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도 관제탑의 회복도 아주 빨랐다. 기장의 헤드셋에 나타난 사람은 한 여자인데, 완전히 전형적인 관제사 말투였다.관제탑의 문의는 아주 직설적이다. 왜냐하면 항공편의 이륙과 착륙은 모두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국민들의 항공편은 엄격하게 통제를 강화해야 하고, 반드시 관제탑을 통해야만 이륙하거나 착륙할 수 있다는 것이다.만약 항공편에 VIP 신분의 승객이 있다면, 신분과 자격을 물어서, 그를 위해 이 모든 것을 조정할 자격이 있는지 물어봐야 한다.신분이 부족하면 여전히 항공 관제에 엄격히 따라야 하고, 신분이 통과되면 특별 대우를 받을 수 있다.물론 가장 대단한 것은 인물의 지위가 높을수록 조치도 빠르다는 것이다.이 점은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일이기는 하지만, 용국의 항공업계에 이미 수십년 동안 존재해왔다.다만 일반인은 알 수도 없고, 접할 수도 없기 때문에 모를 뿐이다.전용기의 기장은 관제탑의 문의를 들은 후, 또 시간을 보았다. 그는 궐주의 시간이 촉박해서 너무 오래 지체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바로 관제탑의 직원에게 말했다.“임페리얼의 궐주이자 임페리얼왕이다, 즉시 조치하라!”경도 관제탑의 관제사는 이런 무서운 신분을 듣자, 안색도 변할 정도였다. 특히 그녀의 옆에 있던 한 관제사는 이 말을 들은 후 더욱 급히 그녀에게 말했다.“빨리,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즉시 시간을 조치해서 임페리얼왕의 전용기가 이륙할 수 있게 해!”한 해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많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이 뜻밖에도 임페리얼왕의 전용기에 조치를 해야하는 상황은, 수년 동안 만나기 어려운 일이었다.그리고 특별히 급한 일이 아니라면 이런 서비스와 우대를 특별히 요구하지 않는다.하지만 임페리얼왕의 전용기에서 이렇게 요구한 이상, 필연적으로 임페리얼왕이 경도
“사형도 그 일 때문이예요?” 진루안은 의아하게 맞은편에 앉아 있는 둘째 사형 이상건을 바라보았고, 얼굴에는 의아하면서 불가사의하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는 이상건도 뜻밖에도 이 일에 관심을 가질 줄은 몰랐다. 이것은 다소 상식에 맞지 않는 것 같다. 왜냐하면 이상건의 신분과 그의 일은 이 일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그는 나와 완전히 달라. 나는 신분과 지위가 여기에 놓여 있기 때문에 전혀 좌시할 수 없지만, 이 일은 둘째 사형과는 확실히 관계가 없어.’진루안의 말을 들은 이상건은 또 진루안의 얼굴에 가득한 의아한 기색을 보면서, 담담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진루안이 왜 의아하게 생각하는지 알고 있었다. 이치상으로 보면, 자신은 확실히 이 일과 무관했다.‘결국 이국의 초계기가 용국의 해안선을 따라 순찰하면서 탐사하러 온 것은 사업가인 나와는 상관이 없어.’‘그러나 겉으로 그렇다고 해서 실제로도 그런 것은 아니야.’“내게 해상 투자 프로젝트가 있는데, 이번에 이런 사건이 발생해서 내 이익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당연히 관여해야 해.”이상건이 이렇게 말할 때, 표정은 전혀 어색하거나 망설이지 않으면서 자연스러움이 가득했다.국가 앞에서도 여전히 그의 사업을 언급하고, 고려하는 것도 여전히 그의 돈과 자본이다.이상건의 말을 들은 진루안은 참지 못하고 마음속으로 약간의 불만을 느꼈다. 특히 이 말은 여전히 상건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어서 더욱 분노가 많아졌다.“둘째 사형, 설마 사형의 눈에는 국가의 안위가 당신의 프로젝트보다 못한 거예요?”진루안의 이 말은 직설의 극치라고 할 수 있다. 이상건의 체면을 전혀 세워주지 않았고, 그에게 어떤 여지도 남겨주지 않았다. 완전히 이상건의 이 말은 진루안의 마음을 매우 불편하게 했다.이상건은 아무런 난감한 뜻도 없었고 진루안의 경솔함을 탓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두 사람이 처한 신분과 각도가 다르고, 이 일을 대하는 마음도 다르기 때문이다.진루안은 용국 군대의 혼이자 용국의
