에 이주아는 더 노골적으로 비아냥거리며 반말을 해댔다.“비밀번호를 확인해? 이 카드는 휴대폰 번호로 인증하는 거 몰라? 카드를 긁으면 비밀번호가 맞든 틀리든 모두 카드 주인 휴대폰에 문자 뜰 텐데. 그때 카드 주인이 우리 은행을 고소하기라도 하면 어떡할 거야? 말이 쉽지 누구를 골탕 먹이려고 그래? 다 아는 척 잘난 척을 하지 마!”주변에서도 귓속말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이 여자는 얼굴만 예쁘지 머리는 텅 비었다고. ‘거지 꼴인 남자를 대표님이라고 부르다니 머리가 어떻게 된 게 아니냐?’그때 술배가 튀어나온 중년 남자가 뒷짐을 쥐고 내부에서 걸어 나왔다. 시끌벅적한 장면을 보고 잔뜩 인상을 구겼다.“무슨 일이야?”이주아가 재빠르게 답했다. “행장님, 이 도둑이 우리 고객의 블랙카드를 훔치고 돈을 이체하려고 해요.”뭐? 블랙카드?그 말에 은행장이 갑자기 당황해 식은땀을 흘렸다. 블랙
"대표님, 저는 괜찮은데 대표님은… '하은혜의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자사의 대표님은 어떤신분인데 이런 작은 곳에서 이런 대우를 받을 수가 있는가?김예훈은 담담하게 말했다. "나도 괜찮아요. 이따가 여기 지점장님을 불러와요. 내 개인 계좌, 회사 계좌, 그리고 우리가 투자한 기업, 회사 계좌 모두 더 이상 이 은행에 맡길 수 없어요.”"알겠습니다!” 하은혜는 얼른 고개를 끄덕였고 김예훈을 바라보는 눈동자에 존경이 가득 찼다. 대표님은 역시 대표님이다. 간단한 한마디일 뿐인데 이미 이 은행의 생사를 결정해버렸고 총장이 와도 소용이 없을 것이다."잘난 척! 아직도 잘난 척하다니 당신들이 배우를 안 해서 정말 아깝네요.” 이주아는 욕을 퍼부었다. "저기요. 가서 은행 카드를 가져와요!"한 경호원이 대답하고 재빠르게 앞으로 나와 김예훈의 손에 들고 있는 블랙카드를 잡았다.김예훈은 냉소하면서도 반항할 뜻이 없었고, 그들이 블랙카드를 가져가도록 내버려 두었다.......은행 사무실에서 이주아는 공손한 표정으로 블랙카드를 지점장에게 건네드렸다.지점장은 술배를 두드리며 빙그레 웃으며 입을 열었다: "주아 씨, 이번에 잘했어. 이런 신중함, 세심함은 우리 상업 은행의 슬로건이거든. 네가 이렇게 우리 중요한 고객의 자산 안전을 보호하다니, 이 일은 내가 본점에 보고할 테니 분명 너에게 표창을 할 거야. 네가 승진할 날이 머지않았으니, 그때가 되면 나 이 늙은이를 잊지 말아.”"지점장님, 무슨 말씀이세요? 이 안전의식은 모두 지점장님이 평소에 가르친 공로 아니세요? 본점에서 사람이 온다고 해도 그건 지점장님 덕분이에요.""하하하하, 그래, 그래. 다들 이주아 씨가 똑똑한 사람이라고 하던데, 과연 그렇구나…. 걱정할 거없어. 올해 지점 업적평가와 모범 근로자는 당연히 주아 씨를 우선 고려할 거야. 연말 보너스에 대해서도 걱정할 필요가 없어. 내 것이 있다면 주아 씨 것도 있을 거야!"지점장이 너털웃음을 터뜨렸다."알았어. 먼저 나가봐. 내가 본점에 보고해야겠
하지만 김예훈은 상당히 자제한 편이다. 하은혜에게 손을 대려던 경호원을 제외하고는 다른 사람들은 심하게 때리지 않았다.지금 이 경호원의 몸은 일그러지고 얼굴이 아파서 계속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이 도둑놈의 솜씨가 너무 좋고 날렵한 거 아닌가?이 경호원들은 몇 년 동안 안일하게 지내왔고 잘하는 게 별로 없지만 실력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비참하게 당할 줄은 몰랐다.하지만 이주아는 이 장면을 멍하니 바라보며 한동안 반응하지 못했다. 만약 세상에 후회약이 있다면 그녀는 다시는 감히 김예훈의 휴대폰을 뺐지 않을 것이다.김예훈도 멈출 생각이 없었고, 이 경호원의 종아리를 발로 걷어차서 바로 무릎을 꿇게 한 뒤 담담하게 말했다. "남자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여자를 때리면 안 돼. 