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 / 전신이 깨어났다 / 제766화 제씨 가문이 곧 법

공유

제766화 제씨 가문이 곧 법

작가: 우주멍
“예? 하 선생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양정석의 얼굴 표정이 굳어졌다.

‘난 이해되기 쉽게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해 드렸는데 왜 하 선생이 이렇게 나오는 거지?’

하원종이 콧방귀를 뀌었다.

“당신이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바로 그 이동혁의 요청으로 제가 H시에 온 겁니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당신보다 더 잘 알고 있지요.”

그 순간.

양정석은 창피해서 땅 속으로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의 얼굴은 심하게 붉어졌고 마치 누군가에게 심하게 얻어맞은 것처럼 보였다.

‘내가 열심히 이동혁에게 당한 척 연기했는데 결국 하 선생의 눈에는 다 연극으로 보였겠군.’

‘잠깐, 근데 방금 하 선생을 이동혁이 H시로 초빙했다고 말하지 않았나?’

양정석은 깜짝 놀랐다.

‘어디에도 쓸모없는 데릴사위 주제에 어떻게 하 선생을 모실 수 있지?’

“빨리 돌아가세요. 전 저 네 명의 환자를 치료하지 않을 겁니다. 이동혁이 강제로 다리를 부러뜨리라고 했다면 분명 저들에게 잘못이 있을 거예요.”

하원종은 귀찮다는 듯이 손사래를 쳤다.

그는 양정석과 더 이상 대화하고 싶지 않았다.

“하 선생님이 이동혁을 잘 알기 때문에 이유를 불문하고 다리가 부러진 환자의 치료를 거부하겠다는 말입니까?”

양정석은 표정을 굳히고 콧방귀를 뀌었다.

“허, 그러고도 선생이 무슨 천국 최고 의사입니까? 정형외과 최고의? 그저 명성만 자자했구먼.”

하원종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양정석의 비난에 조금의 신경조차 쓸 필요가 없다고 여겼다.

하지만 그의 학생들은 달랐다.

“이봐요, 말씀 좀 가려하세요.”

“당신이 뭔데 우리 스승님을 모함합니까?”

몇 명의 남녀 학생들이 모두 양정석을 성난 눈으로 쳐다봤다.

양정석은 그들을 힐끗 째려보더니 갑자기 그중 한 여학생의 뺨을 후려갈겼다.

양정석이 나이 들어 보여서 아무도 그가 무술을 수련해 손이 빠르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짝!

그 여학생은 뺨을 맞고서 놀라 자신의 뺨을 만진 채 뒤로 넘어졌다.

몇 명의 학생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전신이 깨어났다   제767화 본보기

    “이동혁?” 양정석은 다가오는 동혁을 보고 낯빛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네놈이 한 채찍질에 설희 아가씨가 중상을 입어 거의 죽어가는데 감히 지금 내 앞에 나타나?” 그는 손짓을 했다. 고수 몇 명이 즉시 하원종의 학생들을 버려두고 동혁을 에워쌌다. 동혁은 그들에게 별신경도 쓰지 않고 아쉬운 듯 말했다. “그럼 제설희가 아직 죽지 않았다는 거군. 쫌 아쉽네.” 동혁은 제설희를 때릴 때 강도를 잘 조절했다. 그래서 맞은 제설희가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 말을 하여 일부러 양정석을 도발했다. ‘이 늙은이는 전에 제씨 가문의 연회장에서 본 적이 있어.’ ‘당시 제원화의 뒤에서 친절하고 정중하게 사람들을 대했었는데.’ ‘하지만 역시 그건 연기였구먼.’ ‘이것만 봐도 제원화, 그 늙은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지.’ 동혁이 생각한 데로였다. 그의 한마디를 듣고 양정석은 화가 나 미칠정도가 되었다. 양정석에게 제설희는 어릴 때부터 계속 지켜본 그가 충심으로 섬긴 작은 주인 아가씨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자기가 모시던 아가씨가 뜻밖에도 동혁에게 여러 차례 대중 앞에서 수모를 당했다. 양정석은 지금 동혁을 산 채로 찢어 죽이고 싶었다. 그는 분노해 얼굴에 악랄한 표정을 지으며 동혁을 가리켰다. “이동혁, 네놈이 정말로 우리 설희 아가씨를 죽이려 했어? 막내 회장님을 완전히 분노하게 했으니 넌 죽었어. 이제 아무도 널 구할 수 없다고.” “쳐라, 그놈을 잡아서 회장님 앞에 사죄하게 해야겠어.” 양정석이 데려온 고수들에게 명령했다. “이깟 놈들로 나를?” 동혁은 험상궂은 눈빛을 한 고수들을 힐끗 보더니 순식간에 움직였다. 번개처럼 아주 빠르게 동혁의 손이 움직였다. 너무 빨라 몇 사람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했다.퍽! 퍽! 동혁을 에워싸고 있던 고수들이 피를 토하며 날아갔다. 그들은 동혁에게 뺨을 맞고 기절하여 땅에 쓰러졌다. “네놈이?” 양정석은 깜짝 놀랐다. 그는 전에 동혁이 채찍으로 때릴 때 손을 쓸 겨를도