이상건은 의미심장하게 진루안을 바라보며 말했고, 진루안의 어깨를 두드려 주면서 좀 넓게 생각하라고 했다.진루안의 얼굴에는 어쩔 수 없이 괴로움이 좀 더 많아졌다. 그가 결코 이런 이치를 모르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아주 어렵다.‘다 용국 사람이고, 이 모든 걸 바꿀 능력이 있는데 왜 안 바꾸지? 왜 그 발전을 내버려 두는 거야? 왜 용국이 이렇게 큰 존엄의 위기를 겪도록 내버려 두어야 해?’‘이 상인들이 정말 나쁜 걸까?’진루안은 이해할 수 없었고, 생각도 하지 않았다.그는 상인이 아니다. 서경아는 비록 상인이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도 애국심이 있다. 이것은 진루안이 다행스럽게 여기는 점이다.“도가 다르면 서로 도모할 수 없어요. 둘째 사형, 우리 사이에는 정말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점점 적어지고 있어요.”진루안은 감개무량해질 수밖에 없었고, 7년 전 그때가 그리워졌다. ‘그때 나는 둘째 사형의 엉덩이 뒤를 따르면서, 얼마나 편안했는가?’그러나 지금 그는 용국의 전신이 되었고, 둘째 사형은 글로벌 사업을 진일보 발전시켜야 해서 두 사람의 관점도 갈수록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이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야. 익숙해질 수밖에 없어.”이상건은 왜 탄식하지 않고 감개무량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정말 방법이 없다. 그는 자신의 주주들을 위해 책임을 져야 한다. 그는 자신의 사업왕국 아래에서 생존하려는 수천, 수만 명의 직원들의 생존을 위해 책임을 져야 한다.‘그들은 밥을 먹고, 임금을 받고, 발전하고, 생활해야 해.’ 이 모든 것은 이상건이 책임자다. 그는 용국의 소위 국가 안위가 아니라, 이 사람들을 위해 책임을 져야 한다. 국가의 안위와 그는 무슨 관계가 있는가? 언젠가 용국에 척박한 상황이 닥친다면, 그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수조 원, 심지어 수십조 원이라도 기부할 것이다.‘지금은 아니야, 아직 그 정도는 아니야.’‘진루안 같은 사람이 있으면 충분해.’두 사람의 감개무량함이 결코 이 전용기의 비행 속도를 막을 수는 없
외국의 초계기 한 대가 8천 미터 고공으로 직항하면서 용국 연해 지대를 순찰했고, 용국의 영해와 영공을 심각하게 침범했다. 특히 이 초계기는 용국의 여객기 한 대가 상공에서 30분이 넘게 선회하도록 핍박해서, 승객들의 심각한 공황 증세와 경제적 손실을 초래했다.이런 큰 사건이 발생한 지 30분 만에 용국 전체를 뒤흔들었고, 각 큰 신문사 및 언론매체, 그리고 전 세계 각국의 주류 매체를 뒤흔들었다.오늘의 실시간 검색어는 필연적으로 이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이런 일이 이전에도 발생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다만 이렇게 날뛰지 않았을 뿐이다. 일부 용국의 홍보 파트에 의해 가려져서 일반 대중은 잘 몰랐다.인터넷이 발전함에 따라서 이미 점점 더 많은 유투버 등이 앞다투어 보도하면서 눈길을 끌었고, 심지어 갈수록 과장되면서 덧붙여졌다.이런 상황은 자주 볼 수 있어서 그다지 신기하지 않았다.진루안은 이런 찌라시와 비공식 보도 때문에 이번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을 확정할 수는 없지만, 이 일의 악랄성과 심각성은 전쟁 전의 선동 못지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다만 일이 발생해서부터 지금까지 거의 세시간 시간동안 용국은 여전히 아무런 입장 발표도 내지 않았다. 마치 용국의 고위층에서 상황을 모르는 것처럼 모든 것은 평탄했고, 조용하게 제압하는 것처럼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다만 진루안은 침착할 수 없었고, 이런 자세로 있을 수 없었다.외국의 도발에 직면해서 만약 이렇게 해도 참을 수 있다면, 다른 모든 사람들이 승낙하더라도 진루안 그와 그의 임페리얼은 결코 승낙하지 않을 것이다.‘어느 나라도 감히 이렇게 방자하지 못해, 설령 저M국이라도 불가능해!’“주한영, 좀 데리러 와!”진루안은 임페리얼 본부의 정보시스템 전용선으로 전화를 바로 걸었다.그의 전화를 받은 사람은 주한영이 아니라 한 직원이었다.[궐주께 보고 드립니다, 주한영 팀장님은 바다에서 있었던 사건의 정확한 소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아침 일찍 자료를 수집하러 나가셨습니다. 곧 소식이 있을 것
