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하 선생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양정석의 얼굴 표정이 굳어졌다. ‘난 이해되기 쉽게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해 드렸는데 왜 하 선생이 이렇게 나오는 거지?’ 하원종이 콧방귀를 뀌었다. “당신이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바로 그 이동혁의 요청으로 제가 H시에 온 겁니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당신보다 더 잘 알고 있지요.” 그 순간. 양정석은 창피해서 땅 속으로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의 얼굴은 심하게 붉어졌고 마치 누군가에게 심하게 얻어맞은 것처럼 보였다. ‘내가 열심히 이동혁에게 당한 척 연기했는데 결국 하 선생의 눈에는 다 연극으로 보였겠군.’ ‘잠깐, 근데 방금 하 선생을 이동혁이 H시로 초빙했다고 말하지 않았나?’ 양정석은 깜짝 놀랐다. ‘어디에도 쓸모없는 데릴사위 주제에 어떻게 하 선생을 모실 수 있지?’ “빨리 돌아가세요. 전 저 네 명의 환자를 치료하지 않을 겁니다. 이동혁이 강제로 다리를 부러뜨리라고 했다면 분명 저들에게 잘못이 있을 거예요.” 하원종은 귀찮다는 듯이 손사래를 쳤다. 그는 양정석과 더 이상 대화하고 싶지 않았다. “하 선생님이 이동혁을 잘 알기 때문에 이유를 불문하고 다리가 부러진 환자의 치료를 거부하겠다는 말입니까?” 양정석은 표정을 굳히고 콧방귀를 뀌었다. “허, 그러고도 선생이 무슨 천국 최고 의사입니까? 정형외과 최고의? 그저 명성만 자자했구먼.” 하원종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양정석의 비난에 조금의 신경조차 쓸 필요가 없다고 여겼다. 하지만 그의 학생들은 달랐다. “이봐요, 말씀 좀 가려하세요.” “당신이 뭔데 우리 스승님을 모함합니까?” 몇 명의 남녀 학생들이 모두 양정석을 성난 눈으로 쳐다봤다. 양정석은 그들을 힐끗 째려보더니 갑자기 그중 한 여학생의 뺨을 후려갈겼다. 양정석이 나이 들어 보여서 아무도 그가 무술을 수련해 손이 빠르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짝! 그 여학생은 뺨을 맞고서 놀라 자신의 뺨을 만진 채 뒤로 넘어졌다. 몇 명의 학생
“이동혁?” 양정석은 다가오는 동혁을 보고 낯빛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네놈이 한 채찍질에 설희 아가씨가 중상을 입어 거의 죽어가는데 감히 지금 내 앞에 나타나?” 그는 손짓을 했다. 고수 몇 명이 즉시 하원종의 학생들을 버려두고 동혁을 에워쌌다. 동혁은 그들에게 별신경도 쓰지 않고 아쉬운 듯 말했다. “그럼 제설희가 아직 죽지 않았다는 거군. 쫌 아쉽네.” 동혁은 제설희를 때릴 때 강도를 잘 조절했다. 그래서 맞은 제설희가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 말을 하여 일부러 양정석을 도발했다. ‘이 늙은이는 전에 제씨 가문의 연회장에서 본 적이 있어.’ ‘당시 제원화의 뒤에서 친절하고 정중하게 사람들을 대했었는데.’ ‘하지만 역시 그건 연기였구먼.’ ‘이것만 봐도 제원화, 그 늙은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지.’ 동혁이 생각한 데로였다. 그의 한마디를 듣고 양정석은 화가 나 미칠정도가 되었다. 양정석에게 제설희는 어릴 때부터 계속 지켜본 그가 충심으로 섬긴 작은 주인 아가씨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자기가 모시던 아가씨가 뜻밖에도 동혁에게 여러 차례 대중 앞에서 수모를 당했다. 양정석은 지금 동혁을 산 채로 찢어 죽이고 싶었다. 그는 분노해 얼굴에 악랄한 표정을 지으며 동혁을 가리켰다. “이동혁, 네놈이 정말로 우리 설희 아가씨를 죽이려 했어? 막내 회장님을 완전히 분노하게 했으니 넌 죽었어. 이제 아무도 널 구할 수 없다고.” “쳐라, 그놈을 잡아서 회장님 앞에 사죄하게 해야겠어.” 양정석이 데려온 고수들에게 명령했다. “이깟 놈들로 나를?” 동혁은 험상궂은 눈빛을 한 고수들을 힐끗 보더니 순식간에 움직였다. 번개처럼 아주 빠르게 동혁의 손이 움직였다. 너무 빨라 몇 사람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했다.퍽! 퍽! 동혁을 에워싸고 있던 고수들이 피를 토하며 날아갔다. 그들은 동혁에게 뺨을 맞고 기절하여 땅에 쓰러졌다. “네놈이?” 양정석은 깜짝 놀랐다. 그는 전에 동혁이 채찍으로 때릴 때 손을 쓸 겨를도
