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군은 이상하다는 듯 김예훈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명성은 이전부터 익히 들었습니다. 명성이 정말 자자합니다!”윤해진은 차갑게 김예훈을 쳐다봤다.지금 윤지성은 사지가 다 잘리고 아직도 정신이 돌아오지 않았다.그래서 윤해진은 그날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지만, 그저 김예훈이 도망친 것을 보아 누가 뒤에서 봐주고 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그리고 지금 윤해진이 보기에 이 사람이 분명 김세자 같았다. 윤해진은 예전 같으면 두려워했겠지만, 오늘은 달랐다.임무경이 다 계획해 놔서 곧 총사령관을 만나기 때문이다.만약 총사령관의 눈에 들면, 김세자는 아무것도 아니다.이때 임옥희가 웃으며 말했다.“두 가문 회장님, 김예훈도 가족을 데리고 교대 의식을 보러 왔답니다.”임옥희가 말을 하자 나성군과 사람들은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임씨 가문한테 쫓겨난 집안의 일개 데릴사위가 무슨 자격으로?”“허!”나성군과 윤해진은 냉소를 지었다.이들 눈에 김예훈은 아무것도 아니다.비록 김세자의 대리인이라는 신분은 있지만 지금 김세자도 별것이 아닌 상황에서 김예훈은 말할 것도 없다.윤해지는 일부러 들으라고 말했다.“임씨 가문 큰 어르신, 들어보니 이번 교대 의식에 CY그룹 김세자는 초청받지 못했다면 서요?”“맞아요. 경기도 일인자도 참석할 자격이 없었나 봐요.”“들어보니 김세자와 총사령관 사이가 좋지 않아 이번에 총사령관의 병사를 경기도 국방부 일인자 자리에 앉힌 거래요. 김세자는 이제 끝이에요.”“전설의 김세자가 전설의 총사령관을 만나니 겁먹은 고양이가 따로 없네.”사람들이 웃으며 비아냥거렸다.특히 윤해진은 일부러 김예훈 옆에 와 나지막하게 말했다.“김예훈, 김세자가 너를 한번은 구해도 두 번은 안 구할걸... 교대 의식이 끝나면 김세자의 지위는 경기도에서 바닥까지 내려갈 거니까 그때 보자. 하하하하...”윤해진은 크게 웃으며 김예훈을 부딪치고는 목을 만지며 걸어갔다.그 후 사람들 모두 웃으며 자리를 떠났다.저들은 지위도 있는 사람들이
김예훈의 말을 들은 정군의 다리는 힘이 풀렸다. 데릴사위인 김예훈이 다른 사람의 운전기사를 하며 좀 나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가 모시는 사람이 이런 곳에 올 자격도 없다니, 아무런 권력도 없는 사람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니 정군은 더 이상 자세히 물어보지 않았다.그리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는 운전기사주제에 참 능력도 좋다. 아까 가문 회장님들이 다 너를 죽이고 싶어서 안달 났던데. 어떻게 하면 운전기사 주제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과 원수를 지고 다니는 거냐.”김예훈은 그저 작게 웃었다. “아버님, 그저 쓰레기들일 뿐입니다. 저런 사람들은 신경 쓰지 마세요. 김세자를 만나게 되면 바로 자리에서 무릎 꿇게 될 인간들입니다.”이번에 한 말은 김예훈의 허세가 아닌 것 같았다. 정군은 또 한숨을 내쉬었다. “김세자가 네 말처럼 대단한 사람이었으면 좋겠구나. 아니라면 일만 복잡해질 테니.”많이 놀랐던 임은숙도 드디어 정신을 차리고 대화 주제를 바꾸었다. “예훈아, 너, 우리를 데리고 들어갈 생각이니? 저 사람들이 말하는 교대 의식에?”정민아도 의문스러운 표정을 한 채 김예훈을 쳐다보았다. 도대체 김예훈이 무슨 수로 그들을 데리고 들어간다는 말인가. “장인어른, 장모님, 그리고 민아야. 제가 왔으니 무조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저 병사들과 아는 사이거든요.”“그렇구나!”정군과 임은숙이 시선을 주고받았다. 김예훈이 열심히 운전기사를 하면서 김세자와 함께 이런 곳에 자주 참석하는 모양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병사들과 아는 사이겠는가. 김예훈은 정민아를 포함한 세 사람들 데리고 대강당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길에 한 병사가 공경한 태도로 나서서 세 사람들 데리고 참관했다. 이 광경을 본 임은숙과 정군은 김세자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보아하니 김세자가 나성군 같은 사람들이 말하던 것과는 달리 경기도에서는 세력이 꽤 있는 모양이었다. 그들은 병사가 주변의 상징적인 건축물을 소개하는 것을 들으며 걷다 서기를 반복했다. 정민아를
