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님, 하씨 가문이 저희 두 가문과 같은 편이 아닌 이상, 지금 우리가 H시에 진출할 때 행정적으로 도움을 받기가 어려워 좀 번거로워질 거 같습니다.” 제원화가 말했다. 이심이 그를 가만히 쳐다보며 말했다. “그럼 제 회장님께서는 계획이 있으신가요?” “아무래도 H시가 이제 시장을 바꿀 때가 된 거 같습니다.” 제원화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그렇군요.” 이심은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럼 우리 두 가문이 잘 협력해 우리를 지지할 사람으로 바꿉시다. 일단 하세량이 무너지면 이동혁은 큰 조력자가 없어지는 게 될 테니까요. 그렇게 하나씩 세력들을 처리하면 5개 그룹도 쉽게 얻을 수 있게 될 겁니다.” “역시 이 회장님께서는 제 생각을 정확히 알고 계시군요. 그리고 이어서 소씨, 오씨, 정씨 가문들도 처리하면 됩니다.” 제원화가 말했다. 그는 이심과 마주 보며 크게 웃었다. 마치 그들의 대화로 이미 시장의 교체를 성공한 것처럼 보였다. 장수각. 장해조가 은퇴 후 사는 곳이다. 천미는 H시로 도망쳐 온 후 바로 이곳에 숨어있었고 강오그룹에는 돌아가지 못했다. 그녀는 이번에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다. 곁에서 지키던 부하들이 필사적으로 천미를 보호했고 결국 그중 두 사람만이 그녀와 함께 탈출에 성공했다. “그 J시 쌍살은 사람의 감정 따위는 전혀 없는, 그래, 살인기계들이었어. 그 두 사람과 마주쳤다면 이렇게 다치는 정도가 아니라 그냥 죽었을 거야.” 천미는 상처를 싸매고 세화 옆에 앉아 R시에서 자신이 겪은 일을 이야기했다. 그녀의 상처는 J시 쌍살에 의한 것이 아니라 R시 암흑가 사람들에 의한 것이었다. J시 쌍살은 단 하룻밤 사이에 R시 암흑가 깡패 세력들을 굴복시켜 함께 천미를 추격했다. 절친의 약한 모습을 본 세화는 괴로워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녀가 동혁에게 말했다. “밖에서 기다려 줄래? 난 언니와 함께 좀 있을게.”누구보다 절친한 세화와 천미 사이의 대화를 계속해서 듣기 힘들었던 동혁은 고개를 끄덕
“교관님, 천미는 어떻습니까?” 석훈은 화가 난 상태였지만 여전히 차분하게 동혁에게 경례를 했다. 그는 천미가 쫓기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화가 나 N도에서 바로 이곳으로 달려왔다. “먼저 동생부터 확인해. J시 쌍살의 일은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고.” 동혁은 그에게 방향을 알려주었다. 소윤석 등 몇몇 사람들이 놀랐는데 그들은 천미와 석훈이 서로 관계가 깊은 사이라는 것을 새로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어쩐지 심 총지휘관이 왜 이렇게 분노하나 했어.’ 석훈은 고개를 끄덕이고 동혁이 일러준 곳으로 들어갔다. “이 선생님, 제씨 가문과 이씨 가문이 손을 잡는데...” 하세량 등은 청운각에서 일어난 일을 다시 한번 동혁에게 전했다. “그 사람들 욕심이 과하군요.” 동혁의 눈빛이 약간 차가워졌다. 동혁은 원래 제원화가 세화의 세방그룹과 혜성그룹을 노리고 H시에 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자신과 관계가 있는 다른 세 그룹 역시 그가 노리고 있을 줄은 몰랐다. 게다가 이제는 이씨 가문까지 끌어들였다. ‘그 두 명문가는 이미 가문의 사업이 충분히 큰데, 아직도 이렇게 무절제하게 탐욕스럽다니. 교묘하게 남의 것을 강탈하려고 해?’ “하지만 그 사람들에게 이 선생님을 만났다는 건 불행이 되겠지요. 그 두 명문가가 H시에 진출하게 되면 반드시 한 줌의 먼지가 되어 사라질 테니까요.” 하세량 등 몇 사람은 모두 제씨와 이씨 가문을 불쌍하게 여겼고, 반면 동혁에 대해서는 아무런 걱정도 하지 않았다. 그들 모두 동혁의 진짜 신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 명문가가 끝도 없이 날뛰는 모습은 그들이 보기에 미쳐서 죽으려고 하는 것 같았다. “거기다 H시의 몇몇 사람들도 정말 한심합니다. 이 선생님이 3대 가문, 이 독버섯 같은 존재를 없애고 H시에 2조를 기부해 H시의 사업 환경을 더 개선하려고 하셨는데 뜻밖에도 하동해 등의 사람들이 똥인지 된장인지도 모르고 두 명문가에게 빌붙기 위해서 공개적으로 이 선생님을 욕했습니다.” 소윤석이 한숨을 내쉬었다.
