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쾅-"순간 갑자기 천둥소리가 났다.어두컴컴하고 음침한 하늘에는 갑자기 번개가 반짝거렸다.유랑호 위에서 유유히 다가오는 그 배 무리의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마침 호숫가를 지나가던 올빼미들도 호수 위 장면을 보고는 하나 같이 시선이 쏠렸다.인플루언서로 일하던 성강은 여러 플랫폼의 계정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는 평소에도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각종 순간을 포착한 후 플랫폼에 업로드하여 그 조회수로 수익을 벌어들이군 한다.마침 친구와 유랑호 옆에 있는 한 KTV에서 노래를 불렀던 그는 자정쯤이 되어서야 나와서 혼자 유랑호숫가를 걷고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번개 치는 하늘을 목격한 그는 재빨리 카메라를 꺼내들었다. 그가 들고 다니던건 휴대용 카메라라 언제든지 쉽게 사용할 수 있었다."이 자정에 왜 이렇게 많은 배가 돌아다니는거지?”"분명 뭔가 있는 것 같아!""꼭 알아내고야 말겠어!"그는 멀지 않은 곳에 누가 세웠는지도 모르는 작은 목선 한 척이 세워져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비록 이미 비가 주룩주룩 내리긴 했지만,그는 이를 악물고 배 위로 뛰어올라 힘겹게 걸어갔다."또 번개네..."다시 한번 또 번개가 쳤다.그는 이번에는 똑똑히 보아냈다. 앞에는 놀랍게도 엄청난 규모의 층선 한척이 있는데 주위의 그 수백척의 작은 배들은 모두 그 층선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작은 배 위에 서있던 사람들의 그 기세는 정말 무서웠다는 것을. "대체 저 배에 누가 있길래 저러는거지?"성강은 흥분되는 마음으로 카메라를 꺼내 들어 찍을 준비를 했다. 이번 뉴스는 제대로 큰 빅이슈일 것 같았다.그런데 바로 이때,우렁찬 천둥소리가 전방에서 터져 나왔다."거기 누구야?"곧이어 한 남자의 목소리가 울렸다. "강주에서 온 진호라고 해!"그러자 배에서는 곧바로 단호하게 대답했다. "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꺼져!"성강은 놀라서 멍해졌다.인플루언서로서 강주 진호에 대해서는 그 또한 잘 알고 있었다. 진호는 바로 강주 4대 가문에서 서열 2위의
족히 20미터는 되는 높은 배임에도 불구하고 남자가 발을 구르는 순간 배 전체가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더이상 번개는 치지 않았다.곧이어 성강은 여러 차례의 비명소리를 듣긴 했지만 배 안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 갑자기 큰 비가 주룩주룩 내리기 시작했다."이 놈의 번개는 왜 한두번만 울리다가 마는거야?”성강은 여전히 간절한 마음이었지만 한밤중의 어두컴컴한 호수면에는 큰 비까지 억수로 쏟아질 뿐만 아니라 더이상 번개도 치지 않아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았다.............한편 진씨 집안에서는,진수정은 이미 집에 돌아오긴 했지만 그의 두 손과 두 발은 여전히 묶여있었다.당자현이 그에게 내린 최면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신줄을 놓은 채 변기에 머리를 박은걸 떠올리면 그는 정말로 괴로워났다. 그래도 어엿한 진씨 집안의 도련님인데, 이게 무슨 망신이야. 심지어 이젠 금단현상이라도 생긴 듯이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 오히려 더욱 힘들다는 것이다. 진씨 집안 사람들은 다들 크게 놀랐다.진수정의 할아버지는 걱정되는 마음에 한밤 중에 잠도 자지 않고 손자의 상태를 살피러 달려왔다.진수정은 큰 소리로 애원했다. "할아버지, 제발 나 좀 살려주세요. 할아버지라면 하실수 있잖아요.”할아버지는 한편으론 화가 나기도 했고 마음도 아파났다. "수정아, 할아버지가 어떻게 해주면 될가?”진수정은 울며불며 난리를 쳤다. "할아버지, 저 너무 괴로워요. 당장 변기에 머리를 박고 싶어요!"그러자 할아버지는 온몸이 떨려났고 그의 얼굴은 공포에 질려있었다.더이상 참다 못해 그는 폭발하였다. "우리 손자 이렇게 만든 놈, 내가 반드시 찾아내서 죽여버릴거야.” "좀만 참아. 좀만 더 참으면 인차 지나갈거야.""할아버지, 저 당장 살려달라니깐요. 똥이든 뭐든 좋으니까 얼른 달라고요! 제발!"노인네는 안타까운 나머지 대꾸도 하지 않은 채 밖으로 뛰쳐나갔다. 괴로움에 몸부림치는