대강당 안.초대받은 손님들은 이미 도착해 하나둘 자리에 앉았다. 가장 앞쪽에는 하정민, 공문철, 전남산 등 사람들이 앉아있었다. 그리고 하정민 옆에는 진주 이씨 가문의 세자 이장우와 하은혜가 있었다. 그 뒤로는 임씨 가문, 나씨 가문, 윤씨 가문 등 명문 가문들이 있었다. 그 외에도 경기도 각 기관의 1인자들도 자리에 참석했다. 성남시 1인자 양정국과 2인자 왕태호 등 사람들도 도착했다. 이원문도 도착해 공손하게 앉았다. 모든 사람이 차례로 착석했다. 하지만 첫 줄의 여섯 개의 자리만 비어있었다. 다들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었다. 새로 부임하는 경기도 국방부 1인자와 총지휘관 원경훈을 제외하고 총사령관과 경기도 4대 무신의 자리였다. 이 사람들은 나타나는 것만으로도 경기도의 사람들을 벌벌 떨게 만들 수 있었다. 게다가 이번에는 국방부의 살아있는 전설인 총사령관까지 나타나다니. 다들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총사령관은 퇴역한 후 인적 드문 곳에서 죽은 듯이 살고 있었기에 그 누구도 그의 진짜 정체를 몰랐다. 소문에 의하면 한국의 대통령도 그를 9대 국방부의 총사령관으로 임명하고 후에 국방부의 장관 자리를 이어받아 힘써 주었으면 한다고 했다. 이런 사람은 그가 원하기만 한다면 바로 수많은 사람을 자기 밑에 거느리게 될 것이다. 이런 인물을 만나게 될 기회니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많은 대통령들을 만나보고 나름대로 경험이 풍부하다고 자부하는 이장우도 지금은 너무도 감격스러웠다. 그래서 그의 온몸이 벌벌 떨리고 있었다. 이번의 교대 의식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교대 의식이 끝나면 총사령관이 그의 혼인을 위한 증인이 되어줄 것이다. 이 증인만 있으면 그는 무조건 진주 이씨 가문의 진정한 상속자가 될 것이다. 서울 하씨 가문과 혼인 관계를 맺으면 진주 이씨 가문은 10대 제일의 명문가까지는 아니더라도 진주에서 으뜸가는 가문이 될 것이다. 이는 이장우에게 있어서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이 될 것이다. 이외에도 다
하지만 원경훈은 자리에 앉지 않고 회의장의 입구 쪽에 서서 조용히 기다렸다. 그리고 그 뒤로 군복을 입은 네 사람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가장 앞에 선 것은 경기도 국방부 4대 무신의 우두머리라고 불리는 당도 무신 박인철이었다. 그 뒤로는 마도 무신, 횡도 무신, 연도 무신이 이어서 들어왔다. 경기도 국방부의 4대 무신이 연이어 나타나니 원경훈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무서운 기세가 그들을 내리누르는 것 같았다. 4대 무신을 직접 두 눈으로 봤으니 하정민 같은 사람도 피가 끓어오르는 기분이었다. 경기도 국방부는 오랫동안 전쟁터의 전선에서 타국과 피 튀기는 전쟁을 쉬지 않았다. 그리고 경기도 국방부의 4대 무신은 바로 그 전쟁터 중에서 많은 공을 세웠다.다만 경기도 국방부 4대 무신 가운데서 당도 무신 박인철의 명성이 가장 두터웠다. 다른 세 무신은 항상 국방부에서 일하며 사람들 앞에 나타난 적이 드물었다. 4대 무신은 원경훈과 마찬가지로 입장하지 않고 원경훈을 향해 경례한 뒤 양쪽으로 갈라져 입구에서 조용히 기다렸다. 그러자 사람들은 그제야 눈치를 챘다. 이 뒤에 나타날 사람이 더욱 지위가 높은 사람이라는 것을. 그런 사람이 곧 등장한다! 다들 자리에 선 채 숨을 죽이고 시선은 회의장 입구에 박아놓은 듯 고정했다. 어떤 사람은 숨을 꾹 참은 채 눈도 깜빡이지 못하고 앞을 보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벼운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고 한 사람의 그림자가 회의장 입구 쪽에 나타났다. 하지만 거리가 너무 먼 탓에 그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경례!”원경훈이 우렁찬 목소리로 경례했다. 그러자 경기도 국방부 4대 무신도 칼집을 손에 쥔 채 다들 경례했다. 그 그림자는 그들의 경례를 받아주고는 회의장 중앙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러는 중에 4대 무신은 바람도 새어 나가지 못하게 그의 주변을 둘러싸서 보호했다. 다른 사람들은 다가오지도 못할 것이다. 아니, 그냥 고개를 들어 이 사람의 얼굴을 확인할 용기도 없을 것이
다른 편에 서 있는 이장우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만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살짝 돌려 아름다운 하은혜를 쳐다보며 총사령관이 그들의 혼인을 위한 증인이 되는 그 순간을 상상했다. 그 순간이야말로 이장우의 인생 중 가장 빛나는 순간일 것이다. 선녀처럼 아름다운 아내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의 지위도 위로 끌어올려 줄 귀인이 아닌가. 이때의 이장우는 자기 인생이 이미 전성기를 맞이했다고 생각했다. ......나씨 가문과 윤씨 가문도 감격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오늘 임무경의 계획에 따르면 그들은 이따가 따로 총사령관을 만날 것이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그들은 바로 총사령관 앞에 꿇어앉아 그의 아래로 들어가겠다고 빌 것이다. 나성군과 윤해진, 두 사람은 행복한 나머지 온몸을 부르르 떨며 그 휘황찬란할 시각을 기다려 왔다. 