하세량이 해임당했다. ‘H시의 시장을 하동해에게 맡기겠다고?’ 하세량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멍해졌다. “하하하, 하 전 시장, 내가 언젠가 시장직으로 돌아갈 거라고 했잖아요. 근데 당신 자리를 대신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죠?” 하동해는 의기양양하게 하세량에게 다가가 거들먹거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일찍부터 하세량과 H시 시장 자리를 놓고 경쟁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그 때문에 그는 하세량에게 줄곧 원한을 품고 있었다. “제 회장님과 이 회장님께서 당신을 시장이라고 존중해 줬는데 그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 줄도 모르고 이동혁, 그 쓸모없는 놈을 위해 두 분의 체면을 깎다니. 이제야 그 결과가 뭔지 알겠죠?” “이게 바로 당신이 명문가를 무시하고 제씨 가문과 이씨 가문을 대항한 결과예요.” 예전 경쟁자인 하동해를 보고 있는 하세량은 결국 패배를 가져가게 되었다. 하동해는 많은 시청 사람들 앞에서 빈정거렸다. 하세량은 분노로 인해 얼굴빛이 변했다. 그는 제씨와 이씨 두 가문이 배후에서 힘을 썼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 회장, 축하합니다. 드디어 소원을 이루셨군요. 마침 저도 시장일이 지치던 참이었습니다. 그럼 이제 앞으로 집에서 못 본 책이나 읽으며 편히 쉴 수 있겠군요.” 업무를 인계하고 하세량은 시청을 떠날 준비를 했다. “잠깐만요. 지금 어디 가시려고요. 아직 일이 다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동해가 떠나려는 하세량을 가로막고는 음흉한 냉소를 흘렸다. “당신은 이동혁, 그 쓸모없는 놈을 추켜세우면서 분명 세방그룹에서 많은 이익을 얻었을 겁니다. 그러니 당연히 조사를 받고 문제가 있다면 감옥에 가야 할 겁니다.” 하동해는 제원화와 이심이 자신을 H시의 새 시장으로 삼은 이유를 잘 알고 있었다. 한마디로 하동해는 그 두 사람이 세방그룹 등 5개 그룹을 해체하는 데 쓸 칼이었다. 만약 하세량에게서 문제가 발견된다면 5개 그룹은 조사를 피할 수 없게 된다. “하 회장님, 적당히 하시죠. 아무리 새 시장이 됐다고는 하지만 당신이 전임
“이 선생님, 저희 우주그룹도 세금 문제로 40억의 벌금을 내라고 합니다.” “저희 정씨 가문은 더 상황이 안 좋습니다. 운영하고 있는 여러 호텔이 모두 위생 기준 미달로 한 달 동안 영업 정지를 당했고, 이로 인한 손실은 돈으로 환산할 수도 없습니다. 이건 저희 호텔 문을 닫게 해서 저희 가문을 망하게 하려는 것이 틀림없어요.” 세 가문 가주들이 동혁 앞으로 와서 각자 자신들의 상황을 하소연했다. 그 세 가문은 세력이 예전 3대 가문보다는 못했지만 그래도 아무도 일부러 건드리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막 하동해가 새 시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세 가문은 시청으로부터 다양한 행정처분을 받았다. 그들은 하동해가 손을 쓴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이 선생님, 저희 좀 도와주십시오. 하동해, 그 개X식이 저희에게 복수를 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시장직에서 물러나게 하는 게 제일 좋을 거 같습니다. 그냥 뒀다가는 계속 멋대로 날뛸 거예요.” 소윤석이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다른 두 사람도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동혁을 애타게 바라보았다. “그런데 하동해가 관련 부서들을 통해 회장님들에게 행정처분을 내렸다는 건, 회장님들도 문제가 있었다는 뜻 아닙니까?” 동혁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동혁은 하동해가 새 시장에 취임했다는 소식을 이미 들었다. 하지만 그는 상대방이 의도적으로 보복하려 했어도 아무런 근거도 없이 함부로 행동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소윤석 등 세 가주의 얼굴이 모두 붉어졌다. 세 일류 가문이 경영하는 회사의 규모는 작지 않았다. 그래서 전혀 문제가 없다는 건 거의 불가능했다. 사실 이번에 그들이 행정처분을 받은 것은 확실한 문제가 발견되었기 때문이었다.동혁은 소윤석 등의 표정을 보고 자신의 생각이 맞았다는 것을 알았다. “세 분 회장님들, 무슨 일을 하던 규칙은 있습니다. 제가 비록 군부 내에서 권력이 크지만 그렇다고 일일이 도시들의 일에 함부로 개입할 수는 없어요. 시장 한 명을 해임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요.” “하동해
