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임 씨 가문 저택에서. 임천우가 귀한 선물들을 잔뜩 들고 임 씨 가문 저택에 나타났고 어두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임 회장님, 우리 경기도 비즈니스 환경이 이렇게 열악해진 건가요? 비즈니스에서 결정권을 손에 넣으려고 사람 시켜서 상대방 아들의 갈비뼈까지 부러트려도 되나요?”임천우의 말에 임무경이 화들짝 놀라며 물었다.“누가 감히 그런 짓을 저질러요! 우리 경기도 비즈니스 환경은 늘 공평하고 공정하고 공개적이죠. 감히 이 룰을 어기는 사람이 있으면 그건 저에게 도전장을 내미는 거나 마찬가지죠! 비즈니스 상대에게 임천우 씨 뒤에 제가 있다고 말하지 않았나요?”“임 회장님의 영향력이 아직 그 정도는 아니신 거 같네요. 제 아들 임지용이 회장님을 언급했는데 결국 갈비뼈가 부러져서 지금 병원 신세를 지고 있거든요!”임천우가 한숨을 푹 쉬면서 말하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임무경은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뭐라고요?”저번 사건으로 임 씨 가문의 인맥과 실력이 조금 영향을 받긴 했지만, 손실을 메꾸기 위해 임무경이 특별히 로열 가든 그룹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인 것이다.그런데 지금 로열 가든 그룹 대표의 아들이 맞아서 병원에 입원했다는 건 경기도 삼 인자인 임무경을 무시한 거나 다름없었다!“대체 누가 때린 거예요? 말해주면 제가 제대로 복수해 드릴게요!”임무경이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고 두 눈이 사악하게 반짝거리던 임천우가 천천히 말을 꺼냈다.“저희와 비즈니스를 계획한 건 백운 그룹의 정민아 씨이고 내 아들을 때린 사람은 정민아 씨의 남편 김예훈입니다.”“뭐라고요? 그놈들이라고요?”두 사람의 이름이 언급되자 임 씨 가문 사람들의 표정이 싹 돌변했다. 이 데릴사위가 저번에 그들의 계획을 전부 망친 것도 모자라서 지금은 임천우의 아들까지 때리다니! 이건 겁을 제대로 상실한 미친 짓이다!“임 회장님, 이번 일은 처리하기가 좀 힘들까요? 아니면 그 사람이 상대하기 골치 아픈 사람인가요?”임 씨 가문 사람들의 표정을 지켜보던 임천우가 일부러 도
흥분한 임 씨 가문 사람들을 보자 임천우의 입가에 사악한 미소가 드러났다. 사실 그는 이곳에 오기 전에 정민아가 임 씨 가문의 외손녀라는 정보를 알고 있었지만, 그녀와 임 씨 가문 사이의 관계가 어느 정도인지 몰랐기에 일부러 떠보려고 온 것이다. 사람들의 반응을 보아하니 정민아와 김예훈은 임 씨 가문에서 미움을 사고 있는 듯했고 심지어 그들을 증오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기에 임천우는 이제 더 걱정할 것도 없었으며 심지어 임 씨 가문을 이용해서 정민아를 고분고분하게 만들 수도 있을 듯했다.바로 이때, 생각에 잠겨 있던 임무경이 입을 열었다.“임영운에게 집으로 잠깐 오라고 전해!”이내 성남 경찰서의 삼 인자에 형사 부반장을 맡고 있는 임영운이 저택으로 돌아왔고 임무경이 그에게 지시를 내렸다.“영운아, 너 임 대표님과 함께 김예훈에게 찾아가서 교육 좀 제대로 하고 와. 그놈이 이번에 이유도 없이 사람을 때려서 병원에 입원까지 하게 만들었어. 임 대표님이 사적으로 해결하기 싫다고 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체포하고 정신 차리게 감방에 처넣어!”“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이제 막 취임해서 무조건 공평하게 제대로 처리할 수 있어요!”임영운의 눈빛이 사납게 돌변했다. 전에 정민아가 협조하지 않은 관계로 그는 삼 인자의 위치에서 오랫동안 지체했기에 속에는 원망이 가득했다.정민아가 진작 백운 그룹의 지분을 내놓았다면 임영운은 더욱 빨리 승진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도 지금 임무경과 똑같이 정민아의 재산을 노렸으며 그 재산은 응당 임 씨 가문의 것이라고 여겼다.정민아가 계속해서 임 씨 가문을 거절하는 이유는 데릴 사위 김예훈이 뒤에서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기에 반드시 김예훈부터 처리해야 했으며 그는 무서울 정도로 차가운 표정으로 허리에 차고 있던 총을 만지작거렸다.임무경이 아들까지 내세우자, 임천우가 들뜬 표정을 더 이상 숨길 수가 없었다. 이번 일로 임 씨 가문이 제일 크게 덕을 보겠지만 돈도 받고 정민아까지 손에 넣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임천우는