김예훈은 4대 무신의 호위 아래서 그의 자리에 도착해 앉았다. 그 순간까지도 사람들은 감히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확인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저 그의 뒷모습만 바라볼 뿐이었다. 하지만 그 뒷모습만으로도 사람들은 흥분에 겨워했다. 이때 임씨 가문의 누군가가 작게 비웃으며 얘기했다. “다들 눈치 채셨는지 모르겠는데, CY회사의 김세자는 역시나 나타나지 않았군요. 부대표인 송준도 안 왔어요. 찌라시이긴 한데, 김세자와 총사령관의 사이가 좋지 않다더니, 진짜인가 봐요.”임옥희는 가볍게 대답했다. “우리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거지. 오늘만 지나면 김예훈, 그 데릴사위가 김세자의 사람이면 또 뭐 어때. 정민아를 도와줄 힘도 없지 않나.”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차갑게 김예훈을 비웃었다. 임옥희는 총사령관의 뒷모습을 보며 그가 이미 자기 예비 손녀사위가 된 것처럼 감격스러워하며 웃었다. “총사령관님은 역시 살아있는 전설이야. 뒷모습을 바라보는 것뿐인데 그의 기를 받아 젊어지는 기분이네. 우리 한국에 이런 수호신이 있는 건 천하의 행운이고 우리 국민의 행운이야!”임씨 가문의 사람들은 임무경
이런 작은 일은 사실 아무 직원이나 불러서 하면 된다. 하지만 임무경은 이 영광의 기회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싶지 않았다. 그는 직접 총사령관에게 차를 부어드리고 좋은 이미지를 보여줄 속셈이었다. 이 순간을 위해 임무경은 참 오랫동안 기다려 왔다. 걸음걸이와 걸음의 속도, 그리고 몸을 숙이는 각도와 얼굴을 표정까지, 모두 저문가에게 하나하나 배웠다. 오로지 총사령관의 환심을 사기 위해 그런 훈련을 받아왔다. 밤까지 새워가며 배워 지금 이순간 차를 잘 따르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두 손으로 주전자를 들고 와 총사령관 앞에서 경례한 후 차를 따랐다. 배운 대로라면 임무경은 고개를 들어 총사령관의 얼굴을 보면 안 됐다. 하지만 그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자기 예비 사위가 누구인지 보고 싶었다. 그렇게 고개를 살짝 드는 순간, 털썩. 제대로 서지 못한 임무경은 온몸에 땀을 뻘뻘 흘리며 그대로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김예훈? 어떻게 김예훈일 수가! 총사령관이 어떻게 김예훈일 수가 있는 것이란 말이야!'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그 순간, 임무경은 너무 놀라 그대로 굳어버렸다. 나름 산전수전을 다 겪어봤고 또 다른 사람들의 몰락도 많이 봐왔던 그였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 충격적인 순간은 없었다.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리는 것 같았다. 온몸에 힘이 빠진 임무경은 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목구멍에서는 꺽꺽대는 소리만 나왔다. 박인철은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다가 일어나서 그를 한 손으로 끌어다가 원래 자리로 던져버렸다. 정신을 놓아버린 임무경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했다. 그러자 강당 안의 사람들은 다들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임 회장님 왜 저래요? 놀란 것 같은데?”“설마 총사령관님의 얼굴을 확인하려다가 놀란 거 아니에요?”“총사령관님은 진짜 신급의 무신이라서 일반인은 그분의 얼굴을 마주 볼 자격도 없대요.”“임 회장이 그 말을 듣지 않더니 결국 저렇게 되는군.”“임 회장이 심약한 거 아니에요? 다른 경기도 기관의 사람
“감히!”사람들이 고개를 들어 총사령관의 얼굴을 확인하려던 그 순간, 무대에 같이 서 있던 원경훈이 번개같이 호통을 쳤다. 그 순간 원경훈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가 마치 칼처럼 수많은 사람들의 눈을 찌르는 듯했다. 다들 충혈된 눈으로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떨군 채 총사령관의 종아리 근처만 보고 있었다. 군인 출신의 제독과 수령만이 총사령관의 얼굴을 쳐다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어렴풋한 그림자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 순간 그 누구도 원망할 수 없었다. 원경훈이 한 일이 옳았기 때문이었다! 총사령관은 국방부의 신화이자 살아있는 전설이었다. 이런 장소에서 그를 직시하는 것은 불경스러운 행동이었다. 