양정석을 땅바닥에 내던지고 동혁은 바로 하원종과 함께 병원을 떠났다. 하원종의 학생 몇 명도 함께 하늘 거울 저택으로 향했다. H시정형외과병원의 원장은 예전 하원종의 학생이었다. 그는 은사의 전화를 받고 아무 말 없이 병원의 병상을 몇 개 더 늘렸다. 양정석이 막 왔을 때는 4개의 병상을 썼다. 그런데 이제는 9개의 병상이 필요하게 되었다. 한편 제원화는 아직 병원에서 일어난 일을 모르고 있었다. 그는 대동사채의 천대호와 통화를 했다. “천 사장님, 강오그룹이 말을 전한 후 왜 대동사채 쪽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겁니까? 이건 제가 아는 대동사채답지 않은데요?” 휴대폰을 들고 제원화는 약간 불만스러운 듯이 물었다. 그는 대동사채를 이용해 세화 가족을 괴롭히게 했다. 한마디로 손 안 대고 코 풀기였다. 그는 배후에 가만히 앉아서 직접 힘들이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것이다. 이것은 제원화가 가장 좋아하는 일처리 방식 중 하나였다. 그는 알고 있었다. ‘대동사채는 자신들이 이용당한 것을 알면서도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밖에 없을 걸.’ ‘힘들이지 않고 4000억의 돈이 생기는 일이니, 천 사장이 이런 유혹을 마다할 리 없을 테니까.’ 그런데 상황의 전개가 애초 계획과는 조금 달랐다. 천미가 강경하게 말을 전한 후 대동사채에서 뜻밖에 아무런 반응도 없었기 때문이다. [회장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기에 아직 좀 성급해 보이십니다.] 전화기 맞은편에 있는 천대호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좀 기다려보시죠. 대동사채는 말보다 직접 보여드리는 것을 좋아하니까요.] “역시 제가 아는 대동사채 맞군요.” 제원화는 만족스러운 듯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그의 얼굴에는 약간의 미소가 돌았다. 바로 그때.부하 한 명이 서둘러 들어왔다. “막내 회장님, 병원에 이동혁이 나타나 고수 4명을 제압하고서 양 집사님의 다리를 부러뜨리고 하 선생님을 빼앗았다는 소식입니다.” 제원화의 얼굴에 있던 웃음기가 순간적에 굳어졌다. 그는 큰소리로 외
천미의 낯빛이 어두워지며 서둘러 강오그룹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그녀는 어떤 암흑가 세력이 일을 저지른 것인지 파악하고 그에 맞게 인력을 배치해야 했다. 바로 그때 또 다른 부하의 전화를 받았다. “뭐? 불을 지른 게 대동사채라고?” 천미의 표정이 갑자기 보기 흉하게 일그러졌다. 전에 그녀가 강경하게 경고를 날릴 때 대동사채는 한동안 아무런 대응 없이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래서 상대방이 활동을 중지하고 세화를 협박한 일은 그대로 무마된 줄 알았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했다. 대동사채가 뜻밖에도 방화를 해 강오그룹의 핵심 인력 몇을 태워 죽였다. 그들은 잔인한 수법으로 천미의 경고에 강력하게 대응을 한 것이다. [사장님, 대동사채가 공개적으로 방화는 자신들이 일으켰다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진 회장님에게 내일 아침까지 6000억을 반환할 것을 요구했는데 추가된 2000억은 강오그룹에게 하는 요구라고 합니다.] [돈을 주지 않는다면 진 회장님 가족이 몰살을 당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대동사채는 진 회장님 가족이 설 대도독과 이웃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고 진 회장님 가족이 평생 하늘 거울 저택에 숨어 살 수는 없을 거라고도 했습니다.] 대동사채가 공개적으로 경고를 날렸다. 그 순간 H시의 암흑가와 여러 가문들이 들끓었다. ‘대동사채, 너무 잔인하고 무서운 거 아니야?’ ‘방화를 저질러 강오그룹의 사람들을 죽이다니.’ ‘거기다 강오그룹에게 2000억을 배상하라고?’ ‘진 회장 가족이 설 대도독과 이웃인 것을 알아서 하늘 거울 저택에 들어가서 사람을 죽일 수는 없는데.’ ‘그런데도 진 회장 가족을 몰살시키겠다고 큰소리까지 쳐?’ ‘이건 뭔 자신감이지?’ ‘완전 거만이 하늘을 찌르네.’ “암흑가의 초강력 세력으로 오래 이어져 내려온 만큼, 대동사채는 설마 설 대도독도 안중에도 없다는 건가?”많은 사람들이 대동사채의 범행에 경탄했다. 대동사채의 대응에 사람들은 두려움을 느꼈다