“맞지 않으면 정신 못 차리는 놈들이 꽤 많아. 오늘 내가 때리지 않았다면 그놈은 소현이를 계속 쫓아다닐 거고 나중에 더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 그렇다고 내가 계속 소현이 곁에서 지켜줄 수는 없잖아.”김예훈이 덤덤한 표정으로 대답하자 정소현도 정민아의 손을 잡고 억울한 얼굴로 울먹였다.“맞아요, 언니. 형부가 저를 보호하려고 그랬어요. 그러니까 화내지 마요.”두 사람의 말에 정민아가 한숨을 푹 내쉬었고 이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몰랐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병원에 입원해 있는 사람은 임지용이기에 그들의 말이 곧 진실이며 아무리 생각해도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었다.정민아는 죽어도 상대방의 조건을 들어주지 않을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대방이 쉽게 포기할 사람들도 아니었기에 골치가 아팠다.바로 이때, 갑자기 초인종 소리가 울렸고 문을 열어보니 임천우와 임영운 두 사람이 경찰들을 거느리고 찾아온 것이었다.싸늘한 표정을 짓고 있는 임천우 곁에서 임영운이 허리에 차고 있던 총을 툭툭 치면서 말을 꺼냈다.“김예훈 씨, 정민아 씨, 오늘 저는 성남 경찰서를 대표해서 왔습니다. 김예훈 씨가 성남 대학교에서 이유도 없이 폭행을 저질렀고 이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법에 따라 저희와 경찰서로 가야 하지만 당사자인 임천우 대표님이 당신들과 합의할 마음이 있다고 하니 한 시간 정도 시간을 줄게요. 오늘 밤 열두 시, 두 사람은 반드시 로열 가든 클럽에 가서 이 사건을 해결해야 할 겁니다. 안 그러면 내일 형벌을 받을 준비를 하세요!”이때, 뒤에 서 있던 임천우도 말을 보탰다.“기억해요! 오늘 밤 열두시 전에 와야 합니다. 안 그러면 제 앞에 무릎을 꿇어도 전 절대 합의하지 않을 거예요!”“거기 임 씨 늙은이! 그리고 임영운 씨! 제대로 알고 온 거 맞아요? 임지용이 먼저 나에게 허튼수작을 부린 거예요! 심지어 임지용이 먼저 때렸다고요! 우리는 정당방위를 한 건데 임지용은 아무런 잘못도 없나요?”듣고 있던 정소현이 화가 나서 소리를
“맞아! 학생회장이 학교의 왕 맞잖아! 내가 보기엔 아무 문제가 없는데? 임지용 학생은 그럴 자격이 충분해!”“당신들과는 다르지! 자기 형부와 애정 행각이나 한 주제에 창피한 줄도 모르고 진실이 까발려지니까 되레 화내면서 사람까지 때리고!”얼굴이 싸늘하게 굳어버린 정소현이 마지막으로 오성주를 보며 물었다.“선배님, 임지용에게 그렇게 맞고 나서도 그 사람 편을 들어주는 거예요?”“정소현,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지 마! 나를 때린 사람은 분명 네 형부였어! 내가 그 일은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네가 감히 먼저 말을 꺼내?”오성주가 경악에 찬 표정으로 헛소리를 지껄이자, 정소현은 완전히 할 말을 잃었고 그녀는 오성주가 김예훈에게 죄를 뒤집어씌울 줄은 상상도 못 했다.이 순간, 김예훈은 임천우와 임 씨 가문이 연합해서 모든 걸 준비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오성주 아버지가 성남 시청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임 씨 가문에 비하면 한없이 보잘것없는 존재였기에 고분고분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다른 학생들도 임 씨 가문과 로열 가든 그룹의 말을 감히 거역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기에 그들이 이곳에 나타난 건, 모든 잘못을 김예훈과 정소현에게 뒤집어씌우려는 의도였다.이렇게 진실을 아예 뒤집어 버리는 일은 웬만한 실력과 인맥 없이는 불가능했다!정소현은 성남 대학교에 대해 완전히 실망해 버렸으며 솔직히 전에는 성남 대학교에 들어가고 싶었는데 이제는 아예 관심이 없어졌다.한편, 이런 일을 수도 없이 겪어본 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가만히 서 있었다. 특히 해외에 있을 때, 5대 강국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늘 아무 이유 없이 한국에 죄명을 씌웠지만 매번 김예훈의 막강한 실력과 확실한 증거로 깔끔하게 해결됐다.지금 임 씨 가문과 로열 가든 그룹의 눈에 뻔히 보이는 얕은 수단은 김예훈에게 있어서 그저 하찮은 웃음거리일 뿐,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이때, 정군과 임은숙 두 사람이 소식을 듣고 부리나케 달려왔고 임은숙은 김예훈을 보자마자 손가락질하며 욕설을 퍼부