물론 총사령관은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지만 원경훈은 총사령관의 병사로서 다른 사람이 그의 마음속의 신인 총사령관을 직시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위에 서 있는 김예훈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원경훈, 이곳은 전쟁터가 아니라 회의장이다. 살기를 거두도록.”원경훈은 빠르게 경례를 하고 대답했다. “네, 총사령관님.”원경훈이 살기를 거두자 장내의 분위기는 원래대로 회복되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겁에 질린 사람들은 여전히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그들은 이미 자기가 총사령관을 마주 볼 자격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김예훈은 임명서와 용이 그려진 훈장을 꺼낸 후 얘기했다. “원경훈은 지금부터 경기도 국방부의 1인자인 총지휘관으로 임명한다!”그 말을 들은 원경훈은 흥분을 꾹 누른 채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이건 그의 인생 중 가장 휘황찬란한 순간이었다. 당도 부대에서 나온 그는 자기의 신이 그에게 훈장을 수여해 주는 날이 오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김예훈은 훈장을 원경훈의 옷에 달아주었다. 이는 원경훈이 경기도 국방부의 1인자로서 앞으로 경기도의 변경을 지킬 것이라는 것을 선포하는 것이다. “당도 부대의 군인들은 모두 뛰어나지.”김예훈이 작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과찬입니다, 총사령관님.”원경훈은 흥분에 겨웠다. 경
임효가 걱정하는 것은 임무경이 회복할 수 있는지가 아니었다. 그녀는 지금 임무경이 해놓았던 계획이 수포가 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하고 있었다. 계획대로라면 오늘 조금 이따 총사령관과 그렇고 그런 일이 벌어질 예정이었으니. 윤해진과 나성군도 다가와 걱정 한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임 회장, 임무경이 지금 이렇게 됐는데 우리의 계획대로 계속할 수 있는 겁니까?”임옥희의 표정은 싹 굳어졌다. 임무경이 이렇게 쓰러지는 것은 그들의 계획에서 완전히 벗어난 일이었다. 다행히 그녀가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오늘의 모든 일정은 무경이가 계획한 것이니 무경이가 없어도 직원들이 원래 계획대로 하면 우리의 계획이 흐트러지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두 분, 지금은 무경이가 없어 기관 일을 처리해 줄 수 없으니 행동을 조심해야 합니다. 절대로 총사령관의 눈 밖에 들면 안 됩니다.”“그렇죠, 당연한 일입니다. 임 회장의 말대로 하겠습니다.”나성군과 윤해진 다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저 총사령관을 만나볼 수만 있으면 된다. 그들에게 총사령관은 마지막 남은 동아줄이었다. ......다른 한편, 이장우는 일어나 옆의 하정민을 바라보았다. “하 회장님, 제가 전에 이미 이씨 가문의 군인 출신한테 총사령관을 뵙겠다고 말해놓았습니다. 총사령관님이 저와 하은혜 씨의 혼인의 증인이 되어주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이제 시간이 되었으니, 같이 가시죠.”그렇게 말하는 이장우의 얼굴에는 의기양양한 표정이었다. 하정민은 뭐라고 말하려다가 그저 깊은 한숨만 내쉬었다. 하은혜는 이미 모든 것을 포기한 듯이 일어났다. 그녀는 가장 앞줄에 앉았었기에 그 뒷모습의 윤곽을 확실히 볼 수 있었다. 그 뒷모습은 매우 익숙했다. 얼굴은 볼 수 없었지만 그래도 확신할 수 있었다. 바로 그녀가 그리고 그리던 사람이라고. 하지만 그 사람이 왜 이장우와 자기의 혼인의 증인이 되어주겠다고 하는 것인지. 설마 진주 이씨 가문이 두려운 걸까? 하지만 오늘 보니 한국에서 그의 지위는 말할 것 없이 높았다
“하하하하! 역시 병신이 맞았어! 쓰레기는 쓰레기일 뿐이라고! 너희들 꼬락서니를 봐!”추문성 일행의 처참한 모습을 본 맹승현은 사악하게 미소를 지었다.“이러고도 내 앞에서 잘난 척했던 거야? 그것도 모자라 정의를 되찾고 싶어? 아직 수류탄을 던지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겁을 먹다니! 정말 던져버리면 무서워서 울겠네? 정말 안 되겠네. 추씨 가문? 동씨 가문? 제발 웃기지 마! 1인자 자리에 앉아있는 건 아무도 너희와 경쟁하지 않기 때문이야. 정말 자기가 대단한 줄 알고 나 같은 사람이랑 비교해도 된다고 생각했던 거야? 그럴 자격이 있기나 해?”맹승현은 추문성의 얼굴을 때리며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임수민 등 아름다운 여성들은 모두 입을 가리고 웃음을 터뜨렸다.오늘 이 일이 밖에 알려지면 동씨 가문이든 추씨 가문이든 진주·밀양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 뻔했다.추문성은 맹승현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오늘 이 자리에 무고한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면 맹승현과 함께 죽는 것을 택했을 것이다.