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어, 너무 아파.” 안우평은 바닥에 주저앉아 아파서 울며 소리쳤다. 방금까지 자신만만했던 그가 연약한 모습을 보이자 많은 사람들은 하마터면 웃음이 터져 나올 뻔했다. 그러면서 마음속으로는 안우평을 경멸했다. ‘방금 수 사장은 그렇게 뺨을 많이 맞아도 아무 소리도 하지 않았는데.’ ‘저 안우평은 고작 한 대 맞고 여자보다도 못하게 울부짖는 꼴이라니.’ 하지만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박용구가 정말 동혁의 말을 듣고서 안우평의 뺨을 때릴 줄은 몰랐다. 제원화 역시 의외라고 생각했다. 그는 차갑게 박용구를 쳐다보았다. “박 회장님, 이게 무슨 짓입니까?” 안우평은 제원화가 J시에서 데려온 사람이었다. 그래서 박용구가 안우평을 때린 것은 마치 제원화의 뺨을 때린 것과 마찬가지이다. “참을 수가 없어서요. 회장님 앞에서 실례 좀 했습니다.” 박용구가 먼저 양해를 구했다. 제원화는 표정을 굳히며 낮은 음조로 말했다. “이게 무슨 짓인지 잘 해명해야 할 겁니다.” “그러지요.” 박용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더니 갑자기 안우평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겨서 상대의 배를 무릎으로 가격했다. 박용구는 안우평을 자신 앞에 무릎 꿇게 했다. 그는 다시 손바닥을 치켜들더니 좌우로 휘두르며 반복적으로 세게 안우평의 뺨을 때렸다. 안우평은 비명을 연발했다. 얼마나 뺨을 많이 때렸는지 곧 안우평이 비명도 지르지 못하게 되었다. 박용구는 그래도 멈추지 않고 이어서 안우평의 얼굴을 발로 찼다. 그렇게 안우평은 개처럼 반죽을 때까지 맞아서 박용구에 의해 땅에 내던져졌다. 이 무자비한 모습을 보고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크게 놀랐다. 그제야 박용구가 제원화를 올려다보며 씩 웃으며 말했다. “굳이 해명하자면, 이건 형님이 제게 이놈 얼굴을 후려갈겨 주라고 하셔서 그런 겁니다.” 제원화는 분노해 눈이 가느다랗게 변했다. 그의 칼날 같은 눈빛이 박용구를 주시했다. 속이 깊어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그조차 지금 박용구의 도발적인 행동에 화가 나 속눈썹이
“저놈들 막아.” 이미 극도로 화가 난 제원화가 소리쳤다. “죽기 싫으면 그만해라.” 그러자 두 명의 고수들이 달려들며 악랄하게 외쳤다. 하지만 이번에 그들의 악랄함도 상대를 잘못 골랐다. ‘감히 나 박용구에게 덤빈다고?’ ‘내가 H시에서 악랄하기로 소문났다는 것을 아직 모르나?’ “이놈이 죽는 꼴 보기 싫으면 거기 꼼짝 마.” 박용구는 직접 한 회장의 목을 졸랐다. 놀란 상대방이 눈을 크게 부릅떴지만 얼굴이 점점 새파랗게 질려 곧 숨이 끊어질 것 같았다. “흐흐, 한 발짝만 더 와봐, 이놈도 인생 끝나는 거야.” 김대이는 상대적으로 나이가 있어서 힘은 그렇게 세지 않았다. 하지만 나이가 든 만큼 더 음흉했다. 뜻밖에도 그는 안우평 다리 사이의 낭심을 붙잡았다. 남자라면 누구나 그곳이 다른 이의 손에 잡히면 큰일 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무리 강철 같은 사내라도 순순히 용서를 빌 수밖에 없었다. “으아아, 회장님 저들을 뒤로 물리세요. 이러다 저 죽어요.” 안우평은 울며 소리쳤고 눈이 뒤집혀며 몸은 경련을 일으켰다. 제원화도 자신의 사람들이 목이 졸려 죽거나 내시가 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 부하들을 뒤로 물릴 수밖에 없었다. 그의 마음속에 거대한 분노가 들끓었다. ‘H시에 데려온 고수들 대부분이 이동혁에 의해 병원에 입원해 버렸어.’ ‘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일방적으로 당하고만 있지 않았을 텐데.’ 바로 그때 휴대폰에서 또다시 동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원화, 방금 네놈들이 수 사장을 때렸지? 뺨 한대에 200억이야. 네가 대신해서 배상할래? 아니면 때린 사람들이 직접 배상할래?]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동혁은 사람들 앞에서 제원화에게 배상을 청구했다.뺨 한 대에 200억. 어마어마한 가격이었다. 분노한 제원화가 이미 차갑게 얼어붙은 표정으로 천천히 말했다. “이동혁, 지금 나하고 장난해?” 그 순간 박용구와 김대이의 손에 동시에 힘이 들어갔다. 그들은 한 손에 각각 한 명씩 쥐고 있었다.