임영운의 말이 끝나자, 정군 등 사람들의 표정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임 씨 가문의 도련님인 임영운의 실력은 어마어마했으며 경기도 경찰청에서 설립한 경찰 대학교를 졸업했는데 학교에서 열리는 복싱 대회에서 여러 번이나 우승을 했던 사람이다. 그래서 그는 평소에 아예 손찌검을 안 하지만 일단 싸우기로 마음먹으면 상대방을 폐인으로 만들거나 심지어 죽이기까지 했기에 이번에 임 씨 가문에서 임영운을 로열 가든 그룹과 함께 보낸 건, 김예훈에게 제대로 본때를 보여주려는 의도였다.손발이 부러지는 건 그나마 다행이고 잘못해서 폐인이라도 되면 남은 인생 감옥에서 죽기보다 못한 삶을 살게 될 것이다.김예훈의 굳은 표정에 임영운은 그가 겁을 먹은 줄로 착각해서 한 걸음 다가가 손바닥으로 김예훈의 얼굴을 툭툭 치면서 말했다.“우리가 그래도 친척이니까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경고할게요! 오늘 밤 12시 전에 반드시 로열 가든 클럽에 찾아가서 임 대표님과 이 일을 잘 해결해야 할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그 결과는 기대해도 좋을 겁니다!”말을 끝낸 임영운은 손을 휘두르더니 곁에 있던 경찰들을 데리고 떠났고 임천우는 떠나기 전에 김예훈을 쳐다보며 손가락으로 목을 긋는 듯한 도발을 했으며 마지막으로 정민아를 아래위로 훑으면서 짐승 같은 표정을 지었다.그 표정에 정민아는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지만, 임천우는 흥미진진하게 혓바닥으로 입술을 살짝 핥으며 자신감에 찬 얼굴이었다.정민아는 임천우와 그의 아들 임지용은 절대 그녀와 정소현 자매를 가만두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기에 절망감이 들었고 이 순간 그냥 확 자살해 버리고 싶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다.임천우와 임영운 일행이 떠나자, 임은숙이 김예훈을 보며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을 미친 듯이 퍼부었고 그녀가 보기엔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일들이 김예훈 탓인 것만 같았다.전에 있었던 일로 임 씨 가문은 이미 정민아 가족에게 불만이 생겼는데 이제 로열 가든 그룹까지 원수 사이가 되다니. 정민아 가족은 그들을 상대하기가 너무 버거웠다.이때, 가
밤 12시, 로열 가든 클럽에서.로열 가든 그룹 소속인 이곳은 오늘 밤 영업조차 하지 않았고 임영운은 임천우가 준 두둑한 선물을 챙겨 떠났으며 정민아 가족에게 겁만 주려는 생각이었기에 굳이 임영운까지 나설 필요는 없다고 여겼다.이내, 김예훈이 도착했다.“뭐라고? 그 데릴사위 놈이 혼자 왔어? 상관없어. 일단 그놈 사지부터 부러트리고 그놈 와이프를 내 침대에 눕히면 돼!”임천우가 잔인한 표정으로 말했고 그는 사람을 어떻게 괴롭혀야 죽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운지 잘 알고 있었다.이내, 김예훈이 클럽 안으로 들어서자 현장에 있던 로열 가든 그룹의 경호원 몇십 명이 달려들어 그를 둘러쌌고 혹시라도 도망가거나 비명이 새어 나갈까 봐 모든 문을 굳게 잠갔다. 그런데 이때, 김예훈이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임천우의 맞은편에 자리 잡고 앉아서 와인을 따라 마시기 시작했으며 너무 당당한 그의 모습에 임천우는 어안이 벙벙했다. 이런 자태는 명문 가문 2세들한테서만 봤었는데 데릴사위 따위가 이런 기품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어이가 없었다.“임 씨 가문이 당신 로열 가든 그룹의 든든한 배후죠?”술을 한 모금 마신 김예훈은 눈살을 확 찌푸리더니 바닥에 그대로 뱉어버렸고 이를 보고 있던 임천우의 표정이 점점 굳어지더니 싸늘한 눈빛으로 김예훈을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그렇든 아니든 무슨 상관이죠?”“맞다고 하면 해줄 말이 있어서요. 당신이 찾은 버팀목은 썩은 나무예요. 그럼, 당신도 썩었다는 걸 증명하는 거죠? 만약 아니라면 더 궁금해지네요. 멍청한 임 씨 가문을 제외하고 경기도에서 누가 감히 나를 건드리는지?”“풉!”김예훈의 말에 화가 나 있던 임천우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고 그는 김예훈을 아래위로 훑어보며 감탄까지 했다.“김예훈 씨, 다른 능력은 없어도 큰소리 하나는 제대로 치네요! 제가 당신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지 않았더라면 속아 넘어갈 뻔했어요!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만하고 조건은 이미 당신 와이프한테 얘기했으니까 순순히 저한테 잡힐 거예요 아니면 제