  • 전신이 깨어났다   제768화 방화

    양정석을 땅바닥에 내던지고 동혁은 바로 하원종과 함께 병원을 떠났다. 하원종의 학생 몇 명도 함께 하늘 거울 저택으로 향했다. H시정형외과병원의 원장은 예전 하원종의 학생이었다. 그는 은사의 전화를 받고 아무 말 없이 병원의 병상을 몇 개 더 늘렸다. 양정석이 막 왔을 때는 4개의 병상을 썼다. 그런데 이제는 9개의 병상이 필요하게 되었다. 한편 제원화는 아직 병원에서 일어난 일을 모르고 있었다. 그는 대동사채의 천대호와 통화를 했다. “천 사장님, 강오그룹이 말을 전한 후 왜 대동사채 쪽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겁니까? 이건 제가 아는 대동사채답지 않은데요?” 휴대폰을 들고 제원화는 약간 불만스러운 듯이 물었다. 그는 대동사채를 이용해 세화 가족을 괴롭히게 했다. 한마디로 손 안 대고 코 풀기였다. 그는 배후에 가만히 앉아서 직접 힘들이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것이다. 이것은 제원화가 가장 좋아하는 일처리 방식 중 하나였다. 그는 알고 있었다. ‘대동사채는 자신들이 이용당한 것을 알면서도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밖에 없을 걸.’ ‘힘들이지 않고 4000억의 돈이 생기는 일이니, 천 사장이 이런 유혹을 마다할 리 없을 테니까.’ 그런데 상황의 전개가 애초 계획과는 조금 달랐다. 천미가 강경하게 말을 전한 후 대동사채에서 뜻밖에 아무런 반응도 없었기 때문이다. [회장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기에 아직 좀 성급해 보이십니다.] 전화기 맞은편에 있는 천대호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좀 기다려보시죠. 대동사채는 말보다 직접 보여드리는 것을 좋아하니까요.] “역시 제가 아는 대동사채 맞군요.” 제원화는 만족스러운 듯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그의 얼굴에는 약간의 미소가 돌았다. 바로 그때.부하 한 명이 서둘러 들어왔다. “막내 회장님, 병원에 이동혁이 나타나 고수 4명을 제압하고서 양 집사님의 다리를 부러뜨리고 하 선생님을 빼앗았다는 소식입니다.” 제원화의 얼굴에 있던 웃음기가 순간적에 굳어졌다. 그는 큰소리로 외

  • 전신이 깨어났다   제769화 강력 대응

    천미의 낯빛이 어두워지며 서둘러 강오그룹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그녀는 어떤 암흑가 세력이 일을 저지른 것인지 파악하고 그에 맞게 인력을 배치해야 했다. 바로 그때 또 다른 부하의 전화를 받았다. “뭐? 불을 지른 게 대동사채라고?” 천미의 표정이 갑자기 보기 흉하게 일그러졌다. 전에 그녀가 강경하게 경고를 날릴 때 대동사채는 한동안 아무런 대응 없이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래서 상대방이 활동을 중지하고 세화를 협박한 일은 그대로 무마된 줄 알았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했다. 대동사채가 뜻밖에도 방화를 해 강오그룹의 핵심 인력 몇을 태워 죽였다. 그들은 잔인한 수법으로 천미의 경고에 강력하게 대응을 한 것이다. [사장님, 대동사채가 공개적으로 방화는 자신들이 일으켰다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진 회장님에게 내일 아침까지 6000억을 반환할 것을 요구했는데 추가된 2000억은 강오그룹에게 하는 요구라고 합니다.] [돈을 주지 않는다면 진 회장님 가족이 몰살을 당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대동사채는 진 회장님 가족이 설 대도독과 이웃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고 진 회장님 가족이 평생 하늘 거울 저택에 숨어 살 수는 없을 거라고도 했습니다.] 대동사채가 공개적으로 경고를 날렸다. 그 순간 H시의 암흑가와 여러 가문들이 들끓었다. ‘대동사채, 너무 잔인하고 무서운 거 아니야?’ ‘방화를 저질러 강오그룹의 사람들을 죽이다니.’ ‘거기다 강오그룹에게 2000억을 배상하라고?’ ‘진 회장 가족이 설 대도독과 이웃인 것을 알아서 하늘 거울 저택에 들어가서 사람을 죽일 수는 없는데.’ ‘그런데도 진 회장 가족을 몰살시키겠다고 큰소리까지 쳐?’ ‘이건 뭔 자신감이지?’ ‘완전 거만이 하늘을 찌르네.’ “암흑가의 초강력 세력으로 오래 이어져 내려온 만큼, 대동사채는 설마 설 대도독도 안중에도 없다는 건가?”많은 사람들이 대동사채의 범행에 경탄했다. 대동사채의 대응에 사람들은 두려움을 느꼈다

  • 전신이 깨어났다   제770화 대동

    백효성은 일을 매우 깔끔하고 신속하게 처리했다. 동혁이 차에 오르자마자 그는 이미 대동사채의 거점을 찾아서 알렸다. [이 선생님, 대동사채의 거점은 비밀이 아닙니다. 아무도 감히 그들을 건드리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인지 각지의 거점은 거의 반공개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불법 사채는 은행들의 이익을 심각하게 손상시키고 있었다. 그럼에도 대동사채는 반공개적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건가?’ 전화를 끊은 후 백효성은 동혁에게 대동사채 H시 지부 직원의 자세한 정보를 보냈다. 반공개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직원들의 정보를 찾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좋아, 이게 다 죽일 것들이라 이거지?” 동혁은 그 사람들의 자료를 뒤적이며 웃었다. 기쁨이 아닌 서늘한 기운이 가득한 무서운 미소였다. 옆에 앉은 설전룡도 동혁이 오늘 밤 상대를 정말 죽일 것이라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곧 대동사채 H시 지부에 도착했다. 대동. 두 글자로 된 표지판이 뜻밖에도 문 앞 벽에 휘황찬란하게 걸려 있었다. “그냥 돌아가. 밤에는 업무를 보지 안으니까.” 동혁과 설전룡이 곧장 안으로 들어가자 흉악해 보이는 두 사내가 그들을 막았다. “업무를 보지 않는다면 너희들은 왜 퇴근을 안 했지?” 동혁이 물었다. 동시에 그는 안에서 나는 시끄러운 소리를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안에 모여있는 것 같았다. “오늘 강오그룹 사람 몇 명을 태워 죽였는데, 저쪽에서 담을 뛰어넘어서 복수라도 할까 봐 사장님이 오늘 밤 우리에게 여기서 지키라고 해서 있는 거야.” 지금 동혁과 설전룡 두 사람은 대동사채의 고객과 같은 신분이었다. 그럼에도 상대방은 그들에게 방화와 같은 잔인한 일을 언급하는 것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물론 그 심천미가 정말 우리 쪽으로 사람들을 보낸다면 우리 역시 그년과 강오그룹을 끝장낼 거야.”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심 누님? 두 도시의 암흑가 대부? 흥, 우리 대동 손에 죽은 암흑가대부들이 얼마나 많은데?” 두 사내는

