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현재 전체 성남시에서 지위가 가장 높은 건 다름 아닌 임씨 가문이었다. 적어도 임씨 가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정민아의 자산과 주식을 얻은 것으로 모자라 성남시의 큰 가문들이 하나, 둘씩 몰락했으니. 임씨 가문이 성장하기 딱 좋은 조건이었다. 이는 백 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하는 기회였다. 운과 실력이 모두 임씨 가문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래서 임씨 가문이 조금만 더 노력한다면 몇천억의 그룹, 아니 몇조의 그룹이 되는 것쯤은 쉬운 일이었다. “어머니, 임은숙을 쫓아낸 후부터 우리 임씨 가문의 운이 점점 좋아지는군요!”여문성은 크게 웃으며 얘기했다. 그는 임씨 가문의 사위였지만 지금은 거의 데릴사위와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지금의 임씨 가문은 매우 세력이 강했기에. 임씨 가문인 그도 무조건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기를 원했다. 지금은 그저 부은행장일 뿐이지만 임씨 가문의 힘으로는, 임옥희가 그를 밀어주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은행장이 되는 건 쉬운 일이었다. 임영운도 씨익 웃었다. 원래는 성남시 경찰서 3인자의 자리에서 더 일할 생각이었지만 현재의 상황을 보면 며칠 후에 바로 성남시 경찰서장이 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하늘이 우리 임씨 가문을 지켜주시네요!”“우리 임씨 가문이 조금만 노력하면 바로 경기도를 주름잡을 수 있겠어요!”“총사령관님의 힘을 조금만 빌려서 김세자를 밟는 것도 어렵지 않겠습니다!”“이후에 임씨 가문이 바로 경기도의 왕이 되겠군요!”“경기도의 1인자도 저희 눈치를 봐야 할 겁니다.”임씨 가문의 사람들은 환호하며 웃었다. 연이은 행운에 임씨 가문의 사람들은 점점 자만으로 부풀어 갔다. 이성적으로 현실을 직시하는 이는 없었다. 그들의 눈에 임씨 가문은 강했다. 그것도 엄청나게 강했다!”“회장님, 큰일 났습니다!”이때 임씨 가문의 임영빈이 급하게 달려 들어왔다. 임영빈은 임영운의 사촌 동생인데 해외에서 일하다가 요 며칠 귀국했었다. 임씨 가문은 그에게 큰 희망을 걸었다.
“뭐라고? 우리 임씨 가문의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데 감히 임씨 가문의 회사에서 퇴사를 해?”임옥희를 포함한 임씨 가문의 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앞으로 임씨 가문이 어떻게 발전할지 모르는 건가?왜 하필 이때 퇴사하는 것인지!이는 임씨 가문의 발목을 잡는 것과 같았다. 게다가 중요한 것은 퇴사를 한 사람들이 백운 그룹의 핵심 멤버라는 것이었다. 그들이 떠나면 백운 그룹은 전혀 돌아가지 않는다. 임옥희가 미간을 찌푸리고 있을 때 임영빈의 핸드폰이 또 울렸다. “뭐? 또 고위급 임원들이 퇴사를 해요?! 인사팀 부장인 당신도 퇴사하겠다고요? 나한테 연락해 주는 것도 고마운 줄 알라고!?”임영빈은 어이가 없었다. 전화를 끊자마자 또 통화가 들어왔다. “뭐요?! 백운 별장 프로젝트의 시공팀이 우리와의 협업을 취소하겠다고요?! 사람들이 아예 떠나갔다고요?! 뭐라고요?! 집 지키는 개까지 목줄을 끊고 도망쳤다고요?!”놀란 임영빈은 입을 딱 벌렸다. 