말이 끝나자마자 김예훈이 임천우의 머리를 잡고 대리석 테이블에 힘껏 내리쳤고 쾅 소리와 함께 대리석은 산산조각이 났으며 임천우는 얼굴이 피범벅이 된 채 의식을 잃었다.“이놈 깨워요. 그리고 무릎을 아작 내고 손발 다 부러트려서 평생 걷지도 못하게 만들어요.”“네!”김예훈이 덤덤한 표정으로 말하자, 고개를 끄덕인 오정범은 뜨거운 물을 가져와 임천우 얼굴에 부어버렸고 임천우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깨어나 바닥에서 몸부림쳤지만 이내 손발이 전부 묶인 채, 하나씩 부러지기 시작했다.상황이 정리되었을 때 임천우는 혼절 상태였고 바지에 오줌을 지렸기에 악취가 남발했으며 김예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신발을 바닥에 몇 번 닦더니 돌아서서 떠났다.김예훈이 멀쩡하게 프리미엄 가든으로 돌아오자 걱정을 하고 있던 정 씨 가문 사람들은 너무 놀란 나머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 임은숙이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김예훈, 너 설마 안 간 거야?”“다녀왔어요. 문제도 잘 해결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임천우 그 사람은 앞으로 절대 찾아올 일이 없을 거예요.”김예훈의 말도 맞는 게 임천우는 이미 손발이 다 부러졌기에 찾아오고 싶어도 그럴 가능성이 없을 것이다.“정말이야? 근데 어떻게 해결했어? 임 대표님이 괜히 시비 걸지 않았어?”정민아가 믿어지지 않는다는 얼굴로 묻자, 김예훈이 웃으며 대답했다.“시비도 안 걸고 와인까지 같이 마셨어. 우린 우호적인 대화를 나눴고 최종적으로 문제를 해결했지.”정민아는 그의 대답에 어리둥절했지만 멀쩡하게 돌아온 김예훈을 보니 어느 정도 마음이 놓였다.한편, 임 씨 가문에서.임무경이 벽에 걸린 시계를 확인하며 웃었다.“일은 어떻게 됐어? 임천우가 우리 지시대로 김예훈을 병신으로 만들어 놨어?”“아버지, 전혀 문제없어요. 임 대표님 곁에 경호원이 몇십 명이나 되는데 데릴사위 하나 해결하는데 뭐 얼마나 큰 힘이 필요하겠어요? 제가 떠날 때 나중에 저희가 구경이나 할 수 있게 동영상을 찍어달라고 부탁했거든요. 이제 보낼 때 됐는데 한
곁에서 그나마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던 임영운이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아버지, 임 대표님 곁을 지키던 경호원들이 엄청난 실력을 갖춘 강자들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수가 그렇게 많은데 김예훈 그놈은 어떻게 임 대표님을 이렇게 만든 걸까요? 설마 우리가 모르는 배경이나 믿는 구석이 따로 있는 거 아닌가요?”“내가 진작 알아봤는데 꽤 신분이 높은 분의 기사를 하고 있는 게 다야. 오늘 밤에 이 바닥에서 알아주는 킬러들이 로열 가든 클럽에 들어가는 걸 목격한 사람이 있어. 김예훈이 아는 사람을 불렀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절대 임천우의 상대도 못 돼!”임무경이 코웃음을 치면서 말하자, 임영운의 두 눈이 반짝거리기 시작했다.“아는 킬러들을 불렀단 말이에요? 그럼 차라리 잘 됐어요! 우리 임 씨 가문이 그런 사람들과는 상극이잖아요! 전부터 어떤 죄명으로 그놈을 감옥에 처넣을까 고민했는데 감히 킬러들을 부른 거면 이제 그놈은 끝났어요! 아버지, 이 일은 저에게 맡기세요! 그놈이 오늘 저지른 짓을 평생 후회하게 만들 거예요!”“기억해! 빠르게 치고 빠져야 해. 절대 마음이 약해지면 안 돼! 그러다가 우리 임 씨 가문의 체면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구겨질 거야!”이내 정민아 등 사람들은 임천우가 맞아서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우호적으로 해결했다는 게 사람을 저 지경으로 만들었다는 뜻이라니? 이건 말도 안 되는 짓을 저지른 것이다!“너… 너… 너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사람을 때린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잖아?”정군이 김예훈을 가리키며 호통을 쳤지만, 솔직히 이젠 김예훈이 조금 무서워지기 시작했다.임천우까지 맞아서 저렇게 인사불성이 됐는데 이러다가 김예훈이 갑자기 정신이 나가서 정군까지 공격하는 거 아닌지 걱정됐다.“예훈아, 왜 그렇게 충동적이야? 이런 일을 저지른 결과에 대해서는 생각해 봤어? 만약 로열 가든 그룹에서 네 책임을 묻는다고 하면 어떡할 거야? 평생 감옥에서 살 거야?”한껏 긴장한 얼굴로 김예훈을 원망
김예훈이 놀라며 말했다.“대한민국 전국 10대 명문가 중의 하나인 용씨 가문의 사람이라고요?”동하임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 좀 복잡하다는 거예요. 용씨 성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용문당 당주님과 같은 연배라 심지어 당주님이 형이라고 부른다고 했어요.”김예훈은 피식 웃고 말았다.“재밌네요. 당주님의 형님이 집법 부대 부당주님이라니. 관계가 복잡하긴 하네요.”“그런데 류서우 씨가 그분을 총알받이로 이용하려고 하고 있어요. 제가 집법 부대의 체면을 세워줄 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 평화를 위해서 가장 먼저 깃발부터 내려고 소란을 멈춰야 했지만 순진한 사람이더라고요. 용현성 같은 사람이 짓밟을 수 있었다면 저는 이미 몇 번이고 죽었을 거예요.”김예훈이 무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보아하니 류서우 씨 아직 수준이 낮은 것 같네요. 용문당 류씨 가문도 별거 없네요.”