백효성은 일을 매우 깔끔하고 신속하게 처리했다. 동혁이 차에 오르자마자 그는 이미 대동사채의 거점을 찾아서 알렸다. [이 선생님, 대동사채의 거점은 비밀이 아닙니다. 아무도 감히 그들을 건드리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인지 각지의 거점은 거의 반공개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불법 사채는 은행들의 이익을 심각하게 손상시키고 있었다. 그럼에도 대동사채는 반공개적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건가?’ 전화를 끊은 후 백효성은 동혁에게 대동사채 H시 지부 직원의 자세한 정보를 보냈다. 반공개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직원들의 정보를 찾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좋아, 이게 다 죽일 것들이라 이거지?” 동혁은 그 사람들의 자료를 뒤적이며 웃었다. 기쁨이 아닌 서늘한 기운이 가득한 무서운 미소였다. 옆에 앉은 설전룡도 동혁이 오늘 밤 상대를 정말 죽일 것이라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곧 대동사채 H시 지부에 도착했다. 대동. 두 글자로 된 표지판이 뜻밖에도 문 앞 벽에 휘황찬란하게 걸려 있었다. “그냥 돌아가. 밤에는 업무를 보지 안으니까.” 동혁과 설전룡이 곧장 안으로 들어가자 흉악해 보이는 두 사내가 그들을 막았다. “업무를 보지 않는다면 너희들은 왜 퇴근을 안 했지?” 동혁이 물었다. 동시에 그는 안에서 나는 시끄러운 소리를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안에 모여있는 것 같았다. “오늘 강오그룹 사람 몇 명을 태워 죽였는데, 저쪽에서 담을 뛰어넘어서 복수라도 할까 봐 사장님이 오늘 밤 우리에게 여기서 지키라고 해서 있는 거야.” 지금 동혁과 설전룡 두 사람은 대동사채의 고객과 같은 신분이었다. 그럼에도 상대방은 그들에게 방화와 같은 잔인한 일을 언급하는 것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물론 그 심천미가 정말 우리 쪽으로 사람들을 보낸다면 우리 역시 그년과 강오그룹을 끝장낼 거야.”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심 누님? 두 도시의 암흑가 대부? 흥, 우리 대동 손에 죽은 암흑가대부들이 얼마나 많은데?” 두 사내는
천대호는 동혁에게 급하게 돈부터 요구하지 않았고 먼저 무릎을 꿇고 다시 얘기하라고 했다. 그가 보기에 천미는 부하 몇 명을 방화로 잃은 후 이미 패배를 인정한 것 같았다. 그리고 세화 가족은 서둘러 돈을 모아 동혁을 시켜 가져다주려 한다고 생각했다. “제원화가 네게 시킨 건가?” 동혁은 당연히 무릎을 꿇지 않았고 그저 사방을 둘러보았다. ‘제원화가 여기 있다면 같이 한 번에 해결하고 좋을 거 같은데?’ “찾을 거 없어. 제원화은 여기에 없으니까.” 천대호는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말 조심해. 제원화는 아직 내게 무언가를 시킬 정도는 못돼. 난 그저 약간의 협력을 할 뿐이야.” “그가 우리 대동사채가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으니 나 역시 그의 딸의 복수를 해줘서 감사를 표현해야 하지 않겠어?” ‘제원화가 여기 없다고?’ 동혁은 아쉬움을 느꼈다. 동혁이 물었다. “돈을 벌 수 있는 방법? 그렇다면 제원화가 너희들에게 말해서 지원 자금을 신청한 회사를 갈취하게 했다는 건가?” ‘보아하니.’ ‘예전에 대동사채가 진씨 가문을 찾았을 때에도 제원화가 뒤에서 부추긴 거겠구먼.’ ‘그 일로 진씨 가문이 강제로 성을 바꾸고 진성그룹을 넘겨주었는데.’ ‘제원화, 정말 음흉한 놈이야.’ “맞아. 보기보단 똑똑한데.” 천대호는 의외라는 듯 동혁을 쳐다보았다. ‘H시에서 그 유명한 쓸모없는 데릴사위가 내 한마디로 사실을 눈치채다니.’ “처음에 3대 가문과 왕조희가 연줄을 만들겠다고 우리 대동사채에서 돈을 빌렸는데 이 전신 때문에 모두 헛수고가 됐지.” “그러니까 이 전신만 우리 대동사채의 돈으로 자선을 베풀어 좋은 명성을 얻었다 이거야. 손해 본 것은 우리 대동사채이고, 그러니 자금을 당연히 하나하나 돌려받아야 하지 않겠어?” “우리 대동사채는 여태껏 밑지는 장사를 한 적이 없어.”천대호는 이 전신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동혁이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이 전신이 네 말을 듣고 너를 혼내주면 어쩌려고? 두렵지도 않아?”