남자의 말에 항난그룹 직원들의 안색이 변했다. 항난그룹의 경영은 가까스로 정상 궤도에 올랐고 모든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게다가 지금은 신제품 출시를 앞둔 중요한 시기이기도 했다. 1달간의 영업정지를 당한다면 그로 인한 손실은 결코 돈으로 환산할 수도 없었다. “하 부장님, 저희 항난그룹이 지난달에 검사를 받았을 때 모든 부분의 지표가 기준에 부합했었습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기준 미달이라는 겁니까?” 수소야가 초조하게 물었다. “수 사장님, 말씀 가려하세요. 지금 저희 부서들의 법 집행에 문제를 제기하는 겁니까?” 하형산, 앞에 서있던 남자가 불만스럽게 말했다. 그는 어제 막 부임한 하동해의 사촌 동생이었다. 수소야가 재빨리 말했다. “아닙니다. 그 뜻이 아니에요. 그저 저희 상황이 결정을 받아들이기 조금 어려워서 그럽니다. 하 부장님,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저희 그룹이 적극적으로 자체 검사를 진행하고 보수에 협력해 잠재적인 안전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 “잠깐만요!” 하형산이 손을 내저으며 수소야의 말을 가로막고 거만하게 말했다. “누가 사장님에게 조건을 걸도록 허락했죠? 행정처분은 이미 결정된 사항이니 변경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즉시 이행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처벌은 더 무거워질 겁니다.” 당황한 수소야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하 부장님, 궁금해서 그런데, 누가 여러분들께 이렇게 사소한 일을 크게 키우라고 시킨 건가요?”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동혁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항난그룹에 안전 위험이 있는지 없는지는 제가 제일 잘 알고 있습니다. 설령 작은 문제가 있더라도 빌딩 전체를 1달 동안 폐쇄할 정도는 아닙니다.” ‘예전에 H시 군부 시설부에서 연구소 건설을 도울 때 항난그룹의 잠재적인 안전 위험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를 실시했었어. 그때 어떤 위험도 없도록 개보수를 했는데 어떻게 지금 문제가 있다는 거지?’동혁은 이제야 현재 상황이 정말 하동해가 뒤에서 고의로 조작한 것이라고
“아, 군부 장비 연구소와 합작 중이군요. 그럼 더 신중하게 처리해야죠. 일단 돌아가서 더 검토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행정처분은 철회하겠습니다.” 하형산은 스스로 한 걸음 물러섰다. 말을 한 후 손을 내저으며 부하직원들과 함께 떠났다. 그런데 몇 걸음을 걸어가더니 그가 다시 몸을 돌려 다가왔다. “여기 회장이라고 했나요? 젠장할, H시 군부와 연줄이 있다고 해서 감히 내게 무례하게 굴지 마세요.” “우리 형님이 누군지 압니까? 새 시장님이신 하동해입니다. 우리 형님이 당신을 처리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어요. 오늘 내가 이렇게 항난그룹을 그대로 두지만 당신과 관계가 있는 회사들은 결국 모두 안 좋을 거요.”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하형산은 동혁을 향해 직접으로 독설을 퍼부었다. 이것은 하동해가 동혁을 상대할 것이라고 선전포고를 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동혁은 당연히 전혀 두려울 것이 없었다. 그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 시장이 그렇게 대단합니까? 그럼 당신이 돌아가서 당신의 그 형님에게 전하세요. 그 자리에서 분수를 지키라고요. 만약 함부로 날뛴다면, 내가 다시는 시장을 못하도록 만들 거라고도 해요.” ‘하동해가 선을 넘고 더 이상 규칙을 따르지 않겠다면 나 역시 선을 넘어주지.’ 하형산의 표정이 험하게 바뀌더니 동혁을 뚫어져라 째려보았다. “하하, 당신이 뭔데? 무슨 자기가 N도 도지사라도 된다고 생각합니까? 그래 두고 봅시다. 어디 당신 말대로 되는지.” 그는 손가락질을 하며 동혁에게 경고하고 몸을 돌려 떠났다. 곧 나쁜 소식들이 하나둘씩 들려왔다. [회장님, 성세그룹 산하의 건축자재백화점이 시청의 관련 부서에 의해 폐쇄되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가짜 제품을 판매한다는 신고를 해서 그렇게 됐답니다. 황 사장님은 지금 이일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먼저 선우설리가 전화를 걸어와 성세그룹에 문제가 생겼다고 보고했다. [이 선생님, 강오그룹 직원 몇 명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분위기를 보니 그룹 전체가 목표인 듯한데 아마도 하동해 쪽에
