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은 반드시 설명해 주세요!”진루안은 손에 든 재료 한 부를 남궁서웅의 손에 건네주었다.남궁서웅은 지금 진루안이 있는 리조트의 호텔 로비 소파에 진루안과 함께 앉아 있었다. 진루안은 돌아온 후 이 일을 해결하기 시작했는데, 한 치의 빈틈도 있어서는 안 되었다.남궁서웅은 의아하게 진루안을 바라보면서 자료를 보았는데, 안색이 점차 굳어지면서 어두워졌다.“이 일이 사실입니까?” 남궁서웅은 고개를 들어 진루안에게 물었다.진루안은 고개를 끄덕였다.“만약 당신이 믿지 못하겠다면, 이 가게가 있는 거리로 사람을 보내 물어보세요. 진짜인지 아닌지 알 수 있을 겁니다.”“내 전우 조세창은 4년 전에 희생되었지요. 지금 그의 아버지가 다른 사람에게 맞았는데도 하소연할 곳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 일은 너무 지나치군요.”“만약 남궁 대신이 처리할 수 없다면, 바로 성의 규율대신 성태윤에게 이 일을 처리하게 하겠습니다.”진루안은 아주 직설적이고 시원스럽게 말하며, 똑바로 남궁서웅을 주시했다.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란 남궁서웅은 얼른 진루안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진 선생님, 농담이시지요. 이 일은 제가 당연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성태윤 대신이 귀찮게 내려올 필요는 없습니다.”“이학표라는 이 개발업자도 내일 경쟁입찰회에 참가하는 사람입니다. 실력은 우리 통주에서도 평범하지 않습니다.”“만약 이 일이 정말 사실이라면, 반드시 조세창 씨의 일가족에게 공정하게 처리하겠습니다. 그리고 괴롭힘을 당한 다른 가게의 업주들에게도 공정하게 처리하겠습니다. 한 평에 6백만 원이라고 해 6십만 원만 준 것은 확실히 지나칩니다.”“그럼 나는 소식을 기다리지요. 만약 당신이 감히 이 이학표라는 개발업자에게 편파적이라면, 나 진루안은 결코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닙니다!”‘탁’ 소리와 함께, 진루안은 자신의 특사증명서로 책상을 두드렸다. 이 금색의 증명서를 본 남궁서웅은, 바로 안색이 변해서 얼른 들고 펼쳐보았다. 갑자기 당황한 그는 상당히 존중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진루안을 향
정보계통의 주한영에게 이 일을 조사하게 한 다음 4대 호법의 으뜸인 전해강과 임페리얼의 돈을 관장하는 전광림에게 이 일을 처리하게 했다.이날 밤, 진루안은 많은 생각을 하다가 어렴풋이 잠이 들었다.진루안이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다음날 오전 7시였다.일어나자마자 세수를 하는데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진루안이 방문을 열자, 서경아가 흰 정장을 입고 문어귀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옆에는 또 그의 여비서를 대동하고 있었다.“통주의 부동산 입찰은 8시에 시작되요. 우리 출발하지요.”서경아가 진루안에게 말했다.이 말을 들은 진루안은 머리를 두드리며 자신이 좀 멍청하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중요한 일을 잊어버리다니. 특히 이 일은 서화 그룹의 발전에 각별히 중요해.’“好,我们走。”“좋아요, 가요.”“내가 따뜻한 우유와 빵을 가져왔어요. 허기는 때울 수 있어요.” 서경아가 비서의 손에 든 우유와 빵을 건네주자, 진루안은 손에 든 채로 먹었다.“걸으면서 먹어요.” 진루안은 방문을 나서면서, 조금도 거리낌 없이 왼손에 빵을 들고 뜯었고 오른손으로는 우유를 들고 마셨다.용국의 가장 신비한 새로운 전신이자 임페리얼의 궐주가, 이렇게 걸어가면서 빵을 먹고 우유를 마신다는 것은 누구도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호텔을 나서자 서화 그룹의 부총재 유한솔이 문밖에 서 있었다.“서 부대표가 직원들의 오늘 일정을 책임지고, 유 부대표는 우리와 입찰에 가 거예요.”서경아는 진루안에게 설명하자, 유한솔도 공손하게 진루안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그는 동강시에서 진루안의 공포를 알고 있기에 당연히 감히 미움을 살 수 없었다.이전에는 그도 서경아의 지위를 빼앗으려고 생각했고, 또한 암암리에 일부 주주들을 꼬드겨서 끌어들이기도 했다. 진루안이 나타나자, 그는 이런 마음을 버리고 전심전력으로 부대표의 직책을 수행했다.“차 한 대를 렌트했어요?”진루안은 문 앞에 주차된 이 BMW x5를 보고 참지 못하고 물었다.“맞아요, 20만 원이나 썼어요.” 장난스럽게