  • 전신이 깨어났다   제771화 이동혁의 호의

    천대호는 동혁에게 급하게 돈부터 요구하지 않았고 먼저 무릎을 꿇고 다시 얘기하라고 했다. 그가 보기에 천미는 부하 몇 명을 방화로 잃은 후 이미 패배를 인정한 것 같았다. 그리고 세화 가족은 서둘러 돈을 모아 동혁을 시켜 가져다주려 한다고 생각했다. “제원화가 네게 시킨 건가?” 동혁은 당연히 무릎을 꿇지 않았고 그저 사방을 둘러보았다. ‘제원화가 여기 있다면 같이 한 번에 해결하고 좋을 거 같은데?’ “찾을 거 없어. 제원화은 여기에 없으니까.” 천대호는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말 조심해. 제원화는 아직 내게 무언가를 시킬 정도는 못돼. 난 그저 약간의 협력을 할 뿐이야.” “그가 우리 대동사채가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으니 나 역시 그의 딸의 복수를 해줘서 감사를 표현해야 하지 않겠어?” ‘제원화가 여기 없다고?’ 동혁은 아쉬움을 느꼈다. 동혁이 물었다. “돈을 벌 수 있는 방법? 그렇다면 제원화가 너희들에게 말해서 지원 자금을 신청한 회사를 갈취하게 했다는 건가?” ‘보아하니.’ ‘예전에 대동사채가 진씨 가문을 찾았을 때에도 제원화가 뒤에서 부추긴 거겠구먼.’ ‘그 일로 진씨 가문이 강제로 성을 바꾸고 진성그룹을 넘겨주었는데.’ ‘제원화, 정말 음흉한 놈이야.’ “맞아. 보기보단 똑똑한데.” 천대호는 의외라는 듯 동혁을 쳐다보았다. ‘H시에서 그 유명한 쓸모없는 데릴사위가 내 한마디로 사실을 눈치채다니.’ “처음에 3대 가문과 왕조희가 연줄을 만들겠다고 우리 대동사채에서 돈을 빌렸는데 이 전신 때문에 모두 헛수고가 됐지.” “그러니까 이 전신만 우리 대동사채의 돈으로 자선을 베풀어 좋은 명성을 얻었다 이거야. 손해 본 것은 우리 대동사채이고, 그러니 자금을 당연히 하나하나 돌려받아야 하지 않겠어?” “우리 대동사채는 여태껏 밑지는 장사를 한 적이 없어.”천대호는 이 전신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동혁이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이 전신이 네 말을 듣고 너를 혼내주면 어쩌려고? 두렵지도 않아?”

  • 전신이 깨어났다   제772화 천대호의 조카

    “꼬마야, 그 선글라스 벗어라.” 천대길은 무섭게 웃는 얼굴로 설전룡 앞으로 걸어가 말했다. 그는 칼을 들고 설전룡의 얼굴 앞에서 흔들었다. “네가 직접 벗겨보던지.” 설전룡이 씩 웃으며 말했다. 천대길은 설전룡이 전혀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자 화가 나 크게 소리쳤다. “내가 네놈의 선글라스를 벗기고 네 눈알을 파서 개에게 먹이로 던져주마.” 천대길은 말과 동시에 손을 뻗어 설전룡의 선글라스로 손을 뻗었다. 그러나 반쯤 손을 뻗었을 때 설전룡에게 손목을 잡혔다. “이거 못 놔? 으아!” 천대길이 설전룡의 펜치 같은 큰 손에 손을 잡혀 비명을 질렀다. “이봐? 좋은 말 할 때 가만히 놔라.” 천대호는 안색하나 바꾸지 않고 조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이보다 더 심한 장면을 수없이 보아왔다. 그래서 조카인 천대길이 붙잡혀도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어쨌든 천대호가 있는 곳은 그의 안방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그래 봤자, 이동혁과 저놈은 여기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호, 늙은 개 주제에 침착하네.” 설전룡이 빙그레 웃으며 가만히 손을 자신의 품속에 넣었다. 그리고 다시 손을 꺼냈다. 그의 손에는 이미 반짝이는 총 한 자루가 쥐어져 있었다. 설전룡은 바로 천대길의 이마에 총부리를 겨누었다. “너, 너 지금 무슨 짓이야? 함부로 나대지 마.” 조금 전까지 오만했던 천대길이 금방이라도 놀라 죽을 것 같았다. “이동혁의 친구에게 저런 물건이 다 있다니.” 천대호 안색이 마침내 변했다. 그는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설전룡이 총까지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다. 총은 천대호조차도 함부로 가지고 있을 수 없었다.해외가 아닌 이상. 일단 국내에서 총기와 관련된 사건은 아주 중대한 사건으로 비쳤다. “야, 당장 그거 못 내려놔? 지금 그딴 걸로 누굴 겁주냐?” 홀의 양쪽. 많은 사내들이 벌떡 일어나 설전룡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설전룡은 아무 말 없이 방아쇠에 집게손가락을 걸었다. 그는 단순한 동작으로 주변 사내

