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혁이 고개를 번쩍 들더니 염동완을 노려보았다. 순식간에 강렬한 살기가 상대방을 뒤덮었다. 염동완은 안색이 약간 변하며 재빨리 뒷걸음질 쳤다. 그는 동혁이 터무니없이 힘이 세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지난번 도박장에서 그의 부하들을 차서 몇 개의 뼈를 부러뜨렸었다. “왜 그래? 이동혁, 설마 여기서 사람이라도 죽일 셈이야? 여기가 어딘지는 알고 있지?” 천수홍이 흉악하게 말을 하며 냉소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방금 전 동완 도련님의 제안이 아주 좋은 것 같긴 해. 아내를 돌봐줄 사람에 한 명 더 추가하라고.” “어때요? 동완 도련님?” 그는 고개를 돌려 염동완을 바라보았다. 염동완은 웃으며 말했다. “물론이죠. 하지만 선착순이에요. 제가 먼저 말했으니 저 먼저...” 퍽! 둔탁한 소리와 함께 염동완의 웃음소리가 뚝 그쳤다. 천수홍의 몸전체가 갑자기 날아올라 “쾅”하고 벽에 부딪혔고, 흐물흐물 땅에 미끄러져 떨어졌다. 범죄자 몇 명이 급히 달려들어 천수홍을 부축했다. 천수홍의 입과 코에서 피가 흘러나왔고, 눈의 동공이 흐리고 초점이 흐트러진 것이 보였다. 한 범죄자가 손을 뻗어 천수홍의 콧김을 살피다가 안색이 갑자기 변했다. “형님이 죽었어요!” 천수홍을 부축하던 범죄자가 놀라 비명을 지르며 천수홍의 시체를 손에서 뿌리치고 뒤로 주저앉았다.감방 안 모든 범죄자가 공포에 질려 동혁을 쳐다보았다. ‘저 이동혁이 어떻게 손을 썼는지 보지도 못했는데 형님이 날아가더니 그냥 산 채로 죽어버렸어!’ “이동혁, 감히 지금 우리 앞에서 사람을 죽이다니.” 염동완은 동혁을 뚫어지게 노려보았지만 역시 겁에 질려 불안했다. “못할 게 뭐 있어? 이제 네 차례야.” 동혁은 웃으며 걸음을 옮겨 그를 향해 다가갔다. “저 놈을 막아!” 염동완은 도망치며 범죄자들을 향해 소리쳤다. 범죄자들이 동혁을 향해 달려들었고, 다음 순간 동혁을 중심으로 꽃이 피듯이 모두 동시에 날아가 벽에 부딪혀 땅으로 떨어졌다. 쾅! 염동완은 철문에 달려들어
“흥, 네 놈도 감히 사람을 죽이는데 난들 왜 못하겠어?” “걱정 마, 네 놈을 죽인 후, 난 네가 총을 빼앗아 도망치려 한 것처럼 현장을 꾸밀 거야. 게다가 넌 방금 두 사람을 죽인 중범이라고. 네 놈이 죽으면, 난 상부로부터 표창을 받을 뿐만 아니라, 동완 도련님의 뒤에 있는 분들도 내게 많은 포상금을 줄 거야!” ‘항상 자신이 죽을 자리인 줄도 모르는 바보들이 있지.’ 동혁이 우경필을 동정하며 쳐다보았다. “그럼 직접 쏘세요.” “지금 감히 나를 도발하는 거냐?” 그러자 화가 난 우경필은 주저하지 않고 방아쇠를 당겼다. 빵! 총소리와 동시에 우경필이 소리를 지르며 쓰러졌다. 그의 오른손 손바닥은 피와 살이 섞여 범벅이 되었고, 상처가 온통 새까맸다 방금 그의 손에 있었던 총은 이미 하나의 찌그러진 고철 덩어리가 되어 땅에 떨어졌다. ‘총을 터트리다니!’ “제가 말했잖아요. 총 쏘면 후회할 거라고.” 고통스러워하는 우경필의 비명을 듣고 있는 동혁은 마음속에 어떤 동요도 없었다. 우경필은 원래 총이 폭발한 것이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했지만, 동혁의 말을 듣고 이상하게 여겨 강한 고통을 참으며 물었다. “너, 이놈 대체 뭘 한 거야?” “이거요!” 동혁의 손에 온전한 담배꽁초가 들려 있었다. 우경필이 폭발한 총을 확인했는데 찌그러진 총몸통에 폭파된 솜뭉치가 있었다. 바로 담배꽁초의 필터였다. 우경필이 총을 쏘는 그 순간 동혁은 담배꽁초를 총입구에 쏘아 내부에서 폭발을 일으켰다. “너, 대체 뭘 한 거야?” 