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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전남편이라는 나의 호칭에 이건우의 미간이 확 구겨졌다.

또 예전처럼 내가 밀당을 한다고, 제멋대로 고집을 피운다고 질책할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이 인간이 한숨을 내쉬면서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직도 화 안 풀렸어? 여보, 전에는 내가 당신 소홀히 했어. 인정해. 앞으론 꼭 더 잘할게. 그러니까 이만 화 풀어. 당신 나 없이 어디 갈 데라도 있어?”

왜 갑자기 태도가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 이 한마디가 상당히 거슬렸다.

“이 큰 세상에 어디인들 못 갈까?”

이건우가 재빨리 덧붙였다.

“그런 뜻 아닌 거 뻔히 알면서 왜 그래?”

나는 더 이상 짜증 나고 귀찮아서 이 남자와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아무래도 재산 분할이 망설여지나 보다. 그게 아니면 도저히 이건우가 이혼하지 않을 이유를 못 찾겠으니까.

나는 시선을 돌리고 성수지를 노려보며 그녀에게 화살을 겨눴다.

“넌 제발 좀 이 병실에서 꺼져줄래?”

순간 성수지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미안해, 하은아. 난 그냥 널 챙겨주고 싶어서 남아있었던 건데...”

말하면서 기대 어린 눈길로 이건우를 쳐다보는 그녀, 늘 그랬듯 이건우가 편들어주길 바라고 있었다.

이건우도 확실히 마음이 약해지긴 했지만 이번엔 그녀를 위해 나서주진 않았다.

“수지야, 먼저 돌아가 있어. 하은이는 내가 보살피면 돼.”

나는 혐오스럽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부탁인데 너도 싹 다 꺼져!”

옆에서 사과를 깎던 배선재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한없이 짙어진 이건우의 안색을 바라보며 과감하게 말을 이었다.

“아이고, 웃겨 죽네. 누구는 아내가 떠나버리고 나서야 달래러 온 거야? 진작 뭐 하고 있었대?!”

이건우는 분노에 찬 눈길로 그를 째려봤다.

“너랑 무슨 상관인데? 그만 나가시지!”

배선재는 눈웃음을 지으며 다시 내게 물었다.

“나 이만 갈까? 누나?”

나는 그가 지금 일부러 이건우를 약 올리는 걸 알아채고 센스 있게 맞장구를 쳐주었다.

“가긴 어딜 가. 너 때문에 사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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