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남우는 그녀더러 어디가 문제인지 지적하라고 했다.최현아는 조사한 것을 그에게 말했다.박민정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손연서와 이야기를 끝냈다.박민정 대신 고객인 손연서의 잘못으로 하는 것이다.“이 일은 회의 전에 박민정 씨가 알려줬어요. 손씨 가문에서 돈을 덜 송금해서 그렇대요. 다음 달에 입금될 것이에요.”유남우가 말했다.최현아는 어리둥절해 했다.그 돈은 분명히 그녀가 사람을 찾아서 가져간 것인데 어째서 손씨 가문이 돈을 적게 냈다는 것인지 몰랐다. 물론 돈은 자기가 가져갔다고, 박민정이 거짓말을 한 거라고 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요? 그럼 제가 오해했나 봐요.”최현아는 말을 마치고 미안한 척하며 박민정을 바라보았다. “박 비서님, 정말 죄송합니다. 저도 회사를 위해서 이런 것이니 저를 탓하지는 않을 거죠?”박민정은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물론이죠.”회의는 이것으로 끝났다. 이번 달에는 마케팅 5팀의 실적이 1위를 차지했다.마케팅 1팀이 2위를 차지했다. 피해를 보는 것은 다른 팀이다.사람들이 회의실을 나섰다. 최현아는 박민정의 곁으로 다가가 말했다. “두고 보자. 손연서 하나 안다고 내 상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유명훈은 이미 유성혁을 지사에서 본사로 돌려보내겠다고 했다. 그들 부부가 힘을 합치면 박민정을 쫓겨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박민정은 시큰둥한 표정을 하고 말했다.“그래요, 두고 봐요.”최현아는 화가 나서 그녀의 곁을 지나갔다.일을 거의 마쳤으니 박민정은 부하들에게 팁을 주면서 회식이라도 하라고 했다. 그리고 그녀는 먼저 저택으로 돌아갔다.오늘 누가 고영란한테 무슨 말을 했길래 고영란이 그러는지 몰랐다. 저택에서 유남준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혼자 멍하니 앉아 있었다.박민정이 돌아와서 유남준을 만나러 들어가려 하는데 도우미가 좋은 뜻으로 그녀를 막았다.“들어가지 마세요. 경은 아가씨가 민정 씨가 간 후에 들어갔었는데 거의 맞아 죽을 뻔했어요.”“왜죠?”박민정은 의아해
그 말을 들은 고영란은 기뻐서 말했다. “그래, 그럼 잘 부탁해.”“부탁할 것도 없어요.”추경은은 고영란의 비위를 맞춰주며 그녀를 부축하고 계단을 올랐다.위층에 도착한 추경은은 유남준이 창가에 멍하니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무서웠지만 용기를 냈다.“남준 오빠, 이모가 왔어. 우리가 집에 데려다줄게.”유남준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다.고영란은 이런 아들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나 지금 들어가도 돼?”고영란이 물었다.추경은은 불안했지만 들어가도 된다고 말했다. 고영란은 방으로 걸어 들어갔다.그녀의 뒤를 따라가는 추경은은 매우 불안했다. 유남준이 제발 말을 듣기를 기도했다.아래층에 있는 박민정은 유남준이 소란을 피울까 봐 걱정하지 않았다. 자기랑 있을 때 유남준은 아이 같았기 때문이다. 관심을 두고 잘 보살펴주면서 그를 해치지 않는다면 별문제 없을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10분 뒤, 위층에서 고영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남준아, 난 네 엄마야. 