"아...""호야, 호야!"자신의 아들의 꼴을 똑똑히 보고난 노인네는 크게 놀라 얼른 달려들어 아들의 상태를확인했다. 다행히도 아직 숨은 쉬고 있었다.그러나 곧이어 아들의 맥을 짚어본 그는 단단히 화가 나버렸다. "이런, 아예 단전까지 박살나버렸네. 대체 누구야? 누가 우리 아들을 이렇게 만든거야? 당장 나와.” "이 늙은 노인네가 정신이 나갔나?" 그때 한 여자가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노인네는 고개를 들어 자신의 집 베란다에 서 있는 세 사람을 발견하였다. 남자 한 명에 여자 두 명.노인네에게 도발한 그 여자는 베란다에 몸을 걸치고 있었다. 꽃무늬 가득한 치파오를 입은 미모의 그 여인은 한편으론 호박씨를 까면서 뱉어댔는데 하마터면 노인네의 머리에 떨어질 뻔하기도 했다. 그 여자는 바로 유화였다.곁에 있던 다른 두 사람은 임건우와 여윤아였다.유랑호에서 진씨 집안의 수많은 고수들을 물리치고 진호의 단전까지 무너뜨린 임건우는 진호를 다시 잡아오기까지 했다. 양지은 자신이 당한 일을 무조건 임건우에게 갚아서 복수할거란 확신이 있었던 그는 내심 두려웠다. 사람을 시켜서 자신에게 복수할가봐, 혹시나 그 사람이 유가연이 될가봐. 그리하여 그는 유화와 여윤아를 불러 직접 진씨 집안에 오게 된 것이다. 그의 예상대로 양지은은 역시나 악랄한 표정을 지은 채 진씨 집안을 유씨 집안으로 유인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쏴-"이때 임건우는 그대로 뛰어내렸다.그리고는 차가운 눈빛으로 양지은을 쳐다보았다.양지은은 순간 가슴이 떨려 후다닥 도망가고 싶었다.그러나 그 순간, 누군가의 그림자가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바로 여윤아였다. 어린 마녀라는 별명이 괜히 생긴게 아니었다. 그녀는 곧바로 양지은의 머리카락을 잡고는 난폭하게 끌고 가버렸다."아악! 이거 얼른 놔. 얼른 놔라고!"두피가 찢어질 듯 아파난 양지은은 큰소리로 외쳤다.그러자 여윤아는 코를 훌쩍이며 눈살을 찌푸렸다. "이게 뭔 냄새야?"임건우도 물었다. "방금까지 화장실에서 머리를 박았던
임건우는 노인네의 뺨을 연속 후려치며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이봐, 영감. 어찌 됐든 너도 무자인데, 왜 자꾸만 평범한 일반인이랑 상대하려고 하는거야? 우리 고무계에는 이런 말이 있어. 아무리 큰 일이라도 가족에게 해를 끼치진 말자. 너도 잘 알고 있지?” 한편 유화는 생글생글 웃으면서 천사의 얼굴로 악마의 말을 뱉었다. "사부님, 듣자하니까 오늘 밤에 폭우가 내린대요. 그냥 이참에 진씨 집안 다 없애버리죠? 아니면 나중에 계속 번거로울 것 같은데.” 이 말을 들은 노인네는 깜짝 놀랐다.임건우는 고개를 숙이고는 유화의 제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노인네는 겁에 질려 소리를 질렀다. "안, 안돼요...종사님, 제발 살려주세요! 이 모든게다 저 천한 놈이 낸 아이디어에요. 전 애초에 종사님의 정체를 모르고 있었다고요. 전 절대로 사람 시켜서 종사님의 가족을 건드리란 말을 하지 않았어요. 다 저 미친 년이 계획한겁니다.”그제서야 노인네는 임건우의 손아귀에서 벗어났다.그리고는 곧바로 양지은에게 다가가 폭주하였다."천한 놈, 감히 우리 진씨 집안을 해치려 하다니!""이 미친 년아. 넌 내 손자뿐만 아니라 내 아들까지 해치고, 또 우리 진씨 집안을 멸망시킬 뻔했어!""내가 널 죽여버릴 거야!"모두가 알다싶이 노인네도 무자였다.그런 그가 화가 나서 손찌검을 하자 양지은은 큰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순식간에 뼈 여러 마디가 부러졌다. 머리 전체는 돼지처럼 팽창되였고 눈은 채 뜨지도 못한 채 쿵하는 소리와 함께 땅바닥에 쓰러졌다.그녀는 전혀 꿈쩍도 하지 않았다.놀랍게도 말 그대로 산 채로 맞아 죽었다.그렇게 양지은의 숨이 점점 멎어지는 모습을 지켜보던 임건우는 한숨을 내쉬었다.약간 만감이 교차하는 듯 싶었다.유일한 자신의 전 여자친구가 이런 식으로 생을 마감하게 되다니.어떻게 보면 인과응보라고도 할 수 있지.다만 양지은의 어머니가 가장 불쌍하긴 하지.바로 이때, 진씨 집안 대문 앞에서는,한 검은색 승용차가 들어오고 있었다.자동차 번호판은
