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혁이 평범하고 특이한 점이 없는 것을 본 왕용비는 동혁을 무시하며, 뜻밖에도 그 자리에서 요구할 급여 금액을 올렸다. 동혁은 담담히 말했다. “항난그룹은 전문 보안 부서를 만들려고 합니다. 용비무술학교 학생들의 종합적인 자질만 충분하다면 1조 원도 줄 수 있어요.” “그런데 이 학생들은...” 동혁은 제대로 서 있지도 않은, 그저 껄렁껄렁한 무술학교 학생들을 힐끗 쳐다보며 가볍게 웃었다. “여기 있는 학생들을 보니, 많아야 한 달에 10만 원을 줄 수 있겠는데요?” 동혁의 말은 왕용비 등에게 매우 모욕적이었다. “저 개X식이 죽고 싶나? 이리 와 아주 내가 죽여줄게!” 200명의 무술학교 학생들이 즉시 발끈하여 모두 리펑을 향해 험악하게 소리쳤다. “백항서, 그럼 학생들에게 네 놈의 항난그룹을 한 번 손보라고 해줄까? 그래서 직접 1조 원의 가치를 증명해 주마!” 왕용비는 화가 난 얼굴로 이를 갈며 소리쳤다. 말을 마치고, 그는 무술학교 학생들에게 항난그룹을 부숴버리라고 명령할 작정이었다. 바로 그때! “왕용비, 지금 감히 항난그룹에 손만대 봐, 그러면 용비무술학교를 H시에서 아주 사라지게 해 주겠어!” 담담하고 중후한 목소리가 갑자기 왕용비의 뒤에서 들려왔다. 왕용비의 온몸이 움찔하더니, 얼굴빛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 왕용비는 너무 놀라 뻣뻣해진 고개를 돌려 홀 입구에 나타난 중년 남자를 보았고, 눈꺼풀이 심하게 흔들렸다. “장해조? 큰형님이 어떻게 여기에?” 왕용비는 마치 쥐가 고양이를 만난 듯 이전의 오만함은 사라지고 목소리마저 힘없게 변했다. H시에서는 장해조가 큰형님이라고 불릴 자격이 있었다. 20년 전만 해도 암흑가를 주름잡았고, 직접 강오맹을 만들더니, 그 후 강오그룹의 암흑가 은둔고수로 변모한, 장해조! “심천미의 그 양아버지?” 동혁이 눈썹을 찡그렸다. 암흑가 은둔 고수로 불리는 장해조의 신분은 동혁에게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동혁은 단지 상대방이 천미의 양아버지라는 것만 알고 있었다. 천미가
동혁이 왕용비를 보내지 않으려 하자, 장해조는 눈살을 찌푸렸다. 장해조의 뒤에 있던 경호원은 즉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백 회장님, 왕용비는 장 회장님의 얼굴을 봐서 돌아가려고 하는 겁니다. 제 생각에는 이 정도 호의는 그냥 받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경호원이 보기에 장해조는 이미 왕용비에게 돌아가라고 했다. 왕용비도 장해조의 체면을 세워주며 빨리 돌아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이 일은 아주 간단히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동혁은 오히려 상대에게 남으라고 말했고, 잠자코 있을 뜻이 없었다. ‘이건 오히려 우리 장 회장님의 체면을 무시하는 건데.’ H시에서는 합법적으로 시장이, 불법적으로는 암흑가 두목이 최고 권력이다. 그러니 일반적으로 돈이 많든 적든,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든 장해조의 체면을 세워주게 정상이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남에게 자기 생각을 강요하는 건 아닌 거 같은데요? 장 회장님, 회장님 부하들은 이 정도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군요.” 