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효가 걱정하는 것은 임무경이 회복할 수 있는지가 아니었다. 그녀는 지금 임무경이 해놓았던 계획이 수포가 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하고 있었다. 계획대로라면 오늘 조금 이따 총사령관과 그렇고 그런 일이 벌어질 예정이었으니. 윤해진과 나성군도 다가와 걱정 한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임 회장, 임무경이 지금 이렇게 됐는데 우리의 계획대로 계속할 수 있는 겁니까?”임옥희의 표정은 싹 굳어졌다. 임무경이 이렇게 쓰러지는 것은 그들의 계획에서 완전히 벗어난 일이었다. 다행히 그녀가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오늘의 모든 일정은 무경이가 계획한 것이니 무경이가 없어도 직원들이 원래 계획대로 하면 우리의 계획이 흐트러지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두 분, 지금은 무경이가 없어 기관 일을 처리해 줄 수 없으니 행동을 조심해야 합니다. 절대로 총사령관의 눈 밖에 들면 안 됩니다.”“그렇죠, 당연한 일입니다. 임 회장의 말대로 하겠습니다.”나성군과 윤해진 다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저 총사령관을 만나볼 수만 있으면 된다. 그들에게 총사령관은 마지막 남은 동아줄이었다. ......다른 한편, 이장우는 일어나 옆의 하정민을 바라보았다. “하 회장님, 제가 전에 이미 이씨 가문의 군인 출신한테 총사령관을 뵙겠다고 말해놓았습니다. 총사령관님이 저와 하은혜 씨의 혼인의 증인이 되어주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이제 시간이 되었으니, 같이 가시죠.”그렇게 말하는 이장우의 얼굴에는 의기양양한 표정이었다. 하정민은 뭐라고 말하려다가 그저 깊은 한숨만 내쉬었다. 하은혜는 이미 모든 것을 포기한 듯이 일어났다. 그녀는 가장 앞줄에 앉았었기에 그 뒷모습의 윤곽을 확실히 볼 수 있었다. 그 뒷모습은 매우 익숙했다. 얼굴은 볼 수 없었지만 그래도 확신할 수 있었다. 바로 그녀가 그리고 그리던 사람이라고. 하지만 그 사람이 왜 이장우와 자기의 혼인의 증인이 되어주겠다고 하는 것인지. 설마 진주 이씨 가문이 두려운 걸까? 하지만 오늘 보니 한국에서 그의 지위는 말할 것 없이 높았다
'김예훈! 총사령관이 김예훈이라니! 김예훈이 전설 속의 총사령관이라니! '이 사실을, 이장우는 죽어도 인정하기 싫었다. 게다가 자기는 총사령관한테 자기 혼인의 증인이 되어달라고 했으니. 심지어 이 여자가 총사령관의 여자라니.얼토당토않은 소리다. 웃기지도 않는 소리였다. 이장우는 놀라서 온몸을 바르르 떨며 금방이라도 기절할 듯했다.“그럴 리가, 어떻게 김예훈이?! 뭔가 잘못된 게 분명해. 내 눈이 잘못된 거야.”눈앞의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이장우는 눈 앞에 펼쳐진 사실을 믿지 못했다. 하지만 옆의 하은혜는 의문스러운 표정이었다. 김예훈의 진짜 신분을 알아서 놀란 것은 아니었다. 이미 진작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놀란 것은 김예훈이 '내 여자'라고 얘기했기 때문이다. 김예훈은 담담하게 얘기했다. “하 회장을 불러와. 이 일에 대해 말해봐야겠다.”얼마 지나지 않아 하정민이 들어왔다. 바닥에 꿇어있는 이장우를 본 그의 표정도 꽤 의미심장해졌다. 하지만 재빨리 정신을 차리고 경례를 했다. “총사령관님을 뵙습니다! 김세자님.”둥. 하정민의 말을 들은 이장우는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충격에 미칠 것 같았다. 이장우는 그렇게까지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었으니 눈치껏 알아차릴 수 있었다. 김예훈. 김세자. 총사령관. 이 세 사람이 원래 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이게 바로 김예훈을 건드린 사람이 좋은 꼴을 보지 못한 이유였다. 이게 바로 오늘 김세자를 초청하지 않은 이유였다. 이게 바로 이일매같은 사람도 진주로 쫓겨난 이유였다. 김세자가 바로 총사령관이다. 그런 사람을 누가 막겠냐는 말인가. 이장우는 자기가 레스토랑에서 일부러 김예훈에게 눈치주며 했던 말이 생각났다. 또 공항에서 김예훈이 그에게 무릎 꿇고 사죄하지 않으면 진주 이씨 가문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던 것이 생각났다. 그제야 이장우는 전부 깨달았다. 총사령관은 계속 이장우에게 기회를 주었다. 그저 이장우가 그 기회를 잡지 않았을 뿐. 게다가 거기서 그치지 않
이장우의 일을 처리하고 하정민을 돌려보낸 김예훈이 그제야 일어서서 웃으며 말했다. “하은혜 씨, 일은 해결 됐으니까 앞으로는 걱정하지 말고 출근하세요.”심경이 복잡한 하은혜는 작게 웃었다. “대표님, 한 말에 대해 꼭 책임지셔야 해요. CY그룹에서 기다릴게요.”말을 마친 그녀는 떠나갔다. 김예훈은 손을 들어 머리를 긁었다. 하은혜가 하씨 가문의 속박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말한 것이었는데. 자기가 오히려 함정에 걸린 느낌이었다. ‘그만두자.’잠시 생각하기를 포기한 김예훈이 다시 앉아서 차갑게 얘기했다. “나씨 가문과 윤씨 가문의 사람을 불러와라.”잠시 후, 나성군과 윤해진, 두 사람이 들어왔다. 김예훈의 얼굴을 확인 한 두 사람은 그만 놀라서 자빠질 뻔했다. “김예훈이 총사령관이라고?!”잔인하기만 했던 두 회장님의 얼굴에 핏기가 가셨다. “꿈이 아닐까요?”