동하임이 한숨을 내쉬었다.“말은 이렇게 해도 조심하는 것이 좋을 거예요. 류서우 씨는 무시해도 용현성 씨는 젊은 시절에 진주를 휩쓸고 다니면서 인맥이 아주 넓거든요. 용문당 권력자들도 깍듯이 대할 정도라니까요. 진주·밀양 용문당 수장도 겸손한 것 같아 보여도 진주·밀양 지리적 위치 때문에 그러는 거예요. 용현성 씨가 체면을 차리지 않고 진주·밀양 용문당 수장의 인력을 직접 끌어와서 도련님을 상대하는 것도 아주 복잡한 일이에요.”동하임은 계속해서 말했다.“그런데 도련님께서는 안심하셔도 돼요. 저희 동씨 가문은 어떻게든 도련님 편에 서 있을 거니까요.”김예훈은 고개를 돌리며 웃었다.“하임 씨, 걱정하지 마세요. 삼촌인 저만 믿으세요.”동하임은 흰자를 뒤집긴 해도 그의 자신감에 정신이 황홀해지는 느낌이었다.유럽 여자들은 감정에 있어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동하임도 반쯤 유럽인이라 그런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하지만 이전에 김예훈의 자료를 본 적 있는데 이미 그에게 아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늘 감정에 있어서 적극적이던 동하임은 아쉬울 따름이다.‘이런 사람은 김현민도
저녁 8시, 진주 시내 중심에 있는 한 건물.동씨 가문의 이 건물은 매년 임대료만 해도 엄청났다.건물 꼭대기에는 공중 화원도 있었는데 사계절 푸르른 이곳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이곳은 동씨 가문의 에너지가 가장 강한 곳이었기에 갑작스러운 만남 장소를 이곳으로 정했다.상대방이 어떤 수단을 쓰든, 이 자리에서 얼굴을 붉히든 제대로 맞설 자신이 있었다.세단을 타고 건물에 도착한 김예훈은 무심하게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보았다.비록 밤이었지만 도로에는 차도 그렇고 사람도 많이 다녔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쳐다보더니 피식 웃었다.“하임 씨, 여기가 풍수지리가 좋아 재물을 모으기 딱 좋은 곳이네요!”“이런 누추한 곳을 좋게 봐줘서 감사해요. 저희 동씨 가문은 여기서 겨우 생계를 이어가고 있을 뿐이에요.”검은 드레스를 입고있는 동하임은 지나가기만 해도 수많은 남자의 시선을 끌었다.이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빨개져서 짐승처럼 덮칠 것만 같았다.하지만 동하임 주위의 만만찮은 기세에 이들은 마음을 완전히 꺾어버렸다.동하임이 공손하게 김예훈을 위해 차 문을 열어주었다.“도련님, 가시죠. 류서우 씨 일행과 8시에 만나기로 했어요. 지각해도 상관없으니까 서두를 필요 없을 것 같아요. 쇼핑을 좋아하시면 아래층에 있는 면세점에 가서 한 바퀴 돌아도 되고요.”동하임은 자연스럽게 김예훈의 팔짱을 감싸고 연약한 여인의 모습을 하면서 건물로 들어갔다.이에 많은 동씨 가문 자제들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우리 아가씨가 언제부터 이렇게 공손하고 부드러운 사람이었던 거지?’“면세점은 됐어요. 쇼핑을 별로 안 좋아해서요.”김예훈은 건물로 들어가면서 호기심 가득한 말투로 물었다.“류서우 씨도 오는 거예요? 제 앞에 나타날 용기는 있대요?”“못 올 이유가 뭐가 있겠어요.”동하임은 콧방귀를 뀌었다.“도련님께서 하루 종일 쉬는 동안 류서우 씨가 용문당 내세우면서 얼마나 많은 일을 처리했는데요. 김현민도 만나고, 집법 부대 부당주님도 모셔 왔잖아요. 무슨 꿍꿍이인지는 만나
김예훈은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는데 이미 저녁 6시였다.휴식하고 싶어서 무음 모드로 해놓은 바람에 오늘 오후 동하임의 전화를 열몇 통이나 받지 못했다. 직접 찾아온 걸 보니 급한 일이 있는 듯했다.동하림이 호텔 주소를 찾아낸 것도 아주 정상적인 일이었다.동하임의 신분과 능력으로 김예훈 하나 찾지 못한다면 동씨 가문도 진주에서 살아남을 이유가 없었다.김예훈은 옷을 갈아입고 나서야 문을 열었다.동하임은 어느샌가 검은색 샤넬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여전히 단발머리였지만 이 드레스는 마침 날씬하고 섹시한 이국적인 매력을 잘 드러내고 있었다.이 모습에 김예훈조차도 눈앞이 밝아지는 느낌에 속으로 감탄했다.“하임 씨, 마침 룸서비스를 시켜볼까, 했는데 같이 식사하실래요?”김예훈은 몇 가지 음식을 주문해서 먹으면서 호기심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일인데요?”동하임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도련님, 하루 종일 주무시느라 며칠이 지났는지도 모르죠? 오늘 아침에 용문당 부당주님이 집법 부대를 이끌고 찾아왔어요. 진주 지위가 특별한 것 때문에 오늘 오후에 부당주님께서 김예훈 도련님을 만나게 해달라고 공식적으로 진주 기관에 요청을 보내왔어요.”김예훈이 흥미롭게 말했다.“제가 용문당 회장인데 저한테 직접 연락하지 않고 동씨 가문에 연락했다고요? 재밌네요. 동씨 가문에 자기 정체성을 알고, 누구의 편에 서야 하는지 말해주려는 거예요?”