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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7화

박예찬은 전혀 개의치 않은 모습으로 이내 덤덤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그와 반대로 유지훈은 눈 앞에 펼쳐진 상황이 마냥 어리둥절하기만 했다.

김훈이 박예찬을 도와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지훈은 생각하면 할수록 질투심이 불타올랐다.

박민정의 뒤를 따라온 최현아는 자기 아들이 ‘구박’당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서 순간 두 눈이 뒤집혔다.

“지훈아, 예찬이가 또 널 괴롭혔어?”

두말하지 않고 최현아는 바로 박민정을 뿌리치고서 달려갔다.

그런 모습에 박민정은 다소 어이가 없었다.

‘예찬이가 유지훈을 괴롭혔다고? 또?’

‘제발 상황 파악 좀 하고 말하면 안 돼?’

김훈과 유명훈 역시 두 아이의 엄마까지 오게 된 것을 보게 되었다.

“너희들이 여긴 어쩐 일이야?”

유명훈이 먼저 물었다.

최현아는 우물쭈물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이 사실을 듣고 온 것이 아니라 박민정의 뒤를 쫓아온 것이니 말이다.

박민정 역시 그 말에 대답하지 않고 도려 물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김훈은 그제야 유지훈이 고자질한 것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다른 애들한테 이미 확인도 해보았는데, 유지훈이 자꾸 때려서 같이 안 노는 거라고 했어. 우리 예찬이가 중간에서 시킨 게 아니라.”

최현아는 순간 언짢기 그지없었다.

“동서가 먼저 다른 애들한테 우리 지훈이랑 놀지 말라고 학부모 위원회에 알린 거잖아. 우리 지훈이 왕따하려고 그러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그 말을 듣고서 박민정은 순간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새어 나왔다.

“저한테 그렇게 큰 권력이 있었던 거예요? 유지훈은 무려 유씨 가문의 증손자인데 누가 감히 유지훈을 왕따할 수 있겠어요.”

이윽고 김훈이 나서서 자기 ‘새끼’들을 옹호하기 시작했다.

“민정이랑 예찬이는 착하기 짝이 없는 애들이야. 너야말로 애 교육을 어떻게 한 거야!”

그러더니 또 바로 유명훈에게 말했다.

“유 회장, 자네 손주 며느리가 며칠 전에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 하찮은 수단으로 우리 김씨 가문의 사업까지 빼앗아 가려고 했었어. 그러니 대체 뭐가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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