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해하지 말고 일단 진정, 진정해.” 동미수는 왕조희를 위로해야 할지 아니면 자신을 위로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혼란스러웠다. 그녀는 줄곧 자신이 지략이 뛰어나다고 여겼기 때문에 이대로 실패를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왕 사장님, 아직 만회할 기회가 있을까요?” [있어!] [믿을 만한 소식에 의하면, 나흘 뒤 N도 군부의 총지휘자인 심석훈의 취임식이 H시 군부에서 거행된다고 해.] [그 심석훈은 이 전신이 직접 데리고 나온 병사여서, 이 전신 본인이 직접 취임식에 참석할 거야.] [너희들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때 이 전신에게 용서를 빌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될 수 있을 거야.] 왕전수의 말에 동미수와 왕조희은 다시 희망이 생겼다. 하지만 왕전수가 말했다. [근데 이 전신을 만나려고 취임식에 참석하려면 2000억을 써서 자리를 사야 해.] [이날 취임식이 군부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것인 만큼, 외부 인사의 참석 인원이 소수에 부과해서 자리가 비싸.] [H시 3대 가문도 그래서 이미 각각 2000억을 써서 자리를 할당받을 수 있었데.] “사장님, 회사에서 저 대신 이 2000억을 내주실 수 있나요?” 왕조희가 물었다. 지난 2년 동안 그녀는 적지 않은 돈을 벌었지만 헤프게 돈을 써서 저축은 전혀 하지 못했다. 그녀의 수중에 2000억은 없었다. 심지어 200억 도 낼 수 없는 재정 상태였다. [조희야, 이번 일은 모두 너 때문에 벌어졌어. 우리도 그래서 불려 간 거잖아. 이 위기를 넘기 위해 회사는 이미 2000억에 달하는 비용을 썼고 앞으로 얼마가 더 들지 몰라.] 왕전수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그런데 네가 어떻게 회사에 그런 요구를 할 수 있어?] “사장님, 저...” 왕조희는 너무 놀랐다.그녀는 자신이 지난 2년 동안 회사에 벌어다 준 돈이 2000억이 넘는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자 감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지금 그녀는 자신의 소속사에까지 미움을 살 수 없었다. [돈 문제는 네
이제야 세화 등의 의혹이 풀렸다. ‘왜 각 플랫폼 사장들이 이 먼 H시까지 와서 우리 가족들에게 사과했는지 이제 알겠어.’ ‘알고 보니 이 전신이 누군가가 자신을 이용해 인기를 얻으려는 의도를 간파하고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직접 나선 거였어.’ “이 전신은 정말 혜안이 있군요. 세상 모두가 형부에게 전신을 사칭했다고 욕을 퍼붓고 있는데, 이 전신 혼자만 왕조희의 의도를 간파했으니 말이에요.” 현소의 예쁜 큰 눈에는 이미 별이 반짝였다. 지금 그녀는 이미 전신의 광팬이 되었다. “형부라니? 현소야, 그런 식으로 부르지 마!” 뜻밖에도 장영도가 갑자기 정색을 하고 차갑게 소리쳤다. 그는 매섭게 동혁을 노려보았다. “이번 일은 이 전신께서 수습에 나서서 사건이 잘 가라앉은 거야.” “하지만 이동혁, 당신이 이 전신을 사칭하고 우리 현소까지 연루시켜 모두가 당신과 함께 욕을 먹게 한 것도 사실이야.” “내가 보기에 세화는 정말 당신과 이혼해야 해!” 장영도는 줄곧 세화를 백천기와 맺어주려고 했다. 그리고 이번 일이 그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되었다. 장영도의 말이 나오자마자. 아까의 여유로웠던 거실 분위기가 바뀌며 갑자기 긴장감이 돌았다. 눈빛이 싸늘해진 동혁은 장영도를 바라보았다. “당신은 우선 당신 자신부터 관리 잘하세요.” 이 말은 장영도를 바로 화나게 했다. 그는 식탁을 치며 일어섰다. “이동혁, 그게 무슨 뜻이지? 그리고 당신이라니? 어른에게 그렇게 부르라고 배웠나?” “아 그렇군요. 세화의 체면을 봐서라도 이모부라고 불러 드려야죠? 그럼 이모부께 좋은 뜻으로 한 말씀드려도 될까요?” 동혁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이모부께서 방금 전하신 소식은 이미 기밀을 누설한 잘못을 범한 겁니다.” “제가 보기에 이모부께는 돌아가셔서 기밀유지수칙을 백 번 베껴가며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방금 장영도가 군부에서 이 전신이 설전룡에게 전화했다는 소문을 들었다는 말을 하자 동혁은 눈살을 찌푸렸었다. ‘이런 은밀한 일이 어떻게 모