임건우는 맹비의 대답이 다소 의외였다. "신후청조차도 이렇게 난감해하는 일이라고? 대체 왜? 이 진씨 집안의 배후에 또 어떤 대단한 세력이 있는거야?”맹비는 고개를 끄덕였다."아주 강한 배후가 있지."임건우는 물었다. "누군데?"맹비가 대답했다. "금릉 진씨 집안."그러나 임건우는 금릉 진씨 집안이 무엇인지 전혀 몰라 어리둥절했다.맹비는 알쏭달쏭해하는 그의 표정을 알아차리고는 말했다. "금릉 진씨 집안은 무도계에서도 오랜 가문이야. 세력이 얽히고 설켜서 그 고수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아. 내부에는 무존당까지 설립하여서 엘리트 무자를 전문적으로 양성하기도 해....내가 이렇게 말해줘도 넌 아직 잘 이해가 안 갈 수 있어. 그럼 내가 자세하게 얘기해줄게. 근 몇 년 동안 금릉 진씨 집안은 한 요괴를 낳았어. 나이는 29살이고, 이미 지급까지 이룬데다가 진릉 종사 자리에까지 앉았어."스물아홉 살 지급이라... 임건우는 딱히 마음에 두지 않았다.그러나 종사 자리에 앉았다는 사실을 듣고난 그는 크게 놀랐다. 임건우 또한 육남수가 그를 종사라고 부르긴 하지만, 어쨌든 가짜 종사니까.그런데 여태 진정한 종사를 만나본 적 없던 그는 정작 한 판 붙으면 어떻게 될지 상상이 안 갔다. 맹비는 그의 표정이 굳어지는 것을 보고는 비로소 말했다. "그러니까, 내가 너를 도우러 여기에 온거 아니겠아?” 임건우는 멋쩍게 웃으며 아무 말도 않았다.............어느덧 시간은 이미 새벽 3시가 되었고,신후청에서 나선 이상 임건우가 진씨 집안을 어떻게 해보려고 해도 계획을 접어야만 했다. 사실 그 자신도 진씨 집안을 완전히 몰살할 생각은 없었다. 곧이어 임건우는 유화와 여윤아를 데리고 홍엽 산장으로 향했다.여윤아 이 녀석, 대체 그 방에서 진수정에게 무슨 짓을 했길래 그렇게도 화장실에 머리를 박고 싶어 날뛰던 놈이 여윤아를 만난 후 반시간동안 얌전히나 있는건지.방금 신후청과 헤어지기 전,진남아는 임건우를 붙잡고 말했다. "임건우, 자현이가 다음 주면
진남아는 맹비에게 물었다. “니가 보기엔 임건우 실력이 어느 정도인 것 같아? 금릉 진씨 집안의 진천세랑 붙으면 누가 이길 것 같아?"맹비는 의아한 눈밫을 하며 실소를 터뜨렸다. "임건우에 대해서 이렇게나 과대평가한다고?”진남아는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너 설마 그 자식을 얕보는거야?"맹비는 고개를 저었다. "이건 얕보는게 아니라... 아예 비교할 상대가 안되잖아. 임건우가 가장 강한 분야는 무도가 아니라 의술이야. 의술은 그의 전공이라고. 그런데 진천세는 달라. 진천세는 금릉 진씨 집안 출신으로서 무도밖에 모르는 바보잖아.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오로지 무도만 해온 사람이야.”서른 살도 안 된 애가 지급에 다달랐다는건 이미 인간의 한계까지 도달한거라고.""진천세가 그렇게 대단해?""나 3년 전에 진천세랑 붙은 적 있어. 그때 그 자식이 단 세 방으로 날 꺾어버렸어.” 진남아는 혀를 내두르며 충격에 찬 얼굴로 혼잣말을 했다. "정말 대단한 놈이네. 자현이가 이런 녀석한테 시집가게 되다니... 평생 걱정할 일 없겠어.” 그렇게 말하면서도 얼굴에는 약간의 의미심장한 표정이 드러났다.곧이어 다시 물었다. "그럼 임건우의 무도 수행은 지금 대체 어디까지 다다른거야? 난도무지 모르겠어.”맹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임건우가 수련하는 무공은 대부분 우리랑은 달라. 내가 전에 들은게 있는데 임건우가 수련하는게 바로 의문의 내공심법이라고 부르더라고. 다른 것과는 달리 싸우고 격투하기에는 좀 약하지만 주로 내력을 빌어 병을 치료하는 능력이라 하더라고... 정말 제대로 된 실력을 말하자면 현급 후기가 임건우의 최대 한계일걸! 나한텐 상대도 안 돼.”맹비는 얼추 절반 정도 맞혔다.임건우의 무도심법은 확실히 주로 의술에 사용되지만, 그가 수련하는 것은 일반적인 내공심법이 아니라 더욱 강력한 수진공법으로 그들이 수련하는 것보다는 천만 배를 훨씬 초과하였다.다만, 맹비는 눈치가 빠르고 보는 눈이 좋아서 어느 정도 알아챈 것이다.진남아는 임건우가 진천세와 충분
"쿵!"임건우가 공법을 일으키자 순간 체내의 모든 진원은 펄펄 끓기 시작했고, 강한 소리와 함께 상단전이 개척되면서 상중하 세개의 단전은 마치 별자리와도 같이 하나로 연결되었다.세 개의 단전이 모이면 세상의 모든 기운을 끌어올 수 있다는 말이 있다.지금의 임건우에게 가장 적합한 말이었다.하지만 어떻게 보면 조금 다르기도 했다.임건우의 체내의 진원은 여전히 끊임없이 농축되면서 불순물까지 제거하여 더욱 순수하고 강력한 힘을 형성하여 세 곳의 단전에 집중시키고 있었다. 이런 능력은 영력이라고 불리기도 한다.영동경에 이르면 어느새 육체는 하늘과 땅 사이를 떠도는 영기를 천천히 끌어들여 흡수한 후 자신이 쓸 수 있게끔 만들군 한다.심지어 이 능력은 천의 도법에 있어서는 특히나 중요했다.영력이 있어야만 병을 더욱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가 있고, 그래야만 무명 공법의 가장 큰 장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었다.그렇게 어느덧 시간이 흐른 후,이튿날 아침이 다가왔다.임건우는 여전히 지하실에서 몸을 숨기고 있었다.............한편 성강은 매우 흥분되었다. 어젯 밤에 그가 올린 영상을 다시 확인해보니 어느새벌써 수많은 화제를 모았다는 것이다.