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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1화

추경은이 당연히 거절하리라 생각한 박민정이었다.

그전까지만 해도 이번 생은 유남준이 아니면 안 된다는 기세로 밀어붙였으니 말이다.

극단적인 모습을 보였던 추경은이 이러한 태도 변화를 보일 줄은 몰랐다.

따라서 추경은은 유남준이 아니라 그냥 돈 많고 권력이 큰 남자면 되는 것이었다.

추경은의 본심을 이제야 알게 된 박민정은 진작에 그런 남자를 소개해 주지 못한 것에 ‘후회’하기도 했다.

“고씨 가문 셋째 도련님이라고 들은 적 있어?”

고씨 가문 셋째 도련님은 살아있는 염라대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그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 사람이다.

하지만 고씨 가문에서 가장 큰 권력을 지닌 존재이기도 하다.

자기가 원하던 남자를 소개받자 추경은은 기쁨을 숨기지 못한 채 바로 웃으면서 대답했다.

“고맙습니다.”

“고마워할 필요 없어. 앞으로 결혼할 수 있는지 없는지 그건 너한테 달린 일이야.”

추경은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럴듯하게 말했다.

“네, 사랑은 강요할 수 없는 거잖아요. 그쪽에서 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저 역시 구질구질하게 매달리지 않을 거예요.”

웃긴 말이 아닐 수 없었다.

듣고 있던 박민정은 추경은의 본모습을 들추기조차 귀찮았다.

‘남준 씨가 싫다고 했을 때도 죽음으로 몰아붙이던 추경은인데, 매달리지 않겠다고 저렇게 떳떳하게 말하다니 어이가 없네.’

추경은은 기다렸다는 듯이 물건을 챙기기 시작했고 그런 추경은을 고영란은 묵묵히 보기만 했다.

고영란이 자기 조카를 ‘사지’로 몰아넣을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 박민정이다.

물건을 다 챙긴 추경은이 떠나려고 하자, 고영란은 그제야 박민정에게 진실을 말해주었다.

“우리 조카 그렇게 만만한 사람 아니야. 건드려서는 안 되는 사람이라고 보면 돼.”

“저런 추경은한테 우리 조카만 한 사람이 없어. 눈물 콧물을 쏙 빼놓을 거야.”

“민정아, 앞으로 추경은이 또 돌아와서 귀찮게 굴면 바로 나한테 말해. 내가 나서서 혼내주고 말 거야.”

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네, 고맙습니다.”

“고맙다고 하지 않아도 돼.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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