  • 전신이 깨어났다   제773화 장부

    마치 사람들이 하늘에서 내려온 것 같았다. 사람들은 한 무리의 특전사들이 도착하기 전까지 아무런 기척도 듣지 못했다. 그런데 갑자기 그들이 대동사채 H시 지부로 돌진해 들어왔다. 순간 천대호와 도망자들은 어리둥절해했다. “모두 꼼짝 마!” “손에 든 거 다 버려!” 특전사의 호통 소리에 한 무리의 도망자들이 완전히 온순한 양으로 변했다. 천대호는 특전사들의 리더가 뜻밖에도 젊은 대장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바로 고동성이었다. 그는 성큼성큼 안으로 걸어 들어와 설전룡 앞에 서서 차렷 자세를 취했다. “대도독께 보고합니다. 백야특수부대가 명을 받고 도착했습니다.” 그는 설전룡에게 경례를 하고는 다시 동혁에게 경례를 했다. “뭐? 대도독? 당신이?” 천대호은 놀라서 휘둥그레 뜬 눈으로 설전룡을 쳐다보았다. “너희 대동사채가 우리 형수 가족에게 나와 이웃이라 해도 죽여버릴 거라고 말했었지?” “그래, 내 앞에서도 어디 그렇게 당당히 말할 수 있는지 한번 보자.” 설전룡이 선글라스를 벗었다. “설전룡!” 얼굴을 확인한 천대호가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그의 얼굴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고 사시나무 떨듯 몸을 떨었다. ‘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사람이 H시 군부 설 대도독이었다니.’ 설전룡은 인상을 쓰고 살기등등하게 말했다. “늙은 개, 네놈이 우리 형님을 네 앞에 무릎을 꿇게 하겠다고? 정말 죽고 싶어?” “뭐? 형님?” 천대호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동혁을 쳐다보았고, 그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설마? 이 전신?’ ‘아니야, 절대 그럴 리가 없어.’ 천대호는 죽어도 이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교관님, 앉으십시오.” 고동성이 직접 동혁에게 의자를 가져다주었다. 동혁은 기세 좋게 앉으며 약간의 미소와 함께 천대호를 바라보았다. “넌 내가 대동사채의 2조를 자선사업에 쓴 것에 꽤나 불만이 많은 것 같던데, 지금 네게 기회를 줄 테니 내게 돌려달고 한번 해봐.” “네가 말만 하면 내가 한 푼도 빠짐없이 갚아주지

  • 전신이 깨어났다   제774화 몰살

    하드디스크 하나와 비밀번호가 천대호로부터 전달되었다. 동혁은 하드디스크를 받아서 설전룡에게 아무렇지 않게 던졌다. 그는 웃으며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천대호에게 물었다. “그래, 지금도 제원화에게 고마워?” “아니요, 산 채로 찢어버리고 싶습니다.” 천대호가 인상을 구겼다. ‘만약 내가 제원화의 말만 듣고 욕심을 부리지 않았더라면.’ ‘전신이 여기까지 와서, 내가 그 앞에 무릎을 꿇고 비위를 맞추며 살길을 찾을 필요도 없었을 텐데.’ ‘우리 대길이도 죽지 않았을 거고.’ “그럼 네 형님께 제원화에게 조카의 복수를 해 달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게 어때?” 동혁이 약간의 미소를 지었다. “맞습니다. 저희 형님한테 복수를 부탁하겠습니다.” 천대호는 즉시 휴대폰을 꺼내 자신의 큰형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를 전송한 전대호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졌다. 그는 고개를 들어 사색이 된 얼굴로 동혁을 바라보았다. “이 선생님, 저, 저를 죽이실 생각이신가요?” 천대호는 순간 드는 생각으로 뒷골이 오싹해졌다. ‘왜 전신은 내게 형님에게 특별히 제원화를 찾아 복수해 달라고 메시지를 보내게 했을까?’ ‘만약 나를 살려줄 생각이었다면 굳이 이렇게 번거로운 절차가 필요 없었을 텐데.’ ‘내가 제원화에게 바로 복수하면 되니까.’ “넌 아주 똑똑하지만, 아쉽네. 누가 전에 우리 가족을 몰살하겠다고 협박했는지 잊었어?” 동혁은 웃으며 일어섰다. 몸을 돌린 그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몰살시켜.” 냉혹하고 무정한 목소리가 마치 사신의 선고처럼 들렸다. “안 됩니다.” “제 잘못을 용서해 주세요.” 처량하게 울부짖으며 용서를 비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천대호는 자신의 현실을 아무것도 바꿀 수 없었다. 발포 소리가 들렸다. 곧 진한 피비린내가 대동사채 H시 지점 전체에 진동했다. 동혁이 지부의 계단을 내려가자 많은 수의 인영이 갑자기 사방에서 조용히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그러더니 곧바로 대동사채 H시 지부의 모든 출구를 막았다.