이건 원칙이야. 제대로 사과하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오늘 내가 너를 망가뜨릴 것이다.""아! 미친 새끼! 여기가 어딘지 알아? 너는 죽었어!" 이 경호원은 팀장이며 이 은행에서 다소 위상이 있는데 언제 이런 대접을 받아 보았을까? 지금 그는 이를 악물고 입을 열었으며 어찌 쉽게 지려고 할까?"그래?" 모든 사람들이 놀란 눈빛으로 보는 데서 김예훈은 발을 걷어차 경호팀장의 종아리를 부러뜨렸다.곧이어 그의 시선이 반대쪽 다리에 쏠렸으며 냉담하게 물었다. "사과할 거야?""여기… 누군가 좀 와 봐요! 빨리 누군가 여기 와 봐요!" 이주아는 참다못해 경호실 문을 빠르게 열고 큰 소리로 도움을 요청했다.그녀는 눈앞에서 일어난 장면을 믿기지 않았다. 은행에 경호원이 네다섯 명이나 있는데 이 도둑놈이 이렇게 날뛰다니? 죽고 싶은 건가? 우리가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두렵지 않는가?은행에서 하은혜만 당연하다는 얼굴이었고 자기 회사의 대표님이 얼마나 대단한 지 그녀는 잘 알고 있으며, 심지어 자신의 안위를 신경 쓰지 않았다면 김예훈은 진작에 나섰을 것이고 어떻게 지금까지 기다릴 수 있겠어?"이 새끼야! 우리 팀장을 놔!"이때 십여 명의 경호원이 들이닥쳤고, 그
"펑."바로 이때, 경호실 입구에 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났고, 십여 명의 경호원들이 배가 불룩 나온 지점장을 둘러싸고 들어왔다.지점장은 눈앞의 이 광경을 보면서 눈가를 살짝 찡그렸으며 그는 전화 한 통 하는 사이에 이렇게 큰일이 생길 줄은 몰랐다. 하지만 지금 은행장이 곧 도착하실 테니 자신은 후원자가 있기 때문에 그는 마음속으로 매우 침착했다."젊은 친구, 원래 당신은 은행 카드 한 장만 훔쳐서 파출소에 보내면 며칠만 있으면 끝날 일인데, 지금은 사실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 같네요."지점장이 빙그레 웃으며 입을 열었다.김예훈은 고개를 들어 그를 보며 웃었다. "지점장님이 또 오셨어요? 지점장님께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 지금 이렇게 날뛰어서 철판에 발을 찰까 봐 두렵지 않으세요? 이따가 내 앞에서 무릎 꿇어도 소용없을 것 같은데요?지점장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젊은 친구, 자네 솜씨도 있고 싸움도 잘한다는 걸 인정해요….""하지만 이 사회는 그렇게 돌아가지 않아요. 싸움을 잘 한다고 대단한 것이 아니에요. 당신이 아무리 대단해도 총알보다 더 하겠어요? 혼자서 100명을 상대할 수 있어요?”"이 사회에서 가장 대단한 것은 결국 두 가지예요. 하나는 돈이고, 하나는 권력이에요. 어느 하나라도 당신을 제압해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게 해요. 이 도리를 알고 있나요?"김예훈은 문득 깨달았다. "이런 도리였군요. 간단히 말하자면 지점장님에게는 돈과 권력이 최고죠."지점장은 어리둥절해하다가 웃으며 놀렸다. "맞아요. 나에게는… 돈 있고 권력 있으면 당연히 대단하죠.""권력은 말하지 않겠지만, 내가 돈은 얼마든지 있어요. 이 은행을 부수더라도 감히 두말 못할 걸요?"김예훈은 웃음이 느끼한 지점장을 보고 있었다."맞아요. 당신이 돈만 있으면 은행을 부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나보고 무릎 꿇으라고 해도 상관없어요. 아쉽지만 당신 돈이 있어요? 당신은 없죠." 지점장은 손뼉을 쳤다. "그만해요. 젊은 친구, 나의 힘을 낭비하지 말고 우리 사람을 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