동혁은 그 경호원을 쳐다보지도 않고, 그저 장해조에게 말했다. “왕용비가 사람들을 데리고 개명식에 와서 소란을 피우고, 내 죽은 형제를 사람들 앞에서 모욕한 일은 단순히 꺼지라는 한마디로 끝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백항서, 네놈은 예의가 없군!” 경호원은 화가 나서 동혁에게 손가락질을 했다. “장 회장님의 말 한마디에 담긴 힘이 얼마나 큰데! H시의 모든 사람들이 아는 사실을, 네놈이 감히 그런 회장님의 말을 무시하는 거야...” 짝! 순간 뺨을 한 대 맞은 경호원은 자신의 말을 다 할 수 없었다. “꺼져라! 여기는 네가 낄 자리가 아니야!” 장해조는 손을 거두고, 화를 내지 않으면서 스스로 위엄을 세우려 했다. 경호원은 감히 장해조의 말을 거역할 수 없었고, 분노한 상태로 동혁을 쳐다보고는 고개를 돌려 나갔다. “그럼 당신들 사이의 일에, 저는 관여하지 않겠습니다.” 장해조는 동혁이 방금 한 말에 조금도 화를 내지 않았다.그저 태연하게 한
“백항서, 내게는 200명의 무술을 배운 학생들이 있어. 네가 나를 빌려 위엄을 세우려면 적어도 600명의 군인을 찾았어야 해!” 왕용비는 동혁이 부른 군인들을 안중에 두지 않았다. ‘군기가 아무리 잘 서있다고 해도 그게 잘 싸운다는 건 아니지.’ ‘그런데 고작 100명 가지고, 나를 빌려 위엄을 세운다고 한 거야? 정말 꿈도 야무지군.’ ‘그럼 혹시 내 말대로 600명의 군인을 데려오는 거 아니야?’ 왕용비는 이것이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동혁이 직접 군부에서 병력을 이동시킬 수 없는 한 그런 일은 분명히 불가능했다. 동혁은 왕용비의 말을 무시한 채 고개도 돌리지 않고 물었다. “여기 무술학교 학생들을 정리하는 데 몇 명이면 되겠나?” “보고합니다! 30명이면 충분합니다!” 그러자 왼쪽에 서있던 50명 중 맨 앞에 있던 전역한 군인이 큰소리로 대답했다. 전역 전 백야특수부대 중대장으로 근무했던 선문용이었다. 원래 그는 제대 후에도 찾는 곳이 많았고, 재산 2조 원 재벌의 경호원이 되었다. 동혁이 항난그룹에 전문적인 보안 부서를 만들겠다고 하자, 고동성은 즉시 그를 떠올렸다. 전화 한 통에 선문용은 즉시 후한 대우를 받는 경호원을 그만두고 항난그룹으로 왔다. 그는 이 백야특수부대에서 전역한 군인들을 이끌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좋아, 그럼 30명, 시간은 2분 주면 충분한가?” 동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고, 이 전역한 군인들의 전투력을 관찰하고 싶었다. “충분합니다!” 선문용도 동혁에게 자신 같이 전역한 군인들의 전투력을 보여주고 싶었기에, 따로 사람을 선별할 것도 없이, 돌아서서 바로 아무렇게나 30명을 골랐다. “이상 30명 나와!” 즉시 30명의 전역한 군인들이 무리를 지어 나왔다. 아직 이렇다 할 활약 기회를 얻지 못한 나머지 군인들은 아쉬운 표정이었다. 왕용비는 이 말들을 듣고 화가 나서 펄쩍 뛰었고, 그는 이 전역한 군인들의 실력을 무시했다.그는 바로 고개를 돌려, 무술학교 학생들을 향해 힘껏
하지만 왕용비가 아무리 발을 구르며, 외쳐도 상황은 되돌릴 수 없었다. 30명의 전역한 군인이 170명의 무술학교 학생들 무리 속으로 뛰어들었다. 마치 사냥한 지 오래된 굶주린 늑대 떼가 양 떼 속으로 뛰어들어 간 것 같았다. 전역한 군인들이 백야특수부대에 있을 때 배운 것이 이 늑대전술이다. 젊은 혈기에만 의지해 용감하게 싸우는 무술학교 학생들은 흉포하고 굶주린 늑대들의 적수가 될 수 없었다. 왕용비는 자신이 믿고 있던 무술학교 학생들이 하나둘씩 땅바닥에 나뒹구는 것을 그저 지켜만 보았다. 