[너? 너에게 그럴만한 자격이라도 있나?] 동혁이 웃으며 말했다. [난 너에게 말한 게 아니라 제씨 가문에게 말한 거야.] 헉! 청운각의 사람들이 놀라 숨을 들이마셨다. ‘이건 또 무슨 뜻이지?’ ‘제원화는 그럴 자격도 안되고 명문가 제씨 가문 전체를 두고 한말이라고?’ [소빈 씨, 이제 전화 끊어요.] 동혁은 한마디와 함께 연결을 끊었다. 박용구와 김대이는 수소야와 송소빈을 호위하여 떠나려 했다. “회장님, 저대로 그냥 보내실 겁니까? 저흰 내키지가 않아요.” 안우평 등은 박용구와 김대이의 손에서 벗어난 후 지금의 상황을 생각할수록 더 화가 났다. 그들은 억울하여 미칠 지경이었고 바로 복수하지 않으면 죽을 것만 같았다. “닥쳐.” 제원화는 싸늘한 눈빛으로 수소야 일행이 떠나는 것을 지켜보고 막지 않았다. 잠시 후 그는 차분히 가라앉은 눈빛으로 담담히 말했다. “한낱 매미 같은 곤충도 감히 하늘을 향해 울어대잖아. 이동혁이 조금만 더 날뛰게 두자고.” “강오그룹이 뒤에 있다고 감히 내 앞에서 까부는 거 같은데, 그럼 H시 암흑가를 이번 기회에 싹 뒤집어 버려야겠어.” 제원화가 아무렇지 않게 던진 말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동요시켰다. 방금 전에 김대이와 박용구가 소란을 피울 때만 해도 제원화는 그들을 어찌하지 못했다. 그때 모두들 속으로 다소 실망스러워했다. 명문가 제씨 가문의 한계가 이것뿐이라고 생각했고,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제씨 가문을 무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금 제원화는 아주 평온한 모습을 보이며 H시 암흑가를 뒤집겠다는 소리를 쉽게 꺼냈다. ‘무슨 자신감이지?’ “막내 회장님, R시에서 소식이 도착했습니다.” 바로 그때 한 부하가 흥분하여 들어와 보고했다. “심천미가 J시 쌍살에게 쫓기다가 그녀를 호위하던 고수들이 목숨을 다해 보호한 덕분에 부상만을 입고 H시로 도망쳐 장해조의 집에 숨었다고 합니다.” “역시 J시 쌍살이야. R시 암흑가를 휩쓸고 이제 각 지역의 깡패들을 모두 섭렵할 거야.” 헉! 이
천운각 안에서 유진세 등이 득의양양하게 떠들어댔다. H시의 각계 거물들은 모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생각이 많아졌다. 유진세 등 몇몇 사람들이 H시의 다섯 그룹의 이름을 대놓고 부르며 그 그룹들을 무너뜨리겠다고 했다 그것을 제원화는 부인하지 않았다. “제원화도 그 5개 그룹을 노리고 있었어. 야심이 정말 대단하네.” “3대 가문이 가지고 있던 사업들을 이씨 가문에서 먼저 선점하는 바람에 제씨 가문이 차지한 게 없어서 그런 거겠지. 그러니 제씨 가문이 지금이라도 나서서 먹잇감을 찾는 거야.” “제 회장은 처음부터 이동혁은 안중에도 없었어. 어떻게든 명분을 찾아 그 5개의 그룹을 인수하려는 계획이었어.” 자리에 모인 거물들은 바보가 아니어서 모두 제원화의 생각을 꿰뚫어 보았다. 5개 그룹은 그 어느 것이든 규모가 결코 작지 않았다. ‘만약 그 그룹들이 무너진다면 3대 가문의 몰락에 이어 H시를 뒤흔드는 또 하나의 큰 사건이 되겠어.’ ‘그리고 5개 그룹 외에도 그곳과 연결된 많은 중소그룹들이 영향을 받겠지?’ ‘3대 가문이 무너지면서 그들과 연관된 세력이 모두 화를 입은 것처럼 말이야.’ 