서경아는 진루안을 노려보며 토라진 목소리로 말했다.“누가 당신하고 부부예요, 나는 그걸 인정하지 않았어요.”“아이고, 하느님, 신선을 보내서 이 여자 좀 치료해 주세요.” 진루안은 답답하고 슬픈 표정으로 가슴을 가리고, 하늘을 우러러 길게 울부짖었다.서경아는 그가 이러는 것을 보고도 그를 상대하지 않을 수밖에 없었고, 여비서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봤지, 남자는 바로 이렇게 입에는 꿀을 발랐지만 속으로는 음흉해. 너는 이런 남자에게 속지 말고, 앞으로 분별하는 것을 배워야 해.”“호호, 그런데 대표님 얼굴에는 즐거움만 가득하고 불만은 안 보이는데요?” 입을 가리고 웃던 여비서는 서경아를 놀리며 말했다.이 말을 듣고, 서경아의 작은 얼굴이 갑자기 많이 붉어지면서, 참지 못하고 여비서에게 소리쳤다.“네가 어떻게 나를 놀려, 네 월급을 깎아야겠어!”“아이고, 대표님, 어린 여자가 가족을 먹여 살리기가 쉽지 않아요. 월급을 깎으면 안 돼요.” 여비서도 억울한 척하며 은혜를 베풀어 달라고 빌었다.차 안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여서 기사조차 웃음을 참지 못했다.“왜 웃어?”“웃지 마!”“운전에 집중해!”“그렇지 않으면, 월급을 깎을 거야!”조수석에 있던 유한솔이 운전사를 노려보며 소리쳤다.서경아는 눈을 부릅뜨고 기사를 흘겨보며 말했다.진루안도 굳은 얼굴로 한 마디 했다.여비서 역시 기사를 가리키며 화를 냈다.기사는 잠시 멍해졌다가 억울해했지만, 쓴웃음을 지으며 계속 차를 몰았다.그러나, 차내의 분위기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여전히 화기애애했다.한 시간 후에 BMW는 부동산 입찰을 진행하는 건물 앞에 정차했다.부동산 경매와 입찰를 전담하는 이 빌딩이 바로 이번 입찰의 장소였다.진루안과 서경아는 맨 앞에서, 뒤에는 유한솔과 여비서가 따르면서 청사안으로 들어갔다.“서 대표님, 진 선생님, 빨리 들어오세요!”“입찰이 곧 시작됩니다.”남궁서웅은 이미 문어귀에 서서 오래동안 기다렸는데, 초조하게 네 사람이 나타나는 것을 본 후에야 이
“좋은 승부가 시작되었는데, 잠시 후에 울지 않기를 바랍니다!”진루안은 고개를 끄덕이고 웃은 다음, 남태건에게 바짝 다가가서 조금도 꺼리지 않고 바로 그의 곁에 앉았다.서경아가 진루안의 왼쪽에 앉고, 유한솔과 여비서가 차례대로 자리에 앉았다.남태건의 안색이 조금씩 보기 흉해지면서 코웃음을 치며 경멸했다.“당신이 얼마나 저력이 있기에, 감히 여기서 입찰을 할 수 있는지 보고 싶군요!”“너희 서화 그룹의 그 정도의 유동자산으로는 가장 조건이 안 좋은 부지를 경매하는 것도 어렵겠지?” 남태건은 냉소하며 다시 서경아에게 물었다.서경아는 말없이 남태건을 본체만체했다.남태건은 서경아가 자신을 보지 않자 안색이 더욱 일그러졌다. 그는 점차 서경아에 대한 사랑이 이미 증오로 변해갔다. 특히 진루안이 나타난 후 더욱 서경아를 증오했다.예전에는 달갑지 않거나 원망스러웠지만, 지금은 철저한 원한을 품게 되었다.“이렇게 오만하니 내가 사양하지 않는다고 탓하지 마.”남태건은 차가운 표정으로 그들을 노려보고, 눈을 돌려 계속 위의 대형 스크린을 보면서 마음속으로 이미 결정을 내렸다. ‘반드시 서화 그룹이 한 치의 땅도 얻지 못하게 해야 해.’‘현재 경쟁입찰에 앉아 있는 사업가들은 말할 것도 없고, 통주와 간성뿐만 아니라 심지어 외국 기업도 있어. 이 기업들은 모두 장난을 하는 것도 아니고, 모두 능력이 없는 기업도 아니야.’‘설사 그린트리 그룹이 안된다 하더라도, 서화 그룹은 토지를 경매할 생각을 더욱 하지 말아야 해.’이렇게 생각한 남태건의 표정은 많이 좋아졌고, 진루안이 창피를 당하기를 기다렸다.남궁서웅은 지금 이미 메인테이블의 가장 중앙에 앉았다. 그의 옆에는 바로 통주 정사당의 그에 버금가는 재무대신과 상무대신, 그리고 통역 및 기록원이 있었다.“통주시 부지 경쟁입찰을 지금 시작합니다!”남궁서웅은 입을 마이크에 대고 침착하게 선포했다.그가 입찰 시작을 발표함에 따라 대형 스크린에는 바로 다섯 부지에 대한 구체적인 소개가 제시되었다.“이번 경쟁
“R국의 구주 그룹 840억 원!”바로 이때 남태건의 말을 마치자, 맨 앞에 앉아 있던 외국기업이 바로 팻말을 들고 가격을 불렀다.통역의 옆에 앉은 사람은 검은색 양복을 입은 젊은 남자였다. 남자는 R국의 사업가라는 것을 전혀 알 수 없을 정도로 세련된 외모였다.“구주 그룹도 왔어? R국의 10대 부동산 그룹 중 하나 아니야?”서경아는 깜짝 놀라서, 맞은편의 검은 양복을 입은 젊은 남자를 바라보며 진루안에게 말했다.구주 그룹은 유명한 기업이었고, 특히 부동산에서는 더욱 그러했다. 21세기 초에, 용국의 많은 대도시의 랜드마크가 된 건물들은 대부분 구주 그룹이 수주했을 정도로, 그들은 경험이 풍부했다.비록 최근 몇 년 동안 얼어붙은 양국 관계가 사업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지만, 구주 그룹이 통주시에 와서 투자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통주시는 역시 너무 작았다. 만약 건성의 중심 도시인 경주라면 투자할 만 했다.진루안도 눈살을 찌푸렸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저 구주 그룹이 왜 작은 통주시에 투자하러 왔을까? 도대체 무슨 속셈이 있는 거야?’“제가 들은 소식이 있습니다.” 유한솔이 문득 서경아와 진루안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는 더욱 남태건의 주의를 끌었다. 그는 한눈을 팔지 않고 유한솔이 하는 말을 들으려고 집중했다.“9백억!”