“꼬마야, 그 선글라스 벗어라.” 천대길은 무섭게 웃는 얼굴로 설전룡 앞으로 걸어가 말했다. 그는 칼을 들고 설전룡의 얼굴 앞에서 흔들었다. “네가 직접 벗겨보던지.” 설전룡이 씩 웃으며 말했다. 천대길은 설전룡이 전혀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자 화가 나 크게 소리쳤다. “내가 네놈의 선글라스를 벗기고 네 눈알을 파서 개에게 먹이로 던져주마.” 천대길은 말과 동시에 손을 뻗어 설전룡의 선글라스로 손을 뻗었다. 그러나 반쯤 손을 뻗었을 때 설전룡에게 손목을 잡혔다. “이거 못 놔? 으아!” 천대길이 설전룡의 펜치 같은 큰 손에 손을 잡혀 비명을 질렀다. “이봐? 좋은 말 할 때 가만히 놔라.” 천대호는 안색하나 바꾸지 않고 조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이보다 더 심한 장면을 수없이 보아왔다. 그래서 조카인 천대길이 붙잡혀도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어쨌든 천대호가 있는 곳은 그의 안방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그래 봤자, 이동혁과 저놈은 여기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호, 늙은 개 주제에 침착하네.” 설전룡이 빙그레 웃으며 가만히 손을 자신의 품속에 넣었다. 그리고 다시 손을 꺼냈다. 그의 손에는 이미 반짝이는 총 한 자루가 쥐어져 있었다. 설전룡은 바로 천대길의 이마에 총부리를 겨누었다. “너, 너 지금 무슨 짓이야? 함부로 나대지 마.” 조금 전까지 오만했던 천대길이 금방이라도 놀라 죽을 것 같았다. “이동혁의 친구에게 저런 물건이 다 있다니.” 천대호 안색이 마침내 변했다. 그는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설전룡이 총까지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다. 총은 천대호조차도 함부로 가지고 있을 수 없었다.해외가 아닌 이상. 일단 국내에서 총기와 관련된 사건은 아주 중대한 사건으로 비쳤다. “야, 당장 그거 못 내려놔? 지금 그딴 걸로 누굴 겁주냐?” 홀의 양쪽. 많은 사내들이 벌떡 일어나 설전룡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설전룡은 아무 말 없이 방아쇠에 집게손가락을 걸었다. 그는 단순한 동작으로 주변 사내
마치 사람들이 하늘에서 내려온 것 같았다. 사람들은 한 무리의 특전사들이 도착하기 전까지 아무런 기척도 듣지 못했다. 그런데 갑자기 그들이 대동사채 H시 지부로 돌진해 들어왔다. 순간 천대호와 도망자들은 어리둥절해했다. “모두 꼼짝 마!” “손에 든 거 다 버려!” 특전사의 호통 소리에 한 무리의 도망자들이 완전히 온순한 양으로 변했다. 천대호는 특전사들의 리더가 뜻밖에도 젊은 대장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바로 고동성이었다. 그는 성큼성큼 안으로 걸어 들어와 설전룡 앞에 서서 차렷 자세를 취했다. “대도독께 보고합니다. 백야특수부대가 명을 받고 도착했습니다.” 그는 설전룡에게 경례를 하고는 다시 동혁에게 경례를 했다. “뭐? 대도독? 당신이?” 천대호은 놀라서 휘둥그레 뜬 눈으로 설전룡을 쳐다보았다. “너희 대동사채가 우리 형수 가족에게 나와 이웃이라 해도 죽여버릴 거라고 말했었지?” “그래, 내 앞에서도 어디 그렇게 당당히 말할 수 있는지 한번 보자.” 설전룡이 선글라스를 벗었다. “설전룡!” 얼굴을 확인한 천대호가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그의 얼굴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고 사시나무 떨듯 몸을 떨었다. ‘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사람이 H시 군부 설 대도독이었다니.’ 설전룡은 인상을 쓰고 살기등등하게 말했다. “늙은 개, 네놈이 우리 형님을 네 앞에 무릎을 꿇게 하겠다고? 정말 죽고 싶어?” “뭐? 형님?” 천대호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동혁을 쳐다보았고, 그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설마? 이 전신?’ ‘아니야, 절대 그럴 리가 없어.’ 천대호는 죽어도 이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교관님, 앉으십시오.” 고동성이 직접 동혁에게 의자를 가져다주었다. 동혁은 기세 좋게 앉으며 약간의 미소와 함께 천대호를 바라보았다. “넌 내가 대동사채의 2조를 자선사업에 쓴 것에 꽤나 불만이 많은 것 같던데, 지금 네게 기회를 줄 테니 내게 돌려달고 한번 해봐.” “네가 말만 하면 내가 한 푼도 빠짐없이 갚아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