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서 사람 좀 불러와. 내가 저놈이 오늘 내 뺨을 때린 것을 평생 후회하며 살게 만들 거야.” 제설희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목소리는 얼음같이 차가웠다. 그녀는 지금 화가 나서 미칠 것 같았다. 제씨 가문의 아가씨로서 그녀는 줄곧 가문 사람들의 총애를 받고 있었다. 가문의 어른이라도 큰소리로 그녀를 야단친적이 없을 정도로 애지중지했다. 그녀를 때리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오늘 많은 사람들 앞에서 동혁에게 뺨을 한 대 맞았다. 제설희는 지금까지 이렇게 체면을 크게 구긴 적이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지시를 듣고 안색이 약간 변하며 놀랐다. 모두 제설희의 말속에 있는 분노의 한을 느꼈다. 하지만 당사자인 동혁은. 놀라기는커녕 웃으며 제설희에게 다가갔다. “그럼 그전에 내가 네 뺨을 몇 대 더 때려줘야겠네?” 놀란 사람들이 한숨을 들이마셨다. ‘저 바보가 미쳤나? 저렇게 겁도 없이 계속 막 설치다니.’ “너 진짜 죽고 싶어?” 제설희는 이를 갈면서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섰다. “설희야, 일단 우리가 먼저 피하자. 방금 들은 얘기로는 저놈이 바보래. 그래서 다른 사람을 때려도 불법이 아니라는 거야. 저놈을 혼내줄 방법은 얼마든지 있어. 그러니 계속 여기서 저놈과 이렇게 다투며 소란 피울 것이 없어. 나중에 소문이라도 나서 웃음거리가 될 필요는 없잖아.” “그래. 넌 제씨 가문의 아가씨잖아. 저놈이 뭐라고 지금 네가 나서서 저놈을 혼내줘? 우리가 직접 나설 필요도 없어.” “맞아, 나중에 혼내줄 사람...” 바로 이때 제설희 주변에 있던 남녀들이 잇달아 그녀를 설득했다. 그들의 말을 듣던 제설희는 얼얼한 뺨을 만지며 이를 악물었다. 그녀는 다시 냉정을 찾으려고 했고 자신이 바보와 다투는 일이 이미 주위에 많은 사람들에게 구경거리가 되었다고 느꼈다. ‘젠장, 내 이미지가 완전 구겨졌잖아.’ “그러자 그럼. 우리 옷부터 갈아입자.” 말을 마친 제설희는 친구들과 돌아서서 떠나려 했고 그녀는 오늘 연회
“양아빠, 저 소프트아이스크림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어요. 아빠도 같이 먹을래요?” 마리는 천진난만하게 물었다. 그녀는 아직도 작은 손으로 자기 눈을 가리고 있었다. “들었지? 내 딸은 소프트아이스크림 먹을 거야.” 동혁은 발로 땅바닥의 2만 원을 쓰러져 있는 유준기 앞으로 옮겼다. “가서 사 와. 사 오면 보내주지.” 유준기는 뺨을 맞고는 정신이 없었다. 사람들은 그가 동혁을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는 그 2만 원을 움켜쥐고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구경하던 사람들이 자동으로 그에게 길을 비켜주었다. ‘이동혁, 저 사람 정말 상대에게 최고의 굴욕을 선사하는군.’ ‘억지로 유준기에게 아이를 위한 아이스크림을 사 오라고 시키다니.’ ‘저 자존심 강한 도련님이 화가 나 미칠 노릇이겠어.’ 유준기는 확실히 창피하여 얼굴을 똑바로 들 수 없었다. 그는 군중을 빠져나가 돌아오지 않을 작정이다. “만약 네가 이대로 도망치면 난 제설희를 포함해 네 친구들 한 명 한 명의 뺨을 때릴 거야.” 그의 속셈을 간파한 듯 동혁이 갑자기 낮은 음조로 경고했다. 이 말을 들은 제설희 등은 화가 난 채 이를 악물고 동혁을 노려보았다. 하지만 사람을 때려도 법으로 어찌할 수 없는 바보로 알려진 동혁을 제지할 방법이 없었다. 유준기는 동혁의 말에 깜짝 놀라 하마터면 앞으로 넘어질 뻔했다. ‘이런 내가 그냥 가버렸다가는.’ ‘제설희와 친구들 눈밖에 나겠는데?’ “지독한 놈!” 유준기는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그는 순순히 호텔 옆 가게로 가서 소프트아이스크림을 사 왔다. “소프트아이스크림 정말 맛있는 데.”마리는 흥분하여 포장을 뜯고는 작은 혀를 내밀어 아이스크림을 핥기 시작했다. 역시 어린 여자아이는 이런 간단 것에서 행복을 느낀다. 유준기는 콧방귀를 뀌며 돌아가려고 몸을 돌렸다. “마리에게 사과했어? 안 하고 그냥 가는 거야?” 갑자기 동혁이 말했다. 순간 유준기는 화가 나 표정이 일그러졌지만, 동혁을 죽
태휘의 목소리는 상당히 컸다. 그 즉시 연회장의 하객들이 모두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그러나 모여든 사람들 모두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진씨 가문 사람들이 오늘 단체로 성을 바꾼 것은 최근 H시에서 가장 큰 웃음거리인데.’ ‘누가 그 일에 대해 이렇게 크게 이야기하는 거지?’ 어떤 사람은 진씨 가문 사람들을 향해 조상을 잊었다고 욕을 하거나 시큰둥하게 침을 뱉기도 했다. ‘진씨 가문의 뼈대가 부러졌구먼.’ 사실 사람들은 진씨 가문 사람들이 나와서 손님을 접대하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모두들 그들의 체면을 봐서라도 이 일을 다시 언급하지 않기로 암묵적으로 합의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지금 태휘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세화 가족은 왜 성을 바꾸지 않느냐고 물은 것이다. “제태휘, 너희 가문 사람들은 자기 조상까지 팔아먹고도 뭐가 잘났다고 이렇게 크게 떠들어?” “오히려 진 회장 가족에게 감사해야 하는 거 아니야? 어쨌든 진씨 가문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잖아.” 모여든 사람들 사이에서. 누군가가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세화 가족을 대신해 불평을 털어놓았다. 태휘를 일부러 제태 휘라고 부르기도 했다. “하하하...” 다들 큰소리로 비웃었다. 그러자 태휘 등의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다들 닥쳐!” 화가 나 이마에 핏줄이 솟구친 태휘는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쳤다. “당신들이 뭘 안다고 그래? 우리는 이제 성 씨를 바꿨으니 앞으로 제씨 가문의 사람이야.” “지금 당신들이 감히 우리를 비웃으며 명문가인 우리 제씨 가문을 우습게 보는 거야?” 순간. 크게 들리던 웃음소리가 사라졌다. 모두 나름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태휘에게 이렇게 호되게 욕을 먹자 불편함을 느끼며 안색이 어두웠다. 하지만 그렇다고 부인할 수는 없었다.진씨 가문을 사람들이 멸시하지만. 태휘 말이 맞았기 때문이다. 오늘 이후. 명문가인 제씨 가문은 H시에 거점을 하나 더 갖게 되었다. “왜요? 더 떠들어보지 그래? 성을 바꾸는 게 뭐가 어때서? 내
