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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8화

박예찬이 자기 증손자가 아니라면서 말끝마다 강조하는 유명훈의 말에 김훈은 화가 난 것이었다.

조하랑은 그 긴 이야기의 끝에 자기가 엮이게 될 줄은 몰랐다.

화가 잔뜩 난 김훈은 기침이 끊이지 않았다.

조하랑은 바로 등을 토닥거려주었고 어느새 김인우도 도착했다.

“몸도 성치 않으시면서 왜 이렇게 나오신 거예요? 그냥 저 부르시지 그러셨어요!”

김인우는 어이가 없었다.

그러자 김훈은 보란 듯이 기침을 더더욱 심하게 하기 시작했다.

이제 겨우 괜찮아진 김훈이었는데, 김인우가 부채질하는 바람에 모든 게 물거품으로 변해버렸으니 말이다.

“그만 좀 해요! 기침하시는 거 안 보여요?”

한마디 하고서 바로 김훈을 토닥거려주었다.

“할아버님, 그만 화 푸세요. 이게 다 저랑 인우 씨 탓이에요. 증손자 말고 다른 건 갖고 싶지 않으세요? 가능한 한 만족시켜 드릴게요. 그리고 일단은 연애부터 하고 나중에 결혼한다고 이미 약속했었잖아요.”

조금 괜찮아진 김훈은 문득 무엇인가 떠오른 듯했다.

“그럼, 일단 아이부터 가지고 그러고 나서 연애하고 결혼하면 안 되겠어?”

“...”

“...”

김인우도 조하랑도 모두 말문이 턱하고 막혀 버렸다.

마침 세 사람 쪽으로 다가오고 있던 박민정 역시 김훈의 말을 듣고서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여기 무슨 할리우드야?’

유명훈과 최현아가 유치원을 떠난 뒤였다.

당황한 두 사람을 보고서 김훈은 부랴부랴 덧붙였다.

“이상하게 생각할 것 없어. 지금 이 사회에서 혼전임신은 극히 평범한 일이란다. 적어도 우리 인우가 가능한 사람인지 한 번 시도는 해보아야 할 것 아니냐.”

그 말을 듣고서 조하랑은 더더욱 할 말이 없었고 김인우는 귀까지 빨개졌다.

“할아버지! 그만 좀 하세요! 계속 그렇게 말씀하시면 경로당으로 확 보내버릴 거예요! 꼭 잡혀 사시게 할머니도 찾아드리고요!”

“...”

박민정은 두 사람의 티키타카를 보면서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어느 정도 상황을 마무리하고 난 뒤, 박예찬은 자기 교실로 향했다.

가는 도중에 가만히 홀로 서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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