이때 또 다른 기업이 또 바로 9백억 원으로 가격을 올렸다.“940억 원!”구주 그룹의 통역이 재차 그룹 고위층의 요구대로 가격을 올렸다.갑자기 경매장 전체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져서 어떻게 경매하고 가격을 올려야 할지 모르겠다.이 가격대는 사실상 이미 부풀려졌다.“이 부지 아래에 고분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들었어요!”“그들 구주 그룹은 명의상으로는 부동산 개발이지만, 실제로는 고분 때문에 왔을 수도 있습니다!”유한솔은 이 틈을 타 두 사람을 향해 말을 했다.이 말을 들은 서경아는 자기도 모르게 안색이 변했고, 진루안도 눈살을 찌푸렸다.‘만약에 그렇다면 도굴에 해당돼. 더구나 용국의 문
“1,250억 원!”또 다른 외국기업이 지금 갑자기 경매에 참여하면서 바로 1,250억 원을 제시했다.서경아는 이 그룹 대표를 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진루안을 향해 말했다.“또 다른 R국의 기업인데,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요.”두 외국기업이 모두 R국의 그룹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진루안도 의아해했다.‘설사 문화재가 있다 하더라도 두 외국기업을 끌어들일 정도는 아니야. 이 안에 정말 물건이 있다면, 절대 일반적인 문물이 아니야.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이렇게 할 수 없어.’“1,300억 원!”이번에는 통역을 시키지 않고 구주 그룹의 부사장 카메스 지로가 직접 경매에 나섰다.검은 양복을 입은 젊은 남자인 카메스 지로는 구주 그룹의 부회장이자 카메스 가문의 차남이다.“1,350억 원!”또 다른 R국의 기업 대표도 가격을 올리기 시작해서 카메스 지로와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진루안은 점점 더 의심이 들었다.‘이 두 그룹은 도대체 왜 저러지? 이 땅이 이렇게 마음에 드나?’‘하지만 그리 좋은 일이 아니니, 이 부지는 저 두 회사가 절대 가져가지 못하게 해야 해.’이렇게 생각한 진루안은 직접 카드를 들었다.“2천억 원!!”“와!!”순간, 떠들썩해지면서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모든 사람들이 진루안을 바라보았고, 눈에는 충격의 기색이 가득했다.“2천억 원? 미쳤어?”“저 분은 어떤 부자기에, 이렇게 사치스럽게 손을 쓰는 거야?”“2천억 원이면, 여기에 황궁을 건설해도 돈을 벌 수 없어.”“정말 돈이 많으니 제멋대로구나.”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수근대고 있는데, 진루안의 옆에 앉은 남태건은 진루안이 무섭기만 했다.‘2천 억을 불렀어? 이 부지 경매에 말이야?’‘그가 이렇게 돈이 많아? 서화 그룹에 이렇게 많은 돈이 있단 말이야?’“2,200억 원!”그러나 이런 충격은 하나씩 다가왔다.진루안이 2천억 원의 최고가를 말한 뒤에, 카메스 지로가 바로 2천4백억으로 가격을 올렸다!“2,600억 원!”그러나 가장 무서운
3,200억!!이러한 가격은 다시 한번 모든 사람의 감당 범위를 초월했다. 원래 3,000억 원이 이미 최고 가격이었는데, 뜻밖에도 이 카메스 지로가 바로 3,200억을 불러서 역사를 창조했다고 할 수 있다.심지어 과장하지 않고 말하자면, 이 3,200억 원이면 세 필지, 심지어 네 부지를 경매하기에도 충분했다. 이 부지는 매우 좋지 않다. 심지어 통주시 교외에 가까워서 좋지 않은 지역에 있는 이 부지가 3,200억 원으로 뻥튀기가 된 것이다.많은 사업가들은 이것이 고의로 조작한 것이 아니냐고 생각했다. 목적은 바로 놀라운 뉴스를 만들어서 전반 용국부동산 업계가 모두 통주시에 관심을 돌리게 만들려는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했다많은 사업가들이 자신도 모르게 남궁서웅에게 눈을 돌리고 의심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남궁서웅은 씁쓸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자신이 약간 억울하다고 느꼈다. 만약 자신이 정말 이렇게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싶었다면, R국의 기업이 투기하게 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지금 그 자신도 좀 어리둥절해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저 변화를 조용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남궁서웅도 온 얼굴에 망연자실한 기색이 역력하자, 사람들은 다시 진루안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들은 진루안이 또 가격을 제시할지 매우 궁금했다.