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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4화 몰살

하드디스크 하나와 비밀번호가 천대호로부터 전달되었다.

동혁은 하드디스크를 받아서 설전룡에게 아무렇지 않게 던졌다. 그는 웃으며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천대호에게 물었다.

“그래, 지금도 제원화에게 고마워?”

“아니요, 산 채로 찢어버리고 싶습니다.”

천대호가 인상을 구겼다.

‘만약 내가 제원화의 말만 듣고 욕심을 부리지 않았더라면.’

‘전신이 여기까지 와서, 내가 그 앞에 무릎을 꿇고 비위를 맞추며 살길을 찾을 필요도 없었을 텐데.’

‘우리 대길이도 죽지 않았을 거고.’

“그럼 네 형님께 제원화에게 조카의 복수를 해 달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게 어때?”

동혁이 약간의 미소를 지었다.

“맞습니다. 저희 형님한테 복수를 부탁하겠습니다.”

천대호는 즉시 휴대폰을 꺼내 자신의 큰형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를 전송한 전대호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졌다.

그는 고개를 들어 사색이 된 얼굴로 동혁을 바라보았다.

“이 선생님, 저, 저를 죽이실 생각이신가요?”

천대호는 순간 드는 생각으로 뒷골이 오싹해졌다.

‘왜 전신은 내게 형님에게 특별히 제원화를 찾아 복수해 달라고 메시지를 보내게 했을까?’

‘만약 나를 살려줄 생각이었다면 굳이 이렇게 번거로운 절차가 필요 없었을 텐데.’

‘내가 제원화에게 바로 복수하면 되니까.’

“넌 아주 똑똑하지만, 아쉽네. 누가 전에 우리 가족을 몰살하겠다고 협박했는지 잊었어?”

동혁은 웃으며 일어섰다.

몸을 돌린 그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몰살시켜.”

냉혹하고 무정한 목소리가 마치 사신의 선고처럼 들렸다.

“안 됩니다.”

“제 잘못을 용서해 주세요.”

처량하게 울부짖으며 용서를 비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천대호는 자신의 현실을 아무것도 바꿀 수 없었다.

발포 소리가 들렸다.

곧 진한 피비린내가 대동사채 H시 지점 전체에 진동했다.

동혁이 지부의 계단을 내려가자 많은 수의 인영이 갑자기 사방에서 조용히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그러더니 곧바로 대동사채 H시 지부의 모든 출구를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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