진루안이 회의실에 들어갔을 때, 이미 모든 재상들이 이미 규칙적으로 안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가장 정중앙에 김태상, 그리고 그의 좌우 양쪽에는 양상연과 구천수, 그 다음은 성여운, 손하림, 제한청, 맹사하, 오용범과 유정호, 전계상, 강조한과 이천상이다.열두 명의 재상이 모두 여기에 앉은 채, 아주 무겁고 엄숙한 눈빛으로 입구에 나타난 진루안을 바라보았다.진루안은 열두 명의 재상이 모두 그를 주시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비록 그가 고대무술 수련자의 신분을 가지고 있고 많은 사람을 죽였지만, 여전히 다소 음산한 긴장감을 느꼈다.다만 오늘 발생한 일을 생각하자 진루안의 마음은 재빨리 진정되었다.‘열두 명의 재상이 다 여기 있으면 또 어때? 나는 오늘 반드시 납득할 만한 이치를 밝혀서, 반드시 그들로 하여금 이 일의 심각성을 깨닫게 해야 해. 또한 반드시 그들로 하여금 내 생각을 지지하게 해야 해.’진루안은 직접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고, 회의실의 문을 닫고서 회의실의 빈 자리에 앉았다.진루안은 정사당의 재상이 아니며 심지어 대신도 아니다. 그러나 그는 정치에 참여해서 정무를 논할 권리와 자격을 가지고 있다. 그가 새로운 전신의 신분이든 임페리얼의 궐주 지위든 심지어 현재의 임페리얼왕의 신분이든, 모두 그는 이곳에 나타나서 이런 재상들과 사정을 의논할 수 있다.회의실의 분위기가 너무 억눌린 채 아무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진루안은 방금 전에 12재상의 기세에 깜짝 놀랐고, 이 재상들도 진루안의 그런 외로운 영웅의 기세에 놀랐다.쌍방은 계속 침묵을 유지했다.한참 뒤에 재상의 수장이자 용국의 부마인 김태상이 먼저 입을 열었다.“진루안, 너는 정말 냄새를 잘 맡아. 일이 생기자 네가 과연 제일 먼저 베이징에 왔어.” 김태상은 웃음기 띤 얼굴로 진루안을 바라보며 놀리듯이 말했다. 지금 진루안을 조롱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김태상은 절대적으로 그 중의 한 명이다.김태상의 신분과 지위, 김태상과 백무소 사이의 관계는, 모두 그가 진루안을
모든 것은 안정을 위주로 하고, 모든 것은 대국을 중시하며, 모든 것은 국가의 이익을 중시한다.이것이 바로 나이든 신하가 이 나라를 도모하는 사상이며, 또한 신중한 대표 사상이다.“당신이 그런 말에 따르면, 우리 조상들이 주린 배를 움켜 쥐면서 나라를 세운 것이, 당신의 눈에는 모두 무모하고 경솔한 결정이었습니까?” 진루안은 손하림의 말을 들은 진루안은 참지 못하고 비웃으며 조롱하는 말을 했다.더욱 나쁜 속마음을 바로 규탄하면서 손하림에게 추호의 체면도 세워주지 않았다.두 사람 사이에도 체면치레는 필요 없고, 완전히 공개적으로 싸우는 템포였다.다른 재상들은 아직 의견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단지 두 파벌 사상일 뿐이다. 진루안의 생각과 결의에 동의하거나 손하림을 지지하는 두 가지 선택뿐이다.다만 진루안과 손하림 사이의 말다툼이 매우 격렬해서, 여전히 그들로 하여금 기꺼이 그 성과를 보고 싶은 마음을 들게 했다.그들은 이런 격렬한 논쟁에 참여하지 않고, 단지 두 사람이 격렬하게 충돌하도록 만들었다.김태상의 눈빛은 복잡하고 생각을 명확하지 알기 어려웠다. 그가 도대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손하림은 진루안의 말을 들은 후 안색이 변할 수밖에 없었다. 진루안의 이런 말은 그로 하여금 입이 있어도 변명할 수 없는 느낌을 갖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그는 분명히 이런 뜻이 아니었지만, 진루안의 말에서는 이미 그를 역사를 잊은 죄인처럼 말했다. ‘이것은 절대 안 돼.’“진루안, 너는 나를 모독할 필요가 없어. 내가 한 말은 모두 사실이야.”“그리고 그 당시 구 세대의 상황은 우리와도 달랐어. 그때는 민족의 존망이 위태로울 때였고, 우리는 지금 태평성대에 살고 있는데 어떻게 비교할 수 있겠어?”“네 눈에는 우리가 지금 그 당시보다 못하다는 거야?”손하림도 마찬가지로 냉멸하고 웃으며 마찬가지로 진루안의 속마음을 규탄하면서 진루안에게 반격했다.진루안은 그가 과거를 잊었다고 모독했고, 손하림은 진루안이 현재의 성과를 부정한다고 모독했다.