장영도는 한동안 무서웠다. 하지만 사안이 그렇게 심각하지 않아서 다행이라 여겼다. 그렇지 않다면 그의 남은 앞날은 캄캄해질 수밖에 없다. “이동혁이 하도 쓸데없는 말을 하니, 진짜로 재수 없는 일이 생겼잖아.” 장영도는 생각할수록 열이 받아 아내인 류혜연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동혁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류혜연은 수칙을 베껴 쓴 일로 아직도 손목이 시큰거린다는 장영도의 말을 듣고 동혁에게 대신 화풀이를 하려고 했다. 그녀는 동혁을 불러 놓고 이제는 말을 놓으며 대놓고 욕을 퍼부었다. “이동혁, 너 말 좀 좋게 할 수 없었어? 네 이모부가 방금 내게 전화를 걸어 자기가 오후 내내 기밀수칙을 백 번을 베껴 썼다며 손목이 다 아프다고 했어.” “입만 살아가지고, 재수가 없다니까!” 다른 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보았다. “정말 이상하네. 형부가 말하면 정말 그대로 되다니? 이게 한두 번이 아니잖아.” 현소도 이 상황을 의아하게 생각했다. 동혁은 욕을 먹어도 아무 말하지 않았다. H시 군부. 장영도는 동혁에게 그 대신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는 아내 류혜연의 전화를 받았다. 그러자 마음이 금세 편안해졌다. ‘그 바보가 감히 큰소리치며 나를 훈계하다니. 내가 반드시 방법을 강구해서 세화와 그놈을 이혼시키고 천기와 함께 하게 할 거야. 그러면 나는 자연스레 백씨 가문과 관계가 더욱 가까워질 거고, 내 상관도 분명히 나를 더 크게 승진시켜 줄테지.’ 장영도가 마음속에서 이렇게 흐뭇하게 생각할 때였다. 보안처 사람들이 다시 그를 찾아왔다. “장영도, 다시 기밀수칙을 백 번 베껴 써!” ‘또?’ 당황한 장영도의 득의만만한 얼굴이 금방 파랗게 변했다. ... 장영도는 어쨌든 세화의 이모부였다. 그래서 동혁은 그에게 적당히 교훈을 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 일을 마음에 두지 않기로 했다. 오후에 기밀수칙을 다 베껴 쓴 설전룡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형님, 전신부에서 소식이 왔어요. 오늘 그 수십 개의 인터넷 회사 사장들이 돌아간 후 모
동혁은 항난그룹 빌딩 앞 길가에 차를 세웠다. 그는 차가운 눈으로 입구에 있는 사람들을 잠시 본 후에 지하 차고로 들어갔다. 주차를 하고 위층으로 올라갔을 때, 수소야는 동혁에게 입구의 사람들 중 일부는 3대 가문이 돈을 주고 고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침부터 지금까지 어떤 사람은 일정시간이 되면 생수나 도시락을 나눠주고 심지어 점심때 날씨가 너무 더운 것을 생각해 힘을 내라고 자양강장제를 사서 보내기도 했어요.” “일부러 직원에게 행인인 척 들어가 알아보라고 했더니, 곧 누군가가 그를 찾아와서 카카오그룹방으로 초대를 했데요. 그리고선 내일 다시 오면 하루에 10만 원도 주겠다고 했답니다.” “3대 가문이 돈이 아주 많나 봐요. 하루에 10만 원도 벌지 못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저렇게 돈을 막 쓰다니.” 수소야는 분노를 가라앉히기 어려웠다. 그녀는 3대 가문의 이런 수법에 너무 구역질이 났다. “거기다 이 사람들이 너무 심하게도 계속 큰 소리로 떠들어대서 저희 직원들이 회사 내에서 마음 놓고 일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또 점심시간에 어떤 직원들은 회사 밖에서 밥을 먹는데 저 사람들이 쫓아다니며 욕을 했데요.” “많은 행인들이 쳐다보고 있으니 직원들이 아주 난감해서, 지금까지 회사에 남아 퇴근도 못하고 있어요.” “일부 직원들은 이미 인사부에 찾아가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고 까지 했답니다.” 수소야가 현재 회사의 상황을 이야기하자 동혁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원래 이 사람들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인터넷에서 사건 소식이 가라앉으면 조만간 흩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3대 가문이 불 난 틈을 타서 부채질까지 할 줄은 몰랐다. “이미 회사의 정상 업무에 지장을 주고 있는데 경찰은 이걸 그냥 보고만 있다고? 경찰서 조동래 경감은 상관하기 싫다 이건가?”동혁은 콧방귀를 뀌며 조동래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다.수소야가 동혁을 말렸다. “그게 조 경감님 때문이 아니에요. 사실 경감님은 제일 먼저 연락해 경찰을 보내 사람