엄마한테 손대면 안 돼. 경은아 살려줘!”박민정은 눈살을 찌푸리며 재빨리 위층으로 올라갔다.그녀는 추경은이 머리가 헝클어진 채 먼저 방에서 뛰쳐나오는 것을 보았다. “이모, 보디가드와 의사를 불러올게요.”혼자 도망치느라 바쁜 추경은은 유남준과 고영란을 신경 쓸 시간이 없었다. 빠른 걸음으로 방문 앞에 간 박민정은 유남준이 고영란의 목을 조르고 있는 것을 보았다.고영란은 그의 친엄마다. 만약 그가 제정신으로 돌아와서 자신이 이런 일을 한 것을 알게 되면 매우 고통스러워할 것이다.박민정은 부리나케 앞으로 나가 위험을 무릅쓰고 뒤에서 유남준을 덥석 껴안았다.“남준 씨, 착하지요, 빨리 손 떼요. 남준 씨는 제일 착한 아이니까 말을 들어야죠? 사람을 때리면 안 돼요.”박민정은 될수록 부드럽게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를 들은 유남준은 무엇에 홀린 것처럼 천천히 손을 뗐다.고영란은 숨을 크게 쉬었다. 다시 살아난 것 같았다. 보디가드를 데리고 온 추경은은 마침 문 앞
추경은은 누구보다도 말을 잘한다. 하지만 정말 위기에 처했을 때는 제일 먼저 도망간다. 고영란은 그제야 추경은은 믿으면 안 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모, 방금은 저도 너무 당황해서 의사를 찾으러 뛰쳐나간 거예요. 민정 씨가 오지 않았더라도 보디가드들이 왔을 거예요.”추경은은 고영란의 마음속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 했다.고영란은 냉소를 지었다. “보디가드들이 왔을 때 나는 이미 버티지 못했겠지.”추경은은 민망해서 얼굴을 붉혔다.고영란은 더는 추경은을 상대하지 않고 박민정을 향해 부드러운 눈길을 보냈다. “민정아 괜찮아? 방금 안 놀랐어? 배는 어때? 안 아파?”그동안 고영란은 박민정 배 속의 아이만 신경 썼을 뿐, 박민정을 챙기지 않았다. 박민정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배도 안 아파요.”임신한 지 시간이 좀 지나서 태아도 꽤 안정되었다.“앞으로 또 이런 일이 생기면 너랑 아이부터 챙겨. 나를 구할 생각하지 말고.”고영란은 이기적이고 억지스러운 사람이 아니다.그녀 한 사람의 목숨은 박민정 뱃속의 쌍둥이와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박민정과 아이가 무사해서 다행이지, 무슨 일이 생겼더라면 고영란은 아마 평생 후회할 것이다. “저와 아이를 지키면서 어머님도 챙겨드릴 거예요.”고영란은 유남준의 친어머니다. 유남준이 자기가 엄마에게 상처를 입힌 것을 알면 분명히 괴로워할 것이다. 박민정이 한 말은 고영란에게 감동을 줬고 죄책감을 느끼게 했다.“민정아, 고맙구나.”고영란은 진심으로 박민정이 고마웠다.옆에 서서 두 사람의 오붓한 모습을 보던 추경은은 질투심을 감추지 못했다.박민정한테 감사 인사를 한 고영란의 시선은 다시 추경은에게로 향했다. “추경은, 넌 다시 추씨 가문으로 돌아가.”추경은은 잠시 굳어져 있다가 바로 고영란에게 무릎을 꿇었다.“이모, 제발 저를 쫓아내지 마세요. 앞으로 또 오늘 같은 위험이 닥치면 제가 꼭 앞장서겠습니다.”고영란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 “이모라고