그의 안색은 이미 당혹함으로 어두워졌고, 금방이라도 식은땀이 흘러 떨어질 것 같았다. 풀썩! 마지막까지 버티며 서 있었던 십여 명의 무술학교 학생들이 동시에 바닥에 쓰러졌다. 30대 200의 비율로 인원수에서 차이가 컸던 이 싸움은 단 1분 40초 만에 완전히 끝났다. 홀에는 쓰러져 누운 무술학교 학생들로 가득했다. “보고합니다. 회장님, 저희 임무를 완수했습니다!” 30명의 전역한 군인들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이었고, 숨도 거칠게 쉬지 않았다. “훌륭해! 너희 모두 입사 시험 통과다.” 동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난처한 표정을 짓는 왕용비를 바라보았다. “교장님, 어때요? 내가 당신을 빌려 위엄을 세울 실력이 있지 않나요?” “백항서, 너 이 자식, 우쭐대지 마!” 왕용비는 지금 당황하기 짝이 없지만, 여전히 이를 악물고 억지를 부렸다. “나는 우리 학생들을 데리고 정상적으로 구직하러 온 거야. 그런데 네 그룹의 경호원이 학생들을 때렸어. 지금 내가 경찰에 신고만 하면, 네 놈들은 바로 극악무도한 세력이 되는 거야!” “지금 억지 부리는 겁니까?” 동혁은 경멸하듯이 왕용비를 바라보며, 그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이동혁, 지금 뭐 하려고? 날 치려고?”동혁이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것을 본 왕용비는 눈초리가 매섭게 바뀌며, 주먹을 들어 동혁을 향해 세차게 뻗었다. 무술학교를 설립한 만큼, 왕용비의 실력은 역시 상당했다. 모래주머니만 한
“어, 저게 뭐야?” “사람, 사람이 버려진 거야!” 많은 사람들이 외치는 소리 속에서 그 형체는 무릎을 꿇은 자세로 수소야가 있는 무대에 세게 부딪히며 쓰러졌다. 무대 전체가 진동했다. 수소야는 깜짝 놀라 직원 몇 명과 함께 멀리 떨어졌다. “왕용비 교장?” 그들은 쓰러진 사람을 자세히 보고 다시 한번 깜짝 놀랐다. “왕용비 교장이다. 왜 저렇게 비참한 꼴이 되었지? 학생들은 자기들 교장이 저렇게 될 때까지 뭐 한 거야?” 무대 아래에서 깜짝 놀라 소리쳤다. 모두가 빌딩 안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왕용비가 어떻게 이 모양으로 변했는지 궁금해하고 있을 때였다. 경호 제복을 입은 전역한 군인들이 하나둘씩 항난그룹 입구에 나타났다. 그러더니 한 사람당 두 명의 무술학교 학생을 양손에 들고, 쓰레기봉투를 던지듯 밖으로 내던졌다. 이 모습은 무려 1분여 동안이나 이어졌다. 모두가 멍하니 지켜보는 동안, 왕용비가 데려온 무술학교 학생들은 자신들의 교장처럼 항난그룹 밖으로 내던져졌다. 200명의 무술학교 학생들이 항난그룹 입구에 어지럽게 널려졌다. 무대 아래는 지금 쥐 죽은 듯 고요하기만 했다. [사장님, 계속 진행해요.] 동혁의 전화에 놀라 정신이 든 수소야는 이전에는 없었던 안정감을 느꼈다. 심호흡을 한 후, 그녀는 마이크를 다시 잡았다. “여러분, 죄송합니다, 방금 잠시 해프닝이 좀 있었습니다. 이제 정식으로 광도그룹이 항난그룹의 이름으로 바뀌게 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이보다 더 강력한 선언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무대 위에 무릎을 꿇은 채 한참 동안 고개를 숙이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왕용비를 바라보며, 무대 아래의 초대된 기자들은 모두 몰래 감탄을 내뱉었다. ‘항난그룹의 재건은 이미 막을 수 없어.’ ‘3대 가문조차도 막지 못했어.’ 소란을 피우기 위해 3대 가문은 왕용비를 보내 무술학교 학생들과 함께 개명식을 깨뜨리려 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런 굴욕적인 방법으로 혼쭐이 났다. 소란을 피우기는커녕 오히려