‘길거리 사교댄스를 출 장소를 제공한다고.’ ‘거기에 매일 생수도 무료로 받을 수 있고.’ ‘이런 좋은 제안이 또 어디 있어?’ 길거리 사교댄스를 추고 있던 할아버지, 할머니, 아저씨, 아주머니들은 신이 나서 두말없이 장비를 들고 항난그룹의 광장 쪽으로 향했다. “앞으로 저희가 매일 생수 나르는 것을 도울게요.” 농구공을 안고 한쪽으로 밀려나 울분을 토하던 젊은이들이 기뻐하며 말했다. “항난그룹은 사과해라! 사과해라!” “악덕 기업 반성하고 왕조희에게 사과해라!” 항난그룹 빌딩 아래 광장에 수백 명의 사람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문 앞에서 소란을 피우고 있었다. 바로 그때 한 무리의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저씨 등이 몰려왔다. 빌딩 앞에 있던 사람들은 처음엔 자신들을 지원하러 온 줄 알고 힘을 내 더 큰 소리로 외쳤다. “비켜요. 우리 여기서 춤출 거예요!” 하지만 곧 나이 많은 어른들이 사람들을 쫓아내려고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사교댄스를 추는 사람들은 모두 나이가 많았고 다른 많은 것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항난그룹의 직원들이 이미 우리에게 허락했으니 이제 여기는 지금부터 우리가 춤추는 장소야.’ “왜 우리에게 이러세요? 저희는 왕조희를 대신해 정의를 실현하려고 온 거란 말이에요” 행패를 부리던 젊은이들은 항난그룹을 향해 소란 피우던 행동을 그만두고 할아버지, 아줌마들과 말다툼을 하기 시작했다. “왕조희가 누군데?” “대스타인데 모르세요?” “대스타가 뭐 대수야? 그런 사람들은 호화로운 차를 몰고 호화 저택에 살고 있고, 너희들은 한 달에 고작 몇 십만 원의 월급을 받는데? 내 연금보다도 적잖아. 그런데 지금 누가 누구를 위해 정의를 실현한다는 거야? 이럴 시간에 가서 돈이나 벌어서 대출금이나 갚아!” “저희가 정의를 실현하겠다는 데 어르신들이 무슨 상관이에요? 못 가요. 안가!”짝! 한 할아버지가 뺨을 한 대 때렸다. “이 놈의 자식, 집에 가서 네 아버지에게나 이렇게 버릇없게 굴어!” “감히 절 때려요?”
사무실에 잠시 앉아 있다가 동혁은 수소야와 함께 출발했다. 법무, 재무 및 기타 부서의 직원들도 동행했다. “회장님, 여기가 우리가 봐둔 공장입니다. 생산 라인 설비도 다 그대로 있으니 매입만 하면 바로 생산에 들어갈 수 있어요.” 한 공장에 도착한 후 수소야가 동혁에게 소개했다. 항난그룹을 재건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현재 원래 주력으로 연구했던 바이오의약품 분야에 사업 초점을 맞추고 있었고, 이를 통해 3대 가문의 시장 점유율을 선점해 갈 계획이었다. 동혁은 항난그룹을 지원하기 위해 성세그룹의 많은 돈을 투자했고 그에 따른 지분 취득도 마쳤다. 그래서 성세그룹은 항난그룹의 주주 중 하나가 되었다. 사실 수소야는 그룹들을 이렇게 분명하게 나누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 그녀의 생각에는 성세그룹이든 항난그룹이든 모두 동혁의 것이기 때문이다. 거기다 동혁 자신이 두 그룹의 회장이기도 했다. 그러나 동혁의 생각은 달랐다. “항난그룹은 소야 씨와 항남의 것이고 미래에는 마리의 것이 될 겁니다. 그러니 저는 경영에는 크게 관여할 생각이 없어요. 전 단지 두 사람의 일을 도와 소야 씨 가족들이 먹고 입는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할 뿐입니다.” 동혁은 예전에 수소야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동혁에게 항난그룹을 돕고 성장시키는 것은 항남이라는 형제를 위해 마땅히 해야 할 도리였다. 3대 가문이 백항남을 죽인 목적이 무엇이든 상관없었다. 동혁은 어쨌든 항남이 젊은 나이에 죽은 근본적인 원인의 제공자가 자신이라고 생각했다. “이 공장은 얼마인가요?” 동혁이 안으로 들어가면서 무심결에 물었다.“1000억입니다. 이미 200억을 계약금으로 선지급해 상대 쪽 직원들을 해산하는 데 필요한 정착비 등으로 사용하게 했어요.” 동혁이 눈살을 찌푸리는 것을 보고서 수소야는 그가 비싸다고 생각해 맘에 들지 않아 하는 것 같이 느껴져서 추가로 설명했다. “사실 공장 건물은 그저 그런데, 주로 부지와 생산 라인 설비 가격이
