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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0화

추경은은 누구보다도 말을 잘한다. 하지만 정말 위기에 처했을 때는 제일 먼저 도망간다.

고영란은 그제야 추경은은 믿으면 안 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모, 방금은 저도 너무 당황해서 의사를 찾으러 뛰쳐나간 거예요. 민정 씨가 오지 않았더라도 보디가드들이 왔을 거예요.”

추경은은 고영란의 마음속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 했다.

고영란은 냉소를 지었다.

“보디가드들이 왔을 때 나는 이미 버티지 못했겠지.”

추경은은 민망해서 얼굴을 붉혔다.

고영란은 더는 추경은을 상대하지 않고 박민정을 향해 부드러운 눈길을 보냈다.

“민정아 괜찮아? 방금 안 놀랐어? 배는 어때? 안 아파?”

그동안 고영란은 박민정 배 속의 아이만 신경 썼을 뿐, 박민정을 챙기지 않았다.

박민정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배도 안 아파요.”

임신한 지 시간이 좀 지나서 태아도 꽤 안정되었다.

“앞으로 또 이런 일이 생기면 너랑 아이부터 챙겨. 나를 구할 생각하지 말고.”

고영란은 이기적이고 억지스러운 사람이 아니다.

그녀 한 사람의 목숨은 박민정 뱃속의 쌍둥이와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박민정과 아이가 무사해서 다행이지, 무슨 일이 생겼더라면 고영란은 아마 평생 후회할 것이다.

“저와 아이를 지키면서 어머님도 챙겨드릴 거예요.”

고영란은 유남준의 친어머니다. 유남준이 자기가 엄마에게 상처를 입힌 것을 알면 분명히 괴로워할 것이다.

박민정이 한 말은 고영란에게 감동을 줬고 죄책감을 느끼게 했다.

“민정아, 고맙구나.”

고영란은 진심으로 박민정이 고마웠다.

옆에 서서 두 사람의 오붓한 모습을 보던 추경은은 질투심을 감추지 못했다.

박민정한테 감사 인사를 한 고영란의 시선은 다시 추경은에게로 향했다.

“추경은, 넌 다시 추씨 가문으로 돌아가.”

추경은은 잠시 굳어져 있다가 바로 고영란에게 무릎을 꿇었다.

“이모, 제발 저를 쫓아내지 마세요. 앞으로 또 오늘 같은 위험이 닥치면 제가 꼭 앞장서겠습니다.”

고영란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

“이모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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