“하하하...” 하객들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왜 전에는 몰랐지?’ ‘진 회장의 저 쓸모없는 남편의 입담이 꽤 대단하는 것을 왜 이제 안 거야?’ 호텔 입구에서 한바탕 동혁이 벌인 일을 구경한 적이 있던 그 하객들에게. 동혁의 이런 입담은 전혀 이상할 것이 없었다. “이동혁, 닥쳐!” “내가 너를 꼭 죽여줄 거야.” 태휘의 가족들이 모두 화가 나서 펄쩍펄쩍 뛰었다. “저놈과 뭐 하러 말을 썩어?” 바로 그때 콧방귀 뀌는 소리가 났다. 제한영이 거들먹거리며 다가오더니 세화 가족을 따갑게 노려보았다. “성 씨를 안 바꾸겠다면 당장 나가! 연회에 참석할 것도 없어.” “태휘야, 호텔 경호원을 불러서 쫓아내!” 진한영은 쌀쌀한 말투로 말했다. “그래요. 저것들을 쫓아내서 모든 H시 사람들 앞에서 창피 좀 줘야 해요.” 다른 새 제씨 가문 사람들은 진작에 세화가 미운 터라 아우성을 쳤다. 세화 가족들은 화가 나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태휘 가족들이 정말 인정사정없이 자신들의 체면을 구기려 할 줄은 몰랐다. 동혁은 연회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세화의 가족이 이렇게 끌려 나가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 동혁이 냉정하게 말했다. “할아버지, 우리 가족은 제씨 가문에서 직접 보낸 초대장을 받고 온 것인데 이렇게 쫓아낼 건가요?” “내가 바로 그 제씨 가문 사람이야.” 제한영이 차가운 눈빛으로 동혁을 한 번 쳐다보았다. “하하, 정말 제씨 가문이 너희 가족을 존중해서 초대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사실 그 초대장 우리가 네 가족에게 보낸 거야. 너희들이 연회에 오면 쫓아내려고.” 다른 새 제씨 가문 사람들이 연이어 소리쳤다. “경호원, 여기 이 가족들을 당장 내쫓아.”더 이상 쓸데없는 말은 필요 없다고 생각한 태휘가 냉소하며 지시했다. 경호원은 이미 도착해 있었고 지시를 듣고 바로 세화 가족들 앞으로 다가갔다. 이 모습을 본 많은 하객들이 세화 가족을 동정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 제한영은
경호원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연회장 안의 모든 하객들 역시 모두 놀라 동혁을 쳐다보았다. ‘진 회장의 이 바보 남편 정체가 뭔데?’ ‘어떻게 저 거친 경호원들이 저렇게 놀랄 수 있지?’ “이동혁, 넌 역시 너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해. 저 사람들은 당연히 너를 알지. 네가 H시의 유명한 쓸모없는 데릴사위, 바보니까.” 그러자 태휘가 갑자기 냉소했다. 그는 매섭게 손짓을 했다. “멍하니 뭐 해? 내가 명문가인 제씨 가문의 이름으로 당신들에게 다시 지시하지. 이 멍청한 놈을 손봐서 쫓아내 버리고 이놈 마누라 가족들도 모두 쫓아버려.” “너희들, 저 인간 지시를 따르려고?” 동혁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경호원들을 쳐다보았다. “이 선생님, 그게...” 난감해진 경호원들의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그들의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뚝뚝 떨어졌다. 그러자 하객들은 더욱 의아해하며 동혁을 쳐다보았다. 세화조차도 덩달아 약간 의아해했다. ‘태휘가 명문가인 제씨 가문 신분으로 지시를 내렸는데.’ ‘이 경호원들이 왜 저렇게 잔뜩 움츠러들어서 움직이지도 않지?’ ‘설마, 동혁 씨에게 명문가보다 저들을 더 어렵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는 거야?’ “당신들 귀가 먹었어? 내 말 못 들었냐고? 지금 우리 제씨 가문이 안중에도 없는 거야?” 경호원들이 움직이지 않자 태휘는 더욱 펄쩍 뛰며 고함을 질렀다. “흥, 네놈이 우리 명문가 제씨 가문을 대표할 자격이 있어?” 바로 그때. 차가운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 많은 사람들은 그 소리의 근원지로 시선을 옮겼다. 기개가 비상한 중년의 한 남자가 한 무리의 사람들로 둘러싸여 무표정한 얼굴로 연회장 밖에서 걸어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제씨 가문의 막내 어른, 제원화야.” 하객들 중 일부가 그의 정체를 알아보았다.갑자기 연회장 안에서 놀란 사람들이 소리를 질렀다. “외종할아버지, 저, 저는 자격이 없죠.” 태휘는 고개를 돌려 제원화를 보고서 깜짝 놀라 말을 더듬었다. 그는 오늘 제원화의 일처리 방식