최신 챕터

  • 전신이 깨어났다   제975화 이혼의 가격

    “결혼을 했으면 이혼하면 되지.” “저 이동혁이라는 사람은 보기에도 그저 아주 평범해. 거기다 데릴사위이니 평소에는 구박이나 받고 살 거야.” “솔직히 골키퍼라고 말하는 것도 좀 그렇지.” 양도형은 입가에 미소를 띠며 결정한 듯 말했다. “그래, 이제부터 저 진 회장은 내 여자야.” 양도형의 넘치는 자신감을 보고 옆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경악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 사람은 또 누구지. 누군데 이리 자신만만해?’ 하지만 모두는 양도형이 단지 말뿐이 아니라 동혁과 세화 쪽으로 곧장 걸어가자 흥미로운 눈빛을 번쩍였다. ‘재미있는 볼거리가 생겼네.’ 한편, 아는 사람들과 모르는 사람들이 모두 세화에게 다가와 인사했다. 비록 사람들이 두 배로 늘었지만 세화는 아래층에서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여유롭게 사람들을 대했다. 동혁은 눈으로 그 모습을 보며 약간 흐뭇해했다. ‘세방그룹과 혜성그룹을 경영하면서 세화가 두 그룹의 회장이 되더니 이제는 사람을 상대하는 것도 아주 익숙해졌어.’ ‘이렇게 계속 성장하면 언젠가 우리 H국 재계 전체에서 세화가 한 자리를 차지할 거야.’ 동혁은 세화의 뒤에서 자리를 잡고 앉아 조용히 그녀를 지켜보며 사람들의 주의를 빼앗을 생각이 없었다. 그는 그저 묵묵히 세화를 지키고 싶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때 하필 양도형이 다가와서 문제를 일으키려 했다. “이봐요. 친구. 제가 그쪽과 좀 상의할 게 있는데.” 그는 앉아서 동혁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을 걸었다. 동혁은 멍해져서 갑자기 자신 앞에 나타난 남자를 쳐다보았다. 30살 안팎의 나이, 깔끔한 정장차림에 기세도 좋고, 눈썹에 힘이 있으며 온몸에는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한눈에 봐도 젊고 유능한 의기양양한 젊은 인재였다. “무슨 일이죠?” 동혁은 양도형의 의도를 알지 못해 그저 웃었다. 양도형도 웃더니 천천히 카드 한 장을 꺼내 동혁의 품에 건넸다. “이 카드에는 2억이 들어 있어요. 제가 지금 이걸 드릴 테니, 우리 거래하죠.” 동혁은 조용히 자리에 앉아 있

  • 전신이 깨어났다   제974화 골키퍼 이동혁

    동혁은 아무런 상관없었지만 사람들의 눈에는 그가 화를 참는 것처럼 보였다. “하하, 진 회장님 너무 기분 나빠하지 마세요. 회장님의 데릴사위 남편이 재주가 없는 건사실이잖아요. 그래도 보아하니 적어도 화를 참는 건 우리보다 낫네요.” “그러게요. 우리 같았으면 이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당하면 못 참았을 텐데요.” “진 회장님 남편은 독립투사 같은 기개가 있어요. 외세의 굴욕을 견디고 마침내 나라의 독립을 이뤄낸 사람들 말이에요. 욕을 잘 참는 건 아주 꼭 닮았어요. 그래서 대단하게 생각해요.” “하하하.” 한 무리의 사람들 사이가 다시 한번 웃음바다가 되었다. 세화는 조금도 숨기지 않고 희고 청순한 얼굴에서 분노를 드러냈다. 류성중은 세화의 명성을 빌려 이번 연회에서 자신을 더 빛내려고 했다. ‘이렇게 세화를 계속 화나게 하다간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을 거야.’ “그만하시죠. 어쨌든 동혁이는 제 조카사위예요. 농담들이 너무 지나치세요.” “다들 이러지 말고, 곧 연회가 곧 시작되니 들어들 가시죠.” “세화야, 너도 동혁이를 데리고 들어가자. 이따가 또 큰 어른들이 오실 거야. 너도 인사해 두면 나중에 좋을 거야.” 류성중은 일부러 정색을 하고 동혁을 감싸듯이 말했다. 그러나 동혁을 비꼬던 사람들은 류성중의 말에 다른 말은 하지 않았을 뿐이지, 류성중이 동혁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적어도 세화에게 상황을 벗어날 기회는 주었다. 그녀는 화를 참으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위로하듯이 동혁의 손을 잡아 쥐었다. “동혁 씨, 방금 전 일은 신경 쓰지 말고 같이 들어가자.” 동혁은 아무렇지 않게 세화를 따라 호텔로 들어갔고 뒤에 있는 사람들의 조롱 섞인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정말 완벽히 쓸모없는 놈이네.” 류성중도 콧방귀를 뀌며 호텔로 들어갔다. 호텔에 들어서자마자 사람들은 3층의 연회장으로 향했다.그 안에 이미 모인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들 역시 H시 의료보건시스템의 크고 작