우경필이 또다시 같은 말로 물었는데 이번에는 믿지 못하겠다는 말투가 가득했다. 그는 이런 불가사의한 일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동혁은 다시 대답하기 귀찮았다. 총소리에 다시 한번 구치소 전체가 들썩였고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몰려들었는데 이번에 그 안에는 염동완과 천수홍의 사건을 처리하러 달려온 조동래도 있었다. “조 경감님, 어서 이놈을 잡아 쏴 죽여요.” 우경필은 바닥에 누워 동혁을 향한 원한 가득한 눈으로 눈
“예, 형님!” 현우상은 몸을 숙여 지시를 받고 돌아서 떠나려고 했다. “형님, 저희가 망원각에 심은 첩자의 보고에 따르면, 상대방은 이미 선도일에게 하산을 청해 구치소에서 이동혁을 죽여 장해조의 복수를 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20년 전, 선도일은 장해조의 수행경호원이었고, H시 제일의 킬러로 불렸어요. 단검을 다루는 실력이 굉장해서 H시에서 종횡무진 활약할 때에도 암흑가에 적수가 없었습니다.” “우상이가 먼저 선도일과 맞닥뜨리면 둘 다 손해 아닐까요?” 백세종이 말했다. 현우상은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돌려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선도일을 만나면 먼저 그놈을 죽일 거야!” 현우상은 H시에서 제일의 고수라고 자부해 20년 동안 은거한 선도일은 안중에도 없었다. 그는 진작부터 선도일을 만나고 싶어 했다. 염동철은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상아, 세종이 말이 맞아. 만일을 생각해 저격수 하나를 데려가라. 선도일이 H시 제일의 킬러라고 불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테니까.” 염동철도 현우상이 선도일을 죽이게 하려 했다. 장해조는 이미 죽었다. 현재 염동철이 강오맹에서 두려워하는 유일한 사람은 20년 동안 은거한 선도일이다. ‘오늘 밤 내친김에 선도일이라는 걸림돌을 없앨 수만 있다면.’ ‘이후 강오맹을 병합하는 계획은 더욱 순조롭게 진행될 거야!’ “괜찮습니다. 저 혼자 그놈을 죽일 수 있어요!” 현우상은 그대로 고개를 돌려 가버렸다. 그는 특히 선도일 같은 암흑가의 이름난 고수를 상대하는 대해 나름 자존심이 강했다. 근처에 저격수를 매복하는 일은 그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허, 우상이 놈, 여전히 자존심 세군.” 염동철은 쓴웃음을 지으며 백세종을 바라보았다. “세종이 네가 가서 잘 살펴라.” “네, 형님.”백세종은 저격수를 근처에 매복시키라는 염동철의 뜻을 알아챘다. 현우상은 염동철 부하 중 제일 고수이기 때문에 그에게 어떤 실수도 허락할 수 없었다. ... 밤. 달빛은 어둡고 바
“꺼져!” 선도일은 담담하게 한마디 말만 하고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관리구역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흥, 내 이름도 안 물어보나?” 현우상은 눈에서 맹렬한 빛이 솟아올랐고 선도일의 경멸적인 태도에 화가 치밀었다. “죽은 사람의 이름까지 내가 알 필요가 없으니까.” 지금 선도일과 현우상의 거리는 10걸음 밖에 안 됐다. 현우상은 강철도를 들고 살기를 드러냈다. “선도일, 네 놈이 죽기 전에 내 이름을 물어볼 기회를 주마...” 