하루아침에 이렇게 많을 일이 일어날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임영빈이 직접 보고할 필요가 없었다. 임옥희는 이미 사건의 엄중성을 알았다. 백운 별장 프로젝트는 백운 그룹의 생명줄이다. 백운 별장 프로젝트가 엎어지면 백운 그룹도 끝이다. “회장님, 얼른 방법 좀 생각해 보세요. 지금 제일 무서운 건 백운 별장을 샀던 사람들이 환불하러 오는 거라고요! 계약서를 보면 그들이 환불하러 오면 우리는 3배의 위약금을 내야 해요!”이때 임영빈의 휴대폰이 또 울렸다. 급한 임영빈은 또 전화를 받았다. “뭐?! 이번에는 사람들 데리고 와서 분양사무실을 부숴요? 우리 백운 그룹이 사기를 쳤다고?! 시공 팀도 떠났으니 빨리 돈을 돌려달라고요?!”진짜 말이 씨가 되는 현장이었다. 그 전화를 받은 임영빈은 멘탈이 붕괴될 것만 같았다. 그는 확실히 해외에서 경영에 대해 배웠다. 하지만 이런 난장판은 처음이었다. 애초에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몰랐다. 문제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임씨 가문 사람들이 다들 현장으로 가 어떻게 된 일인지 겨우 알아냈다. “정민아가 백운 그룹의 시공을 빨리 진행하기 위해서 맹목적으로 대량의 자금을 투자했습니다. 지금 회사에는 돈이 한 푼도 없어요. 그 임원들도 월급을 받지 못해 다 퇴사한 겁니다. 시공팀에서도 돈을 받지 못해 그대로 멈췄다고 합니다.”“게다가 지금 백운 그룹이 빚이 많다는 소문이 돌아서 별장을 산 사람들도 와서 환불을 요청하는 것 같습니다.”“말한 계약서도 진짜 존재합니다. 정민아가 회사 이름으로 CY그룹과 한 계약인데 이건 정민아가 대표가 되는 조건으로 쓴 것이라고 합니다.”“결국에는 이게 다 정민아 때문입니다. 이 비겁한 년, 회사를 난장판으로 만들어 버리고 우리한테 던져준 겁니다!”“어쩐지 일이 쉽게 돌아간다고 했어요!”어찌 된 일인지 잘 알아본 임씨 가문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불만을 토로했다.이때 벤츠 한대가 임씨 가문의 저택에 들어왔다. 깔끔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남자들이 엄숙한 표정으로 들어왔다. “여기, 임씨 가문의 책임자 계십니까?”“제가 책임자입니다. 당신들은...”임옥희는 일이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어쩔 수 없이 나섰다. “안녕하십니까, 무슨 일이냐면요. 계약서대로라면 오늘까지 10년 치 빌딩 임대료인 400억을 보내주셔야 하는데 아직 보내주시지 않아 찾아왔습니다. 임씨 가문이 3일 안에 돈을 보내주시면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희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계약 위반 시 10배의 위약금을 내야 합니다. 이건 우리 쪽 변호사가 쓴 고소장입니다. 먼저 읽어보셔도 됩니다.”그 사람들은 서류를 남기고는 사라졌다. 임옥희는 떨리는 손으로 서류들을 들고 쳐다보았다. 눈앞이 깜깜해지는 기분에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다. 서류에는 백운 그룹이 임대료를 내지 않아 계약대로 임대료를 내지 않는다면 10배의 위약금을 내야 한다고 했다. 바로 4천억이었다. 임옥희는 놀라서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임씨 가문의 사람들도 서류를 보고는