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시선을 받으면서, 진루안은 천천히 손에 든 팻말을 들어서 옆에 있는 남태건을 놀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그는 두 눈을 크게 뜬 채, 진루안이 나지막하게 가격을 외치는 것을 보았다.“4천억 원!”장내가 다시 떠들썩해지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눈을 부릅뜨고 믿을 수 없이 진루안을 바라보았다. 많은 기업 대표들은 이미 일어서서 그들의 충격적인 심정을 표현했다.4천 억원이, 단지 이 땅을 찍기 위해서인가? 이것은 그야말로 이미 부지를 경매해서 부동산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그야말로 누구보다 돈이 있는 것이다. 이것은 그야말로 누구보다 더 호방하고, 누가 더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지,
두 번째 줄에 앉은 한 중년 뚱보가 배를 내밀고 의자에 앉아 있었다. 늘씬한 두 아가씨가 양쪽에서 부채를 들고 그에게 부채질을 하는 것이, 흡사 제왕 같은 행세를 하고 있었다.진루안은 이 중년의 뚱보가, 조세창의 며느리가 자신에게 준 자료에 있던 사람인 부동산 개발업자 이학표라는 것을 알았다. 조세창의 아버지를 때린 이 자가 전체 거리의 상인들을 괴롭혔다는 것을 떠올렸다.진루안이 메인테이블을 바라보자, 남궁서웅은 즉시 진루안의 뜻을 알고 고개를 끄덕이고, 진루안에게 조급해하지 말라고 표시했다. 그가 일일이 처리할 것이니, 진루안이 손을 쓸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진루안은 고개를 끄덕이고, 경매 가격이 갈수록 올라가는 것을 계속 지켜보았다. 4백억 원에서 이미 7백억, 8백억 원으로 뛰어올랐다.남태건은 이미 진루안의 큰 손을 두려워하고 있지만, 그린트리 그룹은 여전히 개발을 위한 토지를 경매해야 했다. 그는 즉시 손에 든 팻말을 들고 외쳤다.“천억 원!”남태건은 이 토지를 천억의 가격을 외쳤다. 그가 외치자 입찰장 안이 전부 조용해졌다. 아무도 계속 가격을 인상하지 않자, 남태건은 마음속으로 기뻐하면서 자신에게 희망이 있다고 여겼다.진루안이 서경아를 보자, 서경아가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진루안은 입을 헤벌리고 웃더니, 즉시 손에 든 팻말을 들고 말했다.“1,200억 원!”“이것도, 그가 또 손을 댔어?”“맙소사, 그는 도대체 어느 가문의 자제기에 이렇게 호사스럽지?”“이미 6천억을 썼는데, 아직도 다른 땅을 경매할 돈이 있어? 이러면 또 우리가 무슨 일이 있겠어?”주위의 기업 대표들은 하나같이 얼굴에 분노의 기색이 가득했고, 진루안과 같은 부자를 몹시 미워했다. 그야말로 돈으로 사람을 괴롭히는데, 이런 느낌은 정말 너무 억울했다.이학표는 진루안이6억을 부르는 것을 바라보다가, 손에 든 팻말을 잡고 큰소리로 외쳤다.“1,250억 원!”그가 이 시점에서 계속 가격을 제시하기로 선택한 것은 분명히 진루안과 이 부지를 쟁탈하려는 뜻
말없이 침묵이 한참동안 이어졌다.진루안은 맞은편 큰아버지의 숨소리를 들었지만, 먼저 말을 하지 않은 채 아주 자연스럽게 그대로 있었다.그리고 큰아버지 지수천도 침묵하고 있었다. 맞은편에 있는 사람이 제자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고 추측하고, 그 사람이 누구인지도 추측한 듯했다.다만 침묵한 뒤에 누군가는 침묵을 깨야 했다.지수천은 진씨 가문 후손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다. 진씨 가문의 후손과 연락이 닿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큰아버지, 저는 진루안이라고 합니다. 진봉교 할아버지의 장손입니다!”나지막한 목소리로 간단하게 자신을 소개한 진루안은 또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진루안은 원래 자기가 말을 하면 큰아버지가 전화를 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고 지수천도 침묵한 채 말이 없었다.진루안은 큰아버지가 어떤 이유를 대고 전화를 끊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지수천은 마음속으로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다.‘이 아이는 왜 말을 하지 않지?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거야? 내가 어떻게 침묵을 깨야 하나?’[험험, 신호가 약한가?] 지수천이 의아한듯이 물었다.그 말을 들은 진루안은 순간 마음속으로 한숨을 돌렸다. 큰아버지가 자신의 전화를 끊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자 계속 말할 수밖에 없었다.“큰아버지, 잘 지내세요?”진규직은 묵묵히 한쪽으로 물러섰다. 그는 스승과 진루안 사이의 친척 관계가 다소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원인을 모르기에 더 물어보려고 하지도 않았다.진루안의 물음에 지수천은 미소를 지었다.그는 이 후손이 아주 진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쓸데없거나 의례적인 말도 하지 않았고 긴장한 목소리로 자신이 잘 지내는지 물어본 것이다.진봉교는 몇 번 본 적이 있었다. ‘그 둘째 삼촌은 좋은 분이셨어. 다만 좀 보수적이라서 낡은 규칙을 고수했지.’‘진씨 가문은 그의 손에서 아마 평생 빛을 보지 못할 거야.’‘이 녀석이 둘째 삼촌의 장손이라면 진태사의 자식이겠지?’‘아쉽게도 제수씨가 복수 때문에 죽었지.’[속세에 있
