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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5화

작가: 윤지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왜 밖에 서 있는 거예요? 들어와요.”

유리문을 통해 박민정을 보게 된 유성혁이 말했다.

지금 유성혁은 박민정의 온몸을 위아래로 열심히 훑고 있다.

비록 임신한 몸으로 약간 살이 찐 박민정이지만 아리따운 모습은 여전했으니 말이다.

옥에 티라면 얼굴에 흉터가 생긴 것이다.

박민정은 사무실로 들어서면서 입을 열었다.

“유 팀장님, 저 찾으셨어요?”

유성혁은 등을 의자에 기댄 채 한 손으로 턱을 짚고서 여유로운 모습으로 말했다.

“큰일은 아니고 일단 앉아봐요.”

박민정이 의자를 빼면서 앉자 유성혁은 다시 물음을 던졌다.

“지난달에 실적 1위 했다면서요?”

“네.”

“여 팀장으로서 꼴찌를 했었던 마케팅 5팀을 한 달 내로 실적 1위로 만들다니... 대단하네요.”

박민정은 도통 무슨 말을 하려고 이렇게 뜸을 들이는지 알 수 없었다.

“과찬이십니다.”

유성혁은 다리까지 꼬고서 본격적으로 본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남준이랑 이혼했다면서요? 걔도 참, 이렇게 예쁘고 능력 있는 여자를 싫어하고 이혼을 하다니 내가 다 아쉽네요.”

사적인 일을 꺼내기 시작하자 박민정은 눈빛이 싸늘해졌다.

“유 팀장님, 분부하실 일 없으시면 그만 가 보겠습니다.”

이윽고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려고 했다.

유성혁은 그 모습을 보고서 따라나서면서 박민정의 팔을 확 잡아당겼다.

“민정아, 여기 우리 둘밖에 없어. 나 이렇게 온 것도 너 절대 가만히 두지 않으려고 마음먹고 온 거야.”

“근데 내 여자로 살겠다고 네가 고개만 끄덕인다면 가만히 둘 의향은 있어.”

유성혁은 나지막한 소리로 협박을 더 했다.

바보가 된 유남준이 나서서 도와줄 리도 없는 상황이니 더더욱 대놓고 위협하고 있는 유성혁이다.

유성혁은 일단 찜해 놓은 여자라면 모조리 자기 여자로 만드는 ‘습관’이 있다.

그런 놈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박민정은 바로 유성혁의 손을 뿌리쳤다.

“유 팀장님 와이프도 아는 일인가요?”

유성혁은 흠칫거리더니 웃으면서 말했다.

“그럴 리가.”