“무술학교 학생들이 전역한 군인들의 일자리를 빼앗으려고 해서, 당연히 거절했고, 학생인 걸 봐서 적당히 혼을 내준 거라 합니다.” 조씨 가문의 집사가 경찰서의 회신을 보고하자, 조구영은 화가 나 찻주전자를 내던져 산산조각 냈다. ‘군부와 관련된 일은 보통 매우 민감하니, 지방에서도 분명 관여하고 싶지 않은 거야.’ 무술학교 학생들이 얻어맞은 게 모두 헛수고가 되었다. 3대 가문의 가주들도 이번일에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백항서가 무슨 점쟁이라도 되나? 어떻게 우리가 무술학교 학생들을 보낼 것을 알아서 미리 계획을 세워놓고, 사사건건 우리를 저지하는 거야!” 세 가주는 매우 의아해했다. “차라리 드론을 날려 백항서의 모습을 몰래 촬영해 어떤 인물인지 확인이라도 하자고.” 조구영은 이를 갈며 항난그룹 현장에서 드론을 조종하는 사람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이어서 세 가주는 모두 스크린을 응시했다. 그런데, 드론이 항난그룹 빌딩으로 날아들려고 할 때, 갑자기 스크린이 캄캄해졌다. ‘왜 갑자기 화면이 어두워졌지?’ ‘설마 백항서에게 들켜서 우리 쪽 사람들이 또 당했단 말인가?’ “회장님, 항난그룹 구역이 드론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되었고, 그래서 저희 드론 장비와 사람들이 모두 구금됐다고 합니다!” 집사가 울상을 지으며 보고했다. “뭐라?” 세 가주의 얼굴이 흉하게 일그러지며, 표정들이 하나같이 좋지 않았다. ‘오늘 우리가 날을 잘못 잡은 건가? 왜 모든 일이 다 이렇게 안 풀리는 거지?’...“흥, 그 늙은 개 세 마리가 내가 드론을 이용한 방법을 흉내 내다니, 날 따라오려면 한참 멀었어.” 항난그룹에서 동혁은 200만 원에 달하는 드론을 손에 잡히는 대로 형편없이 부수며 넝마처럼 만들어 버렸다. 동혁은 3대 가문이 드론을 사용해 정찰하는 것이, 그가 지난번에 드론으로 수선화를 잡은 것을 흉내 낸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쉽게도 3대 가문이 보낸 사람들은 바보같이 드론을 가지고 겨우 날릴 수 있는 수준에 불과했다. 그래서 동혁은
개명식은 성황리에 끝났다. 항난그룹이 3대 가문에게 선전포고를 했다는 소식도 동시에 전해졌다. 게다가 성세그룹, 시청, 강오그룹으로 구성된 성시강연맹도 3대 가문에 맞서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사람들은 놀랍게도 지금의 3대 가문과 뜻밖에도 모두가 싸우자고 덤비는 것을 발견했다. H시의 지배세력이 변할 수 도 있었다. 이런 소식들을 접한 3대 가문은 보기 드물게 침묵을 지켰다. 3대 가문의 가주에게 이것은 이미 예상했던 일이었다. 당연히 압박감을 느꼈지만, N도 군부 총지휘관인 심석훈의 임관식에 희망을 거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었다. 항난그룹 입구. 200명의 무술학교 학생, 그리고 왕용비는 사태를 수습하러 온 경찰들에게 끌려갔다. 왕용비 등을 체포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그곳에 계속 누워있으면 또 무슨 일이 생길까 봐 조치한 것이다. “세화야, 우리도 가자. 아쉽게도 그 백항서 회장을 만나지 못했네. 정말 이 사람은 비밀이 가득해, 도대체 어떤 인물인지 정체를 모르겠어!” 