‘그 분의 신분과 실력으로 용국에 발을 들여놓았다면, 용국에서 가장 지위가 높은 거물이 되었을 거야.’‘R국에 갔다면 R국의 총리의 고위 참모로 존경을 받았겠지. 결국 큰아버지의 어머니는 R국 고위 귀족의 딸이었으니 말이야.’‘오늘날의 이 귀족 가문, 바로 나카무라 가문은 이미 R국 10대 귀족의 으뜸이 되었지.’‘예전에 언급했던 하타다 가문도 10대 가문의 말미에 머물렀을 뿐이야.’‘큰아버지는 본심을 굳건히 지키시고, 당초의 맹세를 굳건히 지키면서 오늘에 이르셨어.’‘이런 분이기에 사람을 탄복하게 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해.’“그래서 당신이 그렇게 월급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큰아버지 때문이군요?”진루안은 그제서야 진규직이 월급을 언급할 때 눈에 비쳤던 열띤 기대감을 떠올렸다.‘만약 가난한 나날을 보내지 않았다면, 마치 생명의 근원처럼 그렇게 돈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을 거야.’“그래요, 월급이 들어오면 사부님께 반을 전해 드리려고 합니다.” 진규직은 전혀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진루안의 마음은 오히려 몹시 괴로웠다. ‘솔직히 말해서 내 옷 한 벌을 사는 돈도 진규직의 한 달 월급보다 비싸니, 큰아버지의 생활비는 말할 것도 없어...’“제가 큰아버지와 몇 마디 얘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진루안은 마음속으로 갈망하면서 진규직에게 물었다.이 일은 진규직이 동의해야 한다. 결국 그전에는 진루안은 지수천과 만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진씨 가문에 대한 지수천의 태도는 보통이라서, 만약 거절당한다면 자신의 마음은 더욱 괴로울 것이다.진규직은 스승과 진씨 가문 사이의 문제를 몰랐기 때문에, 진루안의 이 말을 듣고 잠시 망설이다가 승낙했다.“그렇게 하세요!”진규직은 핸드폰을 꺼내 진루안에게 건네주었다.그의 핸드폰은 이미 한참 시대에 뒤떨어진 제품으로, 기능이나 프로그램도 이미 한참 예전의 것이었다.그래서 이 핸드폰을 보자 스승과 제자가 평소 얼마나 청빈하게 생활했는지 가히 상상할 수 있었다.말
“당신 사부님 이름이 뭐라고요? 지수천이라고요?”진루안의 마음속은 놀라움으로 가득했다. 만약 자신의 기억이 틀리지 않는다면, 당초에 스승 백무소와 할아버지 진봉교가 말하길, 자신의 큰할아버지 진봉산과 R국의 여자 사이에 태어난 아이의 이름을 진태동이라고 했고 후에 나카무라 이치로라고 불렀다고 했다.결국 역사적 원인 때문에 발생한 참극 때문에, 그때부터 그는 이름을 쓰지 않고 지수천이라고만 했고 M국으로 간 뒤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이다.지수천, 바로 진루안의 백부가 지금 쓰는 이름인 것이다.진루안은 의문이 가득한 눈빛으로 진규직을 바라보았다. ‘이 20대의 젊은 의사가 뜻밖에도 큰아버지의 제자였어?’‘땅이 하늘을 지킨다는 뜻의 이 이름은 아주 패기 있고 또 천도를 무시한다는 뜻도 있어.’‘그렇지 않고 하늘이 땅을 지킨다면 천수지라고 했을 거야. 지수천이라고 했을 리가 없어.’“왜 그러세요?” 진규직의 표정에는 의아한 기색이 가득했다. ‘스승의 이름을 말했더니 왜 진루안이 이렇게 흥분하는 거야?’‘이렇게 반응이 큰 걸 보면, 설마 스승님과 아는 사이인가?’‘아니면 스승님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 건가? 아니야, 스승님은 반평생 아무 명성도 없이 바로 산속에 집을 짓고 오랫동안 조용하게 수행하셨어.’‘명성이 있다 해도, 종종 일반인들을 진찰하기도 해서 단지 사방 수십 리 사이에만 명성이 있을 뿐이야.’‘하지만 만km가 넘는 바다를 가로질러서 명성이 용국에 전해진다는 건 전혀 불가능해.’“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당신의 스승님은 제 큰아버지일 겁니다!”복잡한 눈빛으로 한참동안 진규직을 보던 진루안은 그래도 사실대로 말해주었다.진루안의 말을 들은 진규직도 의아한 표정이었지만 그렇게 큰 충격은 받지 않았다.“어쩐지 그래서 스승님께서 해독해 주라고 하셨군요.”스승은 여태껏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진규직은 앞서 스승의 결정을 납득하기 어려웠다. 지금 진루안의 말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스승과 진루안이 친척 관계