“그럼, 지금 가서 물어봐 봐요. 유 팀장님 와이프도 좋다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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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현아가 요구하는 대로 모조리 주고 있는 박민정이다.박민정은 지금 이러한 상황으로 조급해하지는 않았다.왜냐하면 히든카드를 손에 꼭 쥐고 있기 때문이다.만약 최현아와 유성혁이 계속 박민정을 사지로 몰아넣게 된다면 박민정 역시 두 사람을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니 말이다.“온갖 잘난 척은 다 하더니 꼴좋다.”박민정의 프로젝트를 빼앗아 온 최현아는 기쁨을 숨길 수 없었다.회사 복도에서 마주친 두 사람, 최현아는 박민정을 보자마자 그만 참지 못하고 자랑을 하기 시작했다.“너 그거 알아? 나 프로젝트 몇 개 더 책임지게 됐어. 너희 5팀에서 힘들게 맺은 고객이라면서? 아무튼 수고했어.”“나도 염치가 있어서 받기만 하는 건 좀 그렇고 해서 너희 팀으로도 프로젝트 몇 개 보냈어. 대표님한테 내가 널 구박했다고 말하지는 말고.”박민정은 차갑기 그지없는 눈빛으로 최현아를 바라보았다.“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고자질할 리도 없고 1팀에서 보낸 프로젝트는 도로 돌려보낼 테니 용돈으로 챙기세요.”생각할 것도 없이 최현아가 보낸 프로젝트는 절대 좋을 리가 없고 수익도 엄청나게 적을 것이다.최현아는 순간 어안이 벙벙해졌지만, 바로 이를 악물고 비아냥거렸다.“박민정, 너 언제까지 그렇게 도도한 척하는지 두고 볼 거야. 넌 지금 유씨 가문에서 키우는 개나 다름없어!”“네 뱃속에 유씨 가문의 핏줄이 없었더라면 숙모님이 널 회사에 남겨두셨을 것 같아? 일개 팀장 주제에 어디 감히 고개를 빳빳이 들고 다니는 건데!”박민정은 이를 악물고 참았다.지금으로서는 최현아 부부에 맞설 능력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다행히도 진심으로 걱정해 주는 고영란이 있었다.오후, 고영란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일은 좀 어때? 안 힘들어? 힘들면 내가 남우한테 얘기해 놓을게. 집에서 쉴 수 있게끔 말이야.”“앞으로 달마다 20억 줄 테니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지내.”고영란의 목숨을 구해준 뒤로 고영란이 자기한테 이렇게까지 잘해 줄 것으로 생각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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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황상 유남준은 바로 대답할 수 없어 손을 내밀어 박민정을 꼭 끌어안았다.순간 그대로 얼어붙은 박민정이다.“남준 씨...”유남준은 고개를 숙인 채 박민정의 품에 살포시 기대었다.“자자.”예전이라면 상상치도 못한 유남준의 말투와 행동이다.박민정은 지금 이런 유남준의 모습을 영상으로 남겨서 완쾌한 유남준에게 보여주고 싶은 심정이다.유남준에게 이불을 꼭 덮어주고 난 뒤, 박민정은 어깨까지 부드럽게 토닥거려주면서 재우기 시작했다.“그래요. 우리 그만 자요.”불까지 끄고 눈을 감고 편안하게 누우니 바로 잠에 들었다.다음날, 해가 떠오르기도 전에 다급한 벨 소리에 박민정은 그만 깨어나고 말았다.핸드폰을 들어 확인해 보니 간병인이었다.‘이 시간에 무슨 일이지?’‘윤소현이 또 찾아갔나?’“민정 씨, 저... 살려... 살려...”전화를 받자마자 기진맥진한 간병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주머니, 괜찮으세요?”돌아오는 답은 없었고 은은하게 한 남자의 목소리만 들려왔다.“젠장! 누구한테 전화한 거야!”이윽고 전화는 끊겨버렸다.이상함을 감지하고 박민정은 바로 일어나서 간병인의 집으로 향했다.허겁지겁 달려온 박민정에게 간병인의 이웃은 간병인 일가족은 얼마 전에 이미 이사하였다고 알려주었다.박민정은 마냥 이상하기만 하여 이웃에게 간병인의 행방에 관해 물었으나 이웃 역시 모르는 눈치였다.돌아가는 길에 박민정은 계속 간병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는 이가 없었다.남의 일에 계속 신경과 시간을 들일 여유가 없어서 정민기에게 시간 내서 한번 알아보라고 했다.모든 걸 당부하고 나서 박민정은 회사로 향했다.오늘 회사에는 새 직원이 입사했고 그 사람은 바로 진서연이었다.진서연은 유학파 인재로서 모든 면에서 우수한 사람이다.오전에 면접을 보자마자 바로 합격할 만큼으로 말이다.최현아는 실력파 진서연을 보자마자 바로 마케팅 1팀으로 끌어당겼다.마케팅 1팀으로 들어가게 된 진서연은 바로 박민정에게 상황을 보고했다.[보스, 저 마케팅 1팀 내부로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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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 회의 시간.박민정도 함미현을 보게 되었는데 익숙하다는 느낌만 들었을 뿐, 간병인의 딸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박 팀장님, 여긴 제 친동생 함미현이라고 해요. 앞으로 우리가 하는 얘기를 미현이도 옆에서 들을 거예요. 제가 회사에 없다면 미현이한테 직접 얘기하시면 되고요.”윤소현은 아주 공손한 모습으로 말했다.정수미에게 있어서 함미현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잘 알고 있는 윤소현이다.따라서 만약 함미현이 박민정 때문에 무슨 문제라도 생기게 된다면 정수미가 절대 박민정을 가만히 두지 않으리라 생각했다.“네.”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였다.회의를 마치고 나서 박민정은 함미현과 정씨 가문의 사이를 알아보라고 했다.그리고 그제야 정수미가 오랫동안 찾아다닌 친딸이 바로 함미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사실을 알게 된 박민정은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팀장님, 조금 전에 온 함미현 씨말입니다... 아무것도 모릅니다.”팀원이 노크하고 들어왔다.박민정은 고개를 들면서 물었다.“윤 대표님은요?”“윤 대표님은 산모에게 있어서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면서 신경 쓰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비즈니스상으로 무슨 문제라도 있으면 함미현 씨에게 물으시라고 했습니다.”팀원은 이렇게 큰 프로젝트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맡긴 행위에 어이가 없었다.“그럼, 일단은 우리 회사 규칙대로 해요.”“네.”한편, 함미현 사무실에서.함미현은 어느새 녹초가 되어 있었다.줄지어 들어오는 직원들의 질문 공세에 말이다.“뭐가 이렇게 일이 많은 거야!”부사장으로 일하면 엄청 한가한 줄 알았는데 말이다.그렇게 눈살을 찌푸리고 있을 때, 최현아가 또각또각 다가와서 문을 두드렸다.“부 사장님.”함미현은 의혹이 가득한 눈빛으로 물었다.“누구시죠?”“안녕하세요. 최현아라고 합니다. 윤 대표님과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고요.”“윤 대표님께서 몸이 좀 무거우셔서 먼저 가셨는데, 혹시나 홀로 감당하기엔 버거우실까 봐 저를 보내신 거예요. 좀 도와드리라고요.”최현아는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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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물며 방성원에게는 이제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보배 딸이 있다.유남준은 그런 방성원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았다.“알았어.”방성원은 유남준의 말에 따르기로 했다.그동안 방성원은 아이의 출산으로 유남준, 김인우와 연락이 뜸해졌었다.바로 그러한 이유로 유남우의 주의력은 방성원 쪽으로 향하지 않은 것이었다.이윽고 방성원은 소중한 보물을 조심스레 내놓듯이 자기 딸을 유남준에게 보여주었다.“남준아, 우리 딸 좀 봐봐. 엄청 예쁘지 않아?”두 뺨만 한 크기로 침을 질질 흘리고 있는 딸의 모습에 사르르 녹아내린 방성원이다.그전까지 유남준처럼 아들만 생기게 될까 봐 걱정했었는데, 다행히도 예쁜 딸이었다.유남준은 다소 어이가 없었지만 그래도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예쁘네.”“그래도 딸이 좋아. 딸이 아빠한테는 최고야. 남준아, 너 앞으로 네 아들 교육 잘해야 할 거야. 남우처럼 저렇게 되게 하지 말고.”방성원은 득의양양한 모습으로 말했다.앞으로 자기 딸은 무조건 자기한테 효도를 다 할 것이라면서.방성원은 딸에게 뽀뽀하고 싶었지만, 어른에게 있는 세균이 아이한테 옮을 수도 있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서 참을 수밖에 없었다.딸바보나 다름없는 방성원의 모습에 유남준은 참지 못해 말했다.“나한테도 딸이 있을 거야. 민정이 지금 배 속에 아이가 둘이거든.”“또 아들만 둘이면 어떻게 하려고?”“그럴 리 없어.”“단언하기 힘든 일이야.”방성원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유남준은 점점 안색이 일그러지게 되었다.더는 아들을 안고 싶지 않았고 첫 아이로 딸을 안게 된 방성원이 무척이나 부러웠다.“나 좀 쉬고 싶어. 넌 제수씨한테 가 봐.”‘제수씨’ 석 자에 방성원은 바로 안색이 달라졌다.“알았어.”방성원은 딸을 가정부에게 맡기고서 침실로 돌아갔다.커다란 침대 위에 피부가 하얗고 머리카락은 새까만 여자가 누워있었다.여자는 방성원이 들어오는 것을 들었음도 눈을 뜨지도 않은 채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방성원은 이불을 젖히고 침대 위로 올라갔다.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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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현아의 표정은 유달리 보기 흉했다.그녀는 목소리를 낮춰 주변에 있던 엄마들에게 말했다. “무서울 게 뭐예요? 지금의 유남준은 아무것도 없고 호산 그룹의 대표도 아니에요.”엄마들은 그녀의 말을 완전히 믿지 못했다.누군가가 말했다. “그 사람이 정말 아무런 힘이 없다면 저 사람들의 남편들은 왜 저렇게 겁에 질린 거예요?”최현아는 순간 목이 메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녀도 유남준이 무슨 수를 썼길래 회사 사장들이 저렇게 의기소침해서 도망갔는지 몰랐다.“현아 씨, 친척 관계잖아요. 그냥 사이좋게 지내요.”“맞아요. 화기애애한 게 좋죠.”그녀들은 모두 눈치채서 더는 최현아를 돕지 않고 박민정을 비롯한 사람들을 팀에 불러들이려 했다.심지어 자진해서 박민정과 팀을 하려는 사람도 있었다. “아니면 다시 팀을 짜든가요.”“좋아요, 좋아요.”사람들의 태도가 이렇게 빨리 변하는 것을 보고 최현아는 화가 났다.그녀는 오늘 아침 일찍 많은 돈을 써서 선물을 샀는데 말이다. 이 사람들은 정말 뻔뻔스럽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이제 와서 어찌할 방법도 없다.다시 팀을 짜기 시작했다. 박민정은 다른 엄마 몇 명과 팀을 짜서 경기를 시작했다.유남준은 예찬이와 나란히 서서 한쪽 다리를 묶었다.“절대 제 발목을 잡아선 안 돼요.”박예찬이 진지하게 말했다.방금 일어난 일 때문에 그는 질투했다.자기가 어른이라면 이런 일은 유남준이 아니라 자기가 해결할 거로 생각했다.아쉽게도 그는 너무 어렸다.유남준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기고 싶어? 내가 이기는 방법을 하나 알려줄게.”박예찬이 물었다. “무슨 방법이요?”“이따가 경기 시작하면 그냥 내 다리를 꽉 안아. 내가 혼자 갈게. 그러면 절대 지지 않을 거야. ”박예찬은 그 화면을 상상하다가 말했다. “싫어요! 흥.”유남준은 자기 아들의 성격이 자신을 많이 닮은 것을 안다.사실 박예찬은 다른 아이들보다 아이큐나 체력이 뛰어났고 유남준도 다른 엄마 아빠들보다 실력이 좋다.이 게임은 예상대로 그들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16화