전계상의 이 말은 모든 재상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진루안도 다소 불가사의하게 전계상을 바라보았고, 이 전계상이 말을 잘못한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용국 정사당의 이렇게 많은 재상들 속에서 전계상과 손하림은 거의 단짝이었다. 두 사람의 감정이 아주 좋아서 거의 집안끼리 서로 왕래하는 동맹이기도 했다.그런데 바로 이런 재상인 전계상이, 지금 뜻밖에도 손하림과 공공연히 상반되는 태도를 취하는 데다가, 직접적으로 표현했다.이 장면의 출현은 자연히 모든 재상들의 의아함과 난해함을 불러일으켰고, 모두 전계상의 반응이 다소 비정상적이라고 느꼈다.손하림도 좀 어리둥절했다. 그도 왜 전계상이 뜻밖에도 자신과 엇박자를 냈는지 몰랐다. ‘게다가 뜻밖에도 진루안의 제의에 동의했어? 저 전계상이 도대체 또 무슨 소란을 피우는 거야?’모든 사람들이 전계상을 보고 있었다. 만약 그가 합리적인 설명을 하지 않는다면, 그의 제의를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손하림은 믿지 않을 것이다.다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 가운데는 전계상을 믿는 사람이 있었다. 비록 전계상과 손하림의 관계가 아주 좋더라도, 지금 진루안은 전계상의 말에 거짓이 없다고 절대적으로 믿는다.단지 전계상이 이 말을 할 때 온 얼굴이 진실된 표정이었고, 사람을 속이거나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그의 제의는 바로 그의 속마음이다.만약 그렇다면 전계상에 대한 진루안의 태도는 아주 큰 전환이 있게 될 것이다. 적어도 이 재상은 책임이 있고 행동도 있게 될 것이다. 손하림처럼 늙은 티를 내면서 자리만 차지하고 일은 하지 않으면서, 밥만 축내는 늙은 퇴물이 아닌 것이다.“왜 쳐다봐?” 전계상은 모든 재상들이 그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자, 안색이 일그러지면서 참지 못하고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내 결정이 뭐가 잘못되었는가?”“용국인으로서, 용국의 재상으로서, 내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 의외야?”“아니면 너희들은 나 전계상이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거야? 너희들의 눈에 비친 나는, 그
‘그렇지 않으면, 나는 필연적으로 이 동맹을 잃고 이 정사당의 동반자와 친구를 잃게 돼.’대국적인 고려를 위해서 그는 부득불 이번의 비꼬는 풍자를 접수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설사 이런 풍자가 다소 접수하기 어렵고, 더욱 창피하게 되더라도 반박해서는 안 돼.’전계상의 경력은 아주 오래되었다. 그가 재상 중에서 11위밖에 차지하지 못하고 강조한의 앞자리를 차지할 뿐이지만, 그의 나이와 경력은 소장파 재상들도 구비하지 못했기에, 전계상을 대할 때는 반드시 어느 정도 경의를 품어야 했다.진루안은 지금 전계상에 대해 경의를 표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 자신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그의 이 제의를 지지한 것이 뜻밖에도 손하림의 동맹인 전계상이었다.전계상은 과거에도 진루안과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두 사람은 거의 서로를 범하지 않는 관계였다.그러나 지금 전계상의 이 말, 특히 마지막 분노가 진동하여 손바닥으로 책상을 두드리는 순간, 진루안의 그에 대한 경의는 몇배나 많아졌다.‘설령 그가 많은 결함이 있고, 심지어 그가 패거리를 만들고, 심지어 손하림에게 부화뇌동한다 하더라도, 그는 존경할 만한 노인이야.’‘그러나 이는 모두 생존을 위한 것이며 조정에서 더욱 편안한 발언권과 지위를 가지기 위한 것이야.’‘그러나 전계상은 그의 양심을 잃지 않았고, 더우기는 그의 책임을 저버리지 않았어.’ 그야말로 진루안이 존경해야 할 사람인 것이다.“전 대신님, 대단하십니다!”진루안은 눈빛으로 전계상을 깊이 바라보면서 그를 향해 허리를 굽혀 절했다.전계상은 엷게 웃으며 손을 흔들며 말했다.“너는 그럴 필요가 없어. 나는 너를 위한 것이 아니야. 나는 단지 공정한 말을 했을 뿐이야.”“하지만 나는 사람이 작아서 내 제안을 할 뿐 다른 재상들의 태도를 결정할 수는 없어.” 전계상은 이 말을 한 뒤 말을 하지 않은 다른 재상들을 바라보았다.예를 들어 재상의 수장인 부마 김태상은 그의 태도와 제의를 발표하지 않았다. 또 양상연, 성여운, 양사림,