“됐어. 오늘은 충분히 기회를 많이 줬어. 앞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 생각도 하지 마.”맹승현은 한껏 조롱과 비웃음이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길에서 나를 만나든 윤지 씨를 만나든 멀리 썩 꺼져. 앞으로 우리가 참석하는 자리에는 동씨 가문도, 추씨 가문도 나타나지 말아야 할 거야. 아니면 만날 때마다 본때를 보여줄 거니까. 그리고 내 말대로 얼른 돈이랑 고서희 씨를 돌려내. 지금 이 자리에서 죽이기 전에. 알겠어?”맹승현은 테이블 위에서 샴페인 병을 집어 들고 추문성의 머리를 내리치더니 냉랭하게 말했다.“진주·밀양에서는 아무도 내 앞에서 뭐라 하지 못해. 너희들은 그럴 자격도 없어.”추문성은 머리를 부여잡고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얼굴은 일그러진 것이 맹승현이 수류탄만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직접 나섰을 것이다.추문성이 이토록 불만이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자 맹승현은 더욱더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나는 어때!”바로 이때, 인파를 뚫고 한 사람이 거만한 모습으로 맹승현 앞에
한계를 넘어선 맹승현의 행동에 추하린은 미간을 찌푸린 채 표정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지고 말았다.그녀는 진주·밀양 용전을 대표할 뿐만 아니라 김예훈의 이익도 대표하고 있는데 이렇게 쉽게 맞을 수가 있겠는가?다음 수난 추하린은 허리춤에서 총을 꺼내며 차갑게 말했다.“맹승현, 내가 괜히 진주·밀양 용전 전주가 된 줄 알아? 정말 너를 죽이지 못할 것 같아?”추하린의 명령과 함께 주위에 열몇 명의 부하들이 동시에 나타나 총알을 장전하고 맹승현을 겨냥했다.하지만 맹승현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는지 그는 무표정으로 추하린을 바라보며 냉랭하게 말했다.“옥루 회관을 무단침입한 것도 모자라 윤지 씨 앞에서 위세를 부리는데 너를 건드리지 않으면 누굴 건드리겠어? 내가 말해주는데 추하린! 진주·밀양 용전 전주면 다른 사람에게 겁줄 수는 있겠지만 나한테는 안 먹혀. 네까짓 게 추문성을 위해 나서려고?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거야.”추하린이 냉랭하게 말했다.“나랑 제대로 한번 붙어볼 생각인가 봐? 사람도 많고 총도 많은데 굳이 나를 건드리겠다고?”맹승현은 피식 웃기만 했다.“총으로 나를 쏴보든가! 나를 죽이지 못하면 추씨 가문의 남자는 대대로 노예가 되고 여자는 창녀가 될 것이야.”맹승현이 외투를 풀어 헤치는 순간 옷 속에서 또 몇 개의 검은 수류탄이 보였다.수류탄이 터지는 순간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은 죽을 운명이었다.너무나도 위험한 상황에 사람들은 소름이 끼치고 말았다.수십 명의 용전 부하들과 경호원들은 본능적으로 후퇴했고, 어떤 사람들은 은신처를 찾느라고 정신이 없었다.맹승현은 그야말로 진정한 미친놈이었다.남윤지조차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 심지어 왜 이런 미치광이를 전쟁터에서 데려왔는지 조금 후회하기도 했다.맹승현의 스타일을 봤을 때 정말로 동반자살 하는 행동을 저지를 수도 있는 사람이었다.추문성은 피식 웃으며 앞으로 다가가려고 했지만 추하린이 꽉 잡았다.“왜. 아까는 그렇게 잘난 척하더니. 나를 죽이겠다면서? 왜 이제는 하나둘 겁먹은 거야
“체면을 지켜주지 않으면 뭐 어쩔 건데? 뺨을 때리면 뭐 어쩔 거냐고.”남윤지는 천천히 소파로 돌아가 다리를 꼬고 앉았다.그러면서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추문성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참기만 하더니 드디어 폭발할 준비가 된 거야? 이제는 나를 때리려고? 자, 한 대 쳐봐. 어떻게 나를 건드릴 건지 지켜볼 거니까.”“너!”추문성이 앞으로 나서려는 순간, 뒤에서 갑자기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잠시 후, 수십 명의 제복을 입고 전신 무장한 사람들이 나타나 총을 빼 들고 전체 마당을 포위했다.이때 제복을 입고있는 추하린이 긴 다리를 뻗으며 천천히 걸어 나왔다.“남윤지 씨, 저희 추씨 가문을 건드리기 전에 제 의견을 물어본 적 있어요?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알고 있냐고요.”말하는 사이 추하린은 추문성 앞으로 다가가 그의 퉁퉁 부어오른 얼굴과 처참한 모습을 보고 표정이 일그러지고 말았다.“어머, 이게 누구야. 진주·밀양 용전 전주 추하린이잖아. 왜? 전주를 며칠 해봤다고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았어?