    김인우처럼 눈치가 없는 사람도 이 사람들이 일부러 예찬이한테 이러는 거라는 걸 눈치챘다. 그는 아무 말 하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는 이제 일어날 일을 기대하고 있었다. 감히 유남준의 아내와 아이를 괴롭히다니, 이 사람들이 정말 간이 부었다고 생각했다. 유남준은 오면서 사람들 속에 있는 최현아를 보고 이 일은 틀림없이 그녀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는 다시 방금 말을 한 몇 사람을 보았다.“그린파워의 최연준, 실버라인의 채빈, 에코미디어의 고태민, 피스월드의 노직.”그는 네 사람의 이름을 말했다.그 네 명은 자기의 이름이 불려서 어리둥절해서 하다가 물었다.“우리를 알아요?”유남준은 대답하지 않고 뒤 따라오는 서다희에게 물었다. “적었어?”“적었어요.”서다희가 말했다.유남준은 원래 한 번만 봐도 잊지 않는다. 이 사람들을 다시 알아보고 기억할 필요가 없다.보통 그가 업무 중에 본 다른 회사 정보라면 바로 기억할 수 있다.서다희는 이런 능력이 없어서 유남준의 말을 듣고 이 사람들의 이름을 적었다.“뭐 하는 거예요?”그 남자들은 유남준이 무슨 수작을 부리는 건지 몰랐다. 김인우는 볼거리가 있으리라 생각했다.그 사람들은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 어떤 사람들은 김인우에게 명함을 주러 왔다. “인우 씨, 안녕하세요. 이건 제 명함입니다.”김인우는 그 남자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고 명함도 받지 않았다.그 사람은 민망했지만 감히 화를 내지 못하고 묵묵히 명함을 거두어들였다.“선생님, 시간 끌지 말고 경기를 시작하죠. 회사에 일이 있어서 빨리 가봐야 해요.”최연준이 말했다.선생님은 좀 난처해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그런데 이때 최연준의 핸드폰이 울렸다. 회사 비서의 전화였다. 그는 불만이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 “내가 이런 활동에 안 오겠다고 했잖아. 봐봐, 회사에서 또 전화 오잖아.”그는 매우 바쁜 척을 했다. 이것을 본 그의 아내도 뭔가 미안함을 느껴서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최연준이 전화를 받은 지 1분도 안 돼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15화

