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화

3개월 전, 성수지를 겁탈했던 건달 중 한 명이 형기를 마치고 풀려났다.

나는 그가 출소한 첫날에 바로 만나러 갔다.

성수지가 작은 길목에서 친구가 기다리고 있다고 했던 말을 나는 평생 잊을 수가 없었다.

정말 그런 사람이 존재했다면 어쩌면 그 사람이 바로 내 결백을 증명해줄 수 있는 유일한 증인일지도 모른다.

성수지의 관계망을 조사해보았지만 줄곧 아무런 수확이 없었다.

그러니까 그녀의 친구라고 하는 사람은 분명 이들 건달 중 한 명일 것이다.

그러던 결과, 나는 그 친구의 진짜 정체를 알아냈을뿐더러 모든 진상까지 알게 되었다.

내일 나는 이 모든 진실을 안고 성수지에게 치명타를 날릴 것이다.

또한 이건우에게 가장 뜻깊은 이혼식을 차려줄 것이다.

모든 계획을 마친 후 나는 또다시 스르륵 잠들었다.

꿈결에 누군가가 내게 이런 질문을 하는 것만 같았다.

“정말 신경 쓰이지 않는다면 항우울제는 왜 먹는 거야?”

...

다음날 퇴원 수속을 마친 후 배선재가 기어코 가정법원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나도 몸 상태가 덜 회복된 지라 더는 고집을 피우지 않았다.

법원에 도착하고 그와 작별 인사를 나눈 후 나는 안으로 들어갔다.

한 시간 뒤, 나와 이건우는 이혼합의서에 서명을 마치고 나왔다. 한 달이라는 이혼 숙려기간이 지나면 우리는 정식으로 이혼하게 될 것이다.

이제 막 가정법원에서 나왔을 때 아빠가 다짜고짜 다가오더니 가차 없이 내 뺨을 후려쳤다.

나는 미처 피하지 못하고 얼굴이 얼얼하게 아팠다.

아빠는 혐오에 찬 눈길로 나를 노려봤다.

“이 못된 년, 상의도 없이 감히 혼자 이혼을 결정해?”

나는 담담하게 혀를 볼에 대고 안에서 터져 흐르는 피를 쓸어내렸다.

“나 고아잖아요. 이혼을 상의할 사람이 있긴 했나요?”

아빠의 눈가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무덤덤하게 내뱉은 내 말에 그의 눈동자가 살짝 커졌다.

불과 저번에 볼 때까지만 해도 나는 부모님 앞에 무릎을 꿇고 제발 한 번만 믿어달라고, 사랑해달라고 비굴하게 애원했으니까.

옆에 있던 엄마도 충격에 휩싸였다.

“고아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