“저, 저건 그 데릴사위 아닙니까!”“김병욱이 우리를 함정에 빠뜨린 겁니다!”나성군과 윤해진은 모두 머리가 핑글핑글 도는 기분이었다. 그들이 전혀 눈여겨보지 않던 데릴사위가 순식간에 총사령관으로 되어 그들 앞에 나타났다. 국방부의 신화이자 살아있는 전설이었다!!생각도 하지 못한 일이다.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일이다!!김예훈은 차갑게 얘기했다. “놀라셨겠지만, 제가 바로 총사령관입니다.”털썩. 나성군과 윤해진 두 사람은 모두 다리에 힘이 풀려 동시에 바닥에 꿇어앉았다. “나씨 가문, 윤씨 가문. 둘 다 저랑 원한이 없을 텐데, 변경의 용병까지 고용해 나를 죽이려 했으니... 어떻게 갚을 겁니까?”냉기가 가득한 말투로 김예훈이 말했다. “그건...”윤해진과 나성군은 이 모든 게 김병욱의 지시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차가운 김예훈의 눈빛 앞에서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들도 눈치를 챘다. 총사령관은 알고 있다. 총사령관은 무엇이든지 알고 있었다. 그의 앞에서 변명 따위는 통하지 않는 것이었다. “윤씨 가문과 나씨 가문은 앞으로 은퇴하는 게 좋을
얼마 지나지 않아 밖의 사람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임무경이 총사령관을 욕보아서 크게 다쳐 국방부의 병원에서 오랫동안 입원해야 했다. 하지만 총사령관이 임씨 가문에 사과하며 이른 시일 내에 찾아보겠다고 했다. 그러자 임씨 가문의 사람들은 불가마 위의 개미처럼 앉아있지를 못했다. 잠시 경기도 3인자인 임무경이라는 패를 잃었지만 또 임씨 가문과 총사령관 사이가 어느 정도 가까워졌다. 얼마나 큰 영광인가. 임옥희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임씨 가문 사람들을 구석으로 불러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 “보아하니 무경이가 한 계획은 이미 물건너갔으니 원래의 계획대로 하면 안 될 것 같다. 하지만 곧 총사령관이 직접 오실 거야. 그때가 되면 무조건 이 약을 마시게 해서 하루에 모든 일을 성공적으로 완수해야 해. 그럼 총사령관은 인정하기 싫어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거야.”임옥희의 말을 들은 임씨 가문의 사람들의 얼굴에는 다 웃음꽃이 피었다. 원래 계획은 임효가 어떻게든 총사령관의 아이를 배어 결혼하려던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그저 총사령관이 집에 방문하기만 한다면 없었던 일도 있는 것처럼 하면, 임신이 되지 않더라도 총사령관더러 꼭 책임을 지라고 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임무경이 지금 없으니 첫 번째 계획을 실행할 수가 없었다. 이 연회에서 많은 상류사회의 사람들이 임씨 가문을 축하했다. 마치 이 연회에서 가장 이득을 본 것은 임씨 가문이라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다가 곧 경기도를 뒤흔들 소식이 들려왔다. 진주 이씨 가문이 한 시간 안에 모든 산업을 포기하고 진주로 돌아갔다는 것이었다. 나씨 가문과 윤씨 가문도 모두 은퇴했고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감옥에 수용되었다!두 회장은 집에서 자결했다!성남시의 6대 명문가문 중 지금은 선우 가문과 임씨 가문만이 남았다. 모든 것이 끝난 후 김예훈은 전의 캐주얼한 옷을 바꿔입었다. 그리고 원경훈도 그의 옆에서 그를 따랐다. 그들은 빠르게 떠나려고 하는 정민아 일행을 발견했다. “오늘은 정말 멋
김예훈은 가볍게 웃었다. “장인어른이 이런 장소를 좋아하시는 걸 알았으니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있으면 자주 모시고 나오겠습니다.”“좋아, 좋아!”정군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허세만 가득하던 사위가 드디어 철이 든 것일까. 이때 핸드폰을 보고 있던 정민아가 갑자기 숨을 헉 들이켰다. “큰일 났어요!”“무슨 일?!”다들 그녀를 보며 무슨 일이기에 이렇게 놀란 것인지 궁금해했다. 정민아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진주 이씨 세자 이장우가 갑자기 진주 이씨가 경기도에서의 모든 산업을 포기하고 진주로 돌아가겠다고 해요! 일류 가문인 윤씨 가문과 나씨 가문의 회장들이 다 자결했고... 가문의 중요한 사람들이 다 경찰서에서 자수했대요! 총사령관은 곧 임씨 가문에 들릴 생각이래요!”세 개의 중요한 뉴스였다. 앞의 두 뉴스를 들은 정군과 임은숙은 그저 놀란 듯 보였다. 하지만 세 번째 뉴스를 들은 그들의 표정은 바로 굳어버렸다. 임씨 가문이 이런 특별 대우를 받다니. 게다가 하필이면 김씨 가문, 윤씨 가문, 나씨 가문, 손씨 가문, 복씨 가문 같은 큰 가문들이 분리되어 대치하는 오늘 같은 날에!성남시, 나아가서 전체 경기도가 블루오션이 될 것이다. 임씨 가문은 이런 상황에서 총사령관과 사이도 가까워질 테니. 그렇다면 임씨 가문이 앞으로 경기도 유일한 명문가문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임씨 가문에서 쫓겨난, 정군과 임은숙은 가문이 잘될수록 그들의 생활을 좋지 못할 것이다. 심지어 두 사람은 이후에 경기도에서 살아 나가기도 어려울 수 있다. “끝났어.”정군의 두 눈은 빛을 잃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임씨 가문이 성장한다면 그의 일가족은 한평생 그들을 피해서 치욕스러운 삶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앞으로 다들 임씨 가문에 대해 얘기할 때 그의 일가족도 같이 말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그의 일가족은 성남시, 더 나아가서는 경기도의 가장 큰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이때 정군은 김예훈이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