    유남준은 공식 석상에 거의 나타나지 않아 어떤 엄마는 그가 누군지 모른다.하지만 김인우 같은 부잣집 도련님은 보통 사람이라도 그의 얼굴을 알고 있다.“저 사람 김인우 아니야?”“옆에 있는 사람은 방성원이야!”“이 사람들이 왜 왔지? 맨 앞에 있는 남자는 누구지? 낯이 익은데?”최현아의 시선은 세 사람에게 머물었는데 숨을 쉬지 못할 정도였다.유남준이 왔다니, 그것도 김인우와 방성원이랑 같이 말이다. 김인우는 몇 걸음 앞으로 걸어가 박예찬의 머리를 쓰다듬으려 했다.박예찬은 눈살을 찌푸리며 피했다."이놈아, 머리를 쓰다듬는 것도 안 돼? 그리고 활동에 참석하는데 왜 나랑 하랑 이모한테 말도 안 한 거야?”김인우가 물었다.박예찬은 일부러 그런 것이다. 한 명의 아이는 보호자를 제일 많아서 두 명밖에 데려갈 수 없다. 김인우와 하랑 이모한테 말하면 엄마와 같이 오기 어려웠을 것이다. 다들 김인우의 말을 듣고 여기에 온 것을 후회했다. 특히 몇몇 아이 아빠들 말이다.눈앞의 이 아이가 김인우의 아들인가 하는 생각에 그들은 식은땀을 흘렸다. 최현아의 말 몇 마디 때문에 박민정을 비롯한 사람을 괴롭히고 아무 생각 없이 행동한 것에 후회했다.박민정은 유남준이 진짜로 올 줄은 몰랐다. 그것도 방성원과 김인우까지 데리고 말이다.유남준은 이미 그녀의 앞으로 다가왔다.“좀 늦었어. 이 두 놈이 계속 따라오겠다고 해서 말이야.”유남준이 말했다.김인우는 억울해서 말했다.“나랑 하랑 씨가 그렇게 오랫동안 예찬이를 돌보았잖아. 친자 행사가 있다는데 당연히 와야지.”유남준은 어이가 없었다.방성원은 당연히 예찬이를 보러 온 것이 아니다.설인하가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간 지 보름 정도 지났다. 그는 오늘 이 기회를 타서 박민정을 따라 함께 자기 아내와 딸을 보러 가고 싶어 했다. “그냥 와서 구경 좀 하려고. 뭐 필요한 거 있나 보면서.”방성원이 말했다.김인우와 유남준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선생님은 예찬이 쪽에 잘생긴 남자 세 명이 한꺼번에 온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14화