추경은이 당연히 거절하리라 생각한 박민정이었다.그전까지만 해도 이번 생은 유남준이 아니면 안 된다는 기세로 밀어붙였으니 말이다.극단적인 모습을 보였던 추경은이 이러한 태도 변화를 보일 줄은 몰랐다.따라서 추경은은 유남준이 아니라 그냥 돈 많고 권력이 큰 남자면 되는 것이었다.추경은의 본심을 이제야 알게 된 박민정은 진작에 그런 남자를 소개해 주지 못한 것에 ‘후회’하기도 했다.“고씨 가문 셋째 도련님이라고 들은 적 있어?”고씨 가문 셋째 도련님은 살아있는 염라대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그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 사람이다.하지만 고씨 가문에서 가장 큰 권력을 지닌 존재이기도 하다.자기가 원하던 남자를 소개받자 추경은은 기쁨을 숨기지 못한 채 바로 웃으면서 대답했다.“고맙습니다.”“고마워할 필요 없어. 앞으로 결혼할 수 있는지 없는지 그건 너한테 달린 일이야.”추경은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럴듯하게 말했다.“네, 사랑은 강요할 수 없는 거잖아요. 그쪽에서 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저 역시 구질구질하게 매달리지 않을 거예요.”웃긴 말이 아닐 수 없었다.듣고 있던 박민정은 추경은의 본모습을 들추기조차 귀찮았다.‘남준 씨가 싫다고 했을 때도 죽음으로 몰아붙이던 추경은인데, 매달리지 않겠다고 저렇게 떳떳하게 말하다니 어이가 없네.’추경은은 기다렸다는 듯이 물건을 챙기기 시작했고 그런 추경은을 고영란은 묵묵히 보기만 했다.고영란이 자기 조카를 ‘사지’로 몰아넣을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 박민정이다.물건을 다 챙긴 추경은이 떠나려고 하자, 고영란은 그제야 박민정에게 진실을 말해주었다.“우리 조카 그렇게 만만한 사람 아니야. 건드려서는 안 되는 사람이라고 보면 돼.”“저런 추경은한테 우리 조카만 한 사람이 없어. 눈물 콧물을 쏙 빼놓을 거야.”“민정아, 앞으로 추경은이 또 돌아와서 귀찮게 굴면 바로 나한테 말해. 내가 나서서 혼내주고 말 거야.”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네, 고맙습니다.”“고맙다고 하지 않아도 돼. 앞으로
그렇게까지 말한 이상 박민정은 더는 거절하고 싶어도 마땅한 이유가 없었다.세 사람은 함께 문을 나섰고 유남준은 두 사람 사이에 앉았다.유남우가 보는 앞에서 유남준은 박민정의 손을 꼭 잡고 거의 박민정에게 누울 기세로 온몸을 기울이고 있었다.박민정은 그런 유남준을 거절하지 않고 아이를 달래듯이 마음껏 기대게 가만히 두었다.“민정아, 우리 어디로 가는 거야?”유남우가 물었다.박민정은 본래 유남준을 데리고 김인우에게 가려고 했었는데, 지금으로서는 불가능한 상황이다.“두원 별장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어쩌면 남준 씨도 좋아할 거예요.”박민정이 말했다.유남우는 그 말을 듣고서 운전 기사에게 두원 별장으로 향하라고 했다.두원 별장에 이르자 박민정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유남준에게 말했다.“남준 씨, 우리 집에 도착했어요.”이윽고 유남준의 손을 잡고 차에서 내렸다.유남우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따라서 들어갔다.왠지 모르게 아무리 애를 쓴다고 하더라도 두 사람 사이를 비집고 들어갈 수 없는 것만 같았다.거의 바보나 다름없는 유남준임에도 불구하고 박민정은 절대 포기하지 않고 싫어하지도 않았다.그런 모습에 유남우는 의문이 들면서 답답하기도 했다.두원 별장에 도착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유남준은 졸음이 밀려왔다.“나 잘래.”“그래요. 우리 그만 침실로 가요.”박민정은 두 사람이 전에 지냈던 침실로 유남준을 데리고 갔다.