“그게 난...” 당황한 제한영은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는 연회장의 다른 손님들과 마찬가지로 의아해하며 세화 가족을 바라보았다. ‘이런 제원화가 세화 가족을 제씨 가문에서 초대한 귀빈이라고 할 줄이야.’ 제한강과 태휘 등은. 더 화가 치밀어 올라 미칠 지경이 되었다. ‘왜? 언제 세화 가족이 제씨 가문의 귀빈이 된 거지?’ 그들은 제원화의 말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들이 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 뒤에 남아있었다. 그 순간. 제원화는 갑자기 문밖을 가리키며 제한영에게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꺼져! 너와 저기 네 가족들 데리고 모두 꺼져버려!” “감히 내 귀한 손님을 내쫓으려 하다니 너희는 이 연회에 참석할 자격이 없어.” 와! 연회장 안은 사람들의 놀라는 소리로 가득 찼다. ‘진 회장 가족을 무례하게 대한 일로 뜻밖에 제원화가 제한영의 가족들을 모두 밖으로 쫓아버리다니.’ ‘그러니까 제원화에게.’ ‘진 회장의 가족 몇 명이 몇 십 명의 제한영 가족보다 더 중요한 존재라는 거 아니야.’ “정말 당해도 싸다 싸. 방금까지 거들먹거리며 다른 사람들을 쫓아내려고 하더니 뜻밖에 제씨 가문의 막내 어른의 눈에 자기들 가족이 모두 아무것도 아닐 줄 몰랐나 보지?” “성 씨를 바꾸면 명문가 사람이 되는 줄 알았더니, 역시 정통 명문가 사람의 눈에는 언제고 부릴 수 있는 그저 종 하인일 뿐이었어.” “누가 아니래? 원래 명문가들은 충직한 하인들에 모두 자신들의 성 씨를 내려 상을 주잖아.” 사람들 사이에서 조롱이 이어졌다. 태휘 등은 마치 벼락을 맞은 것처럼 멍하니 서 있었다. 그들은 눈앞에 벌어진 모든 일을 믿을 수 없었고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 ‘우리 진씨 가문 사람들은 모든 것을 제씨 가문에게 바쳤잖아.’ ‘심지어 성 씨까지 바꿨어.’ ‘때문에 조상을 잊었다는 오명까지 뒤집어쓰고 H시의 웃음거리가 되었는데.’ ‘하지만 제원화의 눈에는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세화 가족보다 못하다니.’ 제한영도 화가 나 미
세화의 가족. 모두의 이목이 그리로 집중되었다. 여러 해 동안 연락도 없었던 장애인이 된 진창하에게 제원화는 웃는 얼굴로 마주하고 있었다. ‘설마 이건 하 선생님의 얼굴을 봐서 이러는 건가?’ 세화 가족들은 의아해했다. “치료 방법은 아직 모르겠어요. 선생님께서는 수술 때문에 외지로 나가셨고요. 어차피 제 다리는 부러진 지 오래됐으니 이젠 급하지도 않아요.” 진창하는 예의 바르게 대답하고 다시 물었다. “외종할아버지께서는 하 선생님과는 아는 사이이신가요?” “하하, 알지는 못해. 개인적으로 하 선생임을 존경해 온 터라 기회가 되면 꼭 찾아뵙고 싶어서.” 제원화는 류혜진과 몇 마디 더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역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그다음 그의 시선은 세화와 천화 남매에게 돌아갔다. “안녕하세요. 