  • 전신이 깨어났다   제973화 류성중의 태도

    류성중의 설교 같은 말투에 세화는 조금 짜증이 났다. 하지만 이곳에 오기 전 류혜진과 류혜연의 당부로 인해 세화는 류성중의 태도에 대해 어느 정도 각오를 해서 참을 수 있었다. 세화는 공손하게 대답했다. “네. 외삼촌. 제가 외삼촌의 말씀을 잘 명심할게요.” 류성중이 세화를 자신의 아랫사람이라 여겨 대놓고 훈계하는 모습을 보이자 현장의 사람들의 시선에 류성중에 대한 존경이 깊어졌다. 류성중이 원하는 것이 바로 이런 효과였다. 그는 아직 40대 초반으로 조직 안에서 확실히 젊은 편에 속했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 특히 의료보건시스템과 병원에서 일하는 선배들의 경우 겉으로는 류성중을 존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적으로는 다를 수 있었다.그러나 지금 류성중이 세화를 훈계함으로 바로 이런 사람들의 마음속에 그의 권위를 바로 세우게 됐다. 이때 세화가 고개를 돌려 동혁에게 눈짓을 하자 동혁이 류성중에게 다가갔다. “외삼촌, 안녕하세요.” 류성중의 얼굴에서 미소가 싹 사라졌다. 그는 동혁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그대로 고개를 돌려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세화에게 말했다. “왜 동혁이를 여기로 데려온 거야?” 이 말을 듣고 동혁은 몸을 돌려 그대로 돌아가려고 했다. 세화는 동혁의 성격을 알고서 얼른 그를 잡아당겼다. ‘동혁 씨가 이렇게 그냥 가버리면 외삼촌이 더 화를 낼 거야.’ ‘외삼촌이 화를 내든 말든 상관없지만 나중에 엄마가 알면 큰일이니까, 말려야지.’ 동혁도 세화의 생각과 같아 잠시 참기로 했다. “외삼촌, 저희 어머니께 전화로 동혁 씨를 만나야겠다고 하셨잖아요.” 세화가 공손한 어조로 말했다. 류성중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그건 나중에 개인적으로 보면 되지. 내가 언제 이곳으로 동혁이를 데리고 오라고 했어? 대체 이놈이 이런 자리에 가당키나 해?”류성중은 말속에서 동혁에 대한 경멸과 반감을 숨기지 않았다. 동혁의 참석에 불만을 품은 일부 사람들도 류성중의 태도를 보자마자 따라서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진 회장님, 여기

  • 전신이 깨어났다   제972화 한가족

    류성중을 둘러싸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한눈에 그녀를 알아보고 바로 달려들었다. “혜성그룹의 진 회장 아니십니까? 회장님도 오늘 연회에 참석하신 건가요?” “진 회장님, 혜성그룹이 최근 아주 잘 나간다고 들었습니다. 하 선생님까지 태백산장의 홍보대사를 맡기로 하셨다지요?” 세방그룹과 혜성그룹을 경영하는 세화는 H시의 재계에서 이제는 위치가 달라졌다. 현장에 있는 여러 의료보건시스템의 리더들조차도 그녀 앞에서 감히 거만하게 굴지 못했다. 병원의 원장이나 제약회사의 사장은 말할 것도 없었다. 이 사람들은 최근 H시에서 두각을 보이는 세화와 어떻게든 관계를 맺어 협업할 수 있기를 바랐다. “네. 감사합니다.” 세화는 의젓하게 모여든 사람들과 인사를 하며 절도 있게 행동했다. 사실 그녀는 대부분의 사람들 이름도 몰랐다. “쾅!” 사람들이 계속 세화에게 아부를 하려고 할 때 뒤에서 차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정장 차림의 동혁이 차 뒤편에서 돌아 나왔다. 사람들이 그를 보자 소란스러웠던 현장이 곧바로 조용해졌다. 동혁도 분명 H시에서 만큼은 유명인사에 속했다. 그래서 현장에는 동혁을 아는 사람이 적지 않다. 설사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다른 사람이 조금만 귀띔해 주면 동혁이 진씨 가문의 그 소문난 데릴사위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세화가 자신의 남편인 데릴사위를 함께 데려왔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모든 사람들이 머릿속에서 동혁 같은 사람은 근본적으로 오늘 밤과 같은 수준 높은 모임에 참가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세화의 신분 때문에 아무도 나서서 뭐라고 하지는 못했다. 세화가 있음에도 사람들의 얼굴에는 다소 동혁을 혐오스럽게 바라보는 표정이 있었다. 그래서 그녀의 마음이 좀 불편했다. 세화는 사람들을 무시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 있는 류성중 앞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먼저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준비해 온 이청백의 서예 작품을 선물로 내밀었다. “외삼촌 안녕하세요. 이건 제가 준비한 작은 선물이에요

  • 전신이 깨어났다   제971화 하원종의 참석

    “세화야, 지금은 네 외삼촌이 가문에서 힘이 있으니 되도록 좋은 말 많이 하고 기분 좀 맞춰드려.” 이모인 류혜연도 세화와 동혁에게 당부했다. 그녀는 류성중이 류씨 형제자매 중 막내라 해도 가문에서 그의 지위가 자신보다 높다고도 알려주었다. 류씨 가문의 류호천은 옛 사상을 가진 사람으로 막내아들인 류성중을 가장 좋아했다. “이모, 알았어요.” 세화는 류혜진과 류혜연의 말을 듣고는 동혁을 데리고 문을 나섰다. 그녀는 먼저 동혁과 혜성그룹에 가서 류성중에게 줄 선물을 고르려고 했다. 세화의 사무실에는 협업에 대해 이야기하러 온 회사 사장님들이 두고 간 좋은 선물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다지 비싸지도 않았고 성의로 생각해서 세화는 그 선물들을 그냥 받았었다. 세화는 그중 N도 서예의 대가인 이청백의 서예 작품을 골라서 동혁과 함께 명성호텔로 향했다. 류성중은 이번에 H시에 와서 이씨 가문을 대신해 동혁에게 이천성을 돌려보낼 것을 전하려고 했다. 그는 N도 의료공단의 부이사장으로 이번에 H시를 방문한 김에 여러 의료 기관에 대한 감독과 지도를 수행했다. 마치 감찰관과 같은 위치라 아랫사람들은 당연히 깍듯이 그를 대우했다. 그래서 오늘 밤에 H시의 의료 관련 시설에 있는 몇몇 사람들은 그를 명성호텔에 초대해 연회를 열기로 했다. 그중에는 병원의 대표도 있었고 의료 관련 회사 사장들도 많았다. 류성중이 아우디 A6를 타고 명성호텔에 도착하자 호텔 입구에 모여있는 사람들에게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누군가는 자발적으로 와서 차 문을 당겨 열었고 다른 손으로는 그의 정수리를 보호했다. “류 부이사장님, 부딪히지 않게 조심히 내리세요.” “부이사장님은 의료공단에서도 전문적이면서 기술까지 뛰어난 리더 아니십니까? 만약 무슨 문제라도 생긴다면 우리 N도 의료보건 시스템에 큰 손실이지요.” 문을 여는 사람의 말 한마디에 류성중은 기분이 아주 좋았다.류씨 가문은 의학 가문으로 가족들이 대대로 의학을 연구했다. 그도 원래는 의학을 공부했지만 졸