유남준을 침대에 눕히고 나서 이불까지 꼼꼼하게 덮어주었다.모든 걸 마치고서 박민정은 김인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어떻게든 몰래 두원 별장 뒷문으로 들어오라면서 침실 위치까지 알려주었다.좀 지나서 박민정은 핸드폰을 끄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거실에 앉아 있는 유남우는 상상치도 못했을 것이다.박민정이 몰래 김인우를 불렀다는 사실을 말이다.“형은 자?”유남우가 물었다.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네, 이제 막 잠들었어요. 언제 깰지 모르니 일 있으면 먼저 가 봐요. 깨고 나면 바로 저택으로 데리고 갈게
유남우가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박민정도 시선을 돌렸다.긴장감을 숨길 수 없는 순간이었다.‘인우 씨 왔겠지?’다행히도 유남우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돌리면서 웃었다.“나도 알아. 넌 예전의 박민정이 아니라는 거.”“저쪽으로 가서 산책하자.”유남우가 말했다.“네.”‘휴. 다행이다.’한편, 김인우는 이미 두원 별장에 이르렀고 뒷문으로 들어와서 유남준의 상황을 체크하고 있었다.검사하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알 수 없었던 박민정은 계속 유남우랑 산책할 수밖에 없었다.두 사람은 이것저것 화제를 찾아가면서 얘기를 이어 나갔다.그렇게 핸드폰 벨 소리가 울리고 나서야 박민정은 내용을 확인하고 유남우에게 말했다.“우리 그만 가요. 남준 씨도 슬슬 깨어날 것 같아요.”달콤하기 그지없는 박민정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유남우는 사실을 들추어내기에 안타까웠다.“그래.”함께 두원 별장으로 다시 들어온 두 사람은 유남준이 아직 자는 것을 보게 되었다.허기가 진 박민정은 배달 음식을 시켜 유남우와 함께 먹었다.이러한 분위기가 하도 오랜만인 유남우이다.함께 배달 음식을 먹고 산책하고 수다를 떠는 것이 평범하기 그지없는 커플의 모습이었으니 말이다.배가 점점 커지고 있는 박민정은 뒤돌아서면 배가 고팠다.하지만 유남우 앞이라 다소 민망한지 그렇게 마음 편히 먹지는 못했다.그 모습을 단번에 알아차린 유남우가 먼저 말했다.“많이 먹어. 음식 낭비면 벌받아.”순간 박민정은 두 눈이 초롱초롱해졌다.“네!”이윽고 아주 마음 편히 본격적으로 음식을 즐기기 시작했다.그런 박민정을 지그시 바라보고 있던 유남우는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그때 음식을 가져다주었을 때도 박민정은 유남우 앞이라 조신하게 조금만 먹었었다.오늘처럼 ‘음식 낭비면 벌받아’라는 말을 듣고 나서야 마음 편히 먹고 했었다.‘예전 그대로네... 이 모습만...’지난 추억에 잠시 잠겼던 유남우는 고개를 숙이고 헛기침까지 했다.“괜찮아요?”박민정은 바로 젓가락을 내려놓고 걱정하면서
유남준의 품에 기대고 있는 박민정은 순간 의문이 들었다.“남준 씨...”의문을 드러내려고 하던 순간 유남준의 우람한 몸집이 그대로 박민정에게 쏠렸다.유남준은 자기 머리를 꽉 잡고서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머리가 너무 아파.”“머리 아파요? 의사 불러올게요.”“가지 마. 나 좀 안아줘.”박민정은 유남준의 말을 듣고서 큰일이 아니라 판단했다.“남준 씨, 생각난 거라도 있는 거예요?”“쉿, 아무 말도 하지 마. 여기 위험해.”유남준이 말했다.박민정은 순간 토끼 눈이 되었지만, 유남준의 말대로 입을 다물었다.