임씨 가문이 입이 닳도록 사정하자, 결국 중소 주주들은 임씨 가문이 자금을 조달할 시간을 주기로 했다.하지만 요 며칠 벌어진 일로 임씨 가문은 100억 정도의 위약금도 따로 물어야 하는 상황이다.눈앞이 캄캄했지만 당장 코앞에 벌어진 일들을 수습하기 위해 임씨 가문은 어쩔 수 없이 알겠다고 답했다.중소 주주들이 모두 돌아간 후에야 임씨 가문은 적막을 찾을 수 있었다.모든 사람 이마가 땀으로 범벅이었고 표정을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일그러졌다.모든 일들이 일단락된 줄 알았는데 갑자기 또 픽업트럭 몇십 대가 밖에 줄지어 들어왔다.곧이어 한눈에 봐도 건들건들한 불량배가 우르르 나왔다.이들은 건축 자재 공급업자들이다.평소 백운 그룹은 주급으로 자재비를 지불했고, 게다가 현금으로 결제했었다.하지만 이번에 결제 날짜가 한참이나 지났는데도 자재비가 들어오지 않아 이들이 바로 찾아온 것이다.“빨리 돈 내놔!”“현금으로 자재비 안 주면 우리가 너희 임씨 가문 가만 안 둘 거야!”이 자재 공급업자들은 하나 같이 모두 체격이 큰 인부 열댓 명을 데리고 와서는 순식간에 임씨 가문을 둘러쌌다.이전에 왔던 사람들은 점잖게 말로 얘기하고 갔었다면, 이번에 온 이들은 모두 사납고 거칠었다.잔뜩 겁먹은 임영빈은 아무렇지 않은 척 앞으로 나와 말했다.“저기, 너희 돈 안 갚은 사람은 정민아야. 우리와 아무 관련이 없으니까, 우리 말고 정민아 찾아가!”“아. 네가 백운 그룹 새 대표잖아. 우리가 모를 것 같아? 우리가 백운 그룹이랑 계약했는데 너 안 찾으면 누굴 찾아가라는 거야. 우리가 바보로 보이니?”“그리고 너희 임씨 가문이랑 정민아랑 인연 끊었다면서 이 일이 정민아랑 무슨 관계가 있는데?”“빨리 똑바로 돈이나 갚아! 안 그러면 오늘 우리가 너희 다 가만 안 둘 거야!”자재 공급업자들은 모두 화가 단단히 났다.이때 임영운이 걸어 나와 차갑게 말했다.“모두 안 나가? 너희 내가 성남 경찰서 삼인자인 거 다 알고 있지? 계속 그렇게 안 가면 서에 연락해서
“우선 사과하고, 그리고 돈을 갚자!”여문성은 이를 꽉 깨물고 말했다.임영운은 정말 그러기 싫었다.그래도 성남 경찰서 삼인자보고 자재 공급업자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라니. 너무 창피한 일이다!이때 임옥희가 나와 침착하게 말했다.“영운아, 작은 일을 참지 못하면 더 큰 일이 생기는 법이야. 어서 가서 사과해라!”임영운과 임영빈은 죽어도 싫었지만, 임옥희의 표정이 좋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해야 했다.결국, 임영운은 이를 꽉 깨물고 공급업자들한테 머리 숙여 잘못을 인정했다.임영빈은 은행으로 가 임씨 가문 통장에 있는 몇억 원을 빼냈고, 심지어 어쩔 수 없이 임씨 가문의 차량 몇 대도 담보로 걸어 겨우 20억을 만들어 자잿값을 갚았다.이 자재 공급업자들은 임씨 가문 앞에서 돈을 하나하나 세보고, 돈이 맞자 그제야 떠났다.그러나 문을 나설 때 한 자재 공급업자가 뒤돌아 말했다.“맞다. 이걸 까먹고 말을 안 했네. 계약서에 따라서 남은 한 달도 우리는 계속 자재를 현장에 보낼 거니까 늦지 않게 돈 지불해!”이 말을 듣고 임씨 가문은 모두 눈앞이 깜깜해져 왔다.임영빈이 화가 나 말했다.“우리 현장은 모두 공사 중단했는데. 너희 자재 가져다가 우리보고 뭐 하라고?”자재 공급업자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공사가 중단됐든 말든 그게 우리랑 무슨 상관이야. 됐고, 어쨌든 다 계약대로 진행할 거니까 결제 안 하면 바로 경기도 기관 문 앞에서 피켓 들고 시위할 거야!”“맞아! 우린 잃을 게 없어서 무서울 게 딱히 없어!”“너희 가문에 누가 경기도 삼인자라며? 그때 가서 누가 창피당하는지 보자고!”자재 공급업자들은 협박하고는 냉소를 지으며 떠났다.임씨 가문 사람들은 하나 같이 표정이 좋지 않았다.임씨 가문은 원래 기관 출신이지 사업하는 집안이 아니기 때문에 잔액이 많지 않았다.그리고 방금 자재비를 갚기 위해 이미 임씨 가문이 힘들게 모은 돈도 다 뺐다.임씨 가문 사람들은 전부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졌다.더 중요한 건 앞으로 이 자재 공급업자들이