말없이 침묵이 한참동안 이어졌다.진루안은 맞은편 큰아버지의 숨소리를 들었지만, 먼저 말을 하지 않은 채 아주 자연스럽게 그대로 있었다.그리고 큰아버지 지수천도 침묵하고 있었다. 맞은편에 있는 사람이 제자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고 추측하고, 그 사람이 누구인지도 추측한 듯했다.다만 침묵한 뒤에 누군가는 침묵을 깨야 했다.지수천은 진씨 가문 후손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다. 진씨 가문의 후손과 연락이 닿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큰아버지, 저는 진루안이라고 합니다. 진봉교 할아버지의 장손입니다!”나지막한 목소리로 간단하게 자신을 소개한 진루안은 또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진루안은 원래 자기가 말을 하면 큰아버지가 전화를 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고 지수천도 침묵한 채 말이 없었다.진루안은 큰아버지가 어떤 이유를 대고 전화를 끊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지수천은 마음속으로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다.‘이 아이는 왜 말을 하지 않지?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거야? 내가 어떻게 침묵을 깨야 하나?’[험험, 신호가 약한가?] 지수천이 의아한듯이 물었다.그 말을 들은 진루안은 순간 마음속으로 한숨을 돌렸다. 큰아버지가 자신의 전화를 끊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자 계속 말할 수밖에 없었다.“큰아버지, 잘 지내세요?”진규직은 묵묵히 한쪽으로 물러섰다. 그는 스승과 진루안 사이의 친척 관계가 다소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원인을 모르기에 더 물어보려고 하지도 않았다.진루안의 물음에 지수천은 미소를 지었다.그는 이 후손이 아주 진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쓸데없거나 의례적인 말도 하지 않았고 긴장한 목소리로 자신이 잘 지내는지 물어본 것이다.진봉교는 몇 번 본 적이 있었다. ‘그 둘째 삼촌은 좋은 분이셨어. 다만 좀 보수적이라서 낡은 규칙을 고수했지.’‘진씨 가문은 그의 손에서 아마 평생 빛을 보지 못할 거야.’‘이 녀석이 둘째 삼촌의 장손이라면 진태사의 자식이겠지?’‘아쉽게도 제수씨가 복수 때문에 죽었지.’[속세에 있
‘그 분의 신분과 실력으로 용국에 발을 들여놓았다면, 용국에서 가장 지위가 높은 거물이 되었을 거야.’‘R국에 갔다면 R국의 총리의 고위 참모로 존경을 받았겠지. 결국 큰아버지의 어머니는 R국 고위 귀족의 딸이었으니 말이야.’‘오늘날의 이 귀족 가문, 바로 나카무라 가문은 이미 R국 10대 귀족의 으뜸이 되었지.’‘예전에 언급했던 하타다 가문도 10대 가문의 말미에 머물렀을 뿐이야.’‘큰아버지는 본심을 굳건히 지키시고, 당초의 맹세를 굳건히 지키면서 오늘에 이르셨어.’‘이런 분이기에 사람을 탄복하게 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해.’“그래서 당신이 그렇게 월급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큰아버지 때문이군요?”진루안은 그제서야 진규직이 월급을 언급할 때 눈에 비쳤던 열띤 기대감을 떠올렸다.‘만약 가난한 나날을 보내지 않았다면, 마치 생명의 근원처럼 그렇게 돈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을 거야.’“그래요, 월급이 들어오면 사부님께 반을 전해 드리려고 합니다.” 진규직은 전혀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진루안의 마음은 오히려 몹시 괴로웠다. ‘솔직히 말해서 내 옷 한 벌을 사는 돈도 진규직의 한 달 월급보다 비싸니, 큰아버지의 생활비는 말할 것도 없어...’“제가 큰아버지와 몇 마디 얘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진루안은 마음속으로 갈망하면서 진규직에게 물었다.이 일은 진규직이 동의해야 한다. 결국 그전에는 진루안은 지수천과 만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진씨 가문에 대한 지수천의 태도는 보통이라서, 만약 거절당한다면 자신의 마음은 더욱 괴로울 것이다.진규직은 스승과 진씨 가문 사이의 문제를 몰랐기 때문에, 진루안의 이 말을 듣고 잠시 망설이다가 승낙했다.“그렇게 하세요!”진규직은 핸드폰을 꺼내 진루안에게 건네주었다.그의 핸드폰은 이미 한참 시대에 뒤떨어진 제품으로, 기능이나 프로그램도 이미 한참 예전의 것이었다.그래서 이 핸드폰을 보자 스승과 제자가 평소 얼마나 청빈하게 생활했는지 가히 상상할 수 있었다.말
“당신 사부님 이름이 뭐라고요? 지수천이라고요?”진루안의 마음속은 놀라움으로 가득했다. 만약 자신의 기억이 틀리지 않는다면, 당초에 스승 백무소와 할아버지 진봉교가 말하길, 자신의 큰할아버지 진봉산과 R국의 여자 사이에 태어난 아이의 이름을 진태동이라고 했고 후에 나카무라 이치로라고 불렀다고 했다.결국 역사적 원인 때문에 발생한 참극 때문에, 그때부터 그는 이름을 쓰지 않고 지수천이라고만 했고 M국으로 간 뒤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이다.지수천, 바로 진루안의 백부가 지금 쓰는 이름인 것이다.진루안은 의문이 가득한 눈빛으로 진규직을 바라보았다. ‘이 20대의 젊은 의사가 뜻밖에도 큰아버지의 제자였어?’‘땅이 하늘을 지킨다는 뜻의 이 이름은 아주 패기 있고 또 천도를 무시한다는 뜻도 있어.’‘그렇지 않고 하늘이 땅을 지킨다면 천수지라고 했을 거야. 지수천이라고 했을 리가 없어.’“왜 그러세요?” 진규직의 표정에는 의아한 기색이 가득했다. ‘스승의 이름을 말했더니 왜 진루안이 이렇게 흥분하는 거야?’‘이렇게 반응이 큰 걸 보면, 설마 스승님과 아는 사이인가?’‘아니면 스승님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 건가? 아니야, 스승님은 반평생 아무 명성도 없이 바로 산속에 집을 짓고 오랫동안 조용하게 수행하셨어.’