나씨 가문과 윤씨 가문의 갑작스러운 파멸과 경기도의 사업을 포기한 진주 이씨 가문 때문에 하루 사이에 경기도의 시장이 텅 비었다. 그들이 포기한 이 자리는 누구든지 욕심내는 자리이다. 순식간에 서울, 부산, 금릉 등 곳의 사람들이 성남시라는 곳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CY그룹은 규모를 확장하여 이 세 가문의 경기도 자산을 다 먹어 치우고 시장을 점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성남시의 시장이 너무 커서 하루 만에 먹어 치울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었다. 이건 약간 골치가 아픈 일이었다. 회사로 출근 한 하은혜는 첫날부터 바빴다. 원래는 김예훈을 찾아 대화를 해보려고 했는데 전혀 그럴 시간이 남지 않았다. 사업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었기에 김예훈도 마음 놓고 CY그룹을 그녀에게 넘겨 일을 처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선우 가문의 선우건이도 어르신의 전화를 받았다. 김예훈은 그가 이 시장을 먹어 치우는 데에 참여했으면 했다. 선우건이는 원래의 6대 명문 가문에서 가장 세력이 약했던 선우 가문이 지금은 거의 가장 강력한 가문으로 되고 있다는 것을 믿기 어려웠다. 김예훈은 선우건이의 손녀인 선우정아를 생각해서 이렇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이렇게라도 빨리 성남시의 시장을 안정시켜야 경기도의 시장을 처리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동시에 김예훈은 또 정민아가 빨리 재기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었다. 현재 성남시의 시장은 진짜 허허벌판이었다. 그 말인즉슨 원하는 대로 실력을 맘껏 발휘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정민아의 실력으로 3개월 안에 큰 회사를 세우는 것쯤이야 시간과 능력이 남고도 말았다. ......성남시의 동해안. 크루즈 한 대가 천천히 멈춰 섰다. 이내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나와서 양쪽에 서서 중간에 길을 만들어 냈다. 김병욱과 김만태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러자 크루즈 위에 한 사람이 꿇고 있는 것이 보였다. 바로 진주 이씨 가문의 세자, 이장우였다!하지만 이장우는 이
이튿날. 현재 전체 성남시에서 지위가 가장 높은 건 다름 아닌 임씨 가문이었다. 적어도 임씨 가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정민아의 자산과 주식을 얻은 것으로 모자라 성남시의 큰 가문들이 하나, 둘씩 몰락했으니. 임씨 가문이 성장하기 딱 좋은 조건이었다. 이는 백 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하는 기회였다. 운과 실력이 모두 임씨 가문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래서 임씨 가문이 조금만 더 노력한다면 몇천억의 그룹, 아니 몇조의 그룹이 되는 것쯤은 쉬운 일이었다. “어머니, 임은숙을 쫓아낸 후부터 우리 임씨 가문의 운이 점점 좋아지는군요!”여문성은 크게 웃으며 얘기했다. 그는 임씨 가문의 사위였지만 지금은 거의 데릴사위와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지금의 임씨 가문은 매우 세력이 강했기에. 임씨 가문인 그도 무조건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기를 원했다. 지금은 그저 부은행장일 뿐이지만 임씨 가문의 힘으로는, 임옥희가 그를 밀어주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은행장이 되는 건 쉬운 일이었다. 임영운도 씨익 웃었다. 원래는 성남시 경찰서 3인자의 자리에서 더 일할 생각이었지만 현재의 상황을 보면 며칠 후에 바로 성남시 경찰서장이 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하늘이 우리 임씨 가문을 지켜주시네요!”“우리 임씨 가문이 조금만 노력하면 바로 경기도를 주름잡을 수 있겠어요!”“총사령관님의 힘을 조금만 빌려서 김세자를 밟는 것도 어렵지 않겠습니다!”“이후에 임씨 가문이 바로 경기도의 왕이 되겠군요!”“경기도의 1인자도 저희 눈치를 봐야 할 겁니다.”임씨 가문의 사람들은 환호하며 웃었다. 연이은 행운에 임씨 가문의 사람들은 점점 자만으로 부풀어 갔다. 이성적으로 현실을 직시하는 이는 없었다. 그들의 눈에 임씨 가문은 강했다. 그것도 엄청나게 강했다!”“회장님, 큰일 났습니다!”이때 임씨 가문의 임영빈이 급하게 달려 들어왔다. 임영빈은 임영운의 사촌 동생인데 해외에서 일하다가 요 며칠 귀국했었다. 임씨 가문은 그에게 큰 희망을 걸었다.