외종할아버지.” 두 사람 모두 공손히 인사했다. 제원화는 몇 마디로 천화를 칭찬하며 세화를 바라보았다. “세화야, 듣자니 네가 아주 제법이던데? 젊은 나이에 세방그룹과 혜성그룹, 두 그룹의 회장이 되다니.” “예전에 네 외할머니가 너를 무척 아껴서 너를 후계자로 키웠다고 들었어.” “역시 우리 누님이 확실히 안목이 있어. 절대 사람을 잘못 보지 않거든. 여러 젊은 세대 중에서도 너보다 뛰어난 인재를 찾기 어려울 거야.” 주변의 부러운 시선들이 세화에게 향했다. ‘제씨 가문의 막내 어른이 저렇게 인정해 주니 정말 좋겠어.’ “칭찬해 주셔서 감사해요. 하지만 전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요.” 세화는 겸손하게 말했다. 동시에 긴장됐던 그녀의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다. “자만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조급하지도 않으니 아주 좋아.” 제원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서 그는 갑자기 화제를 돌렸다. “누님이 죽고 매형이 눈이 멀어서 사사건건 너희 가족을 괴롭혔을 뿐만 아니라, 친손녀인 너를 원수처럼 여기다니. 거기다 지금은 네 가족을 가문에서 쫓아내기까지 하고 정말 내가 안타깝더구나.” 제원화는 조금 화가 나 보였다. 제원화는 화가 섞인 목소
“저희 할머니는 제씨 가문의 사람이셨어요. 그러니 저 역시 이미 제씨 가문과 한 식구나 마찬가지예요. 그러니 성 씨를 바꾸지 않아도 돼요.” 세화는 웃으며 제원화의 제안을 완곡하게 거절했다. 누구도 세화의 이런 반응을 생각하지 못했다. ‘이렇게 매력적인 조건을 앞에 두고도 진 회장이 그걸 거절하다니.’ ‘가문의 일원이 되면 명문가를 바로 장악할 기회인데 그걸 포기해?’ ‘진 회장의 할아버지나 큰아버지 가족들과는 완전 딴판이군.’ 제원화는 얼굴 표정이 굳어지며 말했다. “세화야, 우리 명문가 제씨 가문이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런 거야?” 세화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제원화가 직접적으로 화를 낸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말투가 조금만 바뀐 것으로도 상당한 압력이 느껴졌다. 방금까지 떠들썩하던 연회장도 금세 쥐 죽은 듯 다시 조용하게 변했다. 모두들 아직 잊지 않았다. 아까 제원화가 제한영과 그 가족들 앞에서 어떤 모습을 보였었는지. 제원화가 표정만 바꿔도 상대방이 허리를 굽혀 고개를 숙이고 긴장감으로 숨조차 쉴 수 없을 정도였다. ‘제씨 가문의 막내 어른이라는 제원화 이 사람은 분명 윗사람으로서 아랫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아.’ “제씨 가문이 마음에 안 들면 뭐가 어때서요?” 동혁이 갑자기 앞으로 나오더니 세화 곁에 서서 제원화를 바라보았다. “이미 진씨 가문 사람들의 성을 바꿨으면 됐지, 왜 괜찮다는 다른 사람을 붙잡고 성을 바꾸라 마라 합니까?” 제원화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동시에 세화 가족도 당황하여 안색이 변했다. “동혁아, 함부로 나서지 마.” 연회장의 손님들도 모두 놀랐다. 동혁이 이렇게 당당하게 나와서 제원화에게 뭐라 할지 몰랐다.게다가 동혁은 제씨 가문이 마음에 안 든다고 큰소리쳤다. “여보, 말리지 마. 내 말 다 사실이잖아.” 동혁은 세화를 붙잡고 그녀의 손을 잡아당겼다. “제원화라고 했나요? 당신들이 이렇게 다른 사람 성 씨를 바꾸는 것을 좋아하니 저도 당신들의 성 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