    선생님이 다가와서는 의아해서 물었다. “예찬 어머니, 왜 혼자 여기에 서서 계세요? 팀 안 짜세요?”박민정은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말했다. “선생님 사람들이 저희랑 팀을 짜려 하지 않아요.”“네...”선생님은 난처해하더니 다른 팀에게 물어보았다.그 팀의 엄마들은 고개를 숙이고 있었는데 누군가가 입을 열었다. “우리 팀은 이미 사람이 찼어요.”그리고 몇 명의 아이 아빠도 왔는데 모두 최현아에게 빌붙고 싶어 해서 말했다.“선생님, 팀을 짜지 못한 사람들은 경기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맞아요. 어차피 이미 인원수가 충분하잖아요.”“몇 분은 그냥 쉬세요. 게다가 임신 중인데 경기는 무리이지 않나요?” 한 남자가 박민정의 배를 가리키며 말했다. 박민정은 당연히 자신이 경기를 못 한다는 것을 안다.“저 말고 다른 엄마들은 경기에 나갈 수 있잖아요. 어떻게 못 나가게 막을 수 있어요?”그녀가 나서서 말했다.그러자 남자는 비아냥거렸다. “그냥 경기일 뿐이잖아요. 굳이 당신들이 참석하지 않아도 되잖아요?”다른 엄마들도 맞장구를 쳤다. “맞아요. 시간 낭비하지 말고 시작하자고요.”최현아는 옆에 서서 박민정을 비롯한 그녀의 라인의 사람들이 망신을 당하는 모습을 만족한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선생님은 조금 난처해했다. “아니면 여러분 팀당 한 명씩만 더하세요. 이렇게 하면 딱 맞을 거예요.”총 네 팀이고 남은 사람도 네 명이니 말이다. “딱 맞다니요. 이분은 임신했으니까 대회 나가기 불편하잖아요. 누구 팀에 가면 그 팀이 질 게 뻔하죠.”한 여자의 목소리였다.다른 사람들도 맞장구를 쳤다.홀로 있는 네 명의 엄마와 네 명의 아이들이 함께 있으니 유난히 눈에 띄었다.예찬이를 제외한 나머지 세 아이는 분명히 기분이 언짢았다.“엄마...”지원이는 엄마의 옷깃을 잡아당겼다.손연서는 이 사람들이 정말 사람을 너무 무시한다고 느꼈지만 사실 그렇게 경기를 하고 싶어서도 아니다. 다 아이들을 위해서이다.“민정 씨, 됐어요. 우리는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13화