어젯밤까지만 해도 백만 명에 달했던 그 조회수는,오늘 아침에는 벌써 천만을 돌파하였다.어둠 속 암살자라는 별명은 하룻밤 사이에 인터넷에 널리 퍼져버렸다.그 게시물 아래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댓글을 달기도 했다. 놀라워하는 사람도 있었고, 출처를 묻는 사람도 있었고, 사실 여부를 의심하는 사람도 있었고 심지어는 합성 의혹을 직접 부인하는 사람도 있었다. 어제 유랑호에서 그 수백 척의 작은 배들이 돌진하는 모습을 성강 혼자만이 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그렇게 핫해진 그의 게시물은 어느새 실시간 검색어 5위에까지 올랐다.하지만 사실상 이 정도가 한계일 것 같았다.검색어 1위에 앞서있는 건 바로 당자현의 연예계 은퇴 선언이었다. 대중들에게 큰 충격을 안긴 이 기사는 성강의 게시물의 조회수보다도 수십배는 많았다
"내가 보기에는 거짓말인 것 같아. 틀림없이 꾸며낸 내용일걸. 요즘 틱톡 영상들 보면 이런 합성된 영상이 엄청 많아. 대충 편집해서 올리면 저렇게 비슷하게 보일 수도 있어.” "그러니까. 날도 이렇게 어둡고 비도 많이 내리니까 얼굴이 아예 안 보이잖아."사실 얼굴은 좀 똑똑히 보아낼 수 있었다. 당시 마침 번개가 내리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지연은 내심 이 어둠 속 암살자가 임건우랑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나 그녀는 설마일가 싶어 고개를 저었다. 에이, 임건우일 리가 없어!바로 이때, 장문혁이 또 그녀를 찾아왔다."지연아, 너도 이 영상 보고 있었구나!" 사실 장문혁은 항상 유지연을 좋아하고 있었다. 다만 유지연은 한번도 제대로 자신의 마음을 밝인 적이 없었고, 그저 그를 보통 친구라고 여겨왔기에 그는 더더욱 분발하여 자신을 어필하기로 했다. “내가 확신하는데, 이 영상 진짜야.”"뭐라고? 진짜라니? 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높은 곳에서 뛰어내릴 수가 있어? 벼룩도 아니고!"유지연의 몇몇 친구들이 앞다투어 반박했다.하지만 장문혁은 유지연의 눈이 유독 밝아진 것을 발견하였다. 그는 유지연이 무협광이라 특히나 이런 얘기에 흥미를 느낀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너희들은 모를 수도 있겠지만 이 세상에는 무자란 존재가 있어. 그런 흔한 길거리 무관 태권도 같은 게 아니라 진정한 고무말이야. 주먹 한 방에 강판을 부수고 나무 한 그루까지 부러뜨릴 수 있는 그런 무자들.”그러자 친구들은 다들 놀랐다. "정말이야? 우리가 영화에서나 보던 그 무협극 말이야?”장문혁은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 "하여튼 너희들, 배움이 너무 짧다니까.”그 말을 들은 유지연은 바로 믿었다.곧이어 그녀는 마스크 사내를 떠올렸다.그녀는 아직도 당시의 상황을 또렷이 기억했다. 무서운 기세로 달려들던 마스크 사내는 단번에 적을 죽이고 그녀를 구해냈다. 틀림없이 심상치 않은 무자일 것 같았다.이때 누군가가 장문혁에게 물었다
“크앙!”당자현의 신념이 하늘을 찌를 듯한 파동을 일으킨 직후 얼마 지나지 않아 거대한 울음소리가 멀리서 울려 퍼졌다.그 소리는 바로 금강마원의 울음이었다.그 뒤로 다시 세 번의 울음소리가 이어졌는데 길고 짧은 소리가 섞여 마치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했다.몇 초 후, 고대 결계의 깊은 곳에서 수많은 요족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쿵! 쿵!대지가 흔들리며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그것은 마치 만 마리 요수들이 뛰쳐나가는 듯한 소리였다.“윙!”하늘을 가르는 높은 소리와 함께 한 마리 대붕이 하늘을 가로지르며 나타났다.그 날개를 펼친 채로 수 킬로미터를 커버할 정도로 거대한 천룡이었고, 바로 그 새의 왕 천붕이었다.그 천붕 위에는 금강마원 한 마리가 편안히 서 있었다.“크앙!”금강마원은 두 팔을 쳐들고 가슴을 쳐대며 천둥 같은 울음소리를 터뜨렸다.그 울음은 처절하고 분노에 찬 소리였다.그것은 바로 금강마원, 백호였다.백호는 당자현의 신념을 감지한 후, 그 안에 자신들의 딸이 납치된 정보를 읽어낸 것 같았다.쿵!백호는 수백 미터의 고공에서 몸을 수직으로 떨어뜨려 당자현 앞에 무릎을 꿇었다.그럼에도 여전히 백호의 키는 당자현보다 훨씬 컸다.그때 대지가 다시 흔들리며 수많은 요수가 우르르 몰려왔다.그중에서도 성주인 박철호가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백호야!”“내 딸이 나쁜 사람에게 납치당했어. 네가 도와줄 수 있겠어?”당자현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백호는 고개를 끄덕이고 뒤로 물러나며 크게 외쳤다.“크앙!”모든 요족들이 일제히 움직여 임건우의 딸과 전소은을 찾아 나섰다.그 후, 백옥도 번개처럼 도착했다.바로 묻기 시작했다.“무슨 일이야?”임건우는 급하게 설명했다 “전소은에게 불사족이 붙었어요. 난 그들이 후지산 아래의 불사족과 관련 있다고 의심하고 있어요. 얼음 궁전에 들어갔던 사람들은 모두 위험할 수 있어요.”백옥은 얼굴을 굳히고는 물었다.“너희 둘의 피를 좀 줄 수 있겠어?”곧 임건우와 당자현의 혈액이 백