동하임은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용전, 용문당, 용의 부대, 용연옥에도 공식적으로 서신을 보냈으니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닌 거죠. 이 각도에서 보면 저희 동씨 가문을 완전히 배제하려는 것 같아요. 이 서신으로 이미 용문당의 의지를 충분히 보여주고 있으니까요.”“용문당의 의지요?”김예훈은 피식 웃더니 용인주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신호가 없는지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것은 부재중 음성뿐이었다.김예훈의 행동에 동하임이 나지막하게 말했다.“저한테 전해달라고 하던데 용문당 당주님이 지금 무송에서 폐관 수련 중이니 찾을
류서우 등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김예훈이 항복하거나, 끝까지 저항하거나, 더 대단한 사람을 불러와 집법 부대와 맞설 줄 알았는데 이런 결말을 맞이할 줄 몰랐다.집법 부대가 이 상황을 휘어잡고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다.나오키의 목숨을 살려서 이 증인들을 데리고 간다면 어떻게든 김예훈을 죽여버릴 방법이 많았다.그런데 김예훈이 이 증인들을 직접 황천길로 보내버릴 줄 몰랐다.증인이 없으면 김예훈의 죄를 증명할 수 없고, 또 그를 감옥에 보낼 수도 없으며 그를 회장 자리에서 끌어내릴 핑계도 없었다.김예훈의 이 한 수에 현장에 있던 용문당 집법 부대 자제들은 넋을 잃고 말았다.이 순간 바람이 불어오자, 류서우를 포함한 사람들은 온몸에 식은땀이 났다.김예훈의 실력을 봐서는 이들을 죽이려고 해도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김예훈은 앞으로 다가 진세은을 발로 걷어차 넘어뜨리고는 웃으면서 말했다.“진세은, 타케이 일가가 지은 죄가 두려워 알아서 복부를 찌른 모습을 보았지? 나의 증인이 되어줄 건가?”진세은은 힘겹게 침을 삼키며 웃고 있는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증인 할게.”“타케이 가문은 홍성파에서 직접 초대한 귀한 손님인데... 홍성파의 귀한 따님께서 타케이 가문이 자살했다는 사실을 증명해 주시면 그 죄목들은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거지?”김예훈은 앞으로 다가가 류서우의 얼굴을 가볍게 툭툭 쳤다.“용문당 회장이 법을 어기지만 않았다면 집법 부대 제자보다는 위치가 높은 거 아니겠어?”김예훈의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에 류서우는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어떻게 하실 건데요?”“어떻게 할 거냐고?”김예훈은 피식 웃고 말았다.“용문당 집법 부대 사람들인데 내가 뭘 어떻게 하겠어. 이따 시체를 잘 치우고 바닥을 깨끗이 닦으면 오늘 일은 그냥 넘어가 줄게. 이깟 일도 처리하지 못하면 교훈을 주기 위해 손쓸 수밖에 없어. 그래서 말인데 내가 손쓰지 않게 해주길 바라.”김예훈이 태연하게 떠나는 모습을 보던 용문당 집법 부대 제자들은 눈앞이 어두워지는 느낌
류서우의 편파적인 말투를 들은 나오키가 말했다.“류서우 씨, 제가 증언해 드릴게요. 저 자식이 바로 제 아들딸을 죽이고 한일 관계를 파괴한 놈이에요. 그리고 여기 쓰러져있는 일본인들도 전부 다 저 자식이 죽였어요. 살인마나 다름없는데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해요! 저런 사람이 죽지 않으면 한일 관계도 다시 호전될 수 없다고요.”나오키는 일본의 신성한 사무라이 정신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모양이다.어쩌면 비열한 것이 본모습이라 사무라이 정신은 그저 보여주기식일지도 몰랐다.남들이 믿기를 바라지만 자신은 절대 믿지 않는 그런 거짓말처럼 말이다.나오키의 진심 어린 호소에 류서우가 웃으면서 말했다.“나오키 씨,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집법 부대에서는 법에 따라 이 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할 거예요. 자기 사람도 다스리지 못한다면 용문당은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겠죠.”류서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김 회장님, 정말로 반항할 준비가 되셨어요?”김예훈이 어깨를 으쓱하면서 피식 웃었다.“반항? 만약 시비를 가리지 않고, 선과 악도 구분하지 못해 악당을 도와주는 것이 집법 부대의 스타일이라면 반드시 반항해야 하겠는데?”“이런 젠장! 어디서 이런 무례한 말을 하는 거예요! 용문당 집법 부대를 모욕한 죄로 더 큰 벌을 받아야 할 거예요!”류서우는 뒷짐을 쥔채 거만하게 김예훈을 쳐다보고 있었다.“지금 아셔야 할 것은 당신은 이미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는 거예요. 규칙이든 법도든 하나도 빠짐없이 위반했다고요! 그런데도 저희가 나서지 않으면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갈 것 같아요?”‘하찮은 회장 주제에 공손하게 대하는 것도 모자라 오히려 도전장을 내밀어?’류서우의 마음속에는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과거의 회장들은 류서우를 보면 바로 굽신거렸는데 처음 보는 태도에 더욱 분노를 샀다.이 순간, 류서우는 허리춤에서 활을 꺼내 김예훈의 머리를 겨냥하면서 차갑게 말했다.“손 머리 위로, 무릎 꿇으세요!”“정말 구제 불능이네.”김예훈은 한숨을