“뭐라고? 우리 임씨 가문의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데 감히 임씨 가문의 회사에서 퇴사를 해?”임옥희를 포함한 임씨 가문의 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앞으로 임씨 가문이 어떻게 발전할지 모르는 건가?왜 하필 이때 퇴사하는 것인지!이는 임씨 가문의 발목을 잡는 것과 같았다. 게다가 중요한 것은 퇴사를 한 사람들이 백운 그룹의 핵심 멤버라는 것이었다. 그들이 떠나면 백운 그룹은 전혀 돌아가지 않는다. 임옥희가 미간을 찌푸리고 있을 때 임영빈의 핸드폰이 또 울렸다. “뭐? 또 고위급 임원들이 퇴사를 해요?! 인사팀 부장인 당신도 퇴사하겠다고요? 나한테 연락해 주는 것도 고마운 줄 알라고!?”임영빈은 어이가 없었다. 전화를 끊자마자 또 통화가 들어왔다. “뭐요?! 백운 별장 프로젝트의 시공팀이 우리와의 협업을 취소하겠다고요?! 사람들이 아예 떠나갔다고요?! 뭐라고요?! 집 지키는 개까지 목줄을 끊고 도망쳤다고요?!”놀란 임영빈은 입을 딱 벌렸다. 하루아침에 이렇게 많을 일이 일어날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임영빈이 직접 보고할 필요가 없었다. 임옥희는 이미 사건의 엄중성을 알았다. 백운 별장 프로젝트는 백운 그룹의 생명줄이다. 백운 별장 프로젝트가 엎어지면 백운 그룹도 끝이다. “회장님, 얼른 방법 좀 생각해 보세요. 지금 제일 무서운 건 백운 별장을 샀던 사람들이 환불하러 오는 거라고요! 계약서를 보면 그들이 환불하러 오면 우리는 3배의 위약금을 내야 해요!”이때 임영빈의 휴대폰이 또 울렸다. 급한 임영빈은 또 전화를 받았다. “뭐?! 이번에는 사람들 데리고 와서 분양사무실을 부숴요? 우리 백운 그룹이 사기를 쳤다고?! 시공 팀도 떠났으니 빨리 돈을 돌려달라고요?!”진짜 말이 씨가 되는 현장이었다. 그 전화를 받은 임영빈은 멘탈이 붕괴될 것만 같았다. 그는 확실히 해외에서 경영에 대해 배웠다. 하지만 이런 난장판은 처음이었다. 애초에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몰랐다. 문제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하하하하! 역시 병신이 맞았어! 쓰레기는 쓰레기일 뿐이라고! 너희들 꼬락서니를 봐!”추문성 일행의 처참한 모습을 본 맹승현은 사악하게 미소를 지었다.“이러고도 내 앞에서 잘난 척했던 거야? 그것도 모자라 정의를 되찾고 싶어? 아직 수류탄을 던지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겁을 먹다니! 정말 던져버리면 무서워서 울겠네? 정말 안 되겠네. 추씨 가문? 동씨 가문? 제발 웃기지 마! 1인자 자리에 앉아있는 건 아무도 너희와 경쟁하지 않기 때문이야. 정말 자기가 대단한 줄 알고 나 같은 사람이랑 비교해도 된다고 생각했던 거야? 그럴 자격이 있기나 해?”맹승현은 추문성의 얼굴을 때리며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임수민 등 아름다운 여성들은 모두 입을 가리고 웃음을 터뜨렸다.오늘 이 일이 밖에 알려지면 동씨 가문이든 추씨 가문이든 진주·밀양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 뻔했다.추문성은 맹승현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오늘 이 자리에 무고한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면 맹승현과 함께 죽는 것을 택했을 것이다.“됐어. 오늘은 충분히 기회를 많이 줬어. 앞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 생각도 하지 마.”맹승현은 한껏 조롱과 비웃음이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길에서 나를 만나든 윤지 씨를 만나든 멀리 썩 꺼져. 앞으로 우리가 참석하는 자리에는 동씨 가문도, 추씨 가문도 나타나지 말아야 할 거야. 아니면 만날 때마다 본때를 보여줄 거니까. 그리고 내 말대로 얼른 돈이랑 고서희 씨를 돌려내. 지금 이 자리에서 죽이기 전에. 알겠어?”맹승현은 테이블 위에서 샴페인 병을 집어 들고 추문성의 머리를 내리치더니 냉랭하게 말했다.“진주·밀양에서는 아무도 내 앞에서 뭐라 하지 못해. 너희들은 그럴 자격도 없어.”추문성은 머리를 부여잡고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얼굴은 일그러진 것이 맹승현이 수류탄만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직접 나섰을 것이다.추문성이 이토록 불만이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자 맹승현은 더욱더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나는 어때!”바로 이때, 인파를 뚫고 한 사람이 거만한 모습으로 맹승현 앞에