사실 5개 그룹의 일은 모두의 이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큰 일이니만큼 모인 사람들은 천천히 걱정하기 시작했다. “회장님, 혜성그룹은 B시 최씨 가문이 인수해서 진 회장에게 경영을 맡긴 겁니다.” 누군가 제원화에게 상기시켜 주었다. 그것은 제원화의 의지를 시험해 보려는 의도이기도 했는데 세화의 뒤에 B시 최씨 가문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설마 그 두 명문가가 H시에서 큰 싸움을 벌이는 건 아니겠지?’ “하하, 최원우를 말하는 겁니까? 그놈이 나를 만나면 순순히 어른인 내게 고개를 숙여야 할 겁니다.” 바로 그때 문 밖에서 갑자기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한 일행이 제씨 가문 경호원의 안내와 함께 어깨를 으쓱거리며 걸어 들어왔다. “N도 이씨 가문의 둘째 회장?”많은 사람들이 경악했다. N도 이씨 가문이 H시에 진출하기로 했기 때문에 이미 많
“제씨와 이씨 가문, 두 명문가가 시민들을 위해 반드시 H시를 이끌어 주셔야 합니다. 이동혁, 이 짐승 같은 놈이 더 이상 H시를 어지럽히지 못하게 해 주십시오.” “이동혁, 그 개X식이 여러 번 이 전신을 사칭해서 그토록 교훈을 주었지만 아무것도 고친 것이 없어요. 이건 완전 하극상입니다. 이런 죄는 절대 용서할 수 없어요. 이 전신께서 가만히 계시니 우리 H시 사람들이라도 반드시 그놈을 처벌하여 일벌백계해야 해요.” “5대 그룹이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그 나쁜 놈의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어요. 이 불량기업들은 반드시 제거해야 합니다.” 또 몇 가문의 가주들이 소리를 높여 동혁을 때려죽이라고 외쳤다. 물론 그들은 동혁과, 세화와 아무런 원한도 없었다. 심지어 교제한 적도 없다. 다만 그들은 이씨와 제씨 양대 가문이 5대 그룹을 나누어 인수하려는 것을 보고 자기들도 얻을 것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씨와 제씨 가문에게서 떨어진 콩고물이라도 얻어먹을 심산인 것이다. 그래서 자신들이 입장을 빨리 표명할수록 얻게 될 이익도 더 많아질 거라고 생각했다. “좋군요. 이렇게 몇 분의 가주께서 대의를 잘 알고 계시다니 정말 기쁩니다. 걱정 마세요. 힘을 더해주시면 그에 대한 분명한 보답이 있을 겁니다.” 제원화는 밝게 웃으며 가주들의 의사에 환영을 표하고 다시 손을 들어 말했다. “그럼 차들 드시지요.” 그러자 한복 차림의 예쁜 직원들이 차를 가져다주었다. 몇몇 가주들은 제원화의 확답을 받고 크게 기뻐하며 주저하지 않고 각자 차 한 잔씩을 마셨다. 그들이 마신 차는 쌍방의 약속에 대한 증표와 같았다. “저희가 적극 돕겠습니다.” “이동혁과 같은 벌레 같은 놈은 반드시 제거해야 합니다.” “2조의 지원자금은 응당 자격이 있는 사람이 받아야 것인데, 진세화라는 여자에게 무슨 자격이 있겠습니까? 그런데도 4000억을 받았다면 반드시 대가를 지불해야죠.”몇몇 가주인들이 재미를 보려 하자 다른 사람들이 이에 질세라 한 마디씩 했다. 그리고는 이
