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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5화

고영란의 말을 듣고서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계약서를 훑어보기 시작했다.

과연 고영란의 말대로 IM 그룹에서 빼앗아 간 공급업체를 도로 빼앗아 온 것이었다.

“정말이네요!”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 그 어려운 걸 해냈네요.”

다들 아첨을 떠느라 정신이 없었다.

실은 바보가 아닌 이상 고영란이 박민정을 도와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도로 빼앗아 온 공급업체는 그리 중요한 편도 아니었다.

IM 그룹을 상대로 그 어떠한 바람도 일으킬 수 없는 미미한 존재였다는 것이다.

옆에서 듣고 있던 최현아는 떨떠름하기만 했다.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난 뒤 최현아는 본격적으로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

“숙모님, 며느리한테 너무 잘해주시는 거 아니에요? 무려 100억이나 들여서 그 고객 다시 찾아온 거잖아요. 따지고 보면 호산 그룹에 뭔가를 안겨다 준 것 같지 않은데요.”

최현아의 말에 회의실은 순간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

지금 가장 당황스러운 사람은 고영란이다.

‘어떻게 알았지? 내가 100억으로 다시 빼앗아 왔다는 거?’

유명훈은 마침내 터지고 말았다.

“그게 사실이냐! 이렇게까지 민정이 편을 들어주는 것이었냐! 설마 보잘것없는 고객 하나를 빼앗아 왔다고 현아 자리에 민정이를 앉힐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유명훈은 회의가 정식으로 시작되기 전부터 최현아를 통해 알게 되었었다.

이번 일에 고영란이 끼어들어서 커닝했다는 것에 대해서 말이다.

유명훈의 호통 소리에 고영란은 순간 얼어붙고 말았다.

애꿎은 두 손만 꼭 움켜쥐고서 최현아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하지만 그 또한 잠시 바로 아무런 소리로 하지 않은 채 시선을 거두었다.

‘이게 무슨 개망신이야! 민정이 때문에 나까지! 가만히 회사나 다닐 것이니 내기는 왜 해서 이 난리야!’

고영란은 모든 분노를 박민정에게 돌렸다.

하지만 오늘 박민정은 고영란이 생각하고 있는 것과 정반대로 오히려 체면을 세워주게 된다.

“그럼, 계속...”

최현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회의실 문이 밖에서 열렸다.

순간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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