동시에 당자현이 강력한 영혼 공격을 날려 전소은을 강타했다.평소 같았다면 전소은은 머리를 움켜쥐고 비명을 질렀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의 전소은은 사악한 존재가 빙의된 상태로 당자현의 정신력 공격을 완전히 무효화했다.그 틈을 타 전소은은 순식간에 몸을 돌려 당자현에게 달려들었다.슉!전소은의 속도는 너무 빨라 당자현이 숨을 돌릴 새도 없이 다가왔다.그리고 당자현이 품에 안고 있던 아기가 전소은의 한 손에 휩쓸리며 떨어졌다.“아가!”당자현의 눈이 붉게 충혈되며 절규했고 황급히 손을 뻗어 아기를 붙잡으려 했다.그러나 전소은이 한발 빨랐다.전소은은 아기를 품에 안고 동쪽으로 날아가 버렸다.“아아!”당자현은 간절한 마음으로 소리쳤다.“내 아이를 돌려줘!”임건우는 분노로 온몸이 뒤틀릴 듯한 고통을 느끼며 이를 악물고 전력을 다해 뒤쫓았다.“전소은! 정신 차려!”“전소은! 사악한 존재의 조종에 휘둘리지 마!”임건우는 소리치며 끈질기게 전소은을 추격했지만, 전소은은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오히려 아이를 안은 채 도주하며 다양한 연막을 펼쳐 추적을 방해했다.해상에 이르자 전소은은 그대로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안 돼!”임건우는 결국 폭발하듯 분노를 터뜨렸다.임건우의 갓난 딸, 아직 기저귀를 차야 하는 작은 아기가 한 여자의 품에 안겨 바닷속으로 사라졌다니!“전소은, 제발 우리 딸에게 아무 일 없길 빌어라. 만약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네놈을 반드시 없애버릴 거야!”임건우는 지체할 틈도 없이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하지만 바다에 들어선 후, 전소은과 그의 딸은 마치 증발이라도 한 것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아아아!”임건우가 미칠 듯한 분노와 좌절에 몸부림치고 있을 때 당자현이 다급히 임건우를 찾아왔다.당자현은 불안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자기야, 딸은? 우리 딸은 어디 있어?”임건우는 붉어진 눈으로 바닷속을 가리키며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저... 저기 없어.”당자현은 입을 틀어막고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렸다.임건우
그 금빛 광선은 마치 고목을 쳐내듯 바로 금용 허상에 부딪혔다.원래 허상에 불과한 것이었기에 그런 공격을 견뎌낼 리가 없었다.삼계지인술의 환상 특성은 공격을 거의 받지 않는 것이었는데 실제로 그것은 비눗방울처럼 가벼운 터치만으로도 쉽게 부서지곤 했다.금용이 사라진 후 임건우와 당자현은 다시 공중에 떠 있었다.그때 한 인물이 빠르게 다가왔다.“사기꾼!”“여기서 백성들을 속이다니!”그 인물이 누구인지 알아본 임건우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전소은, 너 지금 우리 집에 와서 뭐 하는 거야?”그렇게 나타난 사람은 바로 예전에 독수리 부대에서 활동하던 전소은이었다.전소은도 임건우와 당자현의 모습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어? 너희였어! 건우야, 이게 자연 신전에서 태어난 아이야? 한 번 보여줄래?”당자현은 전소은을 처음 봤기에 아이를 꼭 끌어안고 몸을 숨겼다.임건우는 짜증을 내며 말했다.“뭘 본다는 거야? 애들 좋아하면 남자 하나 골라서 결혼하고 네가 애를 낳아.”전소은은 입술을 내밀며 말했다.“임건우, 너 변했구나. 우리가 약속한 대로 네가 내 아이를 낳아줄 차례 아니었어?”“뭐라고?”“새로운 여자를 만나니까 예전 사람은 잊었구나? 네가 어떤 사람인지 알았어!”임건우는 머리가 두 개처럼 커졌다.이 여자는 일부러 시비를 걸려고 하는 거다.임건우는 급히 당자현에게 말했다.“자현아, 이 여자의 말은 믿지 마. 전소은은 오십이 넘었는데 아직도 남자가 없어. 아래쪽도 병이 있고 정상적인 여자가 아니야. 심리 상태도 이상해서 환각을 보고 있어.”윙!전소은의 분노가 폭발했다.임건우가 말한 것들은 전소은의 가장 큰 상처와 자존심에 대한 공격이었다.그것은 전소은이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자아의 굴욕이었고 임건우가 그 상처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었다.게다가 전소은은 최근 몇 가지 일로 기분이 나빴고 원래 산책을 하려고 나온 것이었는데 임건우의 가짜 용으로 사람들을 속이는 모습을 목격한 것이다.전소은은 갑자기 앞쪽으로 몸을 던지며 임건우