류서우는 김예훈에게 삿대질하면서 냉랭하게 말했다.“제가 집법 부대를 대표해서 알려드리는데 무기를 내려놓고 나오키 씨한테 용서를 비세요. 그리고 저희 집법 부대에서 회장님을 어떻게 처리할지 기다려 주세요. 다시 마음대로 행동했다간 체면이고 뭐고 바로 체포할 거예요. 어차피 나오토 씨도 죽이고 세이이치로 씨도 죽인 건 사실이잖아요. 증거가 확실하고 사실도 명백하니 당신을 죽여봤자 아무런 소용도 없을 것 같아요.”이때, 류서우의 손짓하나에 용문당 집법 부대 제자들이 활을 꺼내 김예훈을 겨냥했다.김예훈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뒤돌아 류서우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마치 자신을 싫어하는 듯 공격성이 강했다.하지만 집법 부대라는 말에 김예훈은 조금이나마 그녀가 이해되기도 했다.부산 용문당 회장이 된 이후로 많은 사람의 이익을 해쳤기 때문이다.그리고 지난번 만남에서 집법 부대를 짓밟아버렸는데 그런 그들이 자신에게 호감을 느끼는 것도 말이 안 되었다.짓밟힌 상황에서도 류서우가 이렇게 대담하게 찾아온 것을 보면 신분이 심상치 않거나 용문당 몇몇 장로들의 후손일 가능성이 컸다.일반적인 용문당 집법 부대 제자라면 김예훈 앞에서 아마 기침도 하지 못했다.이때 김예훈이 담담한 표정으로 류서우를 쳐다보면서 말했다.“나오토는 내가 죽인 게 아니야. 확실한 증거도 있고, 증인과 물증도 충분한데 어떻게 내가 죄를 지었다고 단정 지을 수 있는 거야? 세이이치로는 내가 나오토를 죽이지 않은 걸 알면서도 그 핑계로 나를 공격하려고 했고, 나는 그저 정방 방위했을 뿐인데 무슨 잘못이 있다고 그래? 나오키도 복수심에 불타서 고수들을 조직해 나를 포위하려고 했고, 이 많은 사람이 나 하나를 죽이려고 하는데 그것도 내 잘못이야? 루미코 역시 의사로 가장해 나를 암살하려고 했어. 타케이 가문에서 자꾸만 나를 괴롭히고 죽이려고 해서 나는 그저 나 자신을 보호하려고 정당 방위했을 뿐이라고. 집법 부대 제자 입장에서는 내가 무모한 행동을 했다고 생각해? 넌 도대체 한국인이야? 아니면 일본인이야?
랜드크루저가 마당을 뚫고 들어온 순간, 누군가 차 문을 발로 걷어차면서 스무 명이 넘는 젊은 남녀가 동시에 차에서 내렸다.허리춤에 검을 차고 있는 이들은 하나같이 거만하고 차가운 표정이었다.그중 앞장선 사마은 키가 거의 1미터 70이 넘는 긴 생머리 미녀였다.그림처럼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있는 그녀는 세상 모든 사람을 내려다보고 있었다.그녀는 왼손에 태블릿을 쥐고 김예훈을 힐끔 쳐다보고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김 회장님, 무단으로 부산을 떠나 진주에 와서 살인 방화를 저지르다뇨! 저 류서우는 정말 회장님께서 뻔뻔한 사람은 처음 보네요. 제 발로 찾아왔으니 절대 이만 갈 생각하지 마세요. 죽고 싶지 않으면 무기를 내려놓고 무릎부터 꿇으세요. 그러면 목숨만은 구제해 줄게요.”김예훈은 이들을 한번 둘러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너희들 누구야?”“용문당 집법 부대인데요?”아주 깔끔한 대답이었다.“저희 당주님께서는 회장님이 부산 용문당의 안위를 무시하고 일본 손님을 도발했다는 신고를 받게 되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진주에까지 와서 사람을 죽일 수 있어요? 진주 기관은 당신 같은 사람을 용납할 수 없어요! 저희 용문당에서도 용납할 수 없고요!”“그래?”김예훈은 고개를 끄덕였다.“용문당 4대 장로님이 지켜주는 집법 부대? 글쎄 왜 이렇게 거만하게 행동하는가 했네.”김예훈은 용인주의 체면을 봐서 부산 용문당 회장을 하기로 한 것이다.아니면 당주를 하라고 해도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용문당 집법 부대 제자라도 해도 그의 앞에서 잘난 척할 자격이 없었다.“마침 잘 왔어. 내가 이따 나오키를 죽이면 바닥을 깨끗이 청소하고 현장 정리 잘해. 아무리 그래도 진주 호텔인데 사람이 죽으면 너무 불길하잖아.”김예훈을 차가운 말을 내뱉으면서 나오키를 죽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결국 뿌리를 뽑아버리는 것이 오늘 밤 그의 목적이었다.“김 회장님!”류서우는 결국 분노하고 말았다.“지금 누구와 이야기하고 있는지 알기나 하세요? 저희 집법 부대는 당주님과 회장님을