진루안은 표정에는 의아하고 이해할 수 없다는 기색이 가득했다. ‘나는 진규직의 스승을 전혀 알지 못하는데, 왜 진규직의 스승이 나를 해독하라고 지시했는지 정말 이상한 일이야.’‘설마 단지 의사로서의 자애로운 마음일 뿐인 건가?’‘이 시대에 순수한 의사의 자애로운 마음이 어디 있겠어. 단지 돈에 타락한 이익을 추구하는 마음만 있을 뿐이지.’“제 스승님의 마음을 의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스승님이 제게 해독을 하라고 말씀하신 이상 다른 마음은 없습니다!”진루안의 안색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본 진규직은, 진루안이 뭘 생각하는지 짐작하고 바로 대답했다.진루안은 비록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의심이 들었지만, 진규직의 말을 믿기로 했다. 진규직의 스승이 무슨 의도를 가지고 있든 자신의 독은 반드시 해독해야 하기 때문이다.“당신은 어떻게 해독할 계획입니까?” 진루안은 웃으면서 해독에 대한 의학적 소견을 물었다.진루안 자신도 백무소로부터 간단한 의술을 배우긴 했지만, 따로 연구할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그 수준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그러나 진루안은 그 안의 현묘한 이치는 알아들을 수 있다. 만약 진규직이 정말 능력이 있다면, 당연히 그 처방도 아주 뛰어날 것이다.진루안이 묻자 진규직은 진루안이 자신을 평가하려는 생각임을 알아차렸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묻지 않았을 것이다.‘지금도 여전히 내 말을 믿지 않는구나.’ 이렇게 생각한 진규직은 마음속으로 좀 불만스러웠다.결국 혈기 왕성한 청년이기에 진루안에게 업신여김을 당하고 싶지 않아서 바로 말했다.“당연히 한약으로 해독할 겁니다. 그러나 한 달은 걸립니다.”“그래서 그동안 내가 당신을 따라가야 합니다.”진규직의 말은 간단하면서도 직설적이었고 자신의 목적을 숨기지도 않았다.앞서 주한영은 진루안에게 진규직이 진루안의 곁에 있어야 한다고 말할 것이고, 이 역시 진규직의 스승이 지시한 거라고 보고했다. 그리고 진규직이 어떤 수작을 부리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방비해야 한다고 말했다.지금 진규직은 당당하게 이를 제
주한영은 일어난 뒤 바로 떠났다.차분한 표정으로 멀어져 가는 주한영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진루안은 고개를 저었다.“밖에서 그렇게 오래 기다렸는데, 들어와서 차나 한 잔 하세요!”진루안은 계속 병실 문을 주시하면서, 이번에는 주한영이 아니라 문밖에서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던 진규직에게 말했다.그는 진규직의 체내에서 발산하는 아주 희미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기운은 실력이 아주 높은 고대무술 수련자만이 가질 수 있었다.앞서 진루안이 막 깨어났을 때는, 불패의 일 때문에 자세히 관찰할 수가 없었다.이제서야 진규직이 정말 간단하지 않고 정말 신비에 싸인 인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그렇다면 그의 스승은 더욱 신비로운 인물이겠지.’‘이런 제자를 배출할 수 있다면, 그의 스승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짐작할 수 있어.’“몸은 좀 나아졌습니까?”웃으면서 손에 과일바구니를 들고 병실에 들어선 진규직은, 과일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은 뒤 바로 진루안에게 물었다.그의 관심은 거짓이 아니었고 위선적인 인사치레도 아니다.진규직의 미소를 보면서, 진루안은 마음속으로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표정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 예전과 다름없이 평온한 표정이었다.“이 테스트 보고서를 한번 보세요!”진루안은 바로 테스트 보고서를 진규직에게 건네주었다.주한영 때문에 진규직이 이 보고서를 보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보고서를 본 진규직은 바로 눈살을 찌푸리며 침착하게 말했다.“내 짐작이 맞았군요. 불패 안의 탄소독이 아주 강력합니다.”“만약 괜찮다면 제가 그걸 부수고 안의 구조를 좀 볼 수 있을까요?” 주먹을 불끈 쥔 진규직이 차갑게 불패를 쳐다보았다.그 말에 개의치 않고 진규직의 온몸에서 스며 나오는 기세를 주시하던 진루안은 흠칫 놀랄 수밖에 없었다.‘연골3중의 경지라니.’‘나보다 한 단계가 더 높아.’진루안은 시종 자신이 경지를 돌파할 기회를 보류하면서, 좀 더 착실하게 준비한 뒤에 일거에 연골4중 경지를 돌파하려고 했다.‘그런데 이 진규직은 이렇