그날 밤.임건우는 옥침대와 강아연을 데리고 무인도로 향했다.함께 온 이들은 사대 왕희였다.다음 날, 임건우와 당자현은 딸을 데리고 당문으로 돌아왔다.당씨 가문에 도착하자마자, 당문 사람들이 문 앞에 줄지어 서서 환영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그 숫자가 무려 백 명이 넘었다.중해 지역은 이 때문에 작은 소란이 벌어졌다.“왕야가 직접 문 앞에서 기다린다는데 대체 어떤 대단한 인물이 오길래?”“모르겠는데? 혹시 상경에서 온 사람인가?”“이 정도 환대라니 보통 인물은 아닐 거야!”“설마 연호 제군을 기다리는 건가?”당문 주변의 이웃들은 이미 이 장면에 놀라 발걸음을 멈췄다.사람들은 저마다 눈을 반짝이며 이 신비로운 인물을 함께 기다렸다.그때였다.임건우와 당자현이 나란히 하늘에서 내려오고 있었다.공중에서 당문 대문 앞의 웅장한 광경을 본 임건우는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이게 뭐야? 대체 왜 이렇게 성대하게 준비한 거지?”당자현이 웃으며 말했다.“아마도 우리 할아버지가 사위의 명성을 빌려 당문의 위상을 높이려는 것 같아.”당자현은 딸을 안고 한숨을 쉬었다.“우리 할아버지는 체면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이야. 과거에 당문이 팔대 왕족 중에서도 최하위였을 때 어떻게든 당문의 지위를 올리려고 애쓰셨거든. 이제 너처럼 유명한 사위를 얻었으니 이런 기회를 놓칠 리 없지.”임건우는 이마를 툭 쳤다.‘아, 이거 어쩌지?’임건우는 늘 조용하고 겸손한 것을 선호했기에 이렇게 눈에 띄는 일을 좋아하지 않았다.당자현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냥 몰래 들어가서 알리는 게 나을 것 같아.”임건우는 고개를 저었다.“어르신께서 이렇게 고생하시는데 내가 후손으로서 소원을 들어 드리는 게 도리겠지.한 번쯤은 대놓고 나서 볼까?”“어떻게 대놓고 나서겠다는 건데?”“훌륭한 사위라는 말이 있잖아. 그럼... 한 번 진짜 용을 타볼까?”임건우는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당자현은 미소를 지었다.“난 상관없어. 난 이제 닭이면 닭, 개면 개, 너
“사대 성지, 무슨 비밀이 있을까?”“지금 시대는 달라졌어. 지구의 영기가 희박해져서 예전처럼 강력한 사대 성지도 이제는 예전 같지 않아. 전 한 번 서산에 갔었는데 거기 영기가 정말 희박했어. 독수리 학원보다 나을 게 없더라고. 고대 결계 속의 영기랑은 비교도 안 돼.”“그래서 서산의 제자 중에 많은 사람이 독수리 학원에 들어와서, 심지어 우리 학원에서 스승을 찾고 있어!”황정은이 사대 성지에 관해 이야기할 때 표정에 약간의 불신이 묻어났다.아마도 황정은은 사대 성지가 이미 몰락해 예전만큼 강하지 않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심지어 이제는 독수리 학원에 아첨이라도 해야 할 판이었다.“이걸 봐요!”임건우는 손에 쥔 고대 팔찌를 황정은에게 던졌다.그때 이미 그 남자는 죽었고 옥팔찌에 있던 영혼의 흔적도 사라져 누구든지 그 안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황정은은 팔찌를 보더니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이렇게 많은 물건이?”황정은은 임건우를 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임건우는 말했다.“품질을 다시 한번 봐요.”황정은은 이번에 팔찌 안의 물건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무려 5분 정도 시간을 들여 검토했다.그리고 의식을 팔찌에서 뺐을 때 황정은의 표정은 꽤 복잡했다.“뭔가 이상해!”황정은은 즉시 이상함을 느꼈다.“이 저장 공간에 있는 물건 중 일부는 독수리 학원에도 없는 것들이야. 그 중 일부는 고대 결계 깊숙한 곳에서나 나올 법한 것들인데 그런 것들은 거래할 수 없는 자원들. 독수리 학원은 절대 팔지 않지. 심지어 독수리 부대가 그것들을 손에 넣었을 때 이미 나누어져 버린 거지. 그런데 서산은 어떻게 이런 것들을 가지게 된 거지?”임건우는 말했다.“방금 그 사람이 나에게 한 가지를 알려줬어. 서산은 독수리 학원에서 제자를 보낸 게 사실 연극에 불과했다고.”황정은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그래서 사대 성지는 사실 가난하지 않다는 거군?”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 팔찌 하나의 주인, 그 사람의 조카만 해도 이렇게 많은