  • 전신이 깨어났다   제970화 외삼촌 류성중

    “외삼촌이 H시에 왔는데, 동혁 씨를 만나고 싶다고 한다고요?” 세화가 얼굴을 찡그리며 의아하게 동혁을 바라보았다. 외가 쪽 친척에 대해서 별로 호감이 없는 세화였다. 애초에 류씨 가문에서는 류혜진이 진씨 가문에 시집가는 것을 그다지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두 가문의 왕래가 적었고, 그로 인해 세화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류씨 가문의 친척들을 만난 경우가 그리 많지 않았다. 세화가 동혁과 결혼하기로 하자 류씨 가문은 잠시 진씨 가문과 왕래가 잦아졌다. 그러다 나중에 동혁이 사고를 당했고, 류혜진은 의료사고로 해고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때세화의 외할아버지인 류호천은 류혜진이 류씨 가문의 명성을 망쳤다는 이유로 그녀를 다시는 류씨 가문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했다. 사실상 가문에 류혜진을 쫓아낸 셈이었다. 그 일은 류혜진의 가슴에 영원한 상처로 남았다. 이후 세화의 가족과 류씨 가문 사이의 왕래는 완전히 끊어졌다. 오로지 막내 이모인 류혜연의 가족과 몰래 연락을 주고받는 게 다였다. 세화의 외삼촌 이름은 류성중이다. 세화는 류성중이 N도 의료보건시스템의 리더라는 것만 알고 그 외 나머지는 잘 몰랐다. “여보, 그렇게 쳐다보지 마. 나도 무슨 이유인지 모르니까.” 동혁 역시 의아하게 생각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류혜진이 바로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모른 척하지 마. 이것도 다 너 때문에 생긴 일이니까.” “세화야, 외삼촌이 그러는데 자기는 N도 이씨 가문의 부탁을 받고 밤새 H시에 와서 사람을 치료했다고 하더라고.” “네 외삼촌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더라면 너도 동혁이가 몰래 뒤에다 얼마나 많은 일을 숨겼는지 몰랐을 거야.” 류혜진이 화를 내며 동혁을 가리켰다. “지난번에 이 놈이 도지사 어른께 선물을 보내 드렸었잖아. 그래서 사람들이 이놈을 따라 했는데 그때 이씨 가문에 이천성이 붙잡혔어.” “이씨 가문이 하세량 시장에게 가서 이천성을 풀어달라고 요청했는데, 글쎄 이놈이 시장에게 무슨 말을 어떻게 했는지, 동혁이가 풀어주라고 해

  • 전신이 깨어났다   제969화 지명

    동혁은 또 무슨 일이 생겼는지 몰랐지만 재빨리 현소 남매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도착해 보니 집안의 분위기가 좀 무거웠다. 세화의 막내 이모인 류혜연이 류혜진에게 무언가를 말하며 싱글벙글 웃다가 고개를 돌려 동혁과 현소 남매를 보고 일순간 표정이 굳었다. “아이고, 우리 현수, 잠깐 나갔다 온다더니, 왜 이래? 넘어진 거야? 아니면 누구한테 맞았어?” 류혜연이 달려들어 현수를 살폈다. 가까이 가자 현수의 양쪽 뺨이 모두 새빨갛고 입가에는 피가 묻은 것이 보였다. 몸에는 지저분한 발자국이 나 있었는데 밖에서 얻어맞았다면 가볍게 볼 수 일이 아니었다. “아이고, 이런, 우리 아들 어떻게 하면 좋아?” 류혜연은 현수를 껴안고 한바탕 울부짖었다. 그러고 나서 고개를 돌려 동혁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동혁이 이 죽일 놈, 우리 현수가 너랑 같이 나가서 이렇게 괴롭힘을 당했는데 넌 매형이 되어서 그걸 그냥 보고만 있었어?” “이 쓸모없는 놈, 대체 생각이 있어?” “우리 현수에게 만일 무슨 큰 일이라도 생겼다면 난 너하고 아주 끝장을 봤을 거야.” 동혁은 혼자 물을 따라 마시며 변명하기 귀찮아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지금은 내가 현수 매형이라고 하는 거야?’ ‘그럼 진작에 현수에게 매형인 내 말을 잘 들으라고 가르치던지?’ 사실 류혜연은 현수가 얼굴을 맞고 발로 차인 것을 보고 아무 이유 없이 동혁에게 화부터 낸 것이었다. 현소가 나서서 동혁을 대신해 변명했다. “엄마, 다짜고짜 형부에게 욕부터 하지 마요. 현수가 아는 그 스승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그래요?” “용비무술학교교장 아들인데, 아주 제멋대로 날뛰는 못된 놈이에요.” “강제로 절 추행한 것도 모자라, 현수가 화를 내니 그놈이 때렸다고요.” “오늘 밤 형부가 나서서 상대방을 처리하지 않았다면 지금 우리가 이렇게 집에도 못 왔을걸요?”현소의 말에 류혜연과 류혜진은 놀라 서로를 쳐다보았다. ‘동혁이가 정말 그 정도로 대단해?’ 그녀들은 믿을 수 없었다. 류혜진이