진루안은 앞서 주한영의 사무실에 있던 안선유를 떠올리고 화제를 돌렸다.‘그 안선유는 나를 조금도 존중하지 않았고, 심지어 주한영이 말을 했는데도 여전히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어.’‘그러나 주한영이 그 모든 걸 용납한 걸 보면 주한영과 안선유의 관계가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어.’‘그리고 안선유는 평범한 여자가 아니야.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성질을 부릴 수 없어.’‘교만하고 무례한 데다가 제멋대로 설치는 성격이지.’‘권문세가의 여자들만 그렇게 성질을 부릴 수 있어.’‘일반 가정의 여자들은 기껏해야 순진한 척하면서 내숭을 떠는 정도지.’주한영은 순간 흠칫했다. 좀 전에 깨어난 진루안이 안선유에게 관심을 보인 것이다.안선유에 대해서 진루안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진루안에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하나뿐이다.“안선유는 안씨 가문의 장녀입니다!”“안씨 가문의 할아버지가 제 할아버지와 의형제를 맺으셨습니다. 그 어르신이 돌아가시기 전에 제게 안선유를 돌봐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주한영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진루안에게 대답했다. 대답은 아주 간결하고 간단했지만, 진루안은 오히려 얼버무리려는 느낌이 가득하다고 느꼈다.진루안은 화를 내는 대신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안선유를 처음 만났을 때, 주한영은 마치 자신에게 이 안선유를 알리고 싶지 않은 것처럼 대충 넘어갔어. 왜 그랬던 걸까?’‘게다가 안선유와 주한영의 관계는 일반적이고 평범한 관계가 아닐 뿐만 아니라, 손윗사람의 부탁이라는 주한영의 말처럼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닐 수도 있어.’“당신이 그 아가씨와 어떤 관계든 나는 상관하지 않아.”“그 아가씨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가문 출신인지도 나와는 상관이 없어.”“하지만 그 아가씨가 정보를 취급하게 해선 안 돼!”“당신의 다음 계승자는 신중하게 선택해야 해!”진루안이 사실대로 말한 것은 주한영에 대한 일종의 경고라고 할 수 있다.그는 확실히 주한영에게 마음의 가책을 느꼈다. 자신 때문에 주한영의 언니 주경영은 희생을 치러야
불패가 든 주머니를 상자에 넣은 진루안은 일어나서 창문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더없이 복잡한 눈빛으로 창밖의 경성 풍경을 바라보았다. 지금 경성은 이미 해질녘에 접어들었다. 붉게 타오르는 구름은 점차 어두워지면서 결국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궐주님, 보고할 일이 하나 더 있습니다.” 한참 동안 불패를 바라보던 주한영이 계속 말했다.“뭘 보고하려는 거야? 말해 봐!” 고개를 끄덕인 진루안이 주한영을 바라보았다.주한영은 쓸데없는 말은 전혀 하지 않고, 아까 화장실에서 진규직이 그의 스승과 나누었던 통화 내용을 그대로 진루안에게 알려주었다.물론 이는 그녀가 들은 것뿐이며, 잘 듣지 못한 걸 사실처럼 보고할 수는 없었다.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이 젊은 의사는 분명히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주한영은 100% 확신할 수 있었다. ‘게다가 젊은 의사가 이렇게 뛰어난 의술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비현실적이야. 진루안을 진찰한 두 노교수는 모두 50여 년 동안 의사로 일했다는 것을 알아야 해.’‘그들도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는데, 20대에 불과한 이 진규직이 문제를 알아차렸다는 건 믿기 어려워.’‘다만 믿지 않는다고 했지만, 진규직이 진루안이 혼절한 증거를 찾았고 실증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야.’그래서 주한영은 진규직은 진씨 가문의 멸망과 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아주 크고, 설사 이와는 무관하다 하더라도 이 불패와 아주 큰 관계가 있을 거라고 의심했다.‘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 불패는 바로 진규직의 스승 소행일 거야.’그녀는 추측한 내용을 모두 진루안에게 말했다. 오랫동안 멍하니 있던 진루안은 마지막에 주한영을 보고 소리칠 수밖에 없었다.“당신은 그가 나쁜 사람이라고 이렇게 확신하는 거야?”“궐주님, 막을 수밖에 없습니다.” 진루안의 아무렇지 않은 듯한 표정을 본 주한영이 얼른 권유했다.진루안이 이 일을 엄밀하게 대하지 않으면 큰일이 날 가능성이 높다고 느낀 것이다.진루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당신 추측은 일리가 있어. 하지