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감히 옥루 회관에 와서 소란을 피워? 그것도 모자라 지금 나에게 도전장을 내민 거야?”남윤지가 가소로운 표정으로 말했다.“김현민 도련님이 어르신 생신 때문에 너를 해결할 시간이 없었을 뿐인데 고개를 숙이고 다녀야 할 판에 여기서 허세를 부려? 이런 제기랄! 이따 네 뺨까지 때려줄까?”맹승현도 냉랭하게 말했다.“추하린, 창피하게 그깟 총을 꺼내지도 마. 하나같이 피를 본 적도 없는 초보들이 방아쇠를 당길 줄이나 알아? 그것도 모르면서 어디서 잘난 척하는 거야.”‘맹승현?’이때 추하린의 표정이 미세하게 변했다.추문성이 여기 사람들과 충돌이 일어났다고 해서 바로 달려오느라 김예훈을 전혀 눈치채지도 못했다.추문성이 남윤지만 건드렸다면 그걸로 끝났겠지만 문제는 맹승현도 있다는 것이다.남윤지와 맹승현은 진주·밀양 4대 명문가 중 두 가문을 대표하고 있어 잘못했다간 용전도 이 상황을 수습하지 못할 수도 있었
“그리고 강씨 가문 지분이 추씨 가문의 것도 아닌데 대신 결정할 자격이라도 있는 거야? 아니면 당신 주인이 이미 두려워서 우리를 건드리지 못하는 건가? 그래서 이런 굴욕적인 조건을 스스로 제안한 건가?”남윤지는 차가운 눈빛으로 추문성을 응시하며 다음 행동을 위해 그의 표정으로 뭔가를 읽어내려 했다.하지만 추문성이 무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남윤지 씨, 쓸데없는 말은 필요 없고 한 번만 더 물을게요. 저희랑 이 거래를 할 의향이 있는 거예요?”남윤지는 천천히 다가와서 추문성을 아래위로 훑어보며 부드럽게 말했다.“이렇게 좋은 조건이라면 물론 거래할 의향이 있지만 아쉽게도 네가 강서연 씨를 납치한 게 아니거든. 설령 그렇다 해도 당신 주인이 이렇게 큰 힘을 들여 데려가겠다고 하는데 차라리 계속 붙잡아 두고 강씨 가문이 당신들이랑 연을 끊게 하는 것이 더 재밌지 않을까? 당신 주인이라는 사람은 그깟 똑똑한 척하는 머리와 기술로 진주·밀양에서 뭐든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나 보지? 정말 순진하긴. 나타나기조차 두려워서 너 같은 쓰레기를 보낸 것만 해도 병신인 것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을까?”남윤지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 오늘 이 모든 것은 김예훈을 위해 준비된 것인데 김예훈이 나타나지 않았으니 이른바 거래를 할수 없었다.게다가 추문성은 그녀와 거래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추문성이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남윤지 씨는 저의 체면을 지켜줄 생각이 없나 봐요?”“당연히 체면은 지켜줘야지.”남윤지는 샴페인을 들고 다가왔다.“당신 체면을 봐서 고서희를 납치한 일은 따지지 않을게. 돌아가서 사람을 풀어주고 옥루 회관에 2천억 원을 배상하면 더 이상 책임을 묻지 않을게. 내 조건을 들어줄 수 있겠어? 안 된다면 너까지 잡아둘 수밖에. 네가 먼저 옥루 회관 사람들을 건드렸으니 붙잡아도 너희 누나도 뭐라고 하지 못할 거야.”멀지 않은 곳에서부터 걸어오던 임수민이 웃으면서 말했다.“추문성 도련님, 동의하는 것이 좋을 거예요. 아까 동영상이랑 사진을 많이 찍었
가까워진 남윤지의 얼굴을 보던 추문성은 눈가를 파르르 떨며 오른손을 부들부들 떨었다.추문성은 그녀를 때리지 않으려고 꾹 참고 있었다.쨕!추문성이 공격할 생각이 없어 보이자 남윤지가 다시 한번 추문성의 다른 한쪽 뺨을 때렸다.“쓸모없는 자식. 여자한테 맞고도 반격할 용기도 없는 멍청한 자식. 이러고도 체면을 지켜달라고? 체면이라고 있는 거야?”이순간 남윤지는 추문성을 극도로 경멸했다.‘진주·밀양 도련님 중의 한 명으로서 나한테 손대지도 못하는데 잘나면 얼마나 잘났을까? 그냥 죽기를 기다릴 수밖에.’얼굴을 감싸고 있는 추문성의 입가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 모습은 얼마나 처참한지 이보다도 더 처참할 수가 없었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고 모두 박장대소를 지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술잔을 부딪치며 좋은 구경을 하고 있었고, 어떤 사람은 이 장면을 기록하기 위해 핸드폰을 꺼냈다.부잣집 도련님이 쩔쩔매는 모습이 온라인에 퍼진다면 절대 큰 화제가 될 수 있었다.동하임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남윤지 씨, 너무하는 거 아니에요?”동하임은 화가 났지만 한편으로는 어쩔 수가 없었다.남윤지와 맹승현의 막무가내를 봤을 때 가끔은 능력과 인맥이 그렇게 유용하지 않을 때도 있었다.실력이야말로 진정으로 믿을 구석이었다.지금 이 순간 남윤지의 실력이 추문성보다 강하기 때문에 추문성이 반격조차 하지 못하고 심지어 말도 하지 못했다.“농담도 심하시네요. 남윤지 씨는 진주·밀양 4대 명문가 중의 하나인 남씨 가문의 따님이자 안동 김씨 가문의 안방마님이 될 사람인데 제가 아무리 겁 없는 사람이라도 남윤지 씨를 어떻게 모욕하겠어요. 하지만 그래도 제 체면을 지켜주셨으면 바람이네요.”추문성의 눈빛은 차가웠고, 이 순간 그는 분노도 두려움도 없었으며 오히려 얼굴에 남은 손자국을 문질렀다.