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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4화

오전 10시 10분.

고위직 직원들로 가득 찬 호산 그룹 회의실 안이다.

날이 날인만큼 유명훈과 고영란도 오늘 회사로 오게 되었다.

주위를 둘러보던 고영란은 박민정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추경은에게 물었다.

“민정이는?”

추경은은 고개를 저었다.

“저도 잘 몰라요. 새언니 아직 출근 전인 것 같아요.”

“모른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너 민정 옆에 붙어 있지 않았어? 옆에서 민정이 챙겨줘라고 너 여기에서 출근하게끔 내가 해준거잖아.”

고영란은 단도직입적으로 그 어떠한 체면도 돌보지 않은 채 말했다.

그 말을 듣고서 추경은은 순간 서러움이 밀려왔다.

“남준 오빠도 새언니도 모두 저를 싫어해요... 앞으로 두원 별장에서 지낼 생각하지 말라면서 단호하게 말까지 했고요. 그래서 저 요금 회사 근처에서 월세맡고 살고 있어요. 낮에는 회사에서 새언니 챙겨주고 있고요.”

자기 자신을 완벽하게 포장하면서 유남준에게 약을 탄 사실에 대해서는 토씨 하나 꺼내지 않았다.

고영란은 추경은의 대답을 듣고 난 뒤 더는 따지지 않았다.

“근데 왜 민정이는 아직도 안 오는 거야?”

10시 30분에 회의를 연다고 알고 있던 박민정과 달리 최현아는 다른 사람들에게 10시에 회의를 연다고 알렸던 것이었다.

“혹시 새언니 부끄러워서 안 오는 거 아니에요? IM 그룹의 프로젝트를 빼앗아 오지 못했나 봐요.”

추경은이 걱정하는 척하면서 물었다.

그 말이 나오는 순간 고영란은 추경은을 째려보았다.

“헛소리하지 마!”

지금 이 자리에 고위직 직원들도 심지어 유명훈도 있었으니 말이다.

만약 박민정이 최현아에게 지게 된다면 ‘첩’의 후손은 영원히 ‘처’의 후손 보다 못났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증명하기 때문이다.

고영란의 호통에 추경은은 바로 입을 다물었다.

고영란은 답답한 마음에 프런트 직원에게 박민정의 행방에 관해 물어보러 갔으나 아직 출근 전이라는 답을 듣게 되었다.

어찌 된 영문인지 박민정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으나 바로 그때 최현아가 다가왔다.

“숙모님, 이제 곧 회의 시작할 거예요. 어르신께서도 부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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