한 자루의 검이 임건우의 심장을 그대로 꿰뚫고 지나갔다.그 순간, 공격을 가했던 남자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이게 뭐야? 이렇게 간단하다고?”너무 약했다.‘이 정도로도 요존이라 불릴 수 있어? 쓰레기 같은 녀석 아닌가!’그러나 바로 그때.퍽!그는 자신의 몸에서 고통을 느꼈다.반쯤 부러진 뼈검이 그의 심장을 꿰뚫고 있었다.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가슴을 내려다보았다.뼈검 위로 핏방울이 또르르 떨어졌다.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임건우의 얼굴을 보았다.“어떻게... 이럴 수가?”그러나 그 순간, 자신이 검으로 꿰뚫었던 임건우의 몸이 변하기 시작했다.살아있는 사람처럼 보이던 임건우의 몸은 순식간에 종이인형으로 변해 있었다.임건우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옥침대는 아마 네 저장 반지 안에 있겠지?”임건우는 그가 끼고 있던 저장 반지를 손쉽게 빼내고 뼈검을 뽑아냈다.그렇지만 그 남자는 강자였다.심장이 꿰뚫렸음에도 곧바로 죽지는 않았다.강력한 영력이 심맥과 심장을 보호하며 그는 서둘러 단약을 꺼내 먹으며 심장을 회복하려 애썼다.“오? 저장 법보도 있었네?”임건우는 그의 손목에 끼워져 있던 고대 팔찌까지 빼냈다.그리고는 또 한 번 뼈검을 그의 심장에 깊숙이 꽂아 넣었다.그 남자의 두 눈이 붉게 물들며 분노와 절망이 가득 찼다.그는 도망치고 싶었다.그러나 생명력은 빠르게 소멸되고 있었다.‘억울해! 이런 식으로 죽다니!’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기습당해서 죽다니... 너무 비참하잖아.’그는 마지막 힘을 다해 소리쳤다.“지금 나를 죽이면 우리 서산에서 널 찾아낼 거고 나의 복수를 해줄 거야!”임건우는 비웃으며 말했다.“서산? 서산은 네 삼촌의 것이 아니야. 강아연, 그녀가 서산을 되찾을 거야. 너희 같은 반역자들은 모두 죽을 운명이지.”그는 그 말에 크게 동요하며 외쳤다.“뭐? 네가 뭐라고 했어? 강아연? 강아연은 영근을 뽑히고... 이미 죽은 거 아니었어? 너 대체 누구야?”임건우가 태연하게 말
“서산파, 그렇게 대단한가?”그때 차가운 목소리가 옆에서 울려 퍼졌다.중년 남자는 놀라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한 청년이 느릿느릿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걸음은 더딘 것처럼 보였지만, 순식간에 그 청년은 바로 눈앞에 서 있었다.그 청년은 다름 아닌 임건우였다.강아연이 당한 일을 떠올릴 때마다 그의 마음속엔 울화가 치밀었다.이미 산산조각이 난 심정에 불이 붙은 격이었다.임건우는 이미 서산파의 새 장문인을 마음속 필살 목록에 올려두었다.감히 강아연의 영근을 파낸 데는 분명 그 장문인의 묵인이 있었을 것이다.어쩌면 영근을 직접 파낸 것이 그 자신일지도 몰랐다.그런데 지금 여기서 그 장문인의 조카를 만나게 될 줄이야.“건우야!”황정은은 임건우를 보자마자 눈이 번쩍 뜨이며 기쁨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야?”중년 남자는 임건우를 훑어보더니 헛웃음을 터뜨렸다.“누군가 했더니 소문으로만 듣던 그 임건우군. 세상이 떠들썩하게 떠받드는 요존이란 놈이 바로 너로구나. 요수와 한통속이 돼서 인간의 적이 된 배신자가 말이지. 너 같은 주제에 감히 우리 서산파를 모독하다니. 기회를 줄게. 당장 무릎 꿇고 사죄하며 머리를 백 번 박아. 그리고 스스로 단전을 파괴해. 그렇지 않으면 너는 물론 네 가족들까지도 처참한 최후를 맞게 될 것이다.”임건우의 눈빛이 차갑게 빛났다.임건우는 자신의 가족을 위협하는 자들을 가장 증오했다.이 서산 장문인의 조카란 놈도 예외가 아니었다.주변을 둘러보니 다행히 이쪽을 주목하는 이는 없었지만, 약 500미터 떨어진 곳에서 몇몇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여기서 싸움을 벌이면 분명 눈에 띌 것이다.임건우는 황정은에게 물었다.“옥침대, 이 멍청이가 가져간 거예요?”황정은은 고개를 끄덕였다.황정은 역시 옥침대가 보통 물건이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희귀한 보물급 법보인데 설령 상대가 서산파라고 해도 함부로 넘겨줄 수는 없었다.“나를 뭐라고 부른 거야?”중년 남자는 말뜻