‘명성이 있다 해도, 종종 일반인들을 진찰하기도 해서 단지 사방 수십 리 사이에만 명성이 있을 뿐이야.’‘하지만 만km가 넘는 바다를 가로질러서 명성이 용국에 전해진다는 건 전혀 불가능해.’“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당신의 스승님은 제 큰아버지일 겁니다!”복잡한 눈빛으로 한참동안 진규직을 보던 진루안은 그래도 사실대로 말해주었다.진루안의 말을 들은 진규직도 의아한 표정이었지만 그렇게 큰 충격은 받지 않았다.“어쩐지 그래서 스승님께서 해독해 주라고 하셨군요.”스승은 여태껏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진규직은 앞서 스승의 결정을 납득하기 어려웠다. 지금 진루안의 말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스승과 진루안이 친척 관계
진루안은 표정에는 의아하고 이해할 수 없다는 기색이 가득했다. ‘나는 진규직의 스승을 전혀 알지 못하는데, 왜 진규직의 스승이 나를 해독하라고 지시했는지 정말 이상한 일이야.’‘설마 단지 의사로서의 자애로운 마음일 뿐인 건가?’‘이 시대에 순수한 의사의 자애로운 마음이 어디 있겠어. 단지 돈에 타락한 이익을 추구하는 마음만 있을 뿐이지.’“제 스승님의 마음을 의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스승님이 제게 해독을 하라고 말씀하신 이상 다른 마음은 없습니다!”진루안의 안색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본 진규직은, 진루안이 뭘 생각하는지 짐작하고 바로 대답했다.진루안은 비록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의심이 들었지만, 진규직의 말을 믿기로 했다. 진규직의 스승이 무슨 의도를 가지고 있든 자신의 독은 반드시 해독해야 하기 때문이다.“당신은 어떻게 해독할 계획입니까?” 진루안은 웃으면서 해독에 대한 의학적 소견을 물었다.진루안 자신도 백무소로부터 간단한 의술을 배우긴 했지만, 따로 연구할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그 수준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그러나 진루안은 그 안의 현묘한 이치는 알아들을 수 있다. 만약 진규직이 정말 능력이 있다면, 당연히 그 처방도 아주 뛰어날 것이다.진루안이 묻자 진규직은 진루안이 자신을 평가하려는 생각임을 알아차렸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묻지 않았을 것이다.‘지금도 여전히 내 말을 믿지 않는구나.’ 이렇게 생각한 진규직은 마음속으로 좀 불만스러웠다.결국 혈기 왕성한 청년이기에 진루안에게 업신여김을 당하고 싶지 않아서 바로 말했다.“당연히 한약으로 해독할 겁니다. 그러나 한 달은 걸립니다.”“그래서 그동안 내가 당신을 따라가야 합니다.”진규직의 말은 간단하면서도 직설적이었고 자신의 목적을 숨기지도 않았다.앞서 주한영은 진루안에게 진규직이 진루안의 곁에 있어야 한다고 말할 것이고, 이 역시 진규직의 스승이 지시한 거라고 보고했다. 그리고 진규직이 어떤 수작을 부리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방비해야 한다고 말했다.지금 진규직은 당당하게 이를 제
주한영은 일어난 뒤 바로 떠났다.차분한 표정으로 멀어져 가는 주한영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진루안은 고개를 저었다.“밖에서 그렇게 오래 기다렸는데, 들어와서 차나 한 잔 하세요!”진루안은 계속 병실 문을 주시하면서, 이번에는 주한영이 아니라 문밖에서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던 진규직에게 말했다.그는 진규직의 체내에서 발산하는 아주 희미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기운은 실력이 아주 높은 고대무술 수련자만이 가질 수 있었다.앞서 진루안이 막 깨어났을 때는, 불패의 일 때문에 자세히 관찰할 수가 없었다.이제서야 진규직이 정말 간단하지 않고 정말 신비에 싸인 인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그렇다면 그의 스승은 더욱 신비로운 인물이겠지.’‘이런 제자를 배출할 수 있다면, 그의 스승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짐작할 수 있어.’“몸은 좀 나아졌습니까?”웃으면서 손에 과일바구니를 들고 병실에 들어선 진규직은, 과일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은 뒤 바로 진루안에게 물었다.그의 관심은 거짓이 아니었고 위선적인 인사치레도 아니다.진규직의 미소를 보면서, 진루안은 마음속으로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표정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 예전과 다름없이 평온한 표정이었다.“이 테스트 보고서를 한번 보세요!”진루안은 바로 테스트 보고서를 진규직에게 건네주었다.주한영 때문에 진규직이 이 보고서를 보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보고서를 본 진규직은 바로 눈살을 찌푸리며 침착하게 말했다.“내 짐작이 맞았군요. 불패 안의 탄소독이 아주 강력합니다.”“만약 괜찮다면 제가 그걸 부수고 안의 구조를 좀 볼 수 있을까요?” 주먹을 불끈 쥔 진규직이 차갑게 불패를 쳐다보았다.그 말에 개의치 않고 진규직의 온몸에서 스며 나오는 기세를 주시하던 진루안은 흠칫 놀랄 수밖에 없었다.‘연골3중의 경지라니.’‘나보다 한 단계가 더 높아.’진루안은 시종 자신이 경지를 돌파할 기회를 보류하면서, 좀 더 착실하게 준비한 뒤에 일거에 연골4중 경지를 돌파하려고 했다.‘그런데 이 진규직은 이렇