“이동혁, 그놈도 이번에 화를 피할 수 없을 겁니다. 그놈과 연관된 그룹과 깡패들이 모두 사고를 당했으니까요. 거기다 지금껏 그놈을 비호하던 전 시장 하세량까지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동혁이 이번 위기를 넘기다면 제 손에 장을 지지요.” “하동해 새 시장이 이동혁과 그 일당들을 아주 제대로 혼내주고 있어요. 공권력 앞에 장사 없다니까요.” “역시 제 회장님과 이 회장님 두 분 대단하십니다, 직접 나서지 않고 시장 자리만 바꿔서 H시를 이렇게 바꾸시다니.” 두 가문에 주를 선 사람들이 동혁의 일을 듣고 고소해했다. 동시에 속에서는 기대감이 꿈틀댔다. ‘이렇게 이동혁과 연관된 그룹들이 망하면, 제씨, 이씨 가문과 함께 우리도 제법 괜찮은 이익이 생길 거야.’ “하하, 이동혁, 네놈이 이번에 어떻게 이 위기를 넘기는지 두고 보자.” 청운각에서 제원화와 이심이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두 사람은 이런저런 소식들을 받고서 마치 승기를 잡은 듯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다. “제 회장님, 슬슬 준비하세요. 이제 곧 잘 차려진 밥상이 나올 겁니다. 자, 그전에 먼저 차를 마시고 위장을 깨끗이 해야죠.” 이심은 술 대신 차로 제원화와 축배를 들었다. 마치 자신들의 승리를 미리 축하하는 모양새였다. “바보 같기는. 이동혁의 그 무리들이 왜 이렇게 허무하게 당한 거야? 하나같이 쓸모없는 놈들뿐이군. 이럴 줄 알았다면 우리도 제씨와 이씨 가문에 줄을 설 걸 그랬어.” 일부 중립적인 인사들도 고개를 가로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외부에서는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한편 세방그룹 회장실. 연기가 피어올랐다. “콜록! 콜록!” 담배 냄새를 견디지 못한 세화가 코 앞에서 손을 휘두르며 소파에 앉아 담배를 물고 연기를 뿜어대는 젊은 남자에게 정중히 말했다. “선일 도련님, 제가 담배 알레르기가 있어서 그런데 잠시 나가서 피워주실 수 있을까요?” 담배를 피우는 남자의 이름은 하선일, 하동해의 아들이다. 예전 H시에서 유명한 도련님이었다. “왜요
“진 회장님, 저희 소비자보호국에서는 세방그룹이 악의적인 경쟁을 해서 시장 질서를 교란한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진 회장님께서 저희와 함께 조사를 받으러 가셔야 할 거 같습니다.” “도시관리부에서는 내셔널센터 옥상에 계류장을 불법으로 만들어 심각한 안전상의 문제가 생겼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철거를 명령합니다. 또한 그 기간 동안 내셔널센터 내는 영업정지를 해야 합니다. 아마 1달 내지는 3 달이면 될 거 같군요.” “...” 하선일의 뒤에서 행정 관련 부서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와서 각 부서의 결정을 이야기했다. 모든 결정이 세방그룹에게 치명적이었다. 게다가 한꺼번에 상황이 터졌다. 어떤 그룹이든 정부로부터 이런 표적을 받으면 완전히 무너질 수밖에 없다. 지금이 세방그룹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고 할 수 있었다. 찰칵! 하선일이 다시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가 연기를 길게 내뿜으며 천천히 말했다. “진 회장님, 제가 여기 온 이유가 마음에 드시나요? 아직 부족하다면 사람을 더 부를 수도 있어요.” “선일 도련님, 대체 이게 무슨 짓입니까?” 세화는 애써 화를 참았지만 말투에서는 약간의 분노가 느껴졌다. ‘분명 하선일이 일부러 나를 겨냥해 쳐들어 온 거야.’ “어이, 그것 좀 드려.” 하선일이 손을 내저었다. 그의 여비서가 몇 가지 서류를 가지고 와 세화에게 건네주었다. 서류를 받아 뒤적거린 세화의 예쁜 얼굴이 갑자기 굳어졌다. “이건 제가 가지고 있는 세방그룹과 혜성그룹 주식을 도련님이 운영하는 회사에 1원에 넘기라는 건가요?” 세화는 너무 화가 나서 몸이 떨렸다. 그녀는 심지어 자신이 잘못 본 건 아닌지 눈을 의심하기까지 했다. ‘하선일의 조건은 말이 안 돼!’ “도련님, 지금 제게 농담하시는 거죠?” “건방지시네요. 저희 하 사장님은 시장님의 아드님이신데 누가 그런 말투로 말을 하라고 했습니까?” 하선일의 여비서가 정색을 하며 호통을 쳤다. 세화는 그녀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하선일을 차갑게 쳐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