3대 가문 가주들이 이렇게 입장을 표명할 줄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 불쾌한 제원화의 안색이 금세 어두워졌다. 천정윤 등의 말로 그가 방금까지 조성한 좋은 분위기를 깨뜨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허, 당신들이 예전에 그 패기 넘치던 3대 가문 가주들 맞습니까? 지금 어찌 풀 죽은 개처럼 기가 죽어서, 이동혁, 그 쓸모없는 놈이 그렇게 무서워 죽을 거 같아요?” 하씨 가문 가주 하동해가 비꼬며 말했다. 이어 다른 사는 사람들도 빈정대기 시작했다. 그러나 천정윤 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들 가운데는 3대 가문이 몰락한 후, 그 기회를 잡아서 천정윤 등의 가족들을 괴롭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만약 동혁이 강오그룹을 통해 말을 전하지 않았다면 그 사람들은 여전히 천정윤 등의 가족들을 착취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 회장, 말조심해요. 괜히 쓸데없는 언행을 하다가 가문이 무너지는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는 거 기억하시고요. 그렇지 않으면 3대 가문보다 더 비참해질 수도 있어요.” 그때 일류 소씨 가문의 가주인 소윤석이 갑자기 말했다. “소 회장, 당신 그게 무슨 뜻이에요? 우리 하씨 가문을 저주해서 무슨 이득이 있다고 당신이 참견합니까? 이동혁을 쓸모없는 놈이라고 했다고 그것으로 가문이 무너져요? 그 쓸모없는 인간이 대체 뭐라도 됩니까?” 하동해가 눈을 부릅뜨고 노발대발했다. “전 분명히 경고했으니 이젠 당신이 죽어도 전 모릅니다.” 소윤석은 냉소를 지으며 일어섰다. 그와 함께 또 다른 일류 오씨와 정씨 가문의 가주도 일어섰다. 일류 가문 가주 셋이 그렇게 청운각을 떠나려고 했다. “세 회장님들 잠시만요. 아직 차 한잔도 안 드셨는데 벌써 가시면 어떻게 합니까?” 제원화가 그들을 불렀다.. 오씨 가문 가주 오종천이 가던 길을 잠시 멈추더니 고개를 돌리고 웃으며 말했다. “제 회장님께서 주신다는 그 차, 전 마실 수 없을 거 같습니다. 괜히 마셨다가 탈이라도 나서 저희 가문에 누를 끼칠까 봐 걱정되거든요.” “저희 정씨 가문도
많은 사람들이 경악했다. ‘소씨, 오씨, 정씨 세 가문이 제원화에게 H시에서 떠나라고 하는 건 그렇다 쳐도.’ ‘하세량 H시 시장까지 나서서 저런 태도를 보이다니.’ ‘그래도 명목상으로는 모두 H시에 투자를 하러 온 분들 아닌가?’ ‘하세량 시장이 이렇게 공개적으로 저런 큰 투자자들을 떠나게 하려 한다고?’ ‘이것이 시장으로서 할 일이야?’ 제원화는 당혹감과 분노를 느끼며 냉소를 짓고 물었다. “하 시장님, 그럼 당신 가문 역시 제씨 가문을 환영하지 않는다는 말입니까?” 하씨 가문도 H시의 일류 가문이었다. 제원화의 말투는 조금 시큰둥했다. ‘하세량이 H시 시장이라도 나에게 잘못 보이면 국물도 없어.’ ‘그저 명문가의 힘을 조금 보여주면 되니까.’ ‘H시에서 누가 시장이 될지 제씨 가문이 얼마든지 결정할 수 있어.’ ‘새 시장이 부임했는데 그때도 제씨 가문과 함께 하려 하지 않는다면 다시 시장을 바꾸면 그만이고.’ 하세량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뜻이 아닙니다. 전 어디까지나 이 선생님의 생각을 이해해서 드리는 말입니다. 그저 제 회장님께서 다시 한번 생각해 주셨으면 해서요. 