진루안은 앞서 주한영의 사무실에 있던 안선유를 떠올리고 화제를 돌렸다.‘그 안선유는 나를 조금도 존중하지 않았고, 심지어 주한영이 말을 했는데도 여전히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어.’‘그러나 주한영이 그 모든 걸 용납한 걸 보면 주한영과 안선유의 관계가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어.’‘그리고 안선유는 평범한 여자가 아니야.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성질을 부릴 수 없어.’‘교만하고 무례한 데다가 제멋대로 설치는 성격이지.’‘권문세가의 여자들만 그렇게 성질을 부릴 수 있어.’‘일반 가정의 여자들은 기껏해야 순진한 척하면서 내숭을 떠는 정도지.’주한영은 순간 흠칫했다. 좀 전에 깨어난 진루안이 안선유에게 관심을 보인 것이다.안선유에 대해서 진루안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진루안에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하나뿐이다.“안선유는 안씨 가문의 장녀입니다!”“안씨 가문의 할아버지가 제 할아버지와 의형제를 맺으셨습니다. 그 어르신이 돌아가시기 전에 제게 안선유를 돌봐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주한영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진루안에게 대답했다. 대답은 아주 간결하고 간단했지만, 진루안은 오히려 얼버무리려는 느낌이 가득하다고 느꼈다.진루안은 화를 내는 대신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안선유를 처음 만났을 때, 주한영은 마치 자신에게 이 안선유를 알리고 싶지 않은 것처럼 대충 넘어갔어. 왜 그랬던 걸까?’‘게다가 안선유와 주한영의 관계는 일반적이고 평범한 관계가 아닐 뿐만 아니라, 손윗사람의 부탁이라는 주한영의 말처럼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닐 수도 있어.’“당신이 그 아가씨와 어떤 관계든 나는 상관하지 않아.”“그 아가씨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가문 출신인지도 나와는 상관이 없어.”“하지만 그 아가씨가 정보를 취급하게 해선 안 돼!”“당신의 다음 계승자는 신중하게 선택해야 해!”진루안이 사실대로 말한 것은 주한영에 대한 일종의 경고라고 할 수 있다.그는 확실히 주한영에게 마음의 가책을 느꼈다. 자신 때문에 주한영의 언니 주경영은 희생을 치러야
불패가 든 주머니를 상자에 넣은 진루안은 일어나서 창문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더없이 복잡한 눈빛으로 창밖의 경성 풍경을 바라보았다. 지금 경성은 이미 해질녘에 접어들었다. 붉게 타오르는 구름은 점차 어두워지면서 결국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궐주님, 보고할 일이 하나 더 있습니다.” 한참 동안 불패를 바라보던 주한영이 계속 말했다.“뭘 보고하려는 거야? 말해 봐!” 고개를 끄덕인 진루안이 주한영을 바라보았다.주한영은 쓸데없는 말은 전혀 하지 않고, 아까 화장실에서 진규직이 그의 스승과 나누었던 통화 내용을 그대로 진루안에게 알려주었다.물론 이는 그녀가 들은 것뿐이며, 잘 듣지 못한 걸 사실처럼 보고할 수는 없었다.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이 젊은 의사는 분명히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주한영은 100% 확신할 수 있었다. ‘게다가 젊은 의사가 이렇게 뛰어난 의술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비현실적이야. 진루안을 진찰한 두 노교수는 모두 50여 년 동안 의사로 일했다는 것을 알아야 해.’‘그들도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는데, 20대에 불과한 이 진규직이 문제를 알아차렸다는 건 믿기 어려워.’‘다만 믿지 않는다고 했지만, 진규직이 진루안이 혼절한 증거를 찾았고 실증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야.’그래서 주한영은 진규직은 진씨 가문의 멸망과 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아주 크고, 설사 이와는 무관하다 하더라도 이 불패와 아주 큰 관계가 있을 거라고 의심했다.‘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 불패는 바로 진규직의 스승 소행일 거야.’그녀는 추측한 내용을 모두 진루안에게 말했다. 오랫동안 멍하니 있던 진루안은 마지막에 주한영을 보고 소리칠 수밖에 없었다.“당신은 그가 나쁜 사람이라고 이렇게 확신하는 거야?”“궐주님, 막을 수밖에 없습니다.” 진루안의 아무렇지 않은 듯한 표정을 본 주한영이 얼른 권유했다.진루안이 이 일을 엄밀하게 대하지 않으면 큰일이 날 가능성이 높다고 느낀 것이다.진루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당신 추측은 일리가 있어. 하지