그러나 이 일은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았고, 진루안에게도 알리지 않았다.하지만 진규직이 자신의 내막과 허실을 한눈에 알아차렸기에, 주한영은 더욱 꺼리면서 경계하게 되었다.‘어떤 계획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진규직에게는 반드시 계획이 있어.’“내가 있는 한 궐주에게 접근할 생각은 버려요!”조용히 경고한 주한영은 진규직을 아랑곳하지 않고 몸을 돌려 나갔다.진규직은 자신에게 경고하고 돌아선 주한영의 뒷모습을 씁쓸하게 바라보았다.이 말뿐인 위협은 당연히 무의미했다.‘그렇다고 해도 이 위협은 나에 대한 주한영의 경각심을 말해 주고 있어. 스승님의 지시에 따르는 건 아마 쉽지 않을 거야.’‘하지만 내가 진루안의 신임을 얻기만 하면 돼.’‘그리고 내가 해야 하는 일은 진루안의 해독을 돕는 거지, 진루안을 해치려는 게 아니야. 이건 스승님의 지시니 당연히 그대로 따라야 해.’고개를 저은 진규직은 주한영의 뒤를 따라 테스트 센터의 홀로 돌아왔다.지금 3번 창구의 간호사는 이미 보이지 않았고 센터장이 직접 지키고 있었다.언제 감정 결과가 나오든 주한영이 떠나야 센터장도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그렇지 않고 이런 거물이 메디컬 테스트 센터에 계속 남아 있다면, 센터장은 엄청난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한 시간의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센터장은 테스트 보고서를 직접 주한영에게 건네준 뒤 자루 안에 든 단목불패도 건넸다.주한영은 불패를 꽉 쥔 채 진규직이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마음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면서 테스트 보고서를 대충 훑어본 뒤, 주한영은 진규직을 무시한 채 빠른 걸음으로 테스트 센터를 나섰다.진규직은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건물 밖으로 나와서는 이미 멀어진 아우디 차를 보면서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주한영은 스승님과의 통화 내용을 듣고 이미 나를 의심하고 있어.’‘여자의 의심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야.’‘원래 여자의 마음은 전혀 종잡을 수가 없잖아.’진규직은 택시를 타고 경성병원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다시
“진루안이라는 청년은 체내의 탄소독이 아주 심각한 수준입니다.”“사부님, 이 일을 조사하라고 하셨는데, 이 일은 이미 잘 파악했습니다. 저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보고를 마친 진규직은 계속 사부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물었다.사실 그가 용국에 온 것은 이 일 때문이다. 일을 마쳤으니 원래대로라면 이미 M국으로 돌아가도 되었다.그러나 사부의 구체적인 명령 없이는 제멋대로 행동할 수 없었다.전화기에서는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스승이 뭘 생각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스승이 말을 하지 않으니 그 역시 경솔하게 말을 할 수 없었다.한참 후에 전화기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가능하다면 진루안의 곁에 남아서 체내의 독소를 해결해 주도록 해라!]“예, 사부님!” 사부의 말을 들은 진규직은 의아해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했다.[그래, 다른 일이 없으면 끊는다. 국제전화는 비싸!]뚜뚜뚜!진규직은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사부님은 여전히 이렇게 고지식하시지. 고지식하면서도 빈틈이 없으셔서 여태까지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고, 쓸데없는 얘기조차 하지 않으셨어.’이 사람이 바로 그를 십여 년 동안 이끌어 준 스승이다.애석하게도 그는 스승의 진짜 이름도 알지 못했고, 단지 자칭 세상을 자유롭게 다니는 분이라는 것만 알고 있다.‘사부님은 생계도 어렵고 궁핍하게 생활해기 때문에, 전화비가 비싸다고 말한 것도 농담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돈을 아끼려는 거야.’‘그러나 스승님은 생활이 어려웠음에도 나를 십여 년 동안 길러 주셨어. 특히 내 생활비와 영약을 사는 돈은 거의 모두 스승님이 돈을 내셨지.’지금 그는 스승과 떨어져 있어서 만나고 싶어도 쉽지 않았다.원래는 M국으로 돌아가서 스승의 슬하에서 돌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스승은 오히려 진루안과 함께 있을 기회를 찾으라고 지시했다,‘혹시 사부님과 진루안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는 건 아니겠지?’그가 그런 관계를 알 수 없다고 해도 스승의 지시를 거역하지는 않을 것이다.