“저는 오늘 화해를 구하러 온 것이지 남윤지 씨가 두려워서 이러는 거 아니에요. 가끔 어떤 일은 크게 만들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 문제가 커져봤자 모두에게 좋지 않잖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피하지 못한 추문성은 제대로 뺨을 맞았다.얼굴에 빨간 손자국이 나 있는 그 모습은 처참하기 그지없었다.이때 추문성이 소리를 질렀다.“남윤지 씨!”바로 이때 사면팔방에서 남씨 가문의 경호원이 열몇 명 달려왔다.이들은 하나같이 총을 들고 추문성의 이마를 겨냥하고 있었다.그가 조금이라도 경솔한 행동을 한다면 주저 없이 방아쇠를 당길 기세였다.김예훈과 동하임은 사람무리와 동떨어지고 말았다.“제 이름이 함부로 불러도 되는 이름인 줄 알았어요? 부를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하시냐고요.”남윤지는 한껏 싫증난 표정이었다.“추씨 가문은 그저 1류 가문에 불과하면서 누나가 진주·밀양 용전 전주 자리를 꿰차면 우리 앞에서 체면이 세워질 거로 생각하셨어요? 허씨 가문의 힘을 빌려 이 자리까지 온 거 잊었어요? 예전에는 허씨 가문에 빌붙어 살더니 이제는 김예훈 씨한테 의지하려는 거예요? 정말 자존심도 없어요? 제가 말해주는데 옛정만 아니었다면 바로 총으로 쏴 죽였을 거예요. 어디서 체면을 지켜달라고 말하는 거예요. 그럴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하세요?”남윤지는 어제 김예훈에게 뺨을 맞고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오늘 남지훈과 함께 판을 짜놓은 것도 김예훈을 이곳까지 불러내서 기회를 틈타 죽여버리기 위함이었다.그런데 김예훈은커녕 추문성이 찾아와서 떠들 줄 몰랐다.이로 인해 남윤지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이미지만 아니었다면 직접 총으로 추문성을 쏴 죽였을 것이다.동하임이 옆에서 미간을 찌푸린 채 말했다.“남윤지, 말로 해결해요. 다 이 바닥 사람들인데 추문성 도련님도...”“무슨 할 얘기가 있다고 그러세요?”남윤지는 싫증난 표정으로 웨이터가 건넨 따뜻한 수건으로 손을 닦았다.아까 추문성의 뺨을 때린 것이 자기 손을 더럽혔다고 느낀 모양이다.그녀는 수건을 추문성의 얼굴에 던져버린 후 냉랭하게 말했다.“저를 건드려 놓고 협박하러 오셨어요? 이러고 무슨 화해 한다고. 추문성 씨,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 아니면 누가 이럴
“화해? 화해할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해?”맹승현은 차가운 눈빛으로 추문성을 바라보며 조롱하는 표정으로 지었다. 그러면서 수류탄 하나를 꺼내 테이블 위에 던졌다.“이걸 먹어버리면 내가 윤지 씨를 대신해 이른바 화해를 받아줄게!”맹승현의 행동을 지켜보던 김예훈은 그의 허리춤에 걸려있는 또 다른 수류탄들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는 흑아프리카에서 돌아온 사람답게 수시로 이런 물건을 지니고 있었다.‘사고로 자신은 물론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을 죽일까 두렵지도 않은가?’다른 사람들도 수류탄을 보고 하나같이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았다.몇몇 아름다운 여성들은 심지어 얼굴이 하얗게 질려 맹승현에게 잘보이려고 애쓰고 있었다.이런 살상 무기를 가지고있는 남자는 무섭기도 하지만 무한한 매력을 느끼게 했다.결국 여자들은 항상 강한 남자에게 복종하기 마련이었다.추문성은 맹승현을 무시한 채 남윤지를 바라보며 말했다.“저는 분명 화해하러 왔다고 말씀드렸어요. 강서연 씨를 납치해 갔다고 들었는데 제 체면을 봐서라도 풀어주시죠.”“강서연 씨요? 강씨 가문 강서연 씨?”남윤지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손발이 다 있는 사람이 왜 저한테 있다고 말씀하세요? 그것도 모자라 납치한 걸 풀어달라고요? 추문성 도련님,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되죠.”“남윤지 씨, 제 말이 무슨 뜻인지 아실 텐데요.”추문성은 그녀에게 많은 배려를 하지 않았다.“고서희 씨가 저희 손에 있는데 당연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수밖에 없는거 아니겠어요?”남윤지의 눈빛은 차가워지고 말았다.“고서희가 당신들 손에 잡혔던 거예요? 글쎄 오랫동안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았던 거네요.”김예훈은 예리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남윤지의 말로부터 그녀가 바로 이번 사건의 주동자 중의 한 명임을 알수 있었다.그리고 강서연도 옥루 회관에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양측의 대화를 듣고 있던 맹승현은 갑자기 일어나서 테이블을 내리치면서 큰소리쳤다.“추문성, 감히 옥루 회관의 사람을 잡아? 반 시간만 더 줄 테니