말이 채 끝나지도 않았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현우상에게서 10걸음 떨어져 있던 선도일이 순간 그의 앞에 나타났다. “쒹!” 단검이 다가왔다. “네 놈...” 현우상은 두 눈을 크게 뜨며 마치 귀신을 보는 것 같이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다음 말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한 머리가 통째로 날아가 그대로 잔디밭으로 굴러갔다. 머리가 없는 현우상은 2초 동안 그대로 서 있었다. 목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자 그제야 현우상의 몸이 쓰러졌다. 왼쪽 담벼락에 있던 저격수의 리더는 완전히 어리둥절했다. 그는 운동장 안이 어두컴컴해 시야 확보가 되지 않아 한 사람이 쓰러져 죽는 것만을 보았다. 죽임을 당한 것이 선도일인지 아니면 자기편 현우상인지도 몰랐다. 그때 선도일이 검을 들고 계속 앞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는 비로소 순식간에 죽음을 맞이한 것이 현우상이라는 것을 알았다. 한동안 그는 선도일을 총으로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려야 할지 말지 고민했다. 생각한 끝에 휴대폰을 꺼내 염동철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했다. [우상이가 죽었다고?] 반대쪽의 백세종은 저격수의 말을 듣고 아연실색했다. 선도일이 검 한 번으로 현우상을 시체로 만들었다는 말을 듣고는 놀라 갑자기 숨을 들이마셨다. ‘현우상은 그냥 무명의 일반 고수가 아니야. 형님 밑에 있는 제일의 고수인데?’ 현우상은 염동철이 암흑가 은둔 고수가 될 때까지 수많은 공을 세웠다. H시 전체에서도 저승사자라고 불린다. 그러
“당신은 저를 죽일 수 없어요.” 동혁은 뒷짐을 지고 서있었고, 선도일의 말은 동혁의 마음에 조금의 동요도 일으키지 못했다. 선도일이 콧방귀를 뀌었다. “그런 말은 나도 여러 번 들었는데, 매번 그 말을 했던 사람은 다 죽었어.” 동혁이 갑자기 좌우 담을 보고 표정을 찡그렸다. 선도일의 얼굴도 동혁과 거의 같았다. 고개를 돌린 동혁이 담담하게 말했다. “한쪽에 10명씩, 그럼 우리 내기할까요? 누가 먼저 저 놈들을 처리하는지요? 만약 당신이 지면 그대로 돌아가세요!” 동혁은 선도일은 죽일 마음이 없었다. ‘이 사람에게 이런 실력 있으니 분명 장 회장님의 최측근일 거야.’ ‘내가 장 회장님을 죽이지 않은 이상 회장님 주변 사람들을 죽여 원수를 맺을 필요가 없어.’ 물론 그것도 상대방의 눈치가 빨라 얌전히 물러나야 가능했다. 그렇지 않으면 동혁은 자신을 찾아온 킬러가 장해조 본인이라도 죽일 수밖에 없었다. “네 놈처럼 자신만만한 젊은이를 본 지 오래야.” 선도일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네 놈이 먼저 움직여라.” 찌익! 동혁은 옷을 찢어 두 눈을 가리며 말했다. “저는 저보다 어른을 항상 공경해서요.” 선도일은 눈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이를 악물고 냉소했다. “그래, 네 놈 두고 보면 알겠지.” 선도일은 말을 마치면서 먼저 출발해 바로 담으로 돌진한 다음, 밑을 따라 왼쪽 담장으로 향했는데 그 속도가 귀신같이 빨랐다. 동혁은 웃으며 반대 방향인 오른쪽 담장을 향해 갔다. 왼쪽 담장. 저격수의 리더가 총을 꺼내 들고 입가의 헤드셋에 대고 말했다. “세종 형님의 분부다. 운동장에 있는 두 사람을 모두 사살해. 당장!”철컥! 철컥! 열 개의 총구를 동시에 담장 밖으로 내밀고 선도일과 동혁이 있던 곳을 향해 조준했다. “어, 어디 갔지?” 한 저격수가 의아해하며 말했다. 쉭! 안쪽 담장 밑, 저격수 리더 쪽에서 선도일이 솟아올라왔다. 선도일은 상승 중 손에 있던 단검을 휘둘렀고 저격수 리더의 머리가 목에서 분
