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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7화

오늘 고영란과 박민정은 같은 라인에서 ‘적’과 맞서고 있다.

최현아는 고영란의 말에 말문이 턱 막혔고 어느새 얼굴도 화끈 달아올랐다.

“제가 아무리 그래도 마케팅 총 팀...”

하지만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고영란이 바로 공격을 날렸다.

“근데 지금은 단지 마케팅 5팀의 팀장이잖아.”

“...”

“그 자리에 걸맞은 실력이든 아니든 난 너야말로 가장 바닥에서 천천히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 모두가 알다시피 우리 남준이랑 남우 회사에 들어오자마자 가장 무거운 짐을 어깨에 메고서 천천히 일떠선 거야.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어떤 사람은 타고난 천재이고 어떤 사람은 가장 기초부터 닦을 수 없어. 아니면 평생 기초만 닦으면서 살든가 말이야.”

고영란의 말에 최현아는 더더욱 얼굴을 들 수 없었다.

갈 길을 잃은 최현아는 유명훈을 바라보면서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

유명훈은 지금, 이 상황에서 최현아의 편을 들어주기가 그러했다.

“현아야, 계약서까지 체결한 이상 그냥 계약서에 적힌 대로 하여라.”

순간 최현아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네...”

회의 내내 최현아는 몸 둘 바를 몰라 했다.

회의가 끝나고 나서도 고위직들은 박민정을 향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단하다면서 위험을 무릅쓰고 용감하게 도전했다면서...

밖에 듣고 있던 추경은은 박민정이 이번 내기에서 이기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면서 나지막이 중얼거리기도 했다.

“난 또 얼마나 대단한 줄 알았네! 박민정 하나도 이기지 못하는 주제에 참!”

한편, 고영란은 박민정을 사무실에 남겨두었다.

처음으로 그리고 진심으로 박민정을 탄복하고 있는 고영란이다.

“이번 일은 아주 완벽히 잘했어. 근데 너무 위험한 일이었다는 건 사실이야. 만약 최현아한테 지게 되었다면 호산 그룹에 발 들여놓기 힘들었을 거야.”

고영란은 마침내 어른다운 모습으로 말했다.

박민정도 그제야 고영란이 자기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네,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하지만 오늘 너무 잘했어. 아주 최고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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