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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7화

최현아는 박민정에게 그럴만한 능력이 있다고 전혀 믿지 않는다.

최현아의 말에 홍주영은 바로 멀지 않은 곳에서 구경하고 있던 비서에게 조금 전 사항을 계약서로 만들어내라고 했다.

이윽고 계약서에 최현아와 박민정 모두 사인하게 하라고 했다.

최현아는 사인을 하기 전에 불현듯 무엇인가 떠오른 듯했다.

“근데 너무 불공평한 계약서인 것 같아요. 박 비서가 이기면 마케팅 5팀 책임자 자리에 앉게 되는데, 내가 이기면 어떻게 되는 거죠? 박 비서 쪽에서 치르는 대가가 아무것도 없잖아요.”

“만약 제가 프로젝트를 빼앗아 오지 못한다면 어떤 대가를 치렀으면 합니까?”

“퇴사요.”

최현아는 호산 그룹에서 근무하고 있는 박민정을 눈엣가시로 여긴 지 한참 되었다.

그 말을 듣고서 박민정은 두말하지 않고 바로 대답했다.

“그러죠.”

계약서에 새로운 조건을 첨부하고 두 사람 모두 사인을 했다.

유남우를 공증인으로 모시기도 했다.

대표이사실 전체가 오늘 두 사람으로 인해 떠들썩하기 그지없었다.

최현아 일행이 떠나고 난 뒤 박민정은 잠깐 쉬다가 본격적으로 프로젝트를 어떻게 빼앗아 올지에 대해서 생각하기 시작했다.

‘IM 그룹은 지금 모든 회사의 프로젝트를 빼앗고 있어. 근데 정작 IM 그룹의 프로젝트를 빼앗고 있는 회사는 없어. 따라서 IM 그룹은 지금 무방비 상태일지도 몰라.’

박민정은 IM 그룹에서 빼앗아 간 프로젝트를 모아서 일일이 연구하기 시작했다.

어느 프로젝트를 도로 빼앗아 오면 쉬울지에 대해서 말이다.

온갖 정신을 집중하다 보니 시간은 유난히 빨리 흘러갔다.

모든 직원이 퇴근하고 난 뒤에도 박민정은 사무실에 앉아서 열심히 파고들고 있었다.

핸드폰 벨 소리가 울리기 전까지.

벨 소리에 정신을 차리게 된 박민정은 그제야 저녁 6시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왜 아직도 퇴근 안 해?”

유남준의 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곧 해요.”

박민정은 대답을 마치고 난 뒤 서둘러 짐을 챙겨 가방을 들고 퇴근했다.

회사 문 앞에는 한참 동안 박민정을 기다리고 있던 유남준이 있었다.

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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