퍽!바닥에 세게 부딪힌 나오키는 힘겹게 일어나려고 했지만, 체내에서 알 수 없는 힘이 휘몰아쳐 결국 피를 토해냈다.그는 마치 바람 빠진 풍선처럼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이 순간 그는 대결로 모든 생명력과 잠재력을 소진했는지 아까보다도 더 늙고 초췌해 보였다. 나오키는 창백한 얼굴로 저항하지도 않고 비명을 지르지도 않은 채 서서히 무릎을 꿇었다. 오른손에는 여전히 검을 쥐고 있었다.아직 죽지 않았지만, 곧 죽음이 다가올 운명이었다.김예훈의 손에 목숨이 잡혀있었기에 그가 원한다면 뺨 한 대로 바로 목숨을 끝내버릴 수 있었다.“안 돼!”이 모습에 일본 고수들은 마음속 신이 무너진 것처럼 통곡했다.여전히 표정이 덤덤한 김예훈의 모습에 일본 남녀들은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손에 쥐고 있던 검을 하나둘씩 내려놓기 시작했다.진세은 역시 의심할 여지 없이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정신마저 혼미해졌다.김예훈이 나오키를 쉽게 무너뜨릴 수 있을 거로 생각지도 못했다.몇 명의 아름다운 일본 여성들은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입을 막고 있었다. 무슨 소리라도 냈다간 함께 김예훈의 손에 죽을까 봐 겁이 났다.“네가 졌어.”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던 김예훈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내가 이미 말했잖아. 알아서 목숨을 내놓으면 체면 정도는 지킬 수 있을 거라고. 왜 내 말을 안 믿는 거야. 그런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퍽!김예훈은 단검을 나오키 앞에 떨어뜨리더니 피식 웃었다.“일본 사무라이들이 전장에 나가서 지면 알아서 목숨을 끊는다고 들었어. 그리고 항상 두 자루의 검을 가지고 다닌다지? 장검은 적을 죽이는 데 쓰이고, 단검은 자결하는 데 쓰인다고 들었어. 단검을 가져오지 않았다면 내가 직접 빌려줄게. 네가 일본 최고의 사무라이 정신을 보여줄지 너무나도 궁금해.”이 말에 열몇 명의 일본 남녀는 서로를 바라보며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이들은 그제야 김예훈이 전혀 용서할 마음 없이 뿌리까지 뽑아버리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런 제기랄! 끝까지 해봐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환각이 나타난 것처럼 나오키의 뒤에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귀신이 나타나 검을 들고 내리치는 것 같았다.이런 한방에 마음이 약하나 자는 바로 무너지기 일쑤였다.밖에서 그 기운을 느낀 진세은은 힘이 풀려 오줌을 지릴 뻔했다.쨍!이 순간,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이 나타나 나오키의 검을 막았다.쨍!김예훈은 멈추지 않고 뒤로 날아가 발이 바닥에 떨어질 때 뒤로 세 발짝 물러서 나오키의 검에 담긴 기운을 물리쳤다.“흥미롭군. 이제 막 무신 급에 접어든 실력이 아니야.”김예훈은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이었다.“음양술로 이 실력에 도달할 수 있는 거 보면 일본 국방부의 그 몇몇 무신들도 너의 상대가 안 되는 거 아니야? 그런데 죽고 싶어서 억지로 장병급에서 강력한 전투력을 가진 무신 급으로 거듭난 거야? 이 대결이 끝나면 육체가 무너지고, 사람 전체가 망가질 텐데?”김예훈은 여전히 호기심 가득한 표정이었다.그는 이러한 기이한 수법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음양술, 주술 등을 이용하여 강제로 실력을 높이는 것은 자기 잠재력을 이미 소진하는 것과 같았다.특히 한 번에 큰 범위를 돌파하면 소진력은 더욱 무서웠다.나오키가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대결이 끝나면 육체가 완전히 무너져서 병신이 될 수도 있었다.“김예훈, 너를 죽일 수만 있다면 죽어도 상관없어.”나오키는 차가운 표정으로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는 그는 다시 검을 들고 앞으로 나갔다.샤샥!나오키는 마치 미친 사람처럼 또 한 번 전력을 다해 검을 휘둘렀다.완전히 방어를 포기한 상태라 오히려 빈틈을 드러내며 검을 휘둘렀다.샤샥!김예훈이 무심하게 휘두른 검은 정확히 나오키의 검에 부딪혔다.나오키는 부들부들 떨면서 어쩔 수 없이 뒤로 대여섯 발짝 물러났다.이순간 나오키는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김예훈을 바라보고 있었다.이렇게까지 큰 대가를 치렀는데 맞은편의 김예훈이 이 정도로 쉽게 공격을 피해버릴 줄 몰랐다.이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