“당신은 형님을 죽은 게 염동철의 짓이라고 생각합니까? 아니면 강오그룹 내부자의 짓이라고 생각합니까?” 동혁은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다. 이 모습은 오히려 선동일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그는 의아해하며 말했다. “그러니까 당신 말은 강오그룹에 아직 내부자가 있다는 뜻인가요?” “전 어제 장 회장님과 차를 마실 때 회장님이 중독됐다는 사실을 알려드렸어요.” 동혁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건 매우 오래된 독으로 천기라고 합니다. 천기독은 독약과 독인으로 나누어져 있어요. 독약은 중독자의 체내에 장기간 잠복하면서 길게는 3년, 짧게는 반년, 점차 경맥을 망가뜨리지만 몸이 점점 허약해진다는 것 외에는 그다지 강한 느낌이 들지 않아요.” “그리고 독인과 독약이 만나면 중독자는 바로 즉사합니다.” 장해조가 언제 천기독에 중독됐는지는 알 수 없었다. 거기에 천기독에 중독된 사람이 언제 죽는지는 독을 넣은 사람이 결정할 수 있었다. “장 회장님이 죽은 그때에는 가깝고 믿을 수 있는 사람만이 회장님에게 접근할 수 있었기 때문에 회장님에게 독인을 사용했다는 것은 곧 강오그룹 내부자의 짓이라는 말이에요.” 동혁의 말이 끝나자 선도일은 눈에서 살의를 드러냈다. “그 내부자를 찾아내어 형님의 원수를 갚겠소!” 이 말을 한 후 선도일은 바로 담아래로 뛰어내려 사라졌다. 동혁은 그대로 시선을 돌리고 휴대폰을 꺼내 조동래에게 전화를 걸었다. “시신 치우라고 하세요.” 곧 양쪽 담벼락의 시체들이 말끔히 정리되었다. 이번에도 조동래가 직접 사람을 이끌고 와서 시커먼 시신들을 수습했다. 조동래는 눈으로 현우상 목이 매끄럽게 잘린 것을 확인하고는 수많은 살인사건을 봐왔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도 모르게 놀라 숨을 들이마셨다. “선도일, 역시 20년 전에 H시를 주름잡던 킬러야!” 하지만 조동래의 눈에는 그런 선도일을 손을 쓰지도 않고 자진해서 물러나게 한 동혁이 더욱 대단했다.조동래는 경외의 눈을 하고 동혁에게 다가가 물었다. “이 선생님, 현우상의 시체는
“형님, 이제 염동철의 부하 중 제 일인자인 현우상이 죽었으니 염동철은 이빨 빠진 호랑이나 마찬가지예요.” “저와 용구가 학수 등을 데리고 가서 바로 그 늙은이를 죽여버릴까요?” 김대이는 허리를 굽히고 동혁의 곁에 서서 뻔뻔스럽게 물었다. 옆에 서있는 박용구의 눈에도 기대감이 떠올랐다. 하루 만에 H시 암흑가의 구도가 급변했다. 장해조가 죽었다. 염동철도 한 팔을 잃고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었다. 김대이와 박용구 두 사람은 마치 생선 냄새를 맡은 고양이처럼 자신들에게 기회가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은 이 기회를 틈타 장해조와 염동철, 기존 암흑가의 두 은둔 고수 대신 자신들이 새로운 암흑가의 두 은둔 고수가 되려고 했다. 하지만 그전에 두 사람은 동혁의 동의를 받아야 했다. 만약 동혁의 지지가 없었다면 염동철도 장해조도 이미 손짓 한 번에 김대이와 박용구의 조직을 없애버릴 수 있었을 것이다. 다행히 지금 염동철이 동혁에게 미움을 사서 죽음을 자초했다. 