천미는 기지개를 켜고 일어섰고, 하얗고 날씬한 아랫배가 노출되자, 옆에 있는 남자가 힐끗 보고 눈빛이 뜨거워졌다. 천미는 강오그룹 대표로 개명식에 참석했다. 심심할까 봐 단짝 친구인 세화를 데려왔다. 세화는 원래 세방그룹의 일로 바빴는데, 천미가 조르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그녀와 함께 오겠다고 승낙한 것이다. 둘은 무리 속에서 개명식의 전 과정을 모두 지켜보았다. 모두 헛걸음한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언니, 방금 그 백항서 회장이 왕용비를 던졌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내 눈엔 어째서 그 회장의 모습이 그렇게 익숙한지, 마치 동혁 씨 같았어.” 세화가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천미는 어리둥절해서 세화를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길고 둥근 손바닥을 내밀어 그녀의 이마에 툭 대었다.“열은 안나는 데 얘가 왜 헛소리를 해? 네가 계속 정신을 딴 데 팔고 있다고 했더니, 방금까지 이동혁이 백항서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는 거였어?”천미가 웃으며 말했다.
“세화야, 생각해 봐라, 동혁이 백항서라면 그저께 밤에 하강원 패거리가 감히 케이크를 얼굴에 던질 수 있었겠어?” 천미는 동혁을 경멸하며 쳐다보았다. 동혁이 백항서와 동일인이라는 사실을 천미는 죽어도 믿지 못했다. ‘백항서는 터프하고 결단력이 있는 사람이야.’ ‘3대 가문의 회사를 빼앗고, 왕용비를 개명식에서 무릎 꿇게 해, 공개적으로 3대 가문의 체면을 구겼으니까.’ 천미 자신조차도 피가 끓어오르는 것을 느끼며 은근히 감탄했다. ‘그런데 이동혁은?’ ‘하강원 등에게 케이크로 얼굴을 맞고도 감히 반격조차 하지 못했어.’ 당시 그녀는 영상을 보고 화가 나서 세화 대신 심한 욕을 몇 번이나 했었다. ‘백항서와 이동혁 두 사람은 하늘과 땅의 차이야.’ “그저께 일은 하강원 패거리들이 천미 씨처럼 사람을 얕잡아봤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에요.” 동혁의 표정이 가라앉았다. “하지만 천미 씨는 알고 있고 있죠? 그날 저녁 생일 파티에 참석한 그 임원들은 모두 쫓겨났고, 그들을 해고하기로 한 결정을 바로 제가 한 겁니다!” 동혁은 천미가 세화 앞에서 자신을 비하하는 것을 그냥 둘 수 없었다. 남편이 가장 친한 친구에게 조차 무시당하면 세화가 슬퍼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자 세화가 재빨리 물었다. “언니, 동혁 씨 말이 사실이야? 하강원 그 사람들이 정말 해고됐어?” “그래, 해고됐어!” 천미는 동혁을 힐끗 쳐다보았다. “근데 내가 항난그룹에 아는 임원에게 들으니 그 사람들은 백항서 회장에게 무례하게 행동해서 해고되었데. 백 회장이 임원회의에서 직접 해고시킨 거라 이 놈을 괴롭힌 것과는 아무 관계가 없어.” “그래도 괜찮아!” 그날 밤 동혁을 괴롭혔던 사람들이 모두 해고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세화는 기뻤다. 동혁은 어이가 없었다. 천미가 한 말은 바로 어제 임원 회의에서 동혁이 직접 한 말이었다. ‘뜻밖에도 내가 했던 말이 이 여자에게 좋은 반박거리를 준 게 되었네.’ “이동혁, 넌 앞으로 허풍 좀 작작 쳐라. 능력이 없으면 그만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