“왜? 돈 받을 때는 누구보다 적극적이었으면서, 지금 임씨 가문이 위기가 찾아오니까 모두 벙어리가 된 거야?”화가 난 임옥희는 들고 있던 용머리가 박힌 지팡이를 바닥에 던지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모두 고개를 푹 숙이며 아무도 대답할 수가 없었다.왜냐하면 이번 일은 처음 예상과는 너무 달랐다! “다들 입이 있으면 말을 해봐! 다 쓰러져 가는 이 회사 어떻게 수습할 거야!”임옥희는 계속 소리쳤다.“할머니, 제 생각에는 이번 일은 우리가 정민아, 그 계집애한테 한 방 먹은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처음에 우리가 김예훈을 살리고 싶으면 모든 지분을 가져오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문제는 시가총액이 4천억인데, 그 남자가 그 정도의 가치가 있진 않잖아요? 그런데 정민아는 바로 지분을 우리에게 넘겼어요! 분명 일부러 그런 거예요. 그때 정민아는 이미 백운 그룹이 다 쓰러져 가는 회사라는 걸 알고 우리에게 바로 넘긴 거예요!”“그리고 그때 정민아는 아쉬워하지도 않고, 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오히려 홀가분했어요! 그때는 우리가 전혀 눈치 못 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이상해요!”“정민아는 너무 침착했어요! 보통 사람이 4천억을 잃으면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일 텐데 정민아 표정은 오히려 신나 있었어요!”임씨 가문 사람들은 지금 자기들 멋대로 생각하고 입을 놀리기 바빴다.표정이 좋지 않은 임옥희는 찻잔을 꽉 쥐어 잡고 한참 생각을 한 후에 차갑게 말했다.“그렇다면, 정민아, 이 계집애가 자기가 회사가 감당이 안 되니까 우리한테 넘긴 거네! 그리고 우린 그대로 한 방 먹었고! 지금 보니까 우리가 계획을 세우고 있던 게 아니라 우리 임씨 가문이 정민아네 가족 손에 놀아난 거잖아! 우린 그냥 그 집안 총알받이였잖아!”임효가 차갑게 말했다.“할머니, 제가 예전부터 말했잖아요, 정민아, 이 계집애 예쁘다고 좋아하셨는데, 사실은 검은 속내를 숨기고 있어요! 정민아는 그냥 우리 임씨 가문을 벼랑 끝으로 떨어뜨리려는 속셈이에요!”화가 머리끝까지 난 임혹희는 온몸
임씨 가문이 어떻게 이 골칫거리들을 정민아한테 떠넘길까 생각하고 있을 때 정민아는 어떤 업종으로 다시 새 사업을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김예훈은 옆에서 계속 응원하며 정민아에게 성남시 시장이 얼마나 크고 기회가 얼마나 많은지 알려줬다.그리고 정민아는 원래부터 강했기 때문에 넘어져도 어떻게든 일어나 끝내 올라간다.김예훈의 응원을 받고 정민아는 다시 사업을 할 생각을 다잡았다.정민아는 프리미엄 가든에서 계획을 세우며 엔젤 투자자를 찾을 준비를 했다.이때 임옥희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정민아, 이 나쁜 계집애야! 우리 임씨 가문이 너한테 못 해준 적 있어? 근데 네가 감히 우리 임씨 가문을 속여? 넌 천하의 죽일 년이야! 그때 임은숙이 너 가졌을 때 지우라고 안 한 게 후회가 돼! 