동혁도 김대이와 박용구의 생각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럼 너희들이 학수 등을 데리고 블루산장으로 한 번 가봐.” “염동철이 순순히 말을 들으면 살려주고, 말을 듣지 않으면 너희들이 마음대로 해.” “예, 형님!” 김대이와 박용구는 크게 기뻐하며, 즉시 현우상의 시체를 가지고 신나게 떠났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초라하게 되돌아왔다. “형님, 저희의 무능을 용서하세요!” 김대이와 박용구는 창백한 얼굴로 동혁 앞에 와서 무릎을 꿇었다. 이 모습을 보고 동혁은 자신이 하고자 했던 일이 이 두 사람에 의해 망쳐졌다는 것을 알았다. “말해봐, 어떻게 된 거야?” 동혁은 담담하게 말했지만 그들을 일으켜 세우지는 않았다. “형님, 저희가 염동철 그 개X식의 함정에 걸렸어요.”김대이가 부끄러운 표정을 지으며 일어났던 일을 설명했다. 김대이와 박용구가 블루산장에 도착한 후 김학수 등 노병 6명에게 쳐들어가게 했다. 염동철의 부하들은 고수들이 많았지만 이미 죽은 현우
선도일이 블루산장에 쳐들 왔다는 소식에 염동철의 간담이 서늘해졌다. 그는 김대이와 박용구 같은 두 바보같이 선도일을 다루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급히 부하들을 버리고 백세종과 함께 블루산장을 탈출했다. 그렇게 염동철은 행방불명이 되었다. 덕분에 김대이와 박용구는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허둥지둥 블루산장을 나온 그들은 가장 먼저 돌아와 동혁에게 사실을 보고했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동혁의 표정은 평온했다. 염동철이 자신의 입으로 장해조를 독살했다고 고백했다는 말을 듣고서야 뜻밖의 흥미가 생겼다. “그러니까 천기독을 염동철이 만들었다는 말이지?” 천기독은 일반 약사가 제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오래된 독은 아는 사람조차 많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일부 오래된 의약가문에서 입으로만 전해져 내려왔다. 그래서 세상에서 천기독을 제조할 수 있는 사람은 더더욱 손에 꼽았다. 동혁도 자신을 키워준 늙은 스승의 입에서 천기독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염동철이 천기독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그 내력이 작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대이와 박용구가 그런 상대방의 손에 당했으니 억울한 일은 아니었다. “일어나.” 동혁이 손짓을 했다. 김대이와 박용구는 서로를 쳐다보면서도 감히 일어서지는 못했다. “형님, 이번에 저희가 너무 무능하게 일을 처리했어요. 돌아가면 암흑가 형제들을 동원해서 전 지역을 이 잡듯이 뒤져서라도 염동철 그 늙은 개X식을 찾아내겠습니다!” “맞아요, 형님. 저희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두 사람은 일을 잘못 처리해 동혁이 자신들에게 실망했다고 생각하고 무릎을 꿇은 채 열심히 소리쳤다. 지금 그 두 사람은 동혁에 대한 충성심을 증명하기 위해 심장과 폐라도 꺼내지 못해 한스러울 따름이다. “내가 일어나라고 했잖아!” 동혁은 차갑게 두 사람을 째려보았다. 두 사람은 온몸을 부르르 떨며 전전긍긍하며 바닥에서 일어섰다. “염동철의 일은 그냥 내버려 둬. 너희는 그의 적수가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