    차는 넓지 않아서 다른 엄마들은 성훈이의 말을 들었다. 그러자 다들 곁눈질하며 손연서를 보며 놀렸다.이 사람 중 대부분은 주부다.손연서는 그녀들과 달리 친정 손씨 가문의 사업을 도맡고 있다.그래서 많은 엄마가 그녀를 부러워하고 질투한다.지금 그녀가 사생아 때문에 이렇게 골머리를 앓는 것을 보니 마음이 좀 편해졌다.성훈이는 아직도 내키지 않는다는 듯이 손연서를 조롱했다.“우리 엄마한테 들었어요. 당신이 아이를 낳을 수 없어서 나를 아들로 받아들인 거라고. 하지만 나는 영원히 당신을 엄마로 받아들이지 않을 거예요. 나는 당신이 싫어요. 내가 커서 우리 아버지의 회사를 인수하면 당신을 쫓아낼 거예요. 그때 되면 당신은 아무도 원하지 않는 할머니로 되겠죠.”손연서는 안색이 안 좋았지만 아이와 따지고 싶지 않았다.박민정은 손연서를 비아냥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서 바로 말했다. “연서 씨, 나하고 같이 앉아요. 예찬이보고 성훈이랑 앉게 하고요.”박예찬도 유난히 눈치가 빠르고 철이 들었다.“연서 아줌마, 우리 엄마랑 같이 앉아요. 우리 엄마가 아줌마랑 얘기 나누고 싶대요.”손연서는 그들 모자를 고마워하며 예찬이와 자리를 바꾸었다.박예찬이 옆에 앉자 성훈이는 순식간에 착한 아이로 변해 말도 안 하고 얌전히 앉아 있었다. 핸드폰도 하지 않고 말이다. 성훈이의 모습을 보고 손연서는 박민정에게 말했다. “참 웃기죠?”박민정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연서 씨가 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그러니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하지 말아요. 자기 생각도 하면서 말이에요.”이렇게 어린아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봐서 커서도 별로 의지가 될 수 있는 아이가 아닐 거라고 그녀는 생각했다.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맞는다. 친자식도 기댈 수 있을지 말 지인데 사생아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손연서는 그녀의 뜻을 이해했다.“할 수만 있다면 당연히 내 아이와 진짜 가족을 갖고 싶죠. 하지만 이런 건 지금의 나에게 너무 사치에요.”모두 자신의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12화