“만약 이 일을 하려면 분명 네 개의 수련 성지보다 더 강력한 존재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전화를 끊은 후, 임건우는 가족들에게 간단히 상황을 설명하고 혼자 독수리 학원으로 향했다.“형부!”유지연이 뒤에서 그를 불렀다.“무슨 일이야?”“아이들, 아직 주민등록도 안 돼 있고 출생증명서도 없잖아요. 이름도 빨리 지어야 해요.”“아... 이건 좀 골치 아프네.”임건우는 아이뿐 아니라 첫째 딸의 이름조차 아직 정하지 못했다.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내가 돌아오면 다 같이 모여서 이야기하자. 그때 너희도 생각을 해보고 그냥... 추첨이라도 하자!”유지연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이럴 수가! 아이의 이름은 성격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그렇게 대충 지을 수 없죠!”임건우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알았어, 알았어. 정말 작은 가정사에까지 신경 쓰는 네가 마치 작은 가정부 같군.”임건우가 발을 내디디자 이미 수리 밖의 거리가 훨씬 멀어져 있었다.임건우는 일부러 강주의 번화가를 거닐며 예전에 일어난 요족의 침략 사건이 이 도시에 별다른 변화를 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사람들은 여전히 평범하게 일하고 있었고 거리엔 차량이 오가며 행인들이 북적였다.시간은 상처를 치유하는 최고의 약이라는 말이 실감이 났다.한 주일이 지났을 뿐인데 그 치명적인 전투와 대변혁은 마치 오래 전 일처럼 느껴졌다.하지만 사람들의 대화 중에 그 사건을 가끔 언급하는 모습도 있었다.그럼에도 대부분에게는 이미 먼 옛날의 이야기처럼 여겨졌다.슥.임건우는 한걸음에 농구장이 있는 학교 옆으로 나타났다.여러 명의 여학생이 농구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몇몇이 임건우를 발견했지만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았다.그런데 그다음 순간, 임건우는 또 한 발짝 내디디자 땅에 도장이 번쩍이며 허공에 사라졌다.“어, 방금 여기 사람 하나 나타났던 거 아니야? 순간적으로 사라졌어.” 한 안경을 쓴 여학생이 소리쳤다.“잘못 본 거 아니야? 아무도 없었잖아.”“진짜야, 젊고 키 큰
강아연의 상태는 여전히 심각했다.현재 강아연의 영맥은 심각하게 손상되어 있었고 몸은 마치 바닥이 새는 물통처럼 원기가 끊임없이 새어 나가고 있었다.임건우가 아무리 많은 진기를 강아연에게 주입해도 잠시 후면 전부 소멸해버렸다.“태운 별장으로 가자!”임건우는 단호하게 결정했다.예전에 임건우는 임씨 사람들로부터 아버지가 사들였던 임씨 저택을 되찾았고 이후 태운 별장에서 이곳 저택으로 이사했었다.하지만 지금 저택은 이미 폐허가 된 지 오래였고 시간이 지나면서 값나가는 물건은 거의 다 사라진 상태였다.결국 다시 태운 별장으로 돌아가 임시로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아연이의 몸은 지금 진기와 영력을 저장할 수 없지만, 손상된 영맥은 끊임없이 영기를 공급받아야 해. 그래서 내가 아연이를 위해 어떤 물건을 빌려올 필요가 있어.”임건우가 말했다.“어떤 물건인데요?”유화가 물었다.“침대 하나.”임건우가 말한 것은 바로 황정은이 쓰던 침대였다.그 침대는 고대 고수들이 남긴 취령진이 새겨져 있어 영기를 모아 비처럼 내리는 기능이 있었다.현재로선 가장 이상적인 물건이었다.임건우는 황정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결국 임건우는 백옥에게 전화를 걸 수밖에 없었다.백옥은 전화를 받자마자 불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드디어 네놈이 나타나는구나! 난 네가 스승은 필요 없다는 건 줄 알았어!”백옥의 맑고 청아한 목소리는 그녀가 이미 예순이 가까운 나이라는 사실을 도저히 믿기 어렵게 했다.만약 백옥이 연예계에 있었다면 분명 노익장을 자랑하는 괴물 같은 존재로 모두를 놀라게 했을 것이다.“스승님, 제가 누구를 잊어도 스승님만큼은 잊을 수 없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승님인데!”임건우는 조금 비위를 맞추며 말을 꺼냈다.“스승님, 하나 여쭤볼 게 있어요. 혹시 정은 선생님이 어디 있는지 아세요?”“쳇, 첫 마디부터 정은 선생님이 어디 있는지 묻다니 날 잊지 않았다는 말도 다 거짓말이네. 네 마음은 이미 정은 선생님한테 가 있구나.”“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