한계를 넘어선 맹승현의 행동에 추하린은 미간을 찌푸린 채 표정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지고 말았다.그녀는 진주·밀양 용전을 대표할 뿐만 아니라 김예훈의 이익도 대표하고 있는데 이렇게 쉽게 맞을 수가 있겠는가?다음 수난 추하린은 허리춤에서 총을 꺼내며 차갑게 말했다.“맹승현, 내가 괜히 진주·밀양 용전 전주가 된 줄 알아? 정말 너를 죽이지 못할 것 같아?”추하린의 명령과 함께 주위에 열몇 명의 부하들이 동시에 나타나 총알을 장전하고 맹승현을 겨냥했다.하지만 맹승현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는지 그는 무표정으로 추하린을 바라보며 냉랭하게 말했다.“옥루 회관을 무단침입한 것도 모자라 윤지 씨 앞에서 위세를 부리는데 너를 건드리지 않으면 누굴 건드리겠어? 내가 말해주는데 추하린! 진주·밀양 용전 전주면 다른 사람에게 겁줄 수는 있겠지만 나한테는 안 먹혀. 네까짓 게 추문성을 위해 나서려고?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거야.”추하린이 냉랭하게 말했다.“나랑 제대로 한번 붙어볼 생각인가 봐? 사람도 많고 총도 많은데 굳이 나를 건드리겠다고?”맹승현은 피식 웃기만 했다.“총으로 나를 쏴보든가! 나를 죽이지 못하면 추씨 가문의 남자는 대대로 노예가 되고 여자는 창녀가 될 것이야.”맹승현이 외투를 풀어 헤치는 순간 옷 속에서 또 몇 개의 검은 수류탄이 보였다.수류탄이 터지는 순간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은 죽을 운명이었다.너무나도 위험한 상황에 사람들은 소름이 끼치고 말았다.수십 명의 용전 부하들과 경호원들은 본능적으로 후퇴했고, 어떤 사람들은 은신처를 찾느라고 정신이 없었다.맹승현은 그야말로 진정한 미친놈이었다.남윤지조차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 심지어 왜 이런 미치광이를 전쟁터에서 데려왔는지 조금 후회하기도 했다.맹승현의 스타일을 봤을 때 정말로 동반자살 하는 행동을 저지를 수도 있는 사람이었다.추문성은 피식 웃으며 앞으로 다가가려고 했지만 추하린이 꽉 잡았다.“왜. 아까는 그렇게 잘난 척하더니. 나를 죽이겠다면서? 왜 이제는 하나둘 겁먹은 거야
“체면을 지켜주지 않으면 뭐 어쩔 건데? 뺨을 때리면 뭐 어쩔 거냐고.”남윤지는 천천히 소파로 돌아가 다리를 꼬고 앉았다.그러면서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추문성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참기만 하더니 드디어 폭발할 준비가 된 거야? 이제는 나를 때리려고? 자, 한 대 쳐봐. 어떻게 나를 건드릴 건지 지켜볼 거니까.”“너!”추문성이 앞으로 나서려는 순간, 뒤에서 갑자기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잠시 후, 수십 명의 제복을 입고 전신 무장한 사람들이 나타나 총을 빼 들고 전체 마당을 포위했다.이때 제복을 입고있는 추하린이 긴 다리를 뻗으며 천천히 걸어 나왔다.“남윤지 씨, 저희 추씨 가문을 건드리기 전에 제 의견을 물어본 적 있어요?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알고 있냐고요.”말하는 사이 추하린은 추문성 앞으로 다가가 그의 퉁퉁 부어오른 얼굴과 처참한 모습을 보고 표정이 일그러지고 말았다.“어머, 이게 누구야. 진주·밀양 용전 전주 추하린이잖아. 왜? 전주를 며칠 해봤다고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았어?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감히 옥루 회관에 와서 소란을 피워? 그것도 모자라 지금 나에게 도전장을 내민 거야?”남윤지가 가소로운 표정으로 말했다.“김현민 도련님이 어르신 생신 때문에 너를 해결할 시간이 없었을 뿐인데 고개를 숙이고 다녀야 할 판에 여기서 허세를 부려? 이런 제기랄! 이따 네 뺨까지 때려줄까?”맹승현도 냉랭하게 말했다.“추하린, 창피하게 그깟 총을 꺼내지도 마. 하나같이 피를 본 적도 없는 초보들이 방아쇠를 당길 줄이나 알아? 그것도 모르면서 어디서 잘난 척하는 거야.”‘맹승현?’이때 추하린의 표정이 미세하게 변했다.추문성이 여기 사람들과 충돌이 일어났다고 해서 바로 달려오느라 김예훈을 전혀 눈치채지도 못했다.추문성이 남윤지만 건드렸다면 그걸로 끝났겠지만 문제는 맹승현도 있다는 것이다.남윤지와 맹승현은 진주·밀양 4대 명문가 중 두 가문을 대표하고 있어 잘못했다간 용전도 이 상황을 수습하지 못할 수도 있었