    “지훈아, 빨리 이리 와!”그녀는 박민정을 외면한 채 아들에게 소리쳤다.유지훈은 박민정의 뒤에 숨은 채 고개를 가로저었다. “싫어요. 가면 때릴 거잖아요.”이 말을 들은 최현아는 화가 났다. 최현아는 박민정이 보는 앞에서 망신을 당할까 봐 무서워서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지훈아. 엄마가 방금 너무 급했어. 이리 와봐. 절대 때리지 않겠다고 약속할게.”유지훈은 여전히 그녀한테로 가려 하지 않았고 최현아를 경계하는 눈빛이었다.“싫어요. 안 믿어요. 흥.”그는 말을 마치고 쏜살같이 달아났다.최현아는 자신이 이런 아들을 만났다는 것에 화가 났다. 그녀는 화를 참으며 유지훈을 따라갔는데 일부러 박민정의 어깨를 세게 치면서 지나갔다. 박민정은 어이가 없었지만 최현아를 외면하고 손연서를 비롯한 그녀들을 찾아갔다.그녀들은 박민정을 보자마자 손을 흔들었다.최현아의 포섭을 받은 엄마들은 박민정을 외면한 채 못 본 척했다.그녀들은 호산 그룹의 이인자인 최현아의 시아버지가 돌아왔다는 것만 알고 있다. 유남우가 자리에서 물러나면 그 자리는 당연히 최현아 시아버지의 것이다.그래서 그녀들은 최현아한테 잘 보이려 했다. “민정 씨, 이리 와서 앉아요. 이따 같이 차를 타고 교외로 가요.”손연서가 말했다.“좋아요.”박민정이 가서 앉았다.지원 엄마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 “예찬 엄마, 방금 최현아가 다른 엄마들이랑 말한 게, 예찬 엄마를 왕따 시키면 그 사람들의 남편이 호산 그룹과 합작할 방법을 찾겠다고 했어요.”지원 엄마는 전에 어느 라인에 서야 할지 몰랐지만 지금은 안다. 그녀는 박민정이 보통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최현아는 박민정의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했다.“전에 아이를 왕따시킨 것도 모자라 이제는 부모까지 왕따시키네요.”박민정은 다른 엄마들을 봤다. 이 사람들은 웃고 떠들고 있었는데 박민정이 자기들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바로 입을 다물고 멀리 피했다. 도한 엄마가 말했다. “신경 쓰지 말아요.”솔직히 말해서 이 세상 대부분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11화

