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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2화

지금 박세찬이 너무 그리운 박윤우이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은 갖추고 있지만, 공부랑은 그리 친한 편이 아니었다.

숫자가 점점 커지자 박윤우는 양손을 총동원하여 계산하기 시작했다.

만약 박예찬이었다면 아마 이미 암산해 냈을 것인데 말이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가정부는 어린 박윤우가 벌써 학업에 시달리는 것을 보고 가슴이 미어졌다.

속으로 지금 학부모들의 교육 방식이 너무 무서울 정도라면서 혀도 차고 말이다.

머리를 긁적이는 박윤우를 보고서 박민정은 다가가서 도와주려고 했다.

그러나 겨우 두 발자국밖에 옮기지 못했는데 유남준의 소리에 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민정아, 네 임무는 완성했어?”

박민정은 하는 수 없이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가서 자기 코부터 닦았다.

유남준이 이렇게까지 엄숙하게 나올 줄은 몰랐던 박민정이다.

학교 다닐 때와 별반 다름이 없는 지금이니 말이다.

“아직이요... 생각하고 있었어요.”

박민정은 우물쭈물하면서 대답했다.

“그래.”

유남준은 대답하고 나서 계속 자기 업무를 처리하였다.

집에 가만히 있기엔 너무 화창한 날씨라 일가족은 정원에서 각자 공부를 하고 있었다.

김인우 일행은 도착하자마자 정원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그들을 볼 수 있었다.

조하랑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그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민정아, 윤우야.”

그 소리에 박민정과 박윤우는 바로 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순간 암담했던 자기 세상에 빛 한 줄기가 들어오는 것만 같았다.

‘드디어! 구세주가 나타났어!’

박윤우는 기뻐해 마지 못했다.

김인우와 박예찬은 차분한 모습으로 차에서 내렸고 경비실에서 문을 열어주자 바로 안으로 들어갔다.

“아빠, 인우 아저씨랑 하랑 이모가 형 데리고 왔어요.”

박윤우는 유남준을 지그시 바라보면서 지금,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아직 유치원을 다니고 있는 나이인데 산수라니... 학대가 따로 없다고 느꼈으니 말이다.

그러나 갑자기 찾아온 두 사람이 무척이나 언짢은 유남준이다.

“계속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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