“그리고 강씨 가문 지분이 추씨 가문의 것도 아닌데 대신 결정할 자격이라도 있는 거야? 아니면 당신 주인이 이미 두려워서 우리를 건드리지 못하는 건가? 그래서 이런 굴욕적인 조건을 스스로 제안한 건가?”남윤지는 차가운 눈빛으로 추문성을 응시하며 다음 행동을 위해 그의 표정으로 뭔가를 읽어내려 했다.하지만 추문성이 무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남윤지 씨, 쓸데없는 말은 필요 없고 한 번만 더 물을게요. 저희랑 이 거래를 할 의향이 있는 거예요?”남윤지는 천천히 다가와서 추문성을 아래위로 훑어보며 부드럽게 말했다.“이렇게 좋은 조건이라면 물론 거래할 의향이 있지만 아쉽게도 네가 강서연 씨를 납치한 게 아니거든. 설령 그렇다 해도 당신 주인이 이렇게 큰 힘을 들여 데려가겠다고 하는데 차라리 계속 붙잡아 두고 강씨 가문이 당신들이랑 연을 끊게 하는 것이 더 재밌지 않을까? 당신 주인이라는 사람은 그깟 똑똑한 척하는 머리와 기술로 진주·밀양에서 뭐든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나 보지? 정말 순진하긴. 나타나기조차 두려워서 너 같은 쓰레기를 보낸 것만 해도 병신인 것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을까?”남윤지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 오늘 이 모든 것은 김예훈을 위해 준비된 것인데 김예훈이 나타나지 않았으니 이른바 거래를 할수 없었다.게다가 추문성은 그녀와 거래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추문성이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남윤지 씨는 저의 체면을 지켜줄 생각이 없나 봐요?”“당연히 체면은 지켜줘야지.”남윤지는 샴페인을 들고 다가왔다.“당신 체면을 봐서 고서희를 납치한 일은 따지지 않을게. 돌아가서 사람을 풀어주고 옥루 회관에 2천억 원을 배상하면 더 이상 책임을 묻지 않을게. 내 조건을 들어줄 수 있겠어? 안 된다면 너까지 잡아둘 수밖에. 네가 먼저 옥루 회관 사람들을 건드렸으니 붙잡아도 너희 누나도 뭐라고 하지 못할 거야.”멀지 않은 곳에서부터 걸어오던 임수민이 웃으면서 말했다.“추문성 도련님, 동의하는 것이 좋을 거예요. 아까 동영상이랑 사진을 많이 찍었
가까워진 남윤지의 얼굴을 보던 추문성은 눈가를 파르르 떨며 오른손을 부들부들 떨었다.추문성은 그녀를 때리지 않으려고 꾹 참고 있었다.쨕!추문성이 공격할 생각이 없어 보이자 남윤지가 다시 한번 추문성의 다른 한쪽 뺨을 때렸다.“쓸모없는 자식. 여자한테 맞고도 반격할 용기도 없는 멍청한 자식. 이러고도 체면을 지켜달라고? 체면이라고 있는 거야?”이순간 남윤지는 추문성을 극도로 경멸했다.‘진주·밀양 도련님 중의 한 명으로서 나한테 손대지도 못하는데 잘나면 얼마나 잘났을까? 그냥 죽기를 기다릴 수밖에.’얼굴을 감싸고 있는 추문성의 입가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 모습은 얼마나 처참한지 이보다도 더 처참할 수가 없었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고 모두 박장대소를 지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술잔을 부딪치며 좋은 구경을 하고 있었고, 어떤 사람은 이 장면을 기록하기 위해 핸드폰을 꺼냈다.부잣집 도련님이 쩔쩔매는 모습이 온라인에 퍼진다면 절대 큰 화제가 될 수 있었다.동하임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남윤지 씨, 너무하는 거 아니에요?”동하임은 화가 났지만 한편으로는 어쩔 수가 없었다.남윤지와 맹승현의 막무가내를 봤을 때 가끔은 능력과 인맥이 그렇게 유용하지 않을 때도 있었다.실력이야말로 진정으로 믿을 구석이었다.지금 이 순간 남윤지의 실력이 추문성보다 강하기 때문에 추문성이 반격조차 하지 못하고 심지어 말도 하지 못했다.“농담도 심하시네요. 남윤지 씨는 진주·밀양 4대 명문가 중의 하나인 남씨 가문의 따님이자 안동 김씨 가문의 안방마님이 될 사람인데 제가 아무리 겁 없는 사람이라도 남윤지 씨를 어떻게 모욕하겠어요. 하지만 그래도 제 체면을 지켜주셨으면 바람이네요.”추문성의 눈빛은 차가웠고, 이 순간 그는 분노도 두려움도 없었으며 오히려 얼굴에 남은 손자국을 문질렀다.“저는 오늘 화해를 구하러 온 것이지 남윤지 씨가 두려워서 이러는 거 아니에요. 가끔 어떤 일은 크게 만들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 문제가 커져봤자 모두에게 좋지 않잖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피하지 못한 추문성은 제대로 뺨을 맞았다.얼굴에 빨간 손자국이 나 있는 그 모습은 처참하기 그지없었다.이때 추문성이 소리를 질렀다.“남윤지 씨!”바로 이때 사면팔방에서 남씨 가문의 경호원이 열몇 명 달려왔다.이들은 하나같이 총을 들고 추문성의 이마를 겨냥하고 있었다.그가 조금이라도 경솔한 행동을 한다면 주저 없이 방아쇠를 당길 기세였다.