그렇게 한참이나 꼭 끌어안고 나서 유남준은 또다시 힘없이 침대로 쓰러졌다.박민정은 바로 손을 내밀어 유남준의 이마를 만져보았는데, 열이 펄펄 나고 있었다.지체하지 않고 박민정은 바로 해열제를 먹이고 젖은 수건으로 온몸을 닦아 주었다.그 모든 걸 밖에서 보고 있던 집사는 보기만 하고 끼어들지 않았다.유남준의 상황은 그때그때 달랐고 자기 전에 박민정은 대화를 시도했지만, 유남준은 또다시 바보가 되어 있었다.지금의 유남준은 아직 회복 중이고 완전한 바보가 된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 박민정이다.다음 날, 월요일이라 박민정은 예전 그대로 회사에 갔다.하지만 호산 그룹에 이르기도 전에 차 한 대가 박민정을 막아섰다.서다희가 차에서 내려오면서 입을 열었다.“사모님.”박민정은 그 모습을 보고서 바로 차에서 내렸다.“서 비서님, 무슨 일이라도 있어요?”“대표님은 좀 괜찮으세요?”서다희는 지금 유남준을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상황이고 주위에는 온통 유남우 쪽 사람들이다.IM 그룹의 대표가 유남준이라는 것을 숨기기 위해 서다희는 유남우에게 들키기라도 할까 봐 거의 숨어서 지내고 있다.“남준 씨는 괜찮아요.”박민정의 대답에 서다희는 한시름을 놓게 되었지만 그래도 귀띔을 해주었다.“사모님, 고맙습니다만 조금만 더 신경 써주시기 바랍니다. 대표님 곁에 꼭 있어 주시고 절대 그 어떠한 일도 생기게 해서는 안 됩니다.”박
“왜 밖에 서 있는 거예요? 들어와요.”유리문을 통해 박민정을 보게 된 유성혁이 말했다.지금 유성혁은 박민정의 온몸을 위아래로 열심히 훑고 있다.비록 임신한 몸으로 약간 살이 찐 박민정이지만 아리따운 모습은 여전했으니 말이다.옥에 티라면 얼굴에 흉터가 생긴 것이다.박민정은 사무실로 들어서면서 입을 열었다.“유 팀장님, 저 찾으셨어요?”유성혁은 등을 의자에 기댄 채 한 손으로 턱을 짚고서 여유로운 모습으로 말했다.“큰일은 아니고 일단 앉아봐요.”박민정이 의자를 빼면서 앉자 유성혁은 다시 물음을 던졌다.“지난달에 실적 1위 했다면서요?”“네.”“여 팀장으로서 꼴찌를 했었던 마케팅 5팀을 한 달 내로 실적 1위로 만들다니... 대단하네요.”박민정은 도통 무슨 말을 하려고 이렇게 뜸을 들이는지 알 수 없었다.“과찬이십니다.”유성혁은 다리까지 꼬고서 본격적으로 본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남준이랑 이혼했다면서요? 걔도 참, 이렇게 예쁘고 능력 있는 여자를 싫어하고 이혼을 하다니 내가 다 아쉽네요.”사적인 일을 꺼내기 시작하자 박민정은 눈빛이 싸늘해졌다.“유 팀장님, 분부하실 일 없으시면 그만 가 보겠습니다.”이윽고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려고 했다.유성혁은 그 모습을 보고서 따라나서면서 박민정의 팔을 확 잡아당겼다.“민정아, 여기 우리 둘밖에 없어. 나 이렇게 온 것도 너 절대 가만히 두지 않으려고 마음먹고 온 거야.”“근데 내 여자로 살겠다고 네가 고개만 끄덕인다면 가만히 둘 의향은 있어.”유성혁은 나지막한 소리로 협박을 더 했다.바보가 된 유남준이 나서서 도와줄 리도 없는 상황이니 더더욱 대놓고 위협하고 있는 유성혁이다.유성혁은 일단 찜해 놓은 여자라면 모조리 자기 여자로 만드는 ‘습관’이 있다.그런 놈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박민정은 바로 유성혁의 손을 뿌리쳤다.“유 팀장님 와이프도 아는 일인가요?”유성혁은 흠칫거리더니 웃으면서 말했다.“그럴 리가.”“그럼, 지금 가서 물어봐 봐요. 유 팀장님 와이프도 좋다고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