“부 사장님, 이 분이 저희 회장님이신데, 이 계약서를 쓸지 말지 모두 이분에게 권한이 있어요.” 수소야는 당연히 동혁을 무시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고 즉시 무뚝뚝하게 말했다. “회장님?” 부성길은 의외라는 눈빛으로 동혁을 몇 번 쳐다보고는 말했다. “항난그룹의 사장이 젊은데 회장도 이렇게 젊으니 정말 그룹이 젊고 유망하겠군요.” 이 말은 칭찬이 아니었다. 부성길의 얼굴에 가득한 오만한 표정을 보면 그가 동혁이라는 젊은 회장을 얼마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었다. “좋아요, 그럼 계약하시죠.” 부성길은 구두 밑창으로 앞의 책상을 두드렸다. 수소야는 이 모습에 눈살을 찌푸리며 약간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부 사장님, 저희 회장님께 예의는 좀 보여주시죠!” 말을 들은 부성길은 표정이 일그러지면서 곧바로 화를 낼 기세였다. 그러나 동혁이 손을 내저으며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그런 건 별로 중요한 게 아니니까요. 부 사장님은 꽤 개성이 강한 분 같군요. 이런 사소한 일은 따지지 맙시다.” “수 사장 들었죠? 이 어린 회장이 사장인 당신보다 훨씬 눈치가 있군. 난 이런 사람을 상대하는 것을 좋아하지. 개집애들처럼 소심하게 꾸물거리지 않거든.” 부성길은 큰소리로 웃으며 수소야를 향해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수소야는 코를 막고 한 발짝 뒤로 물러서며 쿨럭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녀는 지난 2년 동안 억울한 일을 당하고 산전수전을 겪으면서 허례허식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는 동혁이 부성길에게 이렇게 홀대받는 것이 화가 날뿐이다. 그녀의 마음속에서. 동혁은 항남의 형제일 뿐만 아니라 그들 가족의 큰 은인이었기 때문이다. “서명하게 계약서와 펜을 이 동생에게 줘라.”부성길이 부하에게 지시했다. 부하 직원은 계약서와 펜을 동혁 앞에 있는 책상 위에 바로 가져다 놓았다. 동혁이 손을 뻗어 계약서를 집어 들고 살펴보려고 했을 때였다. 턱! 부성길의 부하가 갑자기 손으로 계약서를 잡고 동혁을 노려보았다.
말을 마치고 동혁이 손을 내리쳤다. 계약서 원본이 동혁에 의해 책상 위에 던져지자 “퍽”하는 둔탁한 소리가 났다. 부성길도 마치 덩달아 얼굴에 뺨을 한 대 맞은 듯 한 기분이었다. “부 사장님, 이게 강매가 아니면 뭔가요?” 수소야는 매우 화가 났다. 동시에 등에서는 식은땀이 흘렀다. ‘어쩐지 단순한 계약만 하는데 부성길이 사무실에서 이런 식으로 사람들을 모아놓고 위세를 부리더라니.’ ‘오늘 회장님이 아니었다면 우리 모두 겁에 질려 계약서에 서명했을 거야.’ 부성길은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이 녀석은 감히 계속 생글생글 웃고 있어?’ ‘물렁터진 젊은 놈인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꽤 똑똑한 놈이잖아.’ ‘하지만 이제 와서 저렇게 말해 봤자 아무 소용없지.’ 부성길은 고집스러운 얼굴로 냉소하기 시작했다. “1000억은 어제 가격이고, 4000억은 오늘 가격인데? 왜? 장사꾼이 장사를 하는데 자기 물건임시로 가격을 올리면 안 돼?” “당신의 이 공장은 1000억에 매입하기로 한 것도 가격을 잘 쳐준 겁니다. 그런데 4000억을 요구하다니, 부성길, 당신 너무 파렴치하게 장사하는 거 아닌가요?” 수소야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부성길은 콧방귀를 뀌고 의자에 몸을 뒤로 젖혔다. “비싸면 사지 마. 너희들, 항난그룹은 지금 모두에 눈에 나쁜 사람들이라고, 사람들이 너희들에게 얼마나 욕을 하는지 알아? 지금 나 부성길외에 너희들에게 공장을 팔려고 하는 사람을 없을걸?” “지금 남의 어려움을 이용해 자기 주머니를 채우겠다는 겁니까?” 수소야는 화가 극에 달했다.그녀는 그제야 부성길이 항난그룹에 일이 생긴 것을 보고 가격을 임시로 올렸다는 걸 알았다. ‘어쩐지 먼저 한밤중에 급하게 계약서에 사인하자고 하더라니.’ “어려움을 이용해 내 주머니를 채우는 게 뭐 어때서?” 부성길은 고집스럽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그냥 꺼져, 사기 싫으면 안사면 되잖아.” ‘어차피 급한 건 내가 아닌데 뭐.’ 수소야는 그가 자신을 속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