김예훈과 동하임은 사람무리와 동떨어지고 말았다.“제 이름이 함부로 불러도 되는 이름인 줄 알았어요? 부를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하시냐고요.”남윤지는 한껏 싫증난 표정이었다.“추씨 가문은 그저 1류 가문에 불과하면서 누나가 진주·밀양 용전 전주 자리를 꿰차면 우리 앞에서 체면이 세워질 거로 생각하셨어요? 허씨 가문의 힘을 빌려 이 자리까지 온 거 잊었어요? 예전에는 허씨 가문에 빌붙어 살더니 이제는 김예훈 씨한테 의지하려는 거예요? 정말 자존심도 없어요? 제가 말해주는데 옛정만 아니었다면 바로 총으로 쏴 죽였을 거예요. 어디서 체면을 지켜달라고 말하는 거예요. 그럴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하세요?”남윤지는 어제 김예훈에게 뺨을 맞고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오늘 남지훈과 함께 판을 짜놓은 것도 김예훈을 이곳까지 불러내서 기회를 틈타 죽여버리기 위함이었다.그런데 김예훈은커녕 추문성이 찾아와서 떠들 줄 몰랐다.이로 인해 남윤지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이미지만 아니었다면 직접 총으로 추문성을 쏴 죽였을 것이다.동하임이 옆에서 미간을 찌푸린 채 말했다.“남윤지, 말로 해결해요. 다 이 바닥 사람들인데 추문성 도련님도...”“무슨 할 얘기가 있다고 그러세요?”남윤지는 싫증난 표정으로 웨이터가 건넨 따뜻한 수건으로 손을 닦았다.아까 추문성의 뺨을 때린 것이 자기 손을 더럽혔다고 느낀 모양이다.그녀는 수건을 추문성의 얼굴에 던져버린 후 냉랭하게 말했다.“저를 건드려 놓고 협박하러 오셨어요? 이러고 무슨 화해 한다고. 추문성 씨,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 아니면 누가 이럴
“화해? 화해할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해?”맹승현은 차가운 눈빛으로 추문성을 바라보며 조롱하는 표정으로 지었다. 그러면서 수류탄 하나를 꺼내 테이블 위에 던졌다.“이걸 먹어버리면 내가 윤지 씨를 대신해 이른바 화해를 받아줄게!”맹승현의 행동을 지켜보던 김예훈은 그의 허리춤에 걸려있는 또 다른 수류탄들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는 흑아프리카에서 돌아온 사람답게 수시로 이런 물건을 지니고 있었다.‘사고로 자신은 물론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을 죽일까 두렵지도 않은가?’다른 사람들도 수류탄을 보고 하나같이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았다.몇몇 아름다운 여성들은 심지어 얼굴이 하얗게 질려 맹승현에게 잘보이려고 애쓰고 있었다.이런 살상 무기를 가지고있는 남자는 무섭기도 하지만 무한한 매력을 느끼게 했다.결국 여자들은 항상 강한 남자에게 복종하기 마련이었다.추문성은 맹승현을 무시한 채 남윤지를 바라보며 말했다.“저는 분명 화해하러 왔다고 말씀드렸어요. 강서연 씨를 납치해 갔다고 들었는데 제 체면을 봐서라도 풀어주시죠.”“강서연 씨요? 강씨 가문 강서연 씨?”남윤지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손발이 다 있는 사람이 왜 저한테 있다고 말씀하세요? 그것도 모자라 납치한 걸 풀어달라고요? 추문성 도련님,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되죠.”“남윤지 씨, 제 말이 무슨 뜻인지 아실 텐데요.”추문성은 그녀에게 많은 배려를 하지 않았다.“고서희 씨가 저희 손에 있는데 당연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수밖에 없는거 아니겠어요?”남윤지의 눈빛은 차가워지고 말았다.“고서희가 당신들 손에 잡혔던 거예요? 글쎄 오랫동안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았던 거네요.”김예훈은 예리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남윤지의 말로부터 그녀가 바로 이번 사건의 주동자 중의 한 명임을 알수 있었다.그리고 강서연도 옥루 회관에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양측의 대화를 듣고 있던 맹승현은 갑자기 일어나서 테이블을 내리치면서 큰소리쳤다.“추문성, 감히 옥루 회관의 사람을 잡아? 반 시간만 더 줄 테니