그러나 이 일은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았고, 진루안에게도 알리지 않았다.하지만 진규직이 자신의 내막과 허실을 한눈에 알아차렸기에, 주한영은 더욱 꺼리면서 경계하게 되었다.‘어떤 계획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진규직에게는 반드시 계획이 있어.’“내가 있는 한 궐주에게 접근할 생각은 버려요!”조용히 경고한 주한영은 진규직을 아랑곳하지 않고 몸을 돌려 나갔다.진규직은 자신에게 경고하고 돌아선 주한영의 뒷모습을 씁쓸하게 바라보았다.이 말뿐인 위협은 당연히 무의미했다.‘그렇다고 해도 이 위협은 나에 대한 주한영의 경각심을 말해 주고 있어. 스승님의 지시에 따르는 건 아마 쉽지 않을 거야.’‘하지만 내가 진루안의 신임을 얻기만 하면 돼.’‘그리고 내가 해야 하는 일은 진루안의 해독을 돕는 거지, 진루안을 해치려는 게 아니야. 이건 스승님의 지시니 당연히 그대로 따라야 해.’고개를 저은 진규직은 주한영의 뒤를 따라 테스트 센터의 홀로 돌아왔다.지금 3번 창구의 간호사는 이미 보이지 않았고 센터장이 직접 지키고 있었다.언제 감정 결과가 나오든 주한영이 떠나야 센터장도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그렇지 않고 이런 거물이 메디컬 테스트 센터에 계속 남아 있다면, 센터장은 엄청난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한 시간의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센터장은 테스트 보고서를 직접 주한영에게 건네준 뒤 자루 안에 든 단목불패도 건넸다.주한영은 불패를 꽉 쥔 채 진규직이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마음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면서 테스트 보고서를 대충 훑어본 뒤, 주한영은 진규직을 무시한 채 빠른 걸음으로 테스트 센터를 나섰다.진규직은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건물 밖으로 나와서는 이미 멀어진 아우디 차를 보면서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주한영은 스승님과의 통화 내용을 듣고 이미 나를 의심하고 있어.’‘여자의 의심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야.’‘원래 여자의 마음은 전혀 종잡을 수가 없잖아.’진규직은 택시를 타고 경성병원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다시
“진루안이라는 청년은 체내의 탄소독이 아주 심각한 수준입니다.”“사부님, 이 일을 조사하라고 하셨는데, 이 일은 이미 잘 파악했습니다. 저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보고를 마친 진규직은 계속 사부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물었다.사실 그가 용국에 온 것은 이 일 때문이다. 일을 마쳤으니 원래대로라면 이미 M국으로 돌아가도 되었다.그러나 사부의 구체적인 명령 없이는 제멋대로 행동할 수 없었다.전화기에서는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스승이 뭘 생각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스승이 말을 하지 않으니 그 역시 경솔하게 말을 할 수 없었다.한참 후에 전화기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가능하다면 진루안의 곁에 남아서 체내의 독소를 해결해 주도록 해라!]“예, 사부님!” 사부의 말을 들은 진규직은 의아해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했다.[그래, 다른 일이 없으면 끊는다. 국제전화는 비싸!]뚜뚜뚜!진규직은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사부님은 여전히 이렇게 고지식하시지. 고지식하면서도 빈틈이 없으셔서 여태까지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고, 쓸데없는 얘기조차 하지 않으셨어.’이 사람이 바로 그를 십여 년 동안 이끌어 준 스승이다.애석하게도 그는 스승의 진짜 이름도 알지 못했고, 단지 자칭 세상을 자유롭게 다니는 분이라는 것만 알고 있다.‘사부님은 생계도 어렵고 궁핍하게 생활해기 때문에, 전화비가 비싸다고 말한 것도 농담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돈을 아끼려는 거야.’‘그러나 스승님은 생활이 어려웠음에도 나를 십여 년 동안 길러 주셨어. 특히 내 생활비와 영약을 사는 돈은 거의 모두 스승님이 돈을 내셨지.’지금 그는 스승과 떨어져 있어서 만나고 싶어도 쉽지 않았다.원래는 M국으로 돌아가서 스승의 슬하에서 돌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스승은 오히려 진루안과 함께 있을 기회를 찾으라고 지시했다,‘혹시 사부님과 진루안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는 건 아니겠지?’그가 그런 관계를 알 수 없다고 해도 스승의 지시를 거역하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