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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9화

일단 저지르고 봐?

추경은 역시 이미 생각하고 있었던 바이다.

최현아의 말을 듣고서 추경은은 서둘러 유남준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박민정은 추경은이 이토록 대담한 생각을 하고 있으리라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일찍이 침대로 누운 박민정의 머릿속에는 온통 IM 그룹의 프로젝트를 어떻게 빼앗아 올까 하는 생각뿐이었다.

유남준에게 좋은 방법이라도 있는지 물어보려고 했으나 그대로 자기한테 기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면서 말을 꺼내지 않았다.

“왜 아직도 안 자?”

유남준은 침실로 들어서는 순간 박민정이 핸드폰을 두드리고 있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졸리지 않아서 핸드폰 보고 있었어요.”

유남준은 몸을 돌려 박민정의 핸드폰을 가져왔다.

“그만 보고 얼른 자.”

핸드폰을 빼앗긴 박민정은 순간 어이가 없었지만 어쩔 수 없이 눈을 감고 잘 수밖에 없었다.

자기 전까지 박민정의 머릿속에는 온통 회사일 뿐이었다.

이튿날 아침 박민정은 평소와 달리 좀 늦게 일어났다.

늦잠을 잔 박민정을 깨우지도 않고 유남준은 집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다.

평소대로 일어난 추경은은 9시가 되도록 일어나지 않은 박민정을 보고서 속으로 중얼거렸다.

‘출근하지 않을 셈인가?’

‘최현아랑 한 내기에서 지게 될까 봐?’

다른 건 몰라도 생각 하나만큼은 깊이 하는 추경은이다.

추경은은 미리 회사로 가서 박민정은 내기에서 지게 될까 봐 두려워서 오늘 회사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동료들에게 알려주었다.

그 말을 듣고서 회사 직원들은 불가사의하기만 했다.

“어제 그렇게 당당하게 말하더니 바로 숨은 거예요?”

“내가 다 뻘쭘하네요.”

“IM 그룹이 지금 한창 여러 회사의 타깃으로 되고 있어서 어쩜 그 내기에서 박 비서님이 이길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래요. 아무리 진다고 하더라도 정말로 회사에서 나가기나 하겠어요?”

최현아 역시 그 소식을 듣고서 비아냥거렸다.

“내가 너무 높이 평가했네. 딱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을.”

한편.

잠에서 깨어난 박민정은 시간을 확인해 보았는데, 벌써 오전 10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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