“게다가 추문성 도련님 누님이 진주·밀양 용전을 장악하고 있잖아요. 추씨 가문이 지금 진주·밀양에서 지위가 얼마나 높은데요. 추문성 도련님을 건드린 대가가 무엇인지 생각이나 해보셨어요? 만약에 정말 겁도 없이 죽였다가 누님이 진주·밀양 용전 사람들을 데려와서 저희 옥루 회관을 더럽히면 어쩌려고요.”남윤지는 애가 타는 표정으로 말했다.“그리고 추문성 도련님이 오늘 화해할 겸 사과하러 왔다는데 왜 총을 꺼내 들고 무릎부터 꿇게 만들어요. 이래서 어떻게 화해한단 말이에요.”남윤지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지만 말투는 차갑기 그지없었다.분명 어제 일어난 일은 마음속 깊이 새기고 있는 모양이었다.추문성이 김예훈의 사람이라면 그를 밟아 죽이는 것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물론 추문성을 밟아 죽이기 전에 그가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지 알고 싶었다.“그래요. 윤지 씨 체면을 봐서라도 오늘 밤은 죽이지 않을게요.”이때 맹승현의 손짓 하나에 웨이터가 공손하게 샴페인을 한잔 가져왔다.맹승현은 샴페인 잔을 들고 추문성의 머리에 부으면서 냉랭하게 말했다.“제대로 사과해. 무릎 꿇으라면 꿇고 머리를 박으라면 박아. 아니면 윤지 씨 기분을 망쳤다간 제일 먼저 죽여버릴 거니까.”맹승현이 소파에 다시 앉았지만 그의 보디가드들은 물러서지 않고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김예훈 일행을 째려보고 있었다.현장에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은 조롱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추씨 가문이 김현민의 대립 구도에 서 있다는 것은 이미 모두가 알고있는 사실이었다.‘이런 상황에서 무슨 염치로 윤지 씨한테 화해하러 온 거지?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그것도 모자라 저 김예훈이라는 사람을 위해 화해를 요청하다니.’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을 유지하며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그저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보며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조리 기억했다.남윤지는 맹승현을 비난할 생각이 없었고, 그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추문성을 쳐다보았다.“추문성 도련님, 모욕을 당하게 해서 죄송해요. 제가 맹승현 도련님
맹승현은 인내하는 추문성을 보며 사악한 표정을 지었다.이때 그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추문성, 내 앞에서 더 이상 잘난 척하지 못하겠으면 한 번만 더 물을게. 무릎 꿇을 거야 말 거야.”이 말에 동하임이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맹승현 씨, 너무하는 거 아니에요?”“제가 너무한다고요?”맹승현은 동하임을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냉랭하게 말했다.“동하임 씨 아버지가 진주·밀양 1인자라고 해서 제가 하임 씨를 건드리지 못할 것 같아요? 저를 방해한다면 똑같이 병신으로 만들어 버릴 거예요.”맹승현은 왼손으로 동하임의 얼굴을 쥐어 잡으며 조롱하는 표정을 지었다.그러더니 추문성에게 시선을 돌리면서 음산하게 말했다.“셋 셀 때까지 무릎 꿇으면 윤지 씨랑 이야기할 기회를 줄게. 그런데 무릎을 꿇지 않으면 죽여버릴 거야. 물론 저항해도 좋지만 그러는 순간 너희들 모조리 죽여버릴 거야.”맹승현은 피식 웃으며 숫자를 카운트하기 시작했다.“셋, 둘, 하나...”이 순간 추문성은 맹승현 몸에서 살기가 느껴지는 듯해 이를 악물고 무릎을 꿇고 말았다.부잣집 도련님인 추문성의 성격을 봤을 때 절대 굴복할 리가 없었지만 오늘 밤 목적을 생각하니 참을 수밖에 없었다.동하임이 놀라며 말했다.“추문성 도련님!”의미심장한 표정을 짓고 있던 김예훈은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큰일을 이루려는 사람은 작은 일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굽신거릴 수 있다는 것은 김예훈의 예상 밖이었다.양쪽이 대판 싸울 기세였는데 말이다.“아이고, 추문성 도련님. 어쩌다 무릎을 꿇었을까? 아까까지만 해도 거들먹거리면서 총으로 쏴보라더니. 왜 갑자기 겁을 먹었어?”맹승현은 총으로 추문성의 턱을 쳐들며 조롱하듯 말했다.“난 네가 진작에 마음에 안 들었어. 누나가 지켜주니까 맨날 잘난 척하더니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았나 봐? 내 눈에는 너 같은 사람은 아무것도 아니야. 더 자랑할 게 뭐가 있다고. 당도 부대에 3년 동안 있다가 장병급 실력자가 되어서 돌아온 거? 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