    [여러분 남편은 같이 가나요?]단톡방에서 한 사람이 물었다.다른 사람들이 답장을 보냈다. [제 남편이 너무 바빠서 못 갈 걸요?][맞아요. 우리 남편도 주말엔 회사 일로 바빠요.][우리 엄마들끼리 가면 되죠. 남편은 일하라고 하고요.][...]사람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했다. 대부분 사람의 남편이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알고 박민정은 마음이 놓였다. 그런데 밤에 그녀가 자고 있을 때 유남준이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내왔다.[뭐 해요?][이제 자려고요.]박민정이 물었다. [무슨 일 있어요?]유남준은 아직 방성원과 함께 있다. 두 사람의 아내가 모두 박씨 가문 저택에 있으니 불쌍한 남자 둘이서 말이 잘 통하는 것 같았다. 그는 박민정의 무뚝뚝한 답장에 좀 섭섭했다. [아니야. 자.]이 메시지를 보고 박민정은 잘 준비를 했다. 근데 문뜩 생각해보니, 예찬의 아버지인 유남준도 친자 활동에 대해 알아야 할 것 같았다.[저기, 예찬이 유치원에서 내일 친자 활동이 있어요. 시간이 있으면 오고 시간이 없으면 오지 않아도 돼요. 잘게요.]그녀는 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바로 누워 잤다.유남준이 가든 말든 어쨌든 그녀는 아들의 친자 활동에 참여할 것이다.이튿날 아침 일찍 박민정은 일어나서 셰프와 함께 여러 가지 음식을 준비했다.진서연은 하품하며 걸어 나왔다. “보스, 왜 이렇게 일찍이 일어나서 음식을 직접 만드는 거예요?”“오늘 예찬이 유치원에서 친자 활동이 있어. 거기 갈 때 가지고 갈 것이야.”박민정이 말했다.“그렇군요.”진서연은 눈을 비비며 씻으러 갔다.집의 세 여자가 모두 일어났다. 박민정은 이미 먹을 것을 준비해 두었고 그녀들의 것도 남겨 주었다.그녀가 유치원으로 가려 할 때 손연서와 도한 엄마가 메시지를 보내왔다. [민정 씨, 오늘 와요?][당연하죠.][잘됐네요. 우리 오랫동안 못 봤잖아요.][근데 조심해야 해요. 오늘 최현아가 좀 이상한 것 같아요.]먼저 어린이집에 온 손연서는 최현아가 수많은 아줌마와 사석에서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10화

    “아니에요. 별장 청소와 정리는 가정부가 하면 돼요.”박민정의 말에 설인하가 고집을 부렸다.“안 돼요. 그 얘기는 이미 청소는 모두 제가 하기로 했잖아요. 그대로 해요. 민정 씨, 나와 방성원의 관계 때문이라면 이러지 않아도 돼요. 그리고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긴 하지만 전부 처음부터 배울 거예요.”설인하는 박민정이 거절할까 봐 박민정이 다른 말을 하기도 전에 청소하기 시작했다.박민정은 설인하의 모습을 보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별장 관리인을 불러서 앞으로 매월 급여 발급할 때 설인하에게도 주라고 지시했다.사실 박민정이 설인하에게 별장 청소를 시키지 않은 것은 방성원과의 관계 때문이 아니라 현재 그녀의 몸 상태가 감당을 못할까 봐서였다.게다가 박민정이 설인하에 대해 조사를 했는데 그녀도 예전에는 부잣집 딸로서 아무 일도 해본 적이 없이 자랐었다.설인하가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가 결혼한 후 어떤 일을 겪었을지를 생각하며 마음 아파했다.설인하는 집 안 청소도 하고 또 주동적으로 진서연을 찾아서 업무상의 일을 시작했다.박민정은 소파에 앉아서 휴식하고 있었는데 진서연이 언제 나갔었는지 밖에서 들어오며 말했다.“보스, 정민기 씨가 찾아요.”“알았어.”박민정은 소파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자, 정민기가 손에 서류 더미를 들고 있었다.“전에 조사하라고 한 함미현에 관한 자료예요. 출생한 병원과 그때 혈액 등 기록들이에요. 서류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함미현은 정수미의 친딸이 아니에요.”박민정이 서류를 받아보자, 거기에는 함미현의 출생 관련 기록들이 그대로 있었다. 만약 염혜란이 입양한 거라면 이런 내용을 모두 만들었을 수는 없을 것이다.“최근에 염혜란 씨에 대한 소식은 없어요?”박민정의 물음에 정민기가 신중한 표정으로 변하며 말했다.“사람을 시켜서 염혜란 씨 집 근처 CCTV를 모두 조사했는데 그중 한 카메라에서 종적을 찾았는데 옆으로 차 한 대가 지나가면서 염혜란 씨도 같이 화면에서 사라졌어요. 그 차를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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