  • 전신이 깨어났다   제968화 폭력적인 사람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청년도 일어나 동혁을 노려보았다. “네가 반석 도련님이 말한 그 쓸모없는 데릴사위 놈이지?” “흥, 감히 기습을 하고 내 뺨까지 때려?” “당장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잘못을 빌어. 그렇지 않으면 반석 도련님이 나와서 네놈을 죽일 거야.” 청년은 독기 가득하게 동혁을 향해 소리쳤다. 동혁은 인상을 찌푸리더니 두말없이 다시 뺨을 날렸다. “짝!” 청년은 이번에 맞아서 피를 토하며 날아갔다. “짝! 짝!” 동혁은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남녀를 막론하고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모든 사람들의 뺨을 때려서 날렸고 맞은 사람들은 비명소리를 질렀다. “한 번만 더 앞을 막으면 이번엔 손바닥으로 때리지 않을 거야.” 동혁은 차갑게 한마디 하고 현소를 데리고 갔다. 현수가 그 뒤를 따라가며 물었다. “매형, 오반석은요?” 현수는 방금 나오기 전 동혁이 왕범현을 시켜 오반석을 때리는 것을 보았다. 현수의 눈에 동혁은 이번에 큰일을 저질렀다. ‘어쨌든 그 오반석의 아버지는 리성투자회사의 부사장님이야. 분명 가만있지 않고 매형에게 미친 듯이 복수하려 할 거야.’ ‘그런데 잠깐, 매형이 이렇게 멀쩡히 걸어 나왔는데 오반석의 모습은 왜 보이지 않는 거지?’ ‘뭔가 이상한데?’ “그래, 반석 도련님 어디 계시지?” “도련님만 나오셔봐. 데릴사위 네놈을 죽여서 우리 복수를 해 주실 거야.” 뺨을 맞은 남녀들이 일어나며 뺨을 가린 채 원망스럽게 소리쳤다. “잠시 비켜주세요. 길 막지 마세요.” 바로 그때 연이은 고함소리와 함께 골드스타필드 입구에 몰려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양쪽으로 갈라졌다.사람들이 보니 무술학교 학생 몇 명이 피투성이가 된 사람의 팔과 다리를 각각 잡아 들고 뛰쳐나와 길가에 던졌다. 그리고 피투성이가 된 사람은 고통으로 여전히 계속 비명을 질렀다. “뭐지? 이 목소리가 왜 도련님 같지?” 오반석의 불량스러운 남녀 친구들은 완전히 어리둥절해졌다. “반석 도련님이 맞아.” “도련님, 괜찮으세요? 이건? 두

  • 전신이 깨어났다   제967화 형수님

    고통으로 기절할 것 같은 오반석을 보고 왕범현은 잠시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와 동시에 다시는 남 앞에서 함부로 허세를 부리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동혁 삼촌처럼 실력을 감추고 나서지 않는 사람을 또 만난다면 다음번에는 내가 오반석 같은 운이 나쁜 사람이 될 수 있어.’ “끌고 나가. 구급차 불러서 데려가라고 하고 리성투자회사에 이 사실을 알려주고.” 왕범현이 손짓을 하자 무술학교 학생들이 오반석을 들어 올렸다. 몸을 억지로 움직이자 오반석은 큰 고통에 다시 울부짖기 시작했다. 한편 동혁은 아무런 미련 없이 골드스타필드를 나섰다. 입구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아까 전 용비무술학교에서 온 거의 100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클럽 안으로 들어왔을 때 손님들은 폭력사태라도 일어나 불똥이라도 튈까 봐 모두 겁에 질려 뛰쳐나왔다. 사람들은 모두 무슨 일인지 궁금하며 안을 두리번거리면서 서로 의견이 분분했다. 다행히 일은 2층에서 벌어져서 동혁이 나오는 모습을 사람들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사람들은 겉보기에는 평범해 보이는 동혁이 오늘 밤의 유혈사태를 일으킨 장본인 줄도 몰랐다. 동혁은 눈썰미 좋게 길가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현소, 현수 남매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그 둘 남매에게 문제 생겼다. 한 무리의 젊은 남녀들이 두 사람을 둘러싸 못 가게 막고 현소를 보며 웃고 있었다. 동혁이 나오기 전부터 서로 실랑이가 벌어졌던 듯 현수의 몸에는 이미 더러운 발자국이 나 있었고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었다. “비켜요. 왜 우리를 막고 내 동생까지 때리는 건데요?” 현소는 날카롭게 소리치며 분노한 큰 눈으로 사람들을 노려보았다. 하지만 현소의 이런 반응은 상대에게 위압감보다는 귀엽다는 인상을 더 많이 줄 뿐이었다. 한 무리의 젊은 남녀들은 여전히 웃으며 그녀가 소리쳐도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다. “네가 바로 그 현소지? 반석 도련님이 네 사진을 보여주며 오늘 밤 호텔로 데려간다고 자랑하던데?” “도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