“게다가 추문성 도련님 누님이 진주·밀양 용전을 장악하고 있잖아요. 추씨 가문이 지금 진주·밀양에서 지위가 얼마나 높은데요. 추문성 도련님을 건드린 대가가 무엇인지 생각이나 해보셨어요? 만약에 정말 겁도 없이 죽였다가 누님이 진주·밀양 용전 사람들을 데려와서 저희 옥루 회관을 더럽히면 어쩌려고요.”남윤지는 애가 타는 표정으로 말했다.“그리고 추문성 도련님이 오늘 화해할 겸 사과하러 왔다는데 왜 총을 꺼내 들고 무릎부터 꿇게 만들어요. 이래서 어떻게 화해한단 말이에요.”남윤지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지만 말투는 차갑기 그지없었다.분명 어제 일어난 일은 마음속 깊이 새기고 있는 모양이었다.추문성이 김예훈의 사람이라면 그를 밟아 죽이는 것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물론 추문성을 밟아 죽이기 전에 그가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지 알고 싶었다.“그래요. 윤지 씨 체면을 봐서라도 오늘 밤은 죽이지 않을게요.”이때 맹승현의 손짓 하나에 웨이터가 공손하게 샴페인을 한잔 가져왔다.맹승현은 샴페인 잔을 들고 추문성의 머리에 부으면서 냉랭하게 말했다.“제대로 사과해. 무릎 꿇으라면 꿇고 머리를 박으라면 박아. 아니면 윤지 씨 기분을 망쳤다간 제일 먼저 죽여버릴 거니까.”맹승현이 소파에 다시 앉았지만 그의 보디가드들은 물러서지 않고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김예훈 일행을 째려보고 있었다.현장에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은 조롱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추씨 가문이 김현민의 대립 구도에 서 있다는 것은 이미 모두가 알고있는 사실이었다.‘이런 상황에서 무슨 염치로 윤지 씨한테 화해하러 온 거지?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그것도 모자라 저 김예훈이라는 사람을 위해 화해를 요청하다니.’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을 유지하며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그저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보며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조리 기억했다.남윤지는 맹승현을 비난할 생각이 없었고, 그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추문성을 쳐다보았다.“추문성 도련님, 모욕을 당하게 해서 죄송해요. 제가 맹승현 도련님
맹승현은 인내하는 추문성을 보며 사악한 표정을 지었다.이때 그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추문성, 내 앞에서 더 이상 잘난 척하지 못하겠으면 한 번만 더 물을게. 무릎 꿇을 거야 말 거야.”이 말에 동하임이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맹승현 씨, 너무하는 거 아니에요?”“제가 너무한다고요?”맹승현은 동하임을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냉랭하게 말했다.“동하임 씨 아버지가 진주·밀양 1인자라고 해서 제가 하임 씨를 건드리지 못할 것 같아요? 저를 방해한다면 똑같이 병신으로 만들어 버릴 거예요.”맹승현은 왼손으로 동하임의 얼굴을 쥐어 잡으며 조롱하는 표정을 지었다.그러더니 추문성에게 시선을 돌리면서 음산하게 말했다.“셋 셀 때까지 무릎 꿇으면 윤지 씨랑 이야기할 기회를 줄게. 그런데 무릎을 꿇지 않으면 죽여버릴 거야. 물론 저항해도 좋지만 그러는 순간 너희들 모조리 죽여버릴 거야.”맹승현은 피식 웃으며 숫자를 카운트하기 시작했다.“셋, 둘, 하나...”이 순간 추문성은 맹승현 몸에서 살기가 느껴지는 듯해 이를 악물고 무릎을 꿇고 말았다.부잣집 도련님인 추문성의 성격을 봤을 때 절대 굴복할 리가 없었지만 오늘 밤 목적을 생각하니 참을 수밖에 없었다.동하임이 놀라며 말했다.“추문성 도련님!”의미심장한 표정을 짓고 있던 김예훈은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큰일을 이루려는 사람은 작은 일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굽신거릴 수 있다는 것은 김예훈의 예상 밖이었다.양쪽이 대판 싸울 기세였는데 말이다.“아이고, 추문성 도련님. 어쩌다 무릎을 꿇었을까? 아까까지만 해도 거들먹거리면서 총으로 쏴보라더니. 왜 갑자기 겁을 먹었어?”맹승현은 총으로 추문성의 턱을 쳐들며 조롱하듯 말했다.“난 네가 진작에 마음에 안 들었어. 누나가 지켜주니까 맨날 잘난 척하더니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았나 봐? 내 눈에는 너 같은 사람은 아무것도 아니야. 더 자랑할 게 뭐가 있다고. 당도 부대에 3년 동안 있다가 장병급 실력자가 되어서 돌아온 거? 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