그때 널 지웠으면 우리 임씨 가문이 지금, 이 지경까지 몰락하지 않았어!”전화를 받자마자 임옥희는 정민아에게 욕을 퍼부었다.그러나 정민아는 그래도 공손하게 대답했다.“외할머니, 무슨 일 생겼어요? 저는 임씨 가문한테 아무 짓도 안 했어요.”정민아의 말을 듣자, 전화기 너머로 임옥희의 욕설이 쏟아져 나왔다.“우리한테 아무것도 안 했다고? 백운 그룹 고위급 임원이랑 직원들을 모두 나가게 하고! 자재 공급업자들이 우리한테 와서 돈 받아 가게 하고! 시공팀은 공사 중단시키고! 지금 CY그룹이랑 중소 주주들조차도 모두 자금을 철회한다는데! 지금 이게 너랑 아무 관련이 없다는 말이 나와? 어디서 착한 척을 하고 있어!”이 말을 들은 정민아도 충격이었다. 정민아가 회사에 있을 때 백운 그룹의 성장 속도는 눈에 띄게 빨랐다.당신 백운 그룹은 성남시 부동산 업계에서 떠오르는 샛별이었다.그런데 정민아가 회사를 떠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백운 그룹은 거의 파산 직전이 됐다.“외할머니, 혹시 백운 그룹이 보유한 현금을 다 빼서 이런 일이 발생한 건 아니죠.?정민아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정민아가 보기에 이런 일이 일어날 이유는 임씨 가문밖에 없었다.“너...! 우리 임씨
임옥희는 정의로운 사람처럼 말했다.정의로워 보이는 임옥희는 사실 전혀 아니었다.임옥희는 정민아의 성격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정민아는 마음이 여려서 혈연을 중요하게 생각했다.임씨 가문 사람들은 돈과 자기 이익 앞에서는 혈연 따위 필요도 없지만 정민아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임옥희는 정민아가 김예훈과 이혼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에서 이점을 파악했다.만약 임효라면 이딴 남편은 진작에 내다 버렸을 것이다.“민아야, 이거 할머니가 주는 마지막 기회야. 네가 돌아오기만 하면 모든 일이 해결될 거야! 너만 생각하지 말고 너희 엄마도 생각해 봐. 그리고 난 너희 엄마의 엄마잖아!”임옥희는 아까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친절하게 말했다.완전히 병 주고 약 주기다.그러나 이 말은 정민아의 마음을 흔들었다.사실 정민아는 지금 백운 그룹을 신경도 안 쓰고 있었다. 하지만 임씨 가문과 계속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건 정민아가 바라던 것이다.왜냐하면 정민아는 임은숙이 밤마다 몰래 우는 걸 이미 몇 번이나 봤기 때문이다.정민아는 할 수만 있다면 엄마가 계속 우울해하지 않았으면 했다.마음이 약해진 정민아가 대답하려 했다.“민아야, 만약 알겠으면 지금 임씨 가문으로 와. 할머니가 많이 보고 싶어!”임옥희는 이미 모든 걸 꿰뚫고 정민아가 마음이 약해진 지금, 이 순간을 기다렸다.“할머니, 저...”정민아가 알겠다고 말을 하려 할 때 김예훈이 걸어와 정민아의 전화를 뺏어 담담하게 말했다.“우리 집 보험 가입 안 해요. 수고하세요.”“김예훈! 나야!”임옥희는 조금 화가 났지만 차마 화를 낼 수가 없었다.“나가 누군데요? 저랑 만난 적 있나요? 저 근데 죄송하지만 일도 없으면서 전화해 우리 와이프 괴롭히지 마세요! 지금 사업 때문에 바빠요!”차갑게 웃으면서 말을 한 김예훈은 그대로 끊어 버리고 차단했다.이때 정군이 걸어 나와 말했다.“예훈아, 무슨 일이야?”김예훈이 웃으며 말했다.“임씨 가문 사람이 우리가 대신 돈 갚게 꼬드기고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