나중에 언질을 안 드렸다고 절 원망하실 수도 있잖습니까?” 사실이었다. 동혁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제원화에게 H시에서 꺼지라고 했다. 그 순간 동혁의 신분을 아는 사람들은 동혁이 제씨 가문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그래서 당연히 그에 따라 자신들의 입장 표명을 해야 했다. 3대 가문, 소씨, 오씨, 정씨 가문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동혁, 그놈 핑계는 대지 마시죠? 당신들은 그저 그 짐승 같은 놈을 핑계 삼아서 우리 제씨 가문이 H시에 오는 것을 막으려고 그러는 거 아닙니까?” 제원화는 평소에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그는 정말 화가 많이 나 보였다.연이은 도발에 그는 화가 치밀어 올랐고 하세량 등 사람들 무시하며 말했다. “고작 당신들 몇몇 일류 가문으로 우리 제씨 가문을 막을 수 없을 겁니다.”
“이 회장님, 하씨 가문이 저희 두 가문과 같은 편이 아닌 이상, 지금 우리가 H시에 진출할 때 행정적으로 도움을 받기가 어려워 좀 번거로워질 거 같습니다.” 제원화가 말했다. 이심이 그를 가만히 쳐다보며 말했다. “그럼 제 회장님께서는 계획이 있으신가요?” “아무래도 H시가 이제 시장을 바꿀 때가 된 거 같습니다.” 제원화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그렇군요.” 이심은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럼 우리 두 가문이 잘 협력해 우리를 지지할 사람으로 바꿉시다. 일단 하세량이 무너지면 이동혁은 큰 조력자가 없어지는 게 될 테니까요. 그렇게 하나씩 세력들을 처리하면 5개 그룹도 쉽게 얻을 수 있게 될 겁니다.” “역시 이 회장님께서는 제 생각을 정확히 알고 계시군요. 그리고 이어서 소씨, 오씨, 정씨 가문들도 처리하면 됩니다.” 제원화가 말했다. 그는 이심과 마주 보며 크게 웃었다. 마치 그들의 대화로 이미 시장의 교체를 성공한 것처럼 보였다. 장수각. 장해조가 은퇴 후 사는 곳이다. 천미는 H시로 도망쳐 온 후 바로 이곳에 숨어있었고 강오그룹에는 돌아가지 못했다. 그녀는 이번에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다. 곁에서 지키던 부하들이 필사적으로 천미를 보호했고 결국 그중 두 사람만이 그녀와 함께 탈출에 성공했다. “그 J시 쌍살은 사람의 감정 따위는 전혀 없는, 그래, 살인기계들이었어. 그 두 사람과 마주쳤다면 이렇게 다치는 정도가 아니라 그냥 죽었을 거야.” 천미는 상처를 싸매고 세화 옆에 앉아 R시에서 자신이 겪은 일을 이야기했다. 그녀의 상처는 J시 쌍살에 의한 것이 아니라 R시 암흑가 사람들에 의한 것이었다. J시 쌍살은 단 하룻밤 사이에 R시 암흑가 깡패 세력들을 굴복시켜 함께 천미를 추격했다. 절친의 약한 모습을 본 세화는 괴로워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녀가 동혁에게 말했다. “밖에서 기다려 줄래? 난 언니와 함께 좀 있을게.”누구보다 절